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10대 애완남 “시키는 대로”

입력 2011.12.0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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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혹시 애완남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영화나 만화책에 나오던데요, 여주인공이 집에서 하인처럼 부리는 남성을 이르는 말이죠.

그런데 요즘 이 애완남과 주인관계가 실제로 10대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에게 <애완> 이란 말 붙이는 것도 편치 않지만, 단지 10대들의 놀이라기엔 좀 위험해 보이는 구석이 많다는데요.

김기흥 기자, 심지어 10대 애완남을 구하려는 성인여성들도 적지 않다고요.

<기자 멘트>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애완남이 돼 주인님으로 모신다는 것 상상이 되시나요?

친구를 주제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저마다 애완남과 주인님을 구한다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는데요.

애완남을 구하려는 3, 40대 여성들에서부터 같은 10대 사이에서 애완남과 주인님이 되길 희망하는 청소년까지, 다양한 형태로 번지고 있는 펫 문화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6일 어느 인터넷 친목 사이트에 10대 소녀의 알몸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주인님의 첫 과제라는 내용으로 올라와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는데요.

해당 사이트에서는 애완남, 애완녀, 주인님 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애완남을 구한다는 20대 여성의 게시글에는, 그녀에게 간택되고 싶은 10대 애완남 희망자들의 댓글이 넘쳐났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애완남이 어느 정도 확산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을 만나봤는데요,

<녹취> "혹시 친구 펫이라는 것 알아요?"

<녹취> "펫이요? 모르는데요"

<녹취> "모르겠어요."

<녹취> "인터넷에서 많이 봤어요."

<녹취> "여자가 남자를 (애완동물처럼) 키우는 것 아니에요?"

<녹취> "(주인님이) 시키는 대로 다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녹취> "외로워서 (하는 것 같아요.)"

<녹취> "색다른 경험."

지난 3일, 애완남과 주인님 관계로 맺어진 여성 사례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평범한 연인들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녹취> "용돈 같은 것 생각한 적 있어?"

<녹취> "그런 쪽으로는 생각 안 해 봤어요."

<녹취> "따로 조건 같은 건 생각한 것 있어?"

<녹취> "딱히 조건은 없고요, 편한 (마음으로) 왔어요.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흐르자 여성의 곁에 바짝 다가앉은 애완남, 직접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장 모군(18세/애완남) :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외로웠는데) 친구들이 추천해 줘서 알게 됐어요. 10명 중 4명 정도에요. 하는 사람들은 하겠죠. 나이도 있으니까. 서로 동의하에 하는 것이라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일반 연인관계와 어떤 점이 다른 걸까요?

<인터뷰> 홍 모씨(33세/주인님) : "남자친구는 어느 정도 눈치를 보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애완남은 내가 하고 싶은 데로 모두 해 주니까 (그런 부분이 다르죠.) 애완남이 18살이라고 해서 가책이랄 것까지는 없어요. 마음이 맞거나 통하는 게 많으면 진지한 관계까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03년, 일본에서 원작 만화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된 후, 한국으로 상륙한 애완남의 존재는 예능 프로그램, 영화 등으로 제작돼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는데요,

<인터뷰> 이영선(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교수) : "영화, 방송에서의 놀이 문화가 청소년들의 문제에도 드러나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사회적인 상황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익명이라는 이유로 나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거리낌 없이."

호기심을 자극받은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과 성별, 전화번호까지 공개하며 주인님 찾기에 나섰는데요, 이중 애완남이 되어봤다는 한 남학생과 전화연결을 시도해 봤습니다.

<녹취> "애완남이나 주인님을 구한다고 글이 올라오잖아요."

<녹취> "그거 되게 안 좋은 것이에요. 성폭행한다고 해야 하나. “조금 힘들 텐데 괜찮겠어요?”하고 물어보길래, “그냥 하세요.”라고 했더니, 이상한 것을 시켰어요."

<녹취> "어떤 것을 시켰어요?"

<녹취> "엉덩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최근 스마트폰의 이용증가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애완남 놀이에 사용되고 있었는데요, 과제나 체벌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사진으로 찍어 교환하는가 하면, 장문의 계약서까지 등장했습니다.

그 안에는 충격적인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친구, 친목이라는 간단한 검색어로 청소년은 물론 일반 성인들까지도 애완남과 관련된 커뮤니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성인과의 관계 뿐 아니라 또래끼리 애완남, 주인님을 구하려는 십대의 글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십대 애완녀를 둔 남학생을 만났습니다.

<녹취> "애완남, 애완녀를 만나는 친구들이 많아요?"

<인터뷰> 임 모군(16세/주인님) : "(여자애들 보다) 남자애들이 더 많아요."

<녹취> "왜 남자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인터뷰> 임 모군 (16세/주인님) : "남자가 성적 호기심이 더 많으니까요."

그들의 대화는 신체 은밀한 부위나, 성관계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애완남 놀이,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일까요?

<인터뷰> 이현숙 (여성가족부 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상임대표) : "나는 (스스로) 즐겁고, 상대방을 괴롭힐 의사 없이 재미삼아 하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수 있고 힘들 수 있어요. 애완남 문화 자체가 주체적(으로 이루어지는) 개인 대 개인의 관계를 넘어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계라고 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호기심과 외로움으로 형성된 십대들의 애완남 문화 변종 성매매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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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10대 애완남 “시키는 대로”
    • 입력 2011-12-07 09: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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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혹시 애완남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영화나 만화책에 나오던데요, 여주인공이 집에서 하인처럼 부리는 남성을 이르는 말이죠. 그런데 요즘 이 애완남과 주인관계가 실제로 10대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에게 <애완> 이란 말 붙이는 것도 편치 않지만, 단지 10대들의 놀이라기엔 좀 위험해 보이는 구석이 많다는데요. 김기흥 기자, 심지어 10대 애완남을 구하려는 성인여성들도 적지 않다고요. <기자 멘트>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애완남이 돼 주인님으로 모신다는 것 상상이 되시나요? 친구를 주제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저마다 애완남과 주인님을 구한다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는데요. 애완남을 구하려는 3, 40대 여성들에서부터 같은 10대 사이에서 애완남과 주인님이 되길 희망하는 청소년까지, 다양한 형태로 번지고 있는 펫 문화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6일 어느 인터넷 친목 사이트에 10대 소녀의 알몸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주인님의 첫 과제라는 내용으로 올라와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는데요. 해당 사이트에서는 애완남, 애완녀, 주인님 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애완남을 구한다는 20대 여성의 게시글에는, 그녀에게 간택되고 싶은 10대 애완남 희망자들의 댓글이 넘쳐났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애완남이 어느 정도 확산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을 만나봤는데요, <녹취> "혹시 친구 펫이라는 것 알아요?" <녹취> "펫이요? 모르는데요" <녹취> "모르겠어요." <녹취> "인터넷에서 많이 봤어요." <녹취> "여자가 남자를 (애완동물처럼) 키우는 것 아니에요?" <녹취> "(주인님이) 시키는 대로 다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녹취> "외로워서 (하는 것 같아요.)" <녹취> "색다른 경험." 지난 3일, 애완남과 주인님 관계로 맺어진 여성 사례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평범한 연인들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녹취> "용돈 같은 것 생각한 적 있어?" <녹취> "그런 쪽으로는 생각 안 해 봤어요." <녹취> "따로 조건 같은 건 생각한 것 있어?" <녹취> "딱히 조건은 없고요, 편한 (마음으로) 왔어요.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흐르자 여성의 곁에 바짝 다가앉은 애완남, 직접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장 모군(18세/애완남) :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외로웠는데) 친구들이 추천해 줘서 알게 됐어요. 10명 중 4명 정도에요. 하는 사람들은 하겠죠. 나이도 있으니까. 서로 동의하에 하는 것이라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일반 연인관계와 어떤 점이 다른 걸까요? <인터뷰> 홍 모씨(33세/주인님) : "남자친구는 어느 정도 눈치를 보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애완남은 내가 하고 싶은 데로 모두 해 주니까 (그런 부분이 다르죠.) 애완남이 18살이라고 해서 가책이랄 것까지는 없어요. 마음이 맞거나 통하는 게 많으면 진지한 관계까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03년, 일본에서 원작 만화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된 후, 한국으로 상륙한 애완남의 존재는 예능 프로그램, 영화 등으로 제작돼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는데요, <인터뷰> 이영선(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교수) : "영화, 방송에서의 놀이 문화가 청소년들의 문제에도 드러나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사회적인 상황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익명이라는 이유로 나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거리낌 없이." 호기심을 자극받은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과 성별, 전화번호까지 공개하며 주인님 찾기에 나섰는데요, 이중 애완남이 되어봤다는 한 남학생과 전화연결을 시도해 봤습니다. <녹취> "애완남이나 주인님을 구한다고 글이 올라오잖아요." <녹취> "그거 되게 안 좋은 것이에요. 성폭행한다고 해야 하나. “조금 힘들 텐데 괜찮겠어요?”하고 물어보길래, “그냥 하세요.”라고 했더니, 이상한 것을 시켰어요." <녹취> "어떤 것을 시켰어요?" <녹취> "엉덩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최근 스마트폰의 이용증가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애완남 놀이에 사용되고 있었는데요, 과제나 체벌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사진으로 찍어 교환하는가 하면, 장문의 계약서까지 등장했습니다. 그 안에는 충격적인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친구, 친목이라는 간단한 검색어로 청소년은 물론 일반 성인들까지도 애완남과 관련된 커뮤니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성인과의 관계 뿐 아니라 또래끼리 애완남, 주인님을 구하려는 십대의 글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십대 애완녀를 둔 남학생을 만났습니다. <녹취> "애완남, 애완녀를 만나는 친구들이 많아요?" <인터뷰> 임 모군(16세/주인님) : "(여자애들 보다) 남자애들이 더 많아요." <녹취> "왜 남자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인터뷰> 임 모군 (16세/주인님) : "남자가 성적 호기심이 더 많으니까요." 그들의 대화는 신체 은밀한 부위나, 성관계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애완남 놀이,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일까요? <인터뷰> 이현숙 (여성가족부 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상임대표) : "나는 (스스로) 즐겁고, 상대방을 괴롭힐 의사 없이 재미삼아 하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수 있고 힘들 수 있어요. 애완남 문화 자체가 주체적(으로 이루어지는) 개인 대 개인의 관계를 넘어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계라고 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호기심과 외로움으로 형성된 십대들의 애완남 문화 변종 성매매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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