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에서 ‘청자 가마터’ 20여 곳 발견

입력 2011.10.1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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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북한산 산행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혹시 발 밑에 청자가 없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고려말에서 조선초에 걸쳐 청자를 생산하던 가마터가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북한산에서 무더기로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박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넉 달이 넘는 발굴 끝에 가마터 한 곳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궁이 자리에는 아직도 불에 그을린 흔적이 남아있고, 가마 자리에는 도자기를 구울 때 받치는 도침이, 가마 벽 부분에는 포개진 청자들이 발견됩니다.

아궁이 자리에서 가마 맨 위까지 약 20미터.

현재 복원된 전통 가마와 비교해보면 흙으로 만든 덮개만 사라졌을 뿐, 아래에 있던 터는 온전하게 남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뷰> 조치욱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2009년 지표조사 당시 주변에 산재한 도자기편과 가마의 U자형 함몰형상이 확인되어 저희가 가마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였습니다."

손오공의 머리 장식이었던 여의두 무늬가 새겨진 그릇 조각이나, 용의 발톱이 뚜렷이 남아있는 매병의 파편들은 이곳에서 만들어지던 청자의 수준을 가늠케 합니다.

고려말 왜구의 침탈로 전남 강진에 있던 청자 도요들이 초토화되자, 도공의 일부가 서울에 올라와 북한산에 자리잡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윤용이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 "강진이 폐쇄가 되고 따라서 청자를 만들 수 없게 되자 그 대안으로 그러면 내륙지방에서 만들어서 바쳐라, 이런 기록이 고려사에 나와있습니다."

이번에 발굴된 청자 가마터 외에 가마터로 추정되는 곳은 북한산에만 20여 곳.

고려청자가 분청사기를 거쳐 조선 백자로 넘어가는 시대상이 서울 바로 옆 북한산에 묻혀있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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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산에서 ‘청자 가마터’ 20여 곳 발견
    • 입력 2011-10-11 21: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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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북한산 산행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혹시 발 밑에 청자가 없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고려말에서 조선초에 걸쳐 청자를 생산하던 가마터가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북한산에서 무더기로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박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넉 달이 넘는 발굴 끝에 가마터 한 곳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궁이 자리에는 아직도 불에 그을린 흔적이 남아있고, 가마 자리에는 도자기를 구울 때 받치는 도침이, 가마 벽 부분에는 포개진 청자들이 발견됩니다. 아궁이 자리에서 가마 맨 위까지 약 20미터. 현재 복원된 전통 가마와 비교해보면 흙으로 만든 덮개만 사라졌을 뿐, 아래에 있던 터는 온전하게 남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뷰> 조치욱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2009년 지표조사 당시 주변에 산재한 도자기편과 가마의 U자형 함몰형상이 확인되어 저희가 가마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였습니다." 손오공의 머리 장식이었던 여의두 무늬가 새겨진 그릇 조각이나, 용의 발톱이 뚜렷이 남아있는 매병의 파편들은 이곳에서 만들어지던 청자의 수준을 가늠케 합니다. 고려말 왜구의 침탈로 전남 강진에 있던 청자 도요들이 초토화되자, 도공의 일부가 서울에 올라와 북한산에 자리잡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윤용이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 "강진이 폐쇄가 되고 따라서 청자를 만들 수 없게 되자 그 대안으로 그러면 내륙지방에서 만들어서 바쳐라, 이런 기록이 고려사에 나와있습니다." 이번에 발굴된 청자 가마터 외에 가마터로 추정되는 곳은 북한산에만 20여 곳. 고려청자가 분청사기를 거쳐 조선 백자로 넘어가는 시대상이 서울 바로 옆 북한산에 묻혀있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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