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60년 넘는 혈맹…북·중 新밀월시대

입력 2011.12.2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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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 뒤, 처음으로 공개된 평양의 모습입니다.



눈물바다가 된 평양을 전 세계에 가장 먼저 알린 건 바로 중국의 CCTV 였습니다.



긴밀한 북중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데요.



중국은 이례적으로 후진타오 주석 등 9명의 상무위원 전원이 조문하는 등 대북 외교에 공을 들였습니다.



북중 간 ’신 밀월시대’가 도래했단 이야기가 나옵니다.



먼저 유지향 기자가 60년이 넘는 북중 혈맹의 역사를 정리해 드립니다.



<리포트>



6.25전쟁 당시, 마오쩌둥은 중공군 백만 명을 파병해 김일성을 지원했습니다.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을 포함해 18만 명에 달하는 중공군이 숨지면서 이때부터 북중관계는 피로 맺어졌단 말이 나오게 됩니다.



1961년 체결한 ’조중 우호 조약’에선 어느 한쪽이 전쟁에 돌입하면 지체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해 군사 동맹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중국이 개혁 개방에 박차를 가하며 양국은 소원해지기 시작했고, 1992년 중국이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으면서 북중관계는 급속도로 나빠집니다.



특히 김일성 사후 극심한 경제난과 외교적 고립에 처한 김정일 체제가 핵무기 개발을 시작하며 마찰은 커졌습니다.



2000년 중반 이후 중국은 세계 2위 대국으로 급성장하면서 2009년 즈음, 대북 전략을 다시 압박에서 지원으로 바꿨습니다.



급기야 지난해엔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사실상 승인하기에 이르릅니다.



<인터뷰>조선중앙TV(2010년 8월 30일) : "조중 친선을 시대와 더불어 전진시키고 대를 이어 전해가는 것은 쌍방의 공동의 역사적 책임이라고 하면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의 ’순망치한’으로 표현되는 북중관계,



중국은 김정일 사후 당분간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도록 지원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멘트>



중국이 이렇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속내는 뭘까요?



미국 견제용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유지향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설명해 드립니다.



<리포트>



중국은 1차 목표가 경제 성장인만큼 한반도가 안정되길 원합니다.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건 북한 체제가 붕괴돼 탈북 난민들이 대거 국경을 넘어 오고, 미국의 영향권인 한국과 국경을 맞대는 겁니다.



최근 미국은 중국의 전통적 영향권인 아시아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위기감을 느낀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는 이른바 ’쿠션’, 완충지대로 북한을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략은 북한 경제를 자국에 종속시키는 겁니다.



창-진-투 개발의 일환으로 나진항을 쓰기로 하면서 동해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고,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국경을 더 쉽게 드나들수 있게 됐습니다.



주요 광산의 채굴권까지 확보했습니다.



이제 북한 무역의 중국 의존비율이 80%가 넘을 정돕니다.



<기자 멘트>



중국은 이제 북한을 넘어 동북아 전역으로 영향력을 키우려 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원종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김정일 사후 주변국 정상, 그것도 중일 정상이 처음 만났습니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 중국의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부각된 만남.



일본은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고, 중국은 관련국들의 냉정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한.미.일.러 네 나라에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북한 후견인을 넘어 한반도 안정 관리자로서 포스트 김정일 시대 동북아 정세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친 셈입니다.



여기엔 대북 영향력에 대한 자신감도 깔려 있습니다.



<인터뷰>자칭궈(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 "북중 협력관계는 김정일 사망으로 중단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과의 협력관계 유지를 바라고 있습니다."



다음달 초에는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이 만나 김정일 사후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북한을 지렛대로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 행보에 주변국들의 경계는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북중 관계는 혈맹, 밀월인데, 김정일 사후, 한중 관계에서는 미묘한 이상기류가 관측됐었죠.



미국 쏠림 현상을 조정해 대 중국 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됩니다.



송현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 대사관을 찾아 중국 지도부 전원이 조문을 하는 북중 관계,



반면 정상 간 통화가 안돼 소통이 지적된 한중 관계.



그래서 내일, 김정일 위원장 사후 한중간 첫 고위급 대화인 한중 전략 대화가 주목됩니다.



중국 외교가 2인자라는 장즈쥔 상무부부장가 참석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대북 정책 조율이 최우선 의제이지만, 매끄럽지 못했던 관계가 어떻게 다뤄질지도 관심사입니다.



중국이 절대적인 대북 영향력을 지니게 될 터이고, 또 한반도에 돌발 변수가 생길 경우를 가정한다면, 대중국 외교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김흥규(성신여대 교수)



또 남북 관계의 경색을 풀기 위한 주도적 노력과 한미간 협력 강화로 북한의 지나친 중국 쏠림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송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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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60년 넘는 혈맹…북·중 新밀월시대
    • 입력 2011-12-26 22:04:35
    뉴스 9
<앵커 멘트>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 뒤, 처음으로 공개된 평양의 모습입니다.

눈물바다가 된 평양을 전 세계에 가장 먼저 알린 건 바로 중국의 CCTV 였습니다.

긴밀한 북중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데요.

중국은 이례적으로 후진타오 주석 등 9명의 상무위원 전원이 조문하는 등 대북 외교에 공을 들였습니다.

북중 간 ’신 밀월시대’가 도래했단 이야기가 나옵니다.

먼저 유지향 기자가 60년이 넘는 북중 혈맹의 역사를 정리해 드립니다.

<리포트>

6.25전쟁 당시, 마오쩌둥은 중공군 백만 명을 파병해 김일성을 지원했습니다.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을 포함해 18만 명에 달하는 중공군이 숨지면서 이때부터 북중관계는 피로 맺어졌단 말이 나오게 됩니다.

1961년 체결한 ’조중 우호 조약’에선 어느 한쪽이 전쟁에 돌입하면 지체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해 군사 동맹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중국이 개혁 개방에 박차를 가하며 양국은 소원해지기 시작했고, 1992년 중국이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으면서 북중관계는 급속도로 나빠집니다.

특히 김일성 사후 극심한 경제난과 외교적 고립에 처한 김정일 체제가 핵무기 개발을 시작하며 마찰은 커졌습니다.

2000년 중반 이후 중국은 세계 2위 대국으로 급성장하면서 2009년 즈음, 대북 전략을 다시 압박에서 지원으로 바꿨습니다.

급기야 지난해엔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사실상 승인하기에 이르릅니다.

<인터뷰>조선중앙TV(2010년 8월 30일) : "조중 친선을 시대와 더불어 전진시키고 대를 이어 전해가는 것은 쌍방의 공동의 역사적 책임이라고 하면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의 ’순망치한’으로 표현되는 북중관계,

중국은 김정일 사후 당분간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도록 지원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멘트>

중국이 이렇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속내는 뭘까요?

미국 견제용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유지향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설명해 드립니다.

<리포트>

중국은 1차 목표가 경제 성장인만큼 한반도가 안정되길 원합니다.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건 북한 체제가 붕괴돼 탈북 난민들이 대거 국경을 넘어 오고, 미국의 영향권인 한국과 국경을 맞대는 겁니다.

최근 미국은 중국의 전통적 영향권인 아시아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위기감을 느낀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는 이른바 ’쿠션’, 완충지대로 북한을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략은 북한 경제를 자국에 종속시키는 겁니다.

창-진-투 개발의 일환으로 나진항을 쓰기로 하면서 동해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고,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국경을 더 쉽게 드나들수 있게 됐습니다.

주요 광산의 채굴권까지 확보했습니다.

이제 북한 무역의 중국 의존비율이 80%가 넘을 정돕니다.

<기자 멘트>

중국은 이제 북한을 넘어 동북아 전역으로 영향력을 키우려 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원종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김정일 사후 주변국 정상, 그것도 중일 정상이 처음 만났습니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 중국의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부각된 만남.

일본은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고, 중국은 관련국들의 냉정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한.미.일.러 네 나라에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북한 후견인을 넘어 한반도 안정 관리자로서 포스트 김정일 시대 동북아 정세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친 셈입니다.

여기엔 대북 영향력에 대한 자신감도 깔려 있습니다.

<인터뷰>자칭궈(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 "북중 협력관계는 김정일 사망으로 중단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과의 협력관계 유지를 바라고 있습니다."

다음달 초에는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이 만나 김정일 사후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북한을 지렛대로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 행보에 주변국들의 경계는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북중 관계는 혈맹, 밀월인데, 김정일 사후, 한중 관계에서는 미묘한 이상기류가 관측됐었죠.

미국 쏠림 현상을 조정해 대 중국 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됩니다.

송현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 대사관을 찾아 중국 지도부 전원이 조문을 하는 북중 관계,

반면 정상 간 통화가 안돼 소통이 지적된 한중 관계.

그래서 내일, 김정일 위원장 사후 한중간 첫 고위급 대화인 한중 전략 대화가 주목됩니다.

중국 외교가 2인자라는 장즈쥔 상무부부장가 참석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대북 정책 조율이 최우선 의제이지만, 매끄럽지 못했던 관계가 어떻게 다뤄질지도 관심사입니다.

중국이 절대적인 대북 영향력을 지니게 될 터이고, 또 한반도에 돌발 변수가 생길 경우를 가정한다면, 대중국 외교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김흥규(성신여대 교수)

또 남북 관계의 경색을 풀기 위한 주도적 노력과 한미간 협력 강화로 북한의 지나친 중국 쏠림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송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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