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발파공법 고집…서두르다 화 키워

입력 2011.11.0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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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시가 옛 청사를 허물어 시립의료원을 지으려다 발파 사고를 불렀습니다.

의료원 설립을 지나치게 홍보하기 위해 해체를 서두르다 일어난 사고여서 주민들의 비난이 잇따랐습니다.

보도에 곽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꽝' 하는 폭음과 함께 무너지는 성남시 옛 청사,

그런데, 발파와 함께 전신주가 무너지고, 건물에 금이 가면서 창문이 깨지고 온통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처럼 100여 건이 넘게 피해가 발생한 성남시 옛 청사 발파 사고는 성남시가 시정을 홍보하기 위해 발파 식을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성남 시장의 공약이기도 한 시립의료원 설립이 가시화되자, 이를 빨리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시청 의료원설립팀장 : "이벤트라기보다는 민원을 최우선으로 하고, 이왕이면 시립의료원에 대한 권익도 홍보하는 것을 병행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해서..."

성남시는 또, 도심 주택가에서 5층짜리 건물을 발파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론이 이미 지난 8월부터 전문건설협회에 의해 제기됐지만,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건설업협회 : "찾아가서 전문가 의견을 들어달라고 발파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그냥 이미 결정된 거라고 답했다."

결국, 성남시 옛 청사는 발파 도중 건물 뒷벽으로 파편과 분진이 튀어나오면서 주변 나무와 전신주 4개 등을 쓰러뜨렸고 주택에 금이 가고 간판이 떨어지는 등 주민 피해를 불러왔습니다.

시공업체 측은 나무와 전신주가 충격을 막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설명을 합니다.

<녹취> 시공업체 : "예측이 잘못돼서 나무와 전신주 쓰러졌는데 그 부분이 잘못."

주민공청회나 설명회조차 없이 발파를 하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더욱 거셌습니다.

<인터뷰> "지진이 난 것처럼 집이 다 흔들렸고 성남시가 사과해야..."

대형 건물이나 대규모 아파트에 사용하는 발파 공법은 하나하나 차례로 부수는 압쇄 방식보다 시간이 덜 걸린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발파공법이 적합하지도 않은데 무리하게 발파 공법을 고집한 성남시의 전시행정이 시민들의 피해를 키운 화근이 됐습니다.

KBS 뉴스 곽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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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시, 발파공법 고집…서두르다 화 키워
    • 입력 2011-11-06 07: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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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시가 옛 청사를 허물어 시립의료원을 지으려다 발파 사고를 불렀습니다. 의료원 설립을 지나치게 홍보하기 위해 해체를 서두르다 일어난 사고여서 주민들의 비난이 잇따랐습니다. 보도에 곽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꽝' 하는 폭음과 함께 무너지는 성남시 옛 청사, 그런데, 발파와 함께 전신주가 무너지고, 건물에 금이 가면서 창문이 깨지고 온통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처럼 100여 건이 넘게 피해가 발생한 성남시 옛 청사 발파 사고는 성남시가 시정을 홍보하기 위해 발파 식을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성남 시장의 공약이기도 한 시립의료원 설립이 가시화되자, 이를 빨리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시청 의료원설립팀장 : "이벤트라기보다는 민원을 최우선으로 하고, 이왕이면 시립의료원에 대한 권익도 홍보하는 것을 병행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해서..." 성남시는 또, 도심 주택가에서 5층짜리 건물을 발파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론이 이미 지난 8월부터 전문건설협회에 의해 제기됐지만,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건설업협회 : "찾아가서 전문가 의견을 들어달라고 발파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그냥 이미 결정된 거라고 답했다." 결국, 성남시 옛 청사는 발파 도중 건물 뒷벽으로 파편과 분진이 튀어나오면서 주변 나무와 전신주 4개 등을 쓰러뜨렸고 주택에 금이 가고 간판이 떨어지는 등 주민 피해를 불러왔습니다. 시공업체 측은 나무와 전신주가 충격을 막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설명을 합니다. <녹취> 시공업체 : "예측이 잘못돼서 나무와 전신주 쓰러졌는데 그 부분이 잘못." 주민공청회나 설명회조차 없이 발파를 하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더욱 거셌습니다. <인터뷰> "지진이 난 것처럼 집이 다 흔들렸고 성남시가 사과해야..." 대형 건물이나 대규모 아파트에 사용하는 발파 공법은 하나하나 차례로 부수는 압쇄 방식보다 시간이 덜 걸린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발파공법이 적합하지도 않은데 무리하게 발파 공법을 고집한 성남시의 전시행정이 시민들의 피해를 키운 화근이 됐습니다. KBS 뉴스 곽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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