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사망 ‘조문 논란’
입력 2011.12.24 (10:02)
수정 2011.12.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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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공식 조의를 표하지 않고, 조문도 답례 조문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반면 북한은 동포애와 인륜의 측면에서 조문은 당연한 도리라며 남한의 모든 조문단을 받고 편의와 안전도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조문 허용 수위와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소라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뷰> 조미현(서울시 상암동) : "굉장히 많이 충격적이었고요. 일단은 제일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과연 김정일의 사망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될지가 가장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차기철(경기도 여주시) : "아 좀 갑자기 의아했지만 좀 뭐라 그럴까? 올게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짜피 김정일은 몸이 안좋다고 그래서 좀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이경생(서울시 자양동) : "우리나라 통일이 좀 빨리 다가오겠구나, 생각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죽음은 우리에게 놀라움뿐만 아니라, 한 가지 큰 고민을 던져줬습니다.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시하고, 조문을 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보수단체는 조문 반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인터뷰> 봉태홍(라이트 코리아 대표) : "북한은 온갖 도발과 테러, 특히 천안함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문을 가느니 마느니 이런 논란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진보단체는 조문단을 파견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자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박정은(참여연대 평화국제팀장) : "향후 남북관계를 생각한다고 하면 정부가 이 문제에 있어서는 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의표명과 조문단 파견까지 정부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회에서도 조문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윤상현(한나라당 의원/지난 20일, 국회 외통위) : "김정일 죽음을 정말로 슬퍼하고 애도하고 조문단을 파견해서 상주에게 위로하고 싶나. 제가 보기에 파견해서 안된다."
<녹취> 박주선(민주통합당 의원/지난 20일, 국회 외통위) : "외교적 차원이나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조의를 표하고 조문단 보내는 것이 저는 맞다고 보는데"
일반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립니다.
<인터뷰> 노태주(서울시 대치동) : "남북관계를 좀 더 해소시킬 수 있는 차원에서 조문을 허용하고 그런 수순을 밟아서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조문도 이뤄져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터뷰> 주민재(부산시 동삼동) : "그 좀 안 좋은 면들이 많았고 그 다음 해온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위문한다는 것은 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 28시간 만에 조문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녹취> 류우익(통일부 장관) :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정부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고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대하여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입니다."
통일부를 통한 조의문 전달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발표 이후 국회에서는 여야 간의 두 번째 조문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민주통합당의 원혜영대표가 먼저 국회 차원에서라도 조문단을 보내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의 조치를 존중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정부의 조치를 두고 남남갈등을 막고, 북한에 유화적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적절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위로의 말을 전하고 그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런 어떤 행동을 취하는 선에서 매듭을 짓고 지난번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나 정몽헌 회장 사망 때 북한에서 조의 표명을 했고 또 조문단이 왔었기 때문에 일종의 상호주의적 차원에서, 또 인간의 정리적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방북을 허용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절반밖에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인터뷰>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정일 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는 측면도 사실은 있습니다.정부가 조의를 표명했지만 더 나아가서 만약 조문단을 파견할 수 있었다면 남북관계에서 한국 정부가 일정하게 이니셔티브를 좀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숨졌습니다.
김영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불과 보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즉시 대북방어태세와 감시태세를 격상시켰습니다.
또 조문단 파견은 물론 조의표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민간차원의 방북조문과 조의문 전달도 모두 불허했습니다.
당시 여당인 민자당은 정부의 조치를 지지했지만 야당과 재야단체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이부영(당시 민주당 의원/1994.7.11. 국회 외통위) : "같은 민족으로서 우리 쪽에서 조문단 파견을 하겠다는 것을 의사 표시할 뜻이 없는지"
<녹취> 이홍구(당시 통일원 장관/1994.7.11. 국회 외통위) : "정부는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려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적 합의가 없다고 말씀드려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당초 외국 조문객을 받지 않겠다던 북한이 남한은 예외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조문논란은 더 확산됐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1994.7.15) : "조의를 표시하며 추도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평양에 오는 남조선의 조문단이나 조문객들을 따뜻한 동포애로 맞이할 것이다."
정부는 제3국을 통한 조문 방북이나 국내에서 공개적으로 조의를 표시하는 행위를 모두 처벌하겠다며 당초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이런 대응은 북한을 자극했고, 김영삼 정부 내내 남북관계는 경색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한국 내부에 조문을 둘러싼 남남갈등이 대단히 극심하게 진행이 됐었습니다.
그리고 남남갈등 때문에 사실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일정하게 부정적 비용을 치뤘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부에서 초당적 협력, 사회적 합의, 정치적 합의 같은 것들을 도출하는 일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일정하게 좀 교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중국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시작으로 정치국 상무위원 9명 모두가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했습니다.
러시아는 메드베데프 대통령 명의의 조전을 보냈고, 일본은 정부 대변인인 후지무라 관방장관의 성명을 통해 조의를 표했습니다.
미국 역시 우리 정부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명의로 북한 주민에 ‘위로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인터뷰>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대부분의 많은 그 주변 국가들이 그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에 조의를 표명하거나 심지어 그 반기문 유엔 사무 총장도 조의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관계 개선이 그들 국가 이익에 좀 부합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겁니다."
정부 역시 이번 사태를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전방부대 성탄트리를 점등하지 않고 군경계태세를 높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여야 지도부를 만나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북한에게 필요하다면 인도적 지원도 해가면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유도해나갈 수 있는 그런 적극적 관여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정책적 기조 속에서 앞으로 대북관계라든지 주변국 관계를 운영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보고요. 새로운 시대에 맞게 대북정책이 필요해진만큼 일종의 한반도 대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조문논란은 우리에게 남북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고심 끝에 부분 조문을 허용한 것은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때 조문 거부로 극심한 남남갈등과 남북관계 악화를 경험했던 게 교훈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동족이자 교류와 협력을 통해 통일을 해야 할 대상입니다.
과거의 기억이나 감정보다, 국가 이익과 통일의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생각해본다면 조문 논란을 둘러싼 남남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공식 조의를 표하지 않고, 조문도 답례 조문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반면 북한은 동포애와 인륜의 측면에서 조문은 당연한 도리라며 남한의 모든 조문단을 받고 편의와 안전도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조문 허용 수위와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소라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뷰> 조미현(서울시 상암동) : "굉장히 많이 충격적이었고요. 일단은 제일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과연 김정일의 사망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될지가 가장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차기철(경기도 여주시) : "아 좀 갑자기 의아했지만 좀 뭐라 그럴까? 올게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짜피 김정일은 몸이 안좋다고 그래서 좀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이경생(서울시 자양동) : "우리나라 통일이 좀 빨리 다가오겠구나, 생각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죽음은 우리에게 놀라움뿐만 아니라, 한 가지 큰 고민을 던져줬습니다.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시하고, 조문을 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보수단체는 조문 반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인터뷰> 봉태홍(라이트 코리아 대표) : "북한은 온갖 도발과 테러, 특히 천안함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문을 가느니 마느니 이런 논란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진보단체는 조문단을 파견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자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박정은(참여연대 평화국제팀장) : "향후 남북관계를 생각한다고 하면 정부가 이 문제에 있어서는 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의표명과 조문단 파견까지 정부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회에서도 조문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윤상현(한나라당 의원/지난 20일, 국회 외통위) : "김정일 죽음을 정말로 슬퍼하고 애도하고 조문단을 파견해서 상주에게 위로하고 싶나. 제가 보기에 파견해서 안된다."
<녹취> 박주선(민주통합당 의원/지난 20일, 국회 외통위) : "외교적 차원이나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조의를 표하고 조문단 보내는 것이 저는 맞다고 보는데"
일반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립니다.
<인터뷰> 노태주(서울시 대치동) : "남북관계를 좀 더 해소시킬 수 있는 차원에서 조문을 허용하고 그런 수순을 밟아서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조문도 이뤄져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터뷰> 주민재(부산시 동삼동) : "그 좀 안 좋은 면들이 많았고 그 다음 해온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위문한다는 것은 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 28시간 만에 조문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녹취> 류우익(통일부 장관) :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정부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고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대하여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입니다."
통일부를 통한 조의문 전달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발표 이후 국회에서는 여야 간의 두 번째 조문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민주통합당의 원혜영대표가 먼저 국회 차원에서라도 조문단을 보내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의 조치를 존중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정부의 조치를 두고 남남갈등을 막고, 북한에 유화적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적절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위로의 말을 전하고 그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런 어떤 행동을 취하는 선에서 매듭을 짓고 지난번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나 정몽헌 회장 사망 때 북한에서 조의 표명을 했고 또 조문단이 왔었기 때문에 일종의 상호주의적 차원에서, 또 인간의 정리적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방북을 허용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절반밖에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인터뷰>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정일 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는 측면도 사실은 있습니다.정부가 조의를 표명했지만 더 나아가서 만약 조문단을 파견할 수 있었다면 남북관계에서 한국 정부가 일정하게 이니셔티브를 좀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숨졌습니다.
김영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불과 보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즉시 대북방어태세와 감시태세를 격상시켰습니다.
또 조문단 파견은 물론 조의표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민간차원의 방북조문과 조의문 전달도 모두 불허했습니다.
당시 여당인 민자당은 정부의 조치를 지지했지만 야당과 재야단체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이부영(당시 민주당 의원/1994.7.11. 국회 외통위) : "같은 민족으로서 우리 쪽에서 조문단 파견을 하겠다는 것을 의사 표시할 뜻이 없는지"
<녹취> 이홍구(당시 통일원 장관/1994.7.11. 국회 외통위) : "정부는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려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적 합의가 없다고 말씀드려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당초 외국 조문객을 받지 않겠다던 북한이 남한은 예외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조문논란은 더 확산됐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1994.7.15) : "조의를 표시하며 추도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평양에 오는 남조선의 조문단이나 조문객들을 따뜻한 동포애로 맞이할 것이다."
정부는 제3국을 통한 조문 방북이나 국내에서 공개적으로 조의를 표시하는 행위를 모두 처벌하겠다며 당초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이런 대응은 북한을 자극했고, 김영삼 정부 내내 남북관계는 경색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한국 내부에 조문을 둘러싼 남남갈등이 대단히 극심하게 진행이 됐었습니다.
그리고 남남갈등 때문에 사실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일정하게 부정적 비용을 치뤘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부에서 초당적 협력, 사회적 합의, 정치적 합의 같은 것들을 도출하는 일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일정하게 좀 교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중국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시작으로 정치국 상무위원 9명 모두가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했습니다.
러시아는 메드베데프 대통령 명의의 조전을 보냈고, 일본은 정부 대변인인 후지무라 관방장관의 성명을 통해 조의를 표했습니다.
미국 역시 우리 정부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명의로 북한 주민에 ‘위로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인터뷰>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대부분의 많은 그 주변 국가들이 그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에 조의를 표명하거나 심지어 그 반기문 유엔 사무 총장도 조의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관계 개선이 그들 국가 이익에 좀 부합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겁니다."
정부 역시 이번 사태를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전방부대 성탄트리를 점등하지 않고 군경계태세를 높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여야 지도부를 만나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북한에게 필요하다면 인도적 지원도 해가면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유도해나갈 수 있는 그런 적극적 관여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정책적 기조 속에서 앞으로 대북관계라든지 주변국 관계를 운영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보고요. 새로운 시대에 맞게 대북정책이 필요해진만큼 일종의 한반도 대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조문논란은 우리에게 남북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고심 끝에 부분 조문을 허용한 것은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때 조문 거부로 극심한 남남갈등과 남북관계 악화를 경험했던 게 교훈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동족이자 교류와 협력을 통해 통일을 해야 할 대상입니다.
과거의 기억이나 감정보다, 국가 이익과 통일의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생각해본다면 조문 논란을 둘러싼 남남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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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위원장 사망 ‘조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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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12-24 10:02:24
- 수정2011-12-26 09:49:38
<앵커 멘트>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공식 조의를 표하지 않고, 조문도 답례 조문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반면 북한은 동포애와 인륜의 측면에서 조문은 당연한 도리라며 남한의 모든 조문단을 받고 편의와 안전도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조문 허용 수위와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소라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뷰> 조미현(서울시 상암동) : "굉장히 많이 충격적이었고요. 일단은 제일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과연 김정일의 사망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될지가 가장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차기철(경기도 여주시) : "아 좀 갑자기 의아했지만 좀 뭐라 그럴까? 올게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짜피 김정일은 몸이 안좋다고 그래서 좀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이경생(서울시 자양동) : "우리나라 통일이 좀 빨리 다가오겠구나, 생각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죽음은 우리에게 놀라움뿐만 아니라, 한 가지 큰 고민을 던져줬습니다.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시하고, 조문을 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보수단체는 조문 반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인터뷰> 봉태홍(라이트 코리아 대표) : "북한은 온갖 도발과 테러, 특히 천안함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문을 가느니 마느니 이런 논란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진보단체는 조문단을 파견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자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박정은(참여연대 평화국제팀장) : "향후 남북관계를 생각한다고 하면 정부가 이 문제에 있어서는 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의표명과 조문단 파견까지 정부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회에서도 조문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윤상현(한나라당 의원/지난 20일, 국회 외통위) : "김정일 죽음을 정말로 슬퍼하고 애도하고 조문단을 파견해서 상주에게 위로하고 싶나. 제가 보기에 파견해서 안된다."
<녹취> 박주선(민주통합당 의원/지난 20일, 국회 외통위) : "외교적 차원이나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조의를 표하고 조문단 보내는 것이 저는 맞다고 보는데"
일반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립니다.
<인터뷰> 노태주(서울시 대치동) : "남북관계를 좀 더 해소시킬 수 있는 차원에서 조문을 허용하고 그런 수순을 밟아서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조문도 이뤄져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터뷰> 주민재(부산시 동삼동) : "그 좀 안 좋은 면들이 많았고 그 다음 해온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위문한다는 것은 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 28시간 만에 조문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녹취> 류우익(통일부 장관) :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정부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고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대하여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입니다."
통일부를 통한 조의문 전달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발표 이후 국회에서는 여야 간의 두 번째 조문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민주통합당의 원혜영대표가 먼저 국회 차원에서라도 조문단을 보내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의 조치를 존중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정부의 조치를 두고 남남갈등을 막고, 북한에 유화적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적절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위로의 말을 전하고 그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런 어떤 행동을 취하는 선에서 매듭을 짓고 지난번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나 정몽헌 회장 사망 때 북한에서 조의 표명을 했고 또 조문단이 왔었기 때문에 일종의 상호주의적 차원에서, 또 인간의 정리적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방북을 허용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절반밖에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인터뷰>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정일 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는 측면도 사실은 있습니다.정부가 조의를 표명했지만 더 나아가서 만약 조문단을 파견할 수 있었다면 남북관계에서 한국 정부가 일정하게 이니셔티브를 좀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숨졌습니다.
김영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불과 보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즉시 대북방어태세와 감시태세를 격상시켰습니다.
또 조문단 파견은 물론 조의표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민간차원의 방북조문과 조의문 전달도 모두 불허했습니다.
당시 여당인 민자당은 정부의 조치를 지지했지만 야당과 재야단체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이부영(당시 민주당 의원/1994.7.11. 국회 외통위) : "같은 민족으로서 우리 쪽에서 조문단 파견을 하겠다는 것을 의사 표시할 뜻이 없는지"
<녹취> 이홍구(당시 통일원 장관/1994.7.11. 국회 외통위) : "정부는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려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적 합의가 없다고 말씀드려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당초 외국 조문객을 받지 않겠다던 북한이 남한은 예외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조문논란은 더 확산됐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1994.7.15) : "조의를 표시하며 추도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평양에 오는 남조선의 조문단이나 조문객들을 따뜻한 동포애로 맞이할 것이다."
정부는 제3국을 통한 조문 방북이나 국내에서 공개적으로 조의를 표시하는 행위를 모두 처벌하겠다며 당초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이런 대응은 북한을 자극했고, 김영삼 정부 내내 남북관계는 경색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한국 내부에 조문을 둘러싼 남남갈등이 대단히 극심하게 진행이 됐었습니다.
그리고 남남갈등 때문에 사실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일정하게 부정적 비용을 치뤘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부에서 초당적 협력, 사회적 합의, 정치적 합의 같은 것들을 도출하는 일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일정하게 좀 교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중국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시작으로 정치국 상무위원 9명 모두가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했습니다.
러시아는 메드베데프 대통령 명의의 조전을 보냈고, 일본은 정부 대변인인 후지무라 관방장관의 성명을 통해 조의를 표했습니다.
미국 역시 우리 정부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명의로 북한 주민에 ‘위로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인터뷰>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대부분의 많은 그 주변 국가들이 그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에 조의를 표명하거나 심지어 그 반기문 유엔 사무 총장도 조의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관계 개선이 그들 국가 이익에 좀 부합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겁니다."
정부 역시 이번 사태를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전방부대 성탄트리를 점등하지 않고 군경계태세를 높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여야 지도부를 만나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북한에게 필요하다면 인도적 지원도 해가면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유도해나갈 수 있는 그런 적극적 관여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정책적 기조 속에서 앞으로 대북관계라든지 주변국 관계를 운영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보고요. 새로운 시대에 맞게 대북정책이 필요해진만큼 일종의 한반도 대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조문논란은 우리에게 남북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고심 끝에 부분 조문을 허용한 것은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때 조문 거부로 극심한 남남갈등과 남북관계 악화를 경험했던 게 교훈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동족이자 교류와 협력을 통해 통일을 해야 할 대상입니다.
과거의 기억이나 감정보다, 국가 이익과 통일의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생각해본다면 조문 논란을 둘러싼 남남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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