[화제포착] ‘기부 천사’ 중국집 배달부, 마지막 가는 길

입력 2011.09.30 (08:58) 수정 2011.09.3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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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힘들고 어려운 형편에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 특히 아이들을 보살폈던 중국집 배달부 故 김우수 씨의 감동이 요즘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지는 분위깁니다.

진짜 의인이다, 천사 배달부다, 이런 말들 많이들 하시더군요...

고인이 남긴 진정한 기부의 뜻을 잇겠다는 분도 많이 늘었다면서요?

비록 생전엔 고달프고 외로웠지만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만큼은 쓸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수정 기자, 천사 배달부의 영결식을 많은 사람이 함께 했다죠?

<답변>

지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참석했으니까요.

유명인사들의 기부 소식 크게 와닿지 않았었는데, 월 70만원 바듯이 벌던 짜장면 배달부가 매달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었다는 얘기에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많은 걸 느꼈습니다.

외롭고 고되게 살아온 기부 천사님, 이제는 따뜻하고 편해지셨는지요.

마지막 가는길, 함께 보시죠.

<리포트>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던 어제 오후.

기부천사 고 김우수 씨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김우수 씨, 평소 쓰던 헬멧을 쓰고, 사람좋은 미소로 지인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남영신 (경기도 성남시 금광동) : "고인이 평소에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헌신한 부분에 감동을 받아서 왔습니다."

고인이 후원했던 어린이재단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배우 최불암 씨도 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

특히 고인이 일했던 중국집 주인, 7년 동안 가족이 없던 고인과 가장 가깝게 지냈던만큼 안타까움이 더 컸습니다.

<인터뷰> 이금단 (중국집 사장) :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그리고 아저씨 임종을 다 지켜봤기 때문에 너무 안타까웠어요. 돌아가실 때까지 너무 불쌍해서 말로 표현 못 해요."

발인을 앞두고 추모식이 진행됐습니다.

너무나 춥고 외로왔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운 삶을 살다간 고인을 기리며...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최불암 (어린이재단 후원회장) : "이분이 가지고 계시던 생각이 너무 충격적으로 와 닿고, 진실이 우리에게 알려져서 모두 머리를 숙여 간절한 마음으로 잘 가시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행여나 어릴적 헤어진 가족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렸지만 끝내 가족을 찾지못하고 지인들과 함께 장례식장을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동길 (지인) : "너무 안타까워요. 정말 좋으신 분이라서요. 내일 아침에 다시 오실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화장터로 자리를 옮기고..

이제는 정말 고인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현장음> "아저씨, 잘 가요. 우리 가게로 와요. 알았죠?"

많은 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고인은 그렇게 떠났습니다.

<현장음> "하늘나라에서는 배 곯지 말고 배부르게 잘 사세요."

2011년 9월 30일.

기부천사 배달원 고 김우수 씨는 그렇게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고아로 자라 안해본 일 없이 어렵게, 그러나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그였습니다.

<인터뷰> 故 김우수 (살아생전 인터뷰) : "평일에는 40그릇 정도 (배달)하고요. 주말에는 60그릇 이상 하죠. 주말에만 고정으로 하면 한 72만 원 정도 됩니다."

고인이 생활했던 고시원.

창문 하나 없는 쪽방, 방 안에는 제대로 된 세간 하나 없이 허름한 옷 몇 벌이 전부였습니다.

<인터뷰> 박우정 (고시원 이웃) : " 밥 먹을 때도 물에 밥을 말아 먹는 모습 보면 왜 저렇게 사시나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삶이 그분한테는 더 멋진 삶이라고 생각이 되니까 이해는 돼요."

자신이 후원하던 5명의 아이들의 사진과 편지를 보는게 그의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시신마저 기증하겠다고 약속을 해놓은 터였습니다.

<인터뷰> 김유성 (어린이재단 마케팅본부장) : "이번 일을 계기로 벌써 1천여 명 정도가 기부에 참여하셨어요. 그 마음을 확산시키는 캠페인을 전개할 생각이고요. 해마다 돌아가신 날을 추모해서 기념사업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보험금까지 학대와 가난에 고통받는 아이들 앞으로 해놓은 그...당신의 나눔 정신은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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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기부 천사’ 중국집 배달부, 마지막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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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힘들고 어려운 형편에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 특히 아이들을 보살폈던 중국집 배달부 故 김우수 씨의 감동이 요즘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지는 분위깁니다. 진짜 의인이다, 천사 배달부다, 이런 말들 많이들 하시더군요... 고인이 남긴 진정한 기부의 뜻을 잇겠다는 분도 많이 늘었다면서요? 비록 생전엔 고달프고 외로웠지만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만큼은 쓸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수정 기자, 천사 배달부의 영결식을 많은 사람이 함께 했다죠? <답변> 지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참석했으니까요. 유명인사들의 기부 소식 크게 와닿지 않았었는데, 월 70만원 바듯이 벌던 짜장면 배달부가 매달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었다는 얘기에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많은 걸 느꼈습니다. 외롭고 고되게 살아온 기부 천사님, 이제는 따뜻하고 편해지셨는지요. 마지막 가는길, 함께 보시죠. <리포트>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던 어제 오후. 기부천사 고 김우수 씨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김우수 씨, 평소 쓰던 헬멧을 쓰고, 사람좋은 미소로 지인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남영신 (경기도 성남시 금광동) : "고인이 평소에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헌신한 부분에 감동을 받아서 왔습니다." 고인이 후원했던 어린이재단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배우 최불암 씨도 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 특히 고인이 일했던 중국집 주인, 7년 동안 가족이 없던 고인과 가장 가깝게 지냈던만큼 안타까움이 더 컸습니다. <인터뷰> 이금단 (중국집 사장) :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그리고 아저씨 임종을 다 지켜봤기 때문에 너무 안타까웠어요. 돌아가실 때까지 너무 불쌍해서 말로 표현 못 해요." 발인을 앞두고 추모식이 진행됐습니다. 너무나 춥고 외로왔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운 삶을 살다간 고인을 기리며...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최불암 (어린이재단 후원회장) : "이분이 가지고 계시던 생각이 너무 충격적으로 와 닿고, 진실이 우리에게 알려져서 모두 머리를 숙여 간절한 마음으로 잘 가시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행여나 어릴적 헤어진 가족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렸지만 끝내 가족을 찾지못하고 지인들과 함께 장례식장을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동길 (지인) : "너무 안타까워요. 정말 좋으신 분이라서요. 내일 아침에 다시 오실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화장터로 자리를 옮기고.. 이제는 정말 고인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현장음> "아저씨, 잘 가요. 우리 가게로 와요. 알았죠?" 많은 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고인은 그렇게 떠났습니다. <현장음> "하늘나라에서는 배 곯지 말고 배부르게 잘 사세요." 2011년 9월 30일. 기부천사 배달원 고 김우수 씨는 그렇게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고아로 자라 안해본 일 없이 어렵게, 그러나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그였습니다. <인터뷰> 故 김우수 (살아생전 인터뷰) : "평일에는 40그릇 정도 (배달)하고요. 주말에는 60그릇 이상 하죠. 주말에만 고정으로 하면 한 72만 원 정도 됩니다." 고인이 생활했던 고시원. 창문 하나 없는 쪽방, 방 안에는 제대로 된 세간 하나 없이 허름한 옷 몇 벌이 전부였습니다. <인터뷰> 박우정 (고시원 이웃) : " 밥 먹을 때도 물에 밥을 말아 먹는 모습 보면 왜 저렇게 사시나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삶이 그분한테는 더 멋진 삶이라고 생각이 되니까 이해는 돼요." 자신이 후원하던 5명의 아이들의 사진과 편지를 보는게 그의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시신마저 기증하겠다고 약속을 해놓은 터였습니다. <인터뷰> 김유성 (어린이재단 마케팅본부장) : "이번 일을 계기로 벌써 1천여 명 정도가 기부에 참여하셨어요. 그 마음을 확산시키는 캠페인을 전개할 생각이고요. 해마다 돌아가신 날을 추모해서 기념사업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보험금까지 학대와 가난에 고통받는 아이들 앞으로 해놓은 그...당신의 나눔 정신은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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