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슈퍼 대디’ 뜬다…성공 조건은?

입력 2011.11.18 (22:07) 수정 2011.11.1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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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빠가 술 취해 들어와서 그냥 벌러덩 누워서 자구요, 그것도 싫고.."



<인터뷰> "여자 말을 잘 안듣죠. 슬슬 애교스럽게 꼬시는대도.."



<인터뷰> "남자는 나이가 들면 애가 되요. 살살 꼬셔야되는데(안되면) 매가 약이지!"



<앵커 멘트>



자주 들어보신 말씀이죠?



우리 아버지들에 대한 여러 하소연인데요.



할아버지의 재력과 엄마의 정보,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이 있어야 아이들이 성공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아버지들은 그동안 자녀 보육과 가정 일을 돕는데 무관심했죠?



그런데 요즘 교육과 집안 일에 발벗고 나서는, 이른바 슈퍼 대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김영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밤 8시, 예전 같으면 야근이나 회식 자리에 있었을 아버지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학교 주변 골목길을 살펴보는 아버지 순찰대입니다.



<녹취> "이리와, 오랜만이야!"



한 달에 한 번, 후미진 곳이나 학생들이 몰려 있는 곳을 돌아봅니다.



<인터뷰>강창식 : "이렇게 활동하다 보니까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얘기도하고 일찍 들어가고 그런 점이 있습니다."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함께 축구 시합을 벌입니다.



바비큐 파티도 직접 준비했습니다.



<인터뷰>이기준(학부모) : "대화하는 과정, 경기장에서의 대화 한마디 한마디가 상당히 아름다운 거 같아요 좋고, 좋았습니다."



아버지회가 목소리를 높여 학교 앞 도로에 스쿨존을 설치하게 한 경우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부근에서 교통사고 잇따르자 함께 팔을 걷어 붙힌 것입니다.



<인터뷰>박윤범(충남 부성초 아버지회장) : "아버지들이 이렇게 나서서 시설했구나 해서 또다른 아버지들이 참여해주고."



아프리카에 구호물품을 보내는 봉사활동을 자녀들과 함께하는 아버지들도 있습니다.



<인터뷰>박봉권(신사중 아버지회장) : "제가 하는 일이 개인적인 일이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 신경을 못썼어요. 아이들도 저처럼 건조한 사람이 되는 것을 방지해주고 싶었어요."



현재 서울교육청 산하에 조직된 아버지회는 90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보신 것처럼 슈퍼대디들의 활약상이 대단하군요.



그렇다면 우리 아버지들, 왜 이렇게 변한 걸까요?



체육관에서 아들과 함께 야구연습을 하고 있는 이영풍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멘트>



네, 오랜만에 저도 제 아들과 함께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운동을 자주 하는 아이들은 사회성 뇌가 발달해서 사람을 잘 사귄다고 합니다.



직장일 하랴? 아이들과 함께하랴? 우리 아버지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시다고 하는데요.



아버지들이 가정교육에 적극 참여하게 되면 그 아이뿐 아이라 가정에 큰 변화가 온다고 합니다.



아빠가 변해, 집안이 바뀐 가정들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녹취> "와! 아빠다!" "어이구 우리 예린이!"



벤처기업 대표인 문재웅 씨는 보통 저녁 7시 쯤 귀가합니다.



중학교 교사인 아내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문 씨는 두 자녀의 공부를 도와줍니다.



잦은 야근에 회식으로 아이들 얼굴 보기도 힘들었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입니다.



<인터뷰>문재웅(서울 응암동) : "아빠는 가부장적이어야 되고 근엄하고 엄마는 집안일만 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자녀 보육이나 가사에 아버지가 동참하지 않으면, 가정을 제대로 지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터뷰>문재웅(서울 응암동) : "왕따당하구요. 와이프도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가정이 화목해지는게 아니고 파괴될 수 있어요."



이효재 씨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어, 아예 직장도 옮겼습니다.



<인터뷰>이정윤(아들)·이효재(아버지) : "아빠가 일찍 와서 재밌고 같이 놀아줘 좋아요."



슈퍼대디 현상은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정 낮은 한국에선 필연적 현상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이삼식(보건사회연구원 박사) : "(수퍼 대디 도움없으면) 여성들은 출산기피 하게 되고 적어도 1명 출산할진 몰라도 2-3명 출산은 불가능한 사회가 됩니다."



저출산 맞벌이 부부 시대에 아버지들의 변신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그런데 슈퍼대디들이 자녀교육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선 이런저런 제도적인 개선책이 뒤따라야 합니다.



유동엽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자~ 퇴근합시다!"



오후 5시가 다가오자, 퇴근 준비를 서두릅니다.



이 회사는 한 달에 두 번 가정의 날을 지정해 퇴근 시간을 앞당겼습니다.



<인터뷰>정민주(매일유업 대리) : "아이들과 공연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구요. 유치원 친구들도 데리고 저녁에 놀이동산도 갈 수 있어요."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거나 출산과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 권장해, 가정과 일의 균형을 돕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형식(매일유업 홍보이사) : "아빠의 정보력 제공으로 엄마를 같이 도와야 아이들이 잘 자라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



기업에 이어 학교 현장에서도 아버지들의 역할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경기도 교육청은 국내 처음으로 ’학부모회 조례’를 만들 예정입니다.



<인터뷰>양용우(학부모) : "학교, 애들, 우리 다 포함해서 전혀 부담없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회가 법제화 되면 아버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상곤(경기교육청 교육감) : "(조례개정이) 아버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주고 학부모회가 함께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슈퍼 대디들가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넓여주는 것, 우리 사회가 시작해야 할 고민입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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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1-18 22:07:55
    • 수정2011-11-18 22: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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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빠가 술 취해 들어와서 그냥 벌러덩 누워서 자구요, 그것도 싫고.."

<인터뷰> "여자 말을 잘 안듣죠. 슬슬 애교스럽게 꼬시는대도.."

<인터뷰> "남자는 나이가 들면 애가 되요. 살살 꼬셔야되는데(안되면) 매가 약이지!"

<앵커 멘트>

자주 들어보신 말씀이죠?

우리 아버지들에 대한 여러 하소연인데요.

할아버지의 재력과 엄마의 정보,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이 있어야 아이들이 성공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아버지들은 그동안 자녀 보육과 가정 일을 돕는데 무관심했죠?

그런데 요즘 교육과 집안 일에 발벗고 나서는, 이른바 슈퍼 대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김영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밤 8시, 예전 같으면 야근이나 회식 자리에 있었을 아버지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학교 주변 골목길을 살펴보는 아버지 순찰대입니다.

<녹취> "이리와, 오랜만이야!"

한 달에 한 번, 후미진 곳이나 학생들이 몰려 있는 곳을 돌아봅니다.

<인터뷰>강창식 : "이렇게 활동하다 보니까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얘기도하고 일찍 들어가고 그런 점이 있습니다."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함께 축구 시합을 벌입니다.

바비큐 파티도 직접 준비했습니다.

<인터뷰>이기준(학부모) : "대화하는 과정, 경기장에서의 대화 한마디 한마디가 상당히 아름다운 거 같아요 좋고, 좋았습니다."

아버지회가 목소리를 높여 학교 앞 도로에 스쿨존을 설치하게 한 경우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부근에서 교통사고 잇따르자 함께 팔을 걷어 붙힌 것입니다.

<인터뷰>박윤범(충남 부성초 아버지회장) : "아버지들이 이렇게 나서서 시설했구나 해서 또다른 아버지들이 참여해주고."

아프리카에 구호물품을 보내는 봉사활동을 자녀들과 함께하는 아버지들도 있습니다.

<인터뷰>박봉권(신사중 아버지회장) : "제가 하는 일이 개인적인 일이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 신경을 못썼어요. 아이들도 저처럼 건조한 사람이 되는 것을 방지해주고 싶었어요."

현재 서울교육청 산하에 조직된 아버지회는 90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보신 것처럼 슈퍼대디들의 활약상이 대단하군요.

그렇다면 우리 아버지들, 왜 이렇게 변한 걸까요?

체육관에서 아들과 함께 야구연습을 하고 있는 이영풍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멘트>

네, 오랜만에 저도 제 아들과 함께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운동을 자주 하는 아이들은 사회성 뇌가 발달해서 사람을 잘 사귄다고 합니다.

직장일 하랴? 아이들과 함께하랴? 우리 아버지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시다고 하는데요.

아버지들이 가정교육에 적극 참여하게 되면 그 아이뿐 아이라 가정에 큰 변화가 온다고 합니다.

아빠가 변해, 집안이 바뀐 가정들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녹취> "와! 아빠다!" "어이구 우리 예린이!"

벤처기업 대표인 문재웅 씨는 보통 저녁 7시 쯤 귀가합니다.

중학교 교사인 아내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문 씨는 두 자녀의 공부를 도와줍니다.

잦은 야근에 회식으로 아이들 얼굴 보기도 힘들었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입니다.

<인터뷰>문재웅(서울 응암동) : "아빠는 가부장적이어야 되고 근엄하고 엄마는 집안일만 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자녀 보육이나 가사에 아버지가 동참하지 않으면, 가정을 제대로 지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터뷰>문재웅(서울 응암동) : "왕따당하구요. 와이프도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가정이 화목해지는게 아니고 파괴될 수 있어요."

이효재 씨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어, 아예 직장도 옮겼습니다.

<인터뷰>이정윤(아들)·이효재(아버지) : "아빠가 일찍 와서 재밌고 같이 놀아줘 좋아요."

슈퍼대디 현상은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정 낮은 한국에선 필연적 현상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이삼식(보건사회연구원 박사) : "(수퍼 대디 도움없으면) 여성들은 출산기피 하게 되고 적어도 1명 출산할진 몰라도 2-3명 출산은 불가능한 사회가 됩니다."

저출산 맞벌이 부부 시대에 아버지들의 변신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그런데 슈퍼대디들이 자녀교육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선 이런저런 제도적인 개선책이 뒤따라야 합니다.

유동엽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자~ 퇴근합시다!"

오후 5시가 다가오자, 퇴근 준비를 서두릅니다.

이 회사는 한 달에 두 번 가정의 날을 지정해 퇴근 시간을 앞당겼습니다.

<인터뷰>정민주(매일유업 대리) : "아이들과 공연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구요. 유치원 친구들도 데리고 저녁에 놀이동산도 갈 수 있어요."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거나 출산과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 권장해, 가정과 일의 균형을 돕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형식(매일유업 홍보이사) : "아빠의 정보력 제공으로 엄마를 같이 도와야 아이들이 잘 자라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

기업에 이어 학교 현장에서도 아버지들의 역할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경기도 교육청은 국내 처음으로 ’학부모회 조례’를 만들 예정입니다.

<인터뷰>양용우(학부모) : "학교, 애들, 우리 다 포함해서 전혀 부담없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회가 법제화 되면 아버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상곤(경기교육청 교육감) : "(조례개정이) 아버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주고 학부모회가 함께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슈퍼 대디들가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넓여주는 것, 우리 사회가 시작해야 할 고민입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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