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한미 FTA 여야 대치…일정과 전망은?

입력 2011.11.0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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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 정치권의 대치 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의 대규모 시위도 이어지고 있어서 새로운 사회 갈등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치외교부 최영철 기자와 한미 FTA 처리 일정과 앞으로 전망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최 기자? 현재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어느 과정까지 처리가 진행된 건가요?

<답변>
네, 국회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은 돼 있는 상태인데요.

현재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일부 야당이 회의실을 점거하고 상임위 통과를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법안이 아니라 동의안이어서 법사위를 통과할 필요도 없고요.

어쨌든 국회의장이 맘만 먹으면 본회의에 바로 직권상정할 수 있어서 본회의에서 과반수 의원 참석에 과반수 찬성이면 통과됩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문 닫아. 때리지 마 왜 때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 지난 2일.

일부 야당 의원들이 점거하고 있던 외통위 전체회의장 앞에서 일부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손 대지마! 손 대지마"

<녹취> "먼저 손 댄 게 누군데"

회의장에 들어가려는 남경필 외통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의 설전도 이어졌습니다.

<녹취> 남경필(외통위원장) : "북한이 저기 핵 가지고 벼랑 끝 전술하는 것 하고 똑같잖아요."

<녹취> 곽정숙 : "우리가 벼랑에 서 있는데"

결국, 소회의실에서 이뤄진 외통위 회의, 예정됐던 외교통상부 예산안 심사가 끝나갈 무렵 남경필 위원장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기습 상정했습니다.

갑자기 야당 의원들이 나서서 회의 진행을 가로막았습니다.

<녹취>남경필(국회 외통위원장) : "국민 여러분. 지금 이분이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였던 분이십니다."

<녹취>정동영(민주당 의원) : "인격 모독하지 마세요."

<녹취>정동영(민주당 의원) : "이완용 되지 말라고 그러는 거예요. 이완용 되지 말라고."

<녹취>남경필(외통위원장) : "이완용은 당신이 이완용입니다."

5시간 가까이 이어진 여야 의원들의 대치 끝에 외통위 전체회의는 끝내 산회됐습니다.

그 다음날도 회의를 열려는 여당과 막으려는 야당. 상대를 능멸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녹취>이정희(민주노동당 의원) : "남경필 위원장님 총선 불출마하겠다는 이야기부터 하세요."

<녹취>남경필(외통위원장) : "후안무치, 그 깨끗하고 예쁜 얼굴에서 어떻게……"

<녹취>이정희 : "후안무치라니 사과하고 가십시오."

물밑에선 협상을 하면서도 상대 당을 비하하는 발언에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녹취>홍준표(한나라당 대표/3일 최고위) : "민주당이 민노당 2중대가 됐습니다. 민노당 인질이 돼서..."

<녹취>김유정(민주당 원내대변인/4일) : "FTA를 굳이 강행처리 하려는 한나라당은 미국의 2중대입니까?"

극심한 여야의 막말 공방 속에 협상과 타협의 정치가 실종되면서 결국, 지난 3일 열리기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 자체가 전격 취소됐습니다.

<기자 멘트>

시간이 갈수록 정부 여당의 국회 본회의 강행처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은 국회 밖으로 나가 거리 선전전을 통한 여론 전에 나섰습니다.

시민단체 주도의 한미 FTA 반대 시위도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밖에서 이뤄진 한미 FTA와 관련된 갈등 양상을 송명훈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반대한다 반대한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촛불을 켰습니다.

이번에는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야당 정치인들도 대거 참여했습니다.

한미 FTA 반대집회가 지난달 중순부터 계속되면서 거리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시위대 100여 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국회 담장을 넘었습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과 연행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이날 하루에만 시위대 114명을 연행했습니다.

시위대는 지난 3일에도 또다시 국회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물리적 충돌이 잦아지면서 경찰과 시위대의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유성호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 : "신고 내용과 달리 도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여 경찰에서는 대비경력으로 차단, 물대포를 사용해서 저지하고."

<인터뷰>고영근(집회 참가자) : "학생들하고 시민들하고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었는데 마주보고서 바로 직각으로 사람에게 조준 사격하듯이."

집회 주최 측은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 있는 오는 10일, 다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질문> 이렇게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우리 사회가 찬반으로 갈라져 갈등이 심각한 모습인데요. 정치권에서 협상과 타협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답변>
네, 지난 주말 여야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약간의 기대가 있었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과 오늘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협의를 해 보겠다고는 했는데요. 아직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황 원내대표는 야당과 입장차가 커서 당분간 냉각기를 거쳐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측은 한나라당에 이미 할 말을 다 한 상태라 현재로선 추가 협의가 없으며, 주말 동안 장외 홍보전 일정에 주력할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민주당은 어제과 오늘, 서울 명동과 상암동에서 지도부가 시민들에게 FTA 반대 홍보물을 나눠주며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는 장외 홍보전을 펼친다는 계획입니다.

<질문> 사실 맘이 급한 건 정부 여당이지 않습니까?

<답변>
네, 대통령이 해외 순방중인 상황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사실상 정부의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김황식 총리는 한미 FTA 문제에 대해 국회에서 민주주의 근간인 다수결 원리가 작동하지 못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한나라당은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계속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한나라당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가 지난 2일까지만 휴회가 결의돼 있었고, 새로 휴회 결의를 하지 않아 언제든 본회의를 열 수 있다면서 야당을 압박했습니다.

몸싸움 처리 반대를 주장하는 남경필 외통위원장도 진전이 없으면 국회법에 따라 한미 FTA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도 나서서 한미 FTA가 이번에 처리되는 게 좋겠다며 늦어질수록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례적으로 쟁점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질문> 하지만, 야당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새로운 제안도 내놨어요?

<답변>
하지만, 한나라당으로선 거의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입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는데요.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같이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번 18대 국회에서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거나, 다음 19대에서 처리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한미 FTA를 고리로 야권 통합을 유지하면서 내년 총선까지 처리를 미루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도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손 대표의 이 제안이 당론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라면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민주당은 현재 투자자 국가소송제도, 즉 ISD 문제만 해결하면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 안 될 경우 야 5당과 시민단체와 연대해 한미 FTA를 끝까지 저지하겠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야권 통합을 위해 한미 FTA를 이용하고 있다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비난에 대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상황이 급박하게 된 만큼 효율적인 공동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야5당과 시민단체가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상황이 이러니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답변>
네, 현재 여권 내에서도 국회의장 직권 상정을 통해 강행 처리도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과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려 있습니다.

한편으론 한나라당 원내대표단과 외통위원장이 당초 약속한 타협의 원칙을 지켜야겠는데, 다른 한편으론 과연 야당과 절충점을 찾을 수 있겠냐는 비관론도 적지 않아서 해법을 마련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극적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비준동의안 처리에 빨리 나서야 한다는 정부 여당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ISD 재협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일단 강력 저지 방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내년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특히 다른 야당과의 통합 계획 때문에 쉽게 양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일단 소강상태를 보인 뒤 다음 국회 본회의가 열릴 오는 10일이 또 한차례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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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보기] 한미 FTA 여야 대치…일정과 전망은?
    • 입력 2011-11-06 07: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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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 정치권의 대치 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의 대규모 시위도 이어지고 있어서 새로운 사회 갈등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치외교부 최영철 기자와 한미 FTA 처리 일정과 앞으로 전망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최 기자? 현재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어느 과정까지 처리가 진행된 건가요? <답변> 네, 국회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은 돼 있는 상태인데요. 현재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일부 야당이 회의실을 점거하고 상임위 통과를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법안이 아니라 동의안이어서 법사위를 통과할 필요도 없고요. 어쨌든 국회의장이 맘만 먹으면 본회의에 바로 직권상정할 수 있어서 본회의에서 과반수 의원 참석에 과반수 찬성이면 통과됩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문 닫아. 때리지 마 왜 때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 지난 2일. 일부 야당 의원들이 점거하고 있던 외통위 전체회의장 앞에서 일부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손 대지마! 손 대지마" <녹취> "먼저 손 댄 게 누군데" 회의장에 들어가려는 남경필 외통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의 설전도 이어졌습니다. <녹취> 남경필(외통위원장) : "북한이 저기 핵 가지고 벼랑 끝 전술하는 것 하고 똑같잖아요." <녹취> 곽정숙 : "우리가 벼랑에 서 있는데" 결국, 소회의실에서 이뤄진 외통위 회의, 예정됐던 외교통상부 예산안 심사가 끝나갈 무렵 남경필 위원장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기습 상정했습니다. 갑자기 야당 의원들이 나서서 회의 진행을 가로막았습니다. <녹취>남경필(국회 외통위원장) : "국민 여러분. 지금 이분이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였던 분이십니다." <녹취>정동영(민주당 의원) : "인격 모독하지 마세요." <녹취>정동영(민주당 의원) : "이완용 되지 말라고 그러는 거예요. 이완용 되지 말라고." <녹취>남경필(외통위원장) : "이완용은 당신이 이완용입니다." 5시간 가까이 이어진 여야 의원들의 대치 끝에 외통위 전체회의는 끝내 산회됐습니다. 그 다음날도 회의를 열려는 여당과 막으려는 야당. 상대를 능멸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녹취>이정희(민주노동당 의원) : "남경필 위원장님 총선 불출마하겠다는 이야기부터 하세요." <녹취>남경필(외통위원장) : "후안무치, 그 깨끗하고 예쁜 얼굴에서 어떻게……" <녹취>이정희 : "후안무치라니 사과하고 가십시오." 물밑에선 협상을 하면서도 상대 당을 비하하는 발언에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녹취>홍준표(한나라당 대표/3일 최고위) : "민주당이 민노당 2중대가 됐습니다. 민노당 인질이 돼서..." <녹취>김유정(민주당 원내대변인/4일) : "FTA를 굳이 강행처리 하려는 한나라당은 미국의 2중대입니까?" 극심한 여야의 막말 공방 속에 협상과 타협의 정치가 실종되면서 결국, 지난 3일 열리기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 자체가 전격 취소됐습니다. <기자 멘트> 시간이 갈수록 정부 여당의 국회 본회의 강행처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은 국회 밖으로 나가 거리 선전전을 통한 여론 전에 나섰습니다. 시민단체 주도의 한미 FTA 반대 시위도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밖에서 이뤄진 한미 FTA와 관련된 갈등 양상을 송명훈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반대한다 반대한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촛불을 켰습니다. 이번에는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야당 정치인들도 대거 참여했습니다. 한미 FTA 반대집회가 지난달 중순부터 계속되면서 거리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시위대 100여 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국회 담장을 넘었습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과 연행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이날 하루에만 시위대 114명을 연행했습니다. 시위대는 지난 3일에도 또다시 국회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물리적 충돌이 잦아지면서 경찰과 시위대의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유성호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 : "신고 내용과 달리 도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여 경찰에서는 대비경력으로 차단, 물대포를 사용해서 저지하고." <인터뷰>고영근(집회 참가자) : "학생들하고 시민들하고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었는데 마주보고서 바로 직각으로 사람에게 조준 사격하듯이." 집회 주최 측은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 있는 오는 10일, 다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질문> 이렇게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우리 사회가 찬반으로 갈라져 갈등이 심각한 모습인데요. 정치권에서 협상과 타협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답변> 네, 지난 주말 여야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약간의 기대가 있었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과 오늘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협의를 해 보겠다고는 했는데요. 아직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황 원내대표는 야당과 입장차가 커서 당분간 냉각기를 거쳐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측은 한나라당에 이미 할 말을 다 한 상태라 현재로선 추가 협의가 없으며, 주말 동안 장외 홍보전 일정에 주력할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민주당은 어제과 오늘, 서울 명동과 상암동에서 지도부가 시민들에게 FTA 반대 홍보물을 나눠주며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는 장외 홍보전을 펼친다는 계획입니다. <질문> 사실 맘이 급한 건 정부 여당이지 않습니까? <답변> 네, 대통령이 해외 순방중인 상황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사실상 정부의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김황식 총리는 한미 FTA 문제에 대해 국회에서 민주주의 근간인 다수결 원리가 작동하지 못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한나라당은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계속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한나라당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가 지난 2일까지만 휴회가 결의돼 있었고, 새로 휴회 결의를 하지 않아 언제든 본회의를 열 수 있다면서 야당을 압박했습니다. 몸싸움 처리 반대를 주장하는 남경필 외통위원장도 진전이 없으면 국회법에 따라 한미 FTA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도 나서서 한미 FTA가 이번에 처리되는 게 좋겠다며 늦어질수록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례적으로 쟁점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질문> 하지만, 야당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새로운 제안도 내놨어요? <답변> 하지만, 한나라당으로선 거의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입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는데요.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같이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번 18대 국회에서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거나, 다음 19대에서 처리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한미 FTA를 고리로 야권 통합을 유지하면서 내년 총선까지 처리를 미루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도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손 대표의 이 제안이 당론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라면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민주당은 현재 투자자 국가소송제도, 즉 ISD 문제만 해결하면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 안 될 경우 야 5당과 시민단체와 연대해 한미 FTA를 끝까지 저지하겠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야권 통합을 위해 한미 FTA를 이용하고 있다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비난에 대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상황이 급박하게 된 만큼 효율적인 공동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야5당과 시민단체가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상황이 이러니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답변> 네, 현재 여권 내에서도 국회의장 직권 상정을 통해 강행 처리도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과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려 있습니다. 한편으론 한나라당 원내대표단과 외통위원장이 당초 약속한 타협의 원칙을 지켜야겠는데, 다른 한편으론 과연 야당과 절충점을 찾을 수 있겠냐는 비관론도 적지 않아서 해법을 마련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극적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비준동의안 처리에 빨리 나서야 한다는 정부 여당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ISD 재협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일단 강력 저지 방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내년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특히 다른 야당과의 통합 계획 때문에 쉽게 양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일단 소강상태를 보인 뒤 다음 국회 본회의가 열릴 오는 10일이 또 한차례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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