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비상구 없는 베이비붐 은퇴

입력 2011.11.1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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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 꼴을 못 면한다"



<앵커 멘트>



네, 1960년대 이 표어가 나온 배경은 뭘까요?



전쟁 직후 출산 붐이 일면서 인구가 크게 늘게 되죠.



1955년 2천 백만명이던 게 66년 2천 9백만명이 됩니다.



이러자 1963년을 끝으로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펴는데요, 55년부터 이때까지 태어난 사람들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부르게 됩니다.



7백 12만 명이나 됩니다, 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먼저 박예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의실을 빽빽하게 채운 재취업 희망자들.



55년생 김모 씨도 이들 중 한 명입니다.



20년 일한 제약업체에서 50일 전에 은퇴했습니다.



<인터뷰> 김 OO(베이비붐 세대 은퇴자) : "굉장히 시원했어요. 또 한편으론 엄청 중압감이 들었고.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가 좀."



아직 고등학생인 자녀와 어머니까지, 4식구의 가장인 김씨.



은퇴 후 남은 자산은 40만 원대 국민연금과 약 천만 원의 펀드, 그리고 대출이 절반인 부동산뿐입니다.



50대 초중반의 베이비붐 세대에게 은퇴는 현실이 됐습니다.



이미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업계 전반에서 이들에 대한 명예퇴직이 상시 진행중입니다.



부모를 모시고 자식을 키우느라 정작 자신의 노후 준비는 소홀했기에 자신감 보다 두려움이 앞섭니다.



<인터뷰> 김현동(올해 말 퇴직 예정) : "심리적인 갈등도 좀 내가 아무 것도 안 하는 무직자라는 갈등도 생길 것 같고. 아직은 건강하고 아직은 뭔가 많이 할 수 있는데..."



한 평생 앞만 보고 일해온 베이비 붐 세대에게 은퇴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시험대입니다.



<앵커 멘트>



베이비붐 세대들이 직면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인 은퇴. 이들은 은퇴 이후의 생활을 맞을 준비가 돼 있을 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김현경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월 150만 원의 생활비로 은퇴 후 25년을 산다고 가정하면 최소 4억 원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베이비 붐 세대의 평균 자산은 3억 4천만 원, 이마저도 현금은 7천만 원뿐이고 나머지는 부동산입니다.



준비가 거의 돼 있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미래를 대비해 저축한 월 평균 저축액은 17만원에 불과합니다.



58%는 개인연금은 물론이고 국민연금조차 가입돼 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은퇴 뒤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노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대기업에서 20년 넘게 일하다 정년 퇴임한 이해남씨, 아직 몸도 건강해 몇차례 취업 문을 두드려 봤지만 번번이 쓴맛을 봐야했습니다.



<인터뷰>이해남(구직자/60세) : "사업자측에서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뭐라 그럴까, 우리 같은 사람을 쓸 바에야 젊은 인재를 쓰지, 그게 큰 벽이었다고 봐야죠."



이처럼 일을 더 하려는 은퇴자가 넘쳐나는데도 일자리는 부족합니다.



60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40%가 채 안돼 노인 5명 중 3명은 일자리가 없습니다.



노인 일자리 대부분이 단순 노무직인 것도 현실입니다.



현역 시절 경험을 살려보려 해도 위험한 투자를 권유하기 일쑤여서 섣불리 나설 수도 없습니다.



<녹취>염00(전직 은행지점장) : "사방에서 이사로 와라.부르는데가 많았어요 그런데 가면 회사가 어렵다고 보증서라고 그래서 저는 안갔어요."



재취업을 위해선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 씁쓸하지만 그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앵커 멘트>



노인 가운데에서도 70살 이후가 더 큰 문제입니다.



정부를 비롯해 우리사회 전체가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고민해야합니다.



박대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일흔이 넘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일터인 한 복지센터의 목공소입니다.



능숙하게 나무를 자르고 목공품을 다듬습니다.



이렇게 하루 두 시간 일하며 받는 월급은 십여만 원, 큰 돈은 아니지만 일거리가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즐겁습니다.



<인터뷰>최구한(82살) : "돈을 많이 벌겠다는 의욕보다 일자리가 있다, 그것만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나 일자리를 찾는 120여 만명 가운데 정부가 임금을 지원해 주는 노인은 20만 명에 불과합니다.



<인터뷰>박용현(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 : "정부는 앞으로 재정 지원 일자리와 함께 민간에서도 일자리가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외로움도 큰 고통입니다.



자식없거나, 있는 데도 홀로사는 노인이 100만 명이 넘습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인구에 편입되는 17년 뒤에는 전체인구의 20%가 노년인 초고령사회가 됩니다.



정년 연장이나 기초노령연금 증액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터뷰>김연명(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주고 노인 의료비가 낭비되지 않도록 의료공급시스템에 있어서 공공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그렇다면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답변>



네, 은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충고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현금을 창출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은퇴 뒤 가장 확실한 현금이 될 수 있는 연금은 다른 연금보다 조건이 좋은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부터 챙겨봐야 합니다.



금융자산 비중은 늘리고 부동산의 비중은 줄여야 합니다.



자녀에게 무리한 투자를 하는 건 금물입니다.



퇴직금으로 자녀의 유학이나 사업 비용을 대는 것, 위험한 사례중 하나입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투자나 창업을 하는 것은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퇴직후 1년 간은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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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비상구 없는 베이비붐 은퇴
    • 입력 2011-11-14 22:06:29
    뉴스 9
<녹취>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 꼴을 못 면한다"

<앵커 멘트>

네, 1960년대 이 표어가 나온 배경은 뭘까요?

전쟁 직후 출산 붐이 일면서 인구가 크게 늘게 되죠.

1955년 2천 백만명이던 게 66년 2천 9백만명이 됩니다.

이러자 1963년을 끝으로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펴는데요, 55년부터 이때까지 태어난 사람들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부르게 됩니다.

7백 12만 명이나 됩니다, 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먼저 박예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의실을 빽빽하게 채운 재취업 희망자들.

55년생 김모 씨도 이들 중 한 명입니다.

20년 일한 제약업체에서 50일 전에 은퇴했습니다.

<인터뷰> 김 OO(베이비붐 세대 은퇴자) : "굉장히 시원했어요. 또 한편으론 엄청 중압감이 들었고.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가 좀."

아직 고등학생인 자녀와 어머니까지, 4식구의 가장인 김씨.

은퇴 후 남은 자산은 40만 원대 국민연금과 약 천만 원의 펀드, 그리고 대출이 절반인 부동산뿐입니다.

50대 초중반의 베이비붐 세대에게 은퇴는 현실이 됐습니다.

이미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업계 전반에서 이들에 대한 명예퇴직이 상시 진행중입니다.

부모를 모시고 자식을 키우느라 정작 자신의 노후 준비는 소홀했기에 자신감 보다 두려움이 앞섭니다.

<인터뷰> 김현동(올해 말 퇴직 예정) : "심리적인 갈등도 좀 내가 아무 것도 안 하는 무직자라는 갈등도 생길 것 같고. 아직은 건강하고 아직은 뭔가 많이 할 수 있는데..."

한 평생 앞만 보고 일해온 베이비 붐 세대에게 은퇴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시험대입니다.

<앵커 멘트>

베이비붐 세대들이 직면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인 은퇴. 이들은 은퇴 이후의 생활을 맞을 준비가 돼 있을 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김현경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월 150만 원의 생활비로 은퇴 후 25년을 산다고 가정하면 최소 4억 원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베이비 붐 세대의 평균 자산은 3억 4천만 원, 이마저도 현금은 7천만 원뿐이고 나머지는 부동산입니다.

준비가 거의 돼 있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미래를 대비해 저축한 월 평균 저축액은 17만원에 불과합니다.

58%는 개인연금은 물론이고 국민연금조차 가입돼 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은퇴 뒤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노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대기업에서 20년 넘게 일하다 정년 퇴임한 이해남씨, 아직 몸도 건강해 몇차례 취업 문을 두드려 봤지만 번번이 쓴맛을 봐야했습니다.

<인터뷰>이해남(구직자/60세) : "사업자측에서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뭐라 그럴까, 우리 같은 사람을 쓸 바에야 젊은 인재를 쓰지, 그게 큰 벽이었다고 봐야죠."

이처럼 일을 더 하려는 은퇴자가 넘쳐나는데도 일자리는 부족합니다.

60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40%가 채 안돼 노인 5명 중 3명은 일자리가 없습니다.

노인 일자리 대부분이 단순 노무직인 것도 현실입니다.

현역 시절 경험을 살려보려 해도 위험한 투자를 권유하기 일쑤여서 섣불리 나설 수도 없습니다.

<녹취>염00(전직 은행지점장) : "사방에서 이사로 와라.부르는데가 많았어요 그런데 가면 회사가 어렵다고 보증서라고 그래서 저는 안갔어요."

재취업을 위해선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 씁쓸하지만 그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앵커 멘트>

노인 가운데에서도 70살 이후가 더 큰 문제입니다.

정부를 비롯해 우리사회 전체가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고민해야합니다.

박대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일흔이 넘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일터인 한 복지센터의 목공소입니다.

능숙하게 나무를 자르고 목공품을 다듬습니다.

이렇게 하루 두 시간 일하며 받는 월급은 십여만 원, 큰 돈은 아니지만 일거리가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즐겁습니다.

<인터뷰>최구한(82살) : "돈을 많이 벌겠다는 의욕보다 일자리가 있다, 그것만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나 일자리를 찾는 120여 만명 가운데 정부가 임금을 지원해 주는 노인은 20만 명에 불과합니다.

<인터뷰>박용현(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 : "정부는 앞으로 재정 지원 일자리와 함께 민간에서도 일자리가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외로움도 큰 고통입니다.

자식없거나, 있는 데도 홀로사는 노인이 100만 명이 넘습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인구에 편입되는 17년 뒤에는 전체인구의 20%가 노년인 초고령사회가 됩니다.

정년 연장이나 기초노령연금 증액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터뷰>김연명(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주고 노인 의료비가 낭비되지 않도록 의료공급시스템에 있어서 공공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그렇다면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답변>

네, 은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충고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현금을 창출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은퇴 뒤 가장 확실한 현금이 될 수 있는 연금은 다른 연금보다 조건이 좋은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부터 챙겨봐야 합니다.

금융자산 비중은 늘리고 부동산의 비중은 줄여야 합니다.

자녀에게 무리한 투자를 하는 건 금물입니다.

퇴직금으로 자녀의 유학이나 사업 비용을 대는 것, 위험한 사례중 하나입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투자나 창업을 하는 것은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퇴직후 1년 간은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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