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8일 토요일, 남북의 창 이현주입니다.
먼저 남북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보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지난 2004년 문을 연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죠.
지난 몇 년간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유일하게 남과 북을 이어주는 끈이 돼주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부의 5.24 대북제제조치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준표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는데요.
개성공단도 살리고 이를 고리로 남북관계도 풀어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유다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개성공단을 찾았습니다.
한나라당 대표로서는 처음입니다.
<녹취> "(아버님 함자는 어떻게 되요?) 홍종석입니다. (석자? 석자 같으면 아버님이 내 손주도 될 수 있겠네.)"
홍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돌아보면서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들었습니다.
우선 개성시와 개성공단을 잇는 도로 포장공사와 소방서 건립과 같은 시급한 사안부터 차근차근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홍준표(한나라당 대표(지난달 30일) : "개성공단 경제공동체로 남북이 갈등을 푸는 중요한 지점이고, 평화 공동체로 갈 수 있는 중요한 지점입니다. 5.24조치 탄력적으로 유연성있게 하도록 협의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도 홍준표 대표의 방북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승인했습니다.
제가 서있는 곳은 통일대교입니다.
분단과 함께 끊어졌던 경의선 육로는 지난 2004년 개성공단이 문을 열면서 다시 이어지게 됐죠.
개성공단은 이곳에서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지만 휴전선을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
매우 멀고 닿기 힘든 곳이 되기도 합니다.
통일대교 길목에 화물차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녹취> 강춘기(식자재 운반 기사/지난해 12월 20일) : "7시 반에 왔는데... 방북이 안된다고 해서요."
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제재, 5.24조치를 발표하면서 출입경 인원과 물자를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하루 최대 1200명에 이르던 개성공단 체류인원은 절반 수준인 5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연평도 포격 이후에는 한때 출입경이 전면 금지됐으며, 체류인원도 200명 선까지 내려갔습니다.
<녹취> 이준연(개성공단 입주기업 공장장/지난해 11월 26일) : "1월 2월까지 지금 선적이 잡혀있어요. 그런 상태에서 갑자기 멈춰버리니까... 막막하죠."
관리감독 인원이 줄어들면서 제품 불량률이 치솟았고 해외 구매처 이탈도 속출했습니다.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 역시 5.24 조치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5.24 조치로 개성공단 체류인원이 줄어들자 인건비 증가를 감수하고 부천공장 생산량을 늘렸습니다.
<인터뷰> 이규용(에스제이테크 본부장) : "개성에는 이것보다 생산규모가 더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여러 가지 여건상 남쪽 대 북쪽의 생산비율은 7대 3정도로 돼 있구요."
개성공단에 제2공장 부지를 분양받았지만 투자여건이 남북관계에 따라 출렁이면서 계획을 변경해 중국에 공장을 지었습니다.
<인터뷰> 유창근(에스제이테크 대표이사) : "거래 관계에 있던 회사들이 불신을 하기 시작해서 앞으로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거에 대해서는 받을 수 없다. 더 이상 발주를 줄 수가 없다. 그래서 저희도 궁여지책으로 중국으로 공장을 불가피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투자를 안 해도 되는 거를 또 투자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 거죠."
지난 2004년 12월, 개성공단에서 만든 첫 제품이 나왔습니다.
<녹취> 고윤옥(북한 근로자) : "진짜 50여 년 동안 갈라져 있었다가 서로 이렇게 힘을 합쳐서 하니까 정말 기쁠 따름입니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스테인리스 냄비들은 곧장 백화점으로 납품됐고, 순식간에 팔려나갔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출렁임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3곳.
북측 근로자는 4만 8000명에 이릅니다.
생산액도 매년 증가세입니다.
2009년 2억 5647만 달러에서 2010년엔 3억 2332만 달러, 또 5.24조치 1년을 맞은 올 상반기 생산액은 1억 920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 5972만 달러보다 20%이상 증가했습니다.
5.24조치에도 불구하고 생산액이 더 늘어난 것은 북측 근로자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개성공단을 통해서 연간 4천만 달러 정도의 달러를 벌 수 있고, 이것은 현재 북한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추가적인 인력을 공급해서라도 개성공단을 통해서 더 많은 외화를 벌려고 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공장 부지 가격은 남한의 1/20 수준이고, 근로자들의 임금 또한 월평균 100달러로 남한의 1/10, 중국의 1/3 수준입니다.
서울에서 1시간에 불과한 거리도 큰 장점입니다.
<인터뷰>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중국이나 베트남에 나가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나아요. 남북의 절대 경쟁력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류, 그 다음에 우리가 같은 언어를 쓰는 소통. 이런 문제가 지구상 어디를 가도 이렇게 좋은 조건은 없어요."
개성공단은 북한 경제의 중국 예속화를 막는 완충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근로자 확충입니다.
현재 4만 8천여 명의 북측 근로자가 잔업을 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으로 3만명 가량이 부족합니다.
1단계 분양이 끝나 개성공단에 현재의 두 배인 300개 기업이 진출하게 되면 10만 명의 근로자가 더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출퇴근 버스 확충과 기숙사 건설, 도로 보수 공사가 시급합니다.
정부는 홍준표 대표 방문을 계기로 우선 개성과 개성공단을 잇는 도로 포장공사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면 5.24조치 이후 반출이 전면금지됐던 시멘트가 북쪽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또 소방시설과 응급의료시설 확충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5.24 조치로 금지됐던 기업들의 신규 투자와 신규 진출도 이르면 연내에 허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경우 사실상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5.24 조치가 해제되는 셈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5.24조치가 해제돼야만 결국은 남북경제협력이 다시 복원이 되고 북한이 다시 신뢰관계가 구축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가지고 우리 정부가 5.24조치의 어떤 단계별 해제 이런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 1단계가 개성공단을 대상으로 해가지고 5.24조치에 대한 해제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통행, 통관, 통신을 보장하는 3통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젭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3통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남북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개성공단 방문 직후 당내 남북경협활성화특위 위원장으로 대북특사설이 제기돼 왔던 이재오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현 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이 의원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남북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1단계 개성공단 조성은 오는 2015년쯤 마무리돼 생산액이 지금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더 나아가 북한이 태도변화만 보인다면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통일부 장관 교체와 집권여당 대표의 개성공단 방문에서 보듯이 정부의 대북정책이 유연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정치보다 경제적인 문제부터 남북관계 복원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인데요.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도 남북경협의 끈을 이어오던 개성공단이 이제 남북관계를 풀어낼 열쇠가 돼주길 기대해봅니다.
10월 8일 토요일, 남북의 창 이현주입니다.
먼저 남북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보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지난 2004년 문을 연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죠.
지난 몇 년간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유일하게 남과 북을 이어주는 끈이 돼주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부의 5.24 대북제제조치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준표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는데요.
개성공단도 살리고 이를 고리로 남북관계도 풀어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유다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개성공단을 찾았습니다.
한나라당 대표로서는 처음입니다.
<녹취> "(아버님 함자는 어떻게 되요?) 홍종석입니다. (석자? 석자 같으면 아버님이 내 손주도 될 수 있겠네.)"
홍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돌아보면서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들었습니다.
우선 개성시와 개성공단을 잇는 도로 포장공사와 소방서 건립과 같은 시급한 사안부터 차근차근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홍준표(한나라당 대표(지난달 30일) : "개성공단 경제공동체로 남북이 갈등을 푸는 중요한 지점이고, 평화 공동체로 갈 수 있는 중요한 지점입니다. 5.24조치 탄력적으로 유연성있게 하도록 협의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도 홍준표 대표의 방북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승인했습니다.
제가 서있는 곳은 통일대교입니다.
분단과 함께 끊어졌던 경의선 육로는 지난 2004년 개성공단이 문을 열면서 다시 이어지게 됐죠.
개성공단은 이곳에서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지만 휴전선을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
매우 멀고 닿기 힘든 곳이 되기도 합니다.
통일대교 길목에 화물차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녹취> 강춘기(식자재 운반 기사/지난해 12월 20일) : "7시 반에 왔는데... 방북이 안된다고 해서요."
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제재, 5.24조치를 발표하면서 출입경 인원과 물자를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하루 최대 1200명에 이르던 개성공단 체류인원은 절반 수준인 5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연평도 포격 이후에는 한때 출입경이 전면 금지됐으며, 체류인원도 200명 선까지 내려갔습니다.
<녹취> 이준연(개성공단 입주기업 공장장/지난해 11월 26일) : "1월 2월까지 지금 선적이 잡혀있어요. 그런 상태에서 갑자기 멈춰버리니까... 막막하죠."
관리감독 인원이 줄어들면서 제품 불량률이 치솟았고 해외 구매처 이탈도 속출했습니다.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 역시 5.24 조치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5.24 조치로 개성공단 체류인원이 줄어들자 인건비 증가를 감수하고 부천공장 생산량을 늘렸습니다.
<인터뷰> 이규용(에스제이테크 본부장) : "개성에는 이것보다 생산규모가 더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여러 가지 여건상 남쪽 대 북쪽의 생산비율은 7대 3정도로 돼 있구요."
개성공단에 제2공장 부지를 분양받았지만 투자여건이 남북관계에 따라 출렁이면서 계획을 변경해 중국에 공장을 지었습니다.
<인터뷰> 유창근(에스제이테크 대표이사) : "거래 관계에 있던 회사들이 불신을 하기 시작해서 앞으로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거에 대해서는 받을 수 없다. 더 이상 발주를 줄 수가 없다. 그래서 저희도 궁여지책으로 중국으로 공장을 불가피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투자를 안 해도 되는 거를 또 투자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 거죠."
지난 2004년 12월, 개성공단에서 만든 첫 제품이 나왔습니다.
<녹취> 고윤옥(북한 근로자) : "진짜 50여 년 동안 갈라져 있었다가 서로 이렇게 힘을 합쳐서 하니까 정말 기쁠 따름입니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스테인리스 냄비들은 곧장 백화점으로 납품됐고, 순식간에 팔려나갔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출렁임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3곳.
북측 근로자는 4만 8000명에 이릅니다.
생산액도 매년 증가세입니다.
2009년 2억 5647만 달러에서 2010년엔 3억 2332만 달러, 또 5.24조치 1년을 맞은 올 상반기 생산액은 1억 920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 5972만 달러보다 20%이상 증가했습니다.
5.24조치에도 불구하고 생산액이 더 늘어난 것은 북측 근로자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개성공단을 통해서 연간 4천만 달러 정도의 달러를 벌 수 있고, 이것은 현재 북한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추가적인 인력을 공급해서라도 개성공단을 통해서 더 많은 외화를 벌려고 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공장 부지 가격은 남한의 1/20 수준이고, 근로자들의 임금 또한 월평균 100달러로 남한의 1/10, 중국의 1/3 수준입니다.
서울에서 1시간에 불과한 거리도 큰 장점입니다.
<인터뷰>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중국이나 베트남에 나가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나아요. 남북의 절대 경쟁력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류, 그 다음에 우리가 같은 언어를 쓰는 소통. 이런 문제가 지구상 어디를 가도 이렇게 좋은 조건은 없어요."
개성공단은 북한 경제의 중국 예속화를 막는 완충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근로자 확충입니다.
현재 4만 8천여 명의 북측 근로자가 잔업을 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으로 3만명 가량이 부족합니다.
1단계 분양이 끝나 개성공단에 현재의 두 배인 300개 기업이 진출하게 되면 10만 명의 근로자가 더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출퇴근 버스 확충과 기숙사 건설, 도로 보수 공사가 시급합니다.
정부는 홍준표 대표 방문을 계기로 우선 개성과 개성공단을 잇는 도로 포장공사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면 5.24조치 이후 반출이 전면금지됐던 시멘트가 북쪽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또 소방시설과 응급의료시설 확충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5.24 조치로 금지됐던 기업들의 신규 투자와 신규 진출도 이르면 연내에 허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경우 사실상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5.24 조치가 해제되는 셈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5.24조치가 해제돼야만 결국은 남북경제협력이 다시 복원이 되고 북한이 다시 신뢰관계가 구축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가지고 우리 정부가 5.24조치의 어떤 단계별 해제 이런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 1단계가 개성공단을 대상으로 해가지고 5.24조치에 대한 해제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통행, 통관, 통신을 보장하는 3통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젭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3통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남북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개성공단 방문 직후 당내 남북경협활성화특위 위원장으로 대북특사설이 제기돼 왔던 이재오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현 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이 의원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남북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1단계 개성공단 조성은 오는 2015년쯤 마무리돼 생산액이 지금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더 나아가 북한이 태도변화만 보인다면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통일부 장관 교체와 집권여당 대표의 개성공단 방문에서 보듯이 정부의 대북정책이 유연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정치보다 경제적인 문제부터 남북관계 복원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인데요.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도 남북경협의 끈을 이어오던 개성공단이 이제 남북관계를 풀어낼 열쇠가 돼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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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개성공단 활로 찾나
-
- 입력 2011-10-08 10:22:47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8일 토요일, 남북의 창 이현주입니다.
먼저 남북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보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지난 2004년 문을 연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죠.
지난 몇 년간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유일하게 남과 북을 이어주는 끈이 돼주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부의 5.24 대북제제조치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준표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는데요.
개성공단도 살리고 이를 고리로 남북관계도 풀어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유다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개성공단을 찾았습니다.
한나라당 대표로서는 처음입니다.
<녹취> "(아버님 함자는 어떻게 되요?) 홍종석입니다. (석자? 석자 같으면 아버님이 내 손주도 될 수 있겠네.)"
홍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돌아보면서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들었습니다.
우선 개성시와 개성공단을 잇는 도로 포장공사와 소방서 건립과 같은 시급한 사안부터 차근차근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홍준표(한나라당 대표(지난달 30일) : "개성공단 경제공동체로 남북이 갈등을 푸는 중요한 지점이고, 평화 공동체로 갈 수 있는 중요한 지점입니다. 5.24조치 탄력적으로 유연성있게 하도록 협의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도 홍준표 대표의 방북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승인했습니다.
제가 서있는 곳은 통일대교입니다.
분단과 함께 끊어졌던 경의선 육로는 지난 2004년 개성공단이 문을 열면서 다시 이어지게 됐죠.
개성공단은 이곳에서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지만 휴전선을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
매우 멀고 닿기 힘든 곳이 되기도 합니다.
통일대교 길목에 화물차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녹취> 강춘기(식자재 운반 기사/지난해 12월 20일) : "7시 반에 왔는데... 방북이 안된다고 해서요."
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제재, 5.24조치를 발표하면서 출입경 인원과 물자를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하루 최대 1200명에 이르던 개성공단 체류인원은 절반 수준인 5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연평도 포격 이후에는 한때 출입경이 전면 금지됐으며, 체류인원도 200명 선까지 내려갔습니다.
<녹취> 이준연(개성공단 입주기업 공장장/지난해 11월 26일) : "1월 2월까지 지금 선적이 잡혀있어요. 그런 상태에서 갑자기 멈춰버리니까... 막막하죠."
관리감독 인원이 줄어들면서 제품 불량률이 치솟았고 해외 구매처 이탈도 속출했습니다.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 역시 5.24 조치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5.24 조치로 개성공단 체류인원이 줄어들자 인건비 증가를 감수하고 부천공장 생산량을 늘렸습니다.
<인터뷰> 이규용(에스제이테크 본부장) : "개성에는 이것보다 생산규모가 더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여러 가지 여건상 남쪽 대 북쪽의 생산비율은 7대 3정도로 돼 있구요."
개성공단에 제2공장 부지를 분양받았지만 투자여건이 남북관계에 따라 출렁이면서 계획을 변경해 중국에 공장을 지었습니다.
<인터뷰> 유창근(에스제이테크 대표이사) : "거래 관계에 있던 회사들이 불신을 하기 시작해서 앞으로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거에 대해서는 받을 수 없다. 더 이상 발주를 줄 수가 없다. 그래서 저희도 궁여지책으로 중국으로 공장을 불가피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투자를 안 해도 되는 거를 또 투자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 거죠."
지난 2004년 12월, 개성공단에서 만든 첫 제품이 나왔습니다.
<녹취> 고윤옥(북한 근로자) : "진짜 50여 년 동안 갈라져 있었다가 서로 이렇게 힘을 합쳐서 하니까 정말 기쁠 따름입니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스테인리스 냄비들은 곧장 백화점으로 납품됐고, 순식간에 팔려나갔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출렁임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3곳.
북측 근로자는 4만 8000명에 이릅니다.
생산액도 매년 증가세입니다.
2009년 2억 5647만 달러에서 2010년엔 3억 2332만 달러, 또 5.24조치 1년을 맞은 올 상반기 생산액은 1억 920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 5972만 달러보다 20%이상 증가했습니다.
5.24조치에도 불구하고 생산액이 더 늘어난 것은 북측 근로자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개성공단을 통해서 연간 4천만 달러 정도의 달러를 벌 수 있고, 이것은 현재 북한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추가적인 인력을 공급해서라도 개성공단을 통해서 더 많은 외화를 벌려고 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공장 부지 가격은 남한의 1/20 수준이고, 근로자들의 임금 또한 월평균 100달러로 남한의 1/10, 중국의 1/3 수준입니다.
서울에서 1시간에 불과한 거리도 큰 장점입니다.
<인터뷰>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중국이나 베트남에 나가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나아요. 남북의 절대 경쟁력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류, 그 다음에 우리가 같은 언어를 쓰는 소통. 이런 문제가 지구상 어디를 가도 이렇게 좋은 조건은 없어요."
개성공단은 북한 경제의 중국 예속화를 막는 완충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근로자 확충입니다.
현재 4만 8천여 명의 북측 근로자가 잔업을 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으로 3만명 가량이 부족합니다.
1단계 분양이 끝나 개성공단에 현재의 두 배인 300개 기업이 진출하게 되면 10만 명의 근로자가 더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출퇴근 버스 확충과 기숙사 건설, 도로 보수 공사가 시급합니다.
정부는 홍준표 대표 방문을 계기로 우선 개성과 개성공단을 잇는 도로 포장공사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면 5.24조치 이후 반출이 전면금지됐던 시멘트가 북쪽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또 소방시설과 응급의료시설 확충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5.24 조치로 금지됐던 기업들의 신규 투자와 신규 진출도 이르면 연내에 허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경우 사실상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5.24 조치가 해제되는 셈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5.24조치가 해제돼야만 결국은 남북경제협력이 다시 복원이 되고 북한이 다시 신뢰관계가 구축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가지고 우리 정부가 5.24조치의 어떤 단계별 해제 이런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 1단계가 개성공단을 대상으로 해가지고 5.24조치에 대한 해제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통행, 통관, 통신을 보장하는 3통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젭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3통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남북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개성공단 방문 직후 당내 남북경협활성화특위 위원장으로 대북특사설이 제기돼 왔던 이재오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현 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이 의원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남북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1단계 개성공단 조성은 오는 2015년쯤 마무리돼 생산액이 지금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더 나아가 북한이 태도변화만 보인다면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통일부 장관 교체와 집권여당 대표의 개성공단 방문에서 보듯이 정부의 대북정책이 유연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정치보다 경제적인 문제부터 남북관계 복원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인데요.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도 남북경협의 끈을 이어오던 개성공단이 이제 남북관계를 풀어낼 열쇠가 돼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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