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SOFA 개정 노력을

[정혜승 해설위원]



주한 미군 범죄가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입에 담기도 추악한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모두 10대 여학생들입니다. 이들은 잠을 자거나 TV를 보고 있던 여학생들을 짓밟고 금품까지 훔쳐 달아나는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사건이 터지자 주한미군은 바로 사과 성명을 낸 뒤 지난 7일부터 장병들에게 임시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170여건이던 미군 범죄는 지난 2009년 3백여 건에서 지난해에는 370여건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 주한미군의 야간 통행금지가 전면 해제된 뒤부터 폭력을 제외한 강도, 강간, 절도, 지능범죄 등 주요범죄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도 지난 2006년까지 감소하던 미군범죄가 급증하는 원인으로 통행금지 해제 조치를 꼽고 있습니다.



연이은 성폭력 범죄로 국민들의 분노가 채 가라앉기도 전인 지난 9일에는 미군 자녀들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강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간단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곧바로 미군 헌병대에 넘겨졌습니다.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 SOFA 규정 때문입니다.



2001년 개정된 현행 SOFA규정에 따르면 현행범이 아닌 경우 미군측에서 신병인도를 요청하면 넘겨줘야하고, 미군과 미 군속 그 가족이 살인이나 강간을 저질러도 현행범에 대해서만 한국이 구금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돼있습니다.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는 한 우리 경찰이 마음대로 처벌하기는커녕 수사조차 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지난 1995년 오키나와에서 미 해병이 여중생을 성폭행 한 사건을 계기로 중대 범죄를 저지른 미군 피의자를 기소 전에 조사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책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불평등한 SOFA규정의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땝니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SOFA 재개정을 포함한 총체적인 주한미군 범죄 대책을 마련하는데 외교당국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주한미군도 통행금지 부활방안과 함께 범죄 장병에 대해서는 불명예 제대나 연금 불이익과 같은 구체적인 근절대책을 공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