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썩고 좀먹고’…민간 고서 관리 시급

입력 2011.10.0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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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너덜너덜 좀먹어 구멍이 숭숭 뚫린 책! 헌책방에 있는 책이 아닙니다.

민가에 있는 귀중한 고서들이 우리의 무관심 속에 썩어가고 있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래 정씨 종가댁...

창고 안 선반에 조선시대 고서 수백 권이 쌓여 있습니다.

켜켜이 쌓아놓은 책은 까맣게 썩어 갑니다.

신문지를 덮어놓은 나무 상자 안에는 고서들이 양쪽으로 떨어져 나간 채 훼손돼 있습니다.

<인터뷰> 변영림(정홍순 종가 종부) : "이 집 짓기 전까지는 더 열악했거든요. 쥐까지 있어가지고 굉장했는데.."

조선시대 실학자인 박세당의 고택에서 발견된 친필집, '서계유묵'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지만, 좀이 먹어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이곳은 보안에도 취약해 보물급 문화재가 두 차례나 도난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용우(반남 박씨 서계 12대 종손) : "그것(조상님의 것)을 잃어버렸으니까 그 마음이 오죽하겠습니까?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이처럼 민가에서 관리가 안돼 훼손되는 것을 막기위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지난 97년부터 수집한 고서는 3만 5천여 점.

이 가운데 명필 동춘당 송준길의 필첩은 표지 글씨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훼손 정도가 심각해 보존처리가 시급한 자료는 4천여 점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진희(한국학중앙연구원 보존담당) : "없어진 부분은 종이분석을 통해서 최대한 비슷한 종이를 제작해서 매움을 해주고.."

활자의 희소성 때문에 국보로 지정된 통감속편 등 지금까지 민가에서 발견된 국보와 보물 문화재는 7점, 지방 문화재도 6점에 이릅니다.

그러나 전국 곳곳의 민가에는 아직도 수만 점의 고서가 방치돼 있습니다.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고서와 자료들이 더 이상의 훼손과 도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전문적인 관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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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썩고 좀먹고’…민간 고서 관리 시급
    • 입력 2011-10-04 22: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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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너덜너덜 좀먹어 구멍이 숭숭 뚫린 책! 헌책방에 있는 책이 아닙니다. 민가에 있는 귀중한 고서들이 우리의 무관심 속에 썩어가고 있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래 정씨 종가댁... 창고 안 선반에 조선시대 고서 수백 권이 쌓여 있습니다. 켜켜이 쌓아놓은 책은 까맣게 썩어 갑니다. 신문지를 덮어놓은 나무 상자 안에는 고서들이 양쪽으로 떨어져 나간 채 훼손돼 있습니다. <인터뷰> 변영림(정홍순 종가 종부) : "이 집 짓기 전까지는 더 열악했거든요. 쥐까지 있어가지고 굉장했는데.." 조선시대 실학자인 박세당의 고택에서 발견된 친필집, '서계유묵'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지만, 좀이 먹어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이곳은 보안에도 취약해 보물급 문화재가 두 차례나 도난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용우(반남 박씨 서계 12대 종손) : "그것(조상님의 것)을 잃어버렸으니까 그 마음이 오죽하겠습니까?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이처럼 민가에서 관리가 안돼 훼손되는 것을 막기위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지난 97년부터 수집한 고서는 3만 5천여 점. 이 가운데 명필 동춘당 송준길의 필첩은 표지 글씨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훼손 정도가 심각해 보존처리가 시급한 자료는 4천여 점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진희(한국학중앙연구원 보존담당) : "없어진 부분은 종이분석을 통해서 최대한 비슷한 종이를 제작해서 매움을 해주고.." 활자의 희소성 때문에 국보로 지정된 통감속편 등 지금까지 민가에서 발견된 국보와 보물 문화재는 7점, 지방 문화재도 6점에 이릅니다. 그러나 전국 곳곳의 민가에는 아직도 수만 점의 고서가 방치돼 있습니다.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고서와 자료들이 더 이상의 훼손과 도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전문적인 관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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