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흑룡’이 대세? ‘황금돼지’는 운다

입력 2011.12.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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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2년이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띠 해라죠, 덩달아 용 캐릭터 상품들도 많이 등장했더군요

네, 이렇게 올해의 띠가 특별한 행운을 가져온다는 믿음에 출산을 계획한 부부들도 적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2007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재물 복을 타고난다는 황금돼지띠라 해서 출산율이 10%나 증가했는데요

그런데 이런 출산열기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네요 김기흥 기자, 일단 어린이집 들어가는 것부터 애를 먹는다고요?

<기자 멘트>

요즘 황금돼지띠는 울고 있습니다.

출산률이 급증하다 보니 산후조리원을 잡는 것에서부터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경쟁이 참 치열한데요.

재물 복을 타고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돕니다.

해마다 벌어지는 <띠 마케팅> 이렇다 보니 특별한 띠가 아닌 해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달아오르고 있는 <흑룡띠 마케팅>을 취재했습니다.

사흘 앞으로 바짝 다가온 2012년. 60년 만에 여의주를 물고 온다는 흑룡띠의 해인데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는 대형 흑룡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벌써부터 흑룡띠 마케팅이 시작되었다 것을 의미하는데요,

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을 꾹꾹 눌러 담아 용의 몸체를 덮은 복주머니에 넣습니다.

<인터뷰> 김한중 (서울시 불광동): "(아내의) 뱃속에 아기가 있어요. 내년이 흑룡띠라고 해서 좋은 기운을 가지고 아기가 태어난다고 하는데 하늘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흑룡띠 특수를 노리며 검은 용이 새겨진 제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2012년에 진행될 경품 행사에도 용이 빠짐없이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이상혁 (백화점 마케팅팀 직원): "흑룡이 가진 행운을 함께 전달하는 의미에서 사은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유아복 코너에서는 쇼핑을 즐기는 많은 주부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인터뷰> 임혜인 (백화점 직원): "지난 황금돼지띠 해와 백호랑이띠 해를 돌아보면 육아와 출산 용품에서 좋은 반응이 있었습니다. 임진년 흑룡띠 해에도 (출산을 앞둔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는 흑룡띠 해에 아이를 출산 예정인 예비 엄마들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녹취>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라."

<인터뷰> 박정현 (서울시 능동): "기운이 워낙 좋다고 하고, 60년 만에 돌아온다고 하니까 더욱 기분이 좋아요. 윤달을 피해서 낳는 게 좋다고 해요."

<인터뷰> 홍승혁 (서울시 장안동): "(내년에 태어날 아기가) 사회적으로 훌륭하고 큰 인물이 되길 바랍니다."

용이 상징하는 용기와 비상의 의미와 더불어 신성한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렇다면 사주명리학에서는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요?

<인터뷰> 남덕 (역학연구원 원장): "남자와 여자는 (같은 해에 태어나더라도) 운이 다릅니다. 남자는 2월 4일 이후, 2월에 태어난다면 95퍼센트의 확률을 가지고 50년 (동안 운이 지속합니다.) 인생에서 50년의 운이 왔다는 것은 대박이고, 경사입니다. 반대로 여자는 7월에 태어난다면 큰 행운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봅니다.)"

지난 2007년 재물을 몰고 온다며 화제가 되었던 황금돼지띠. 호랑이의 기상과 강한 금의 기운을 가지고 태어난다던 2010년 백호랑이띠의 해에는 실제로 출산율이 각 10퍼센트, 7퍼센트 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출산율이 증가한 만큼 황금돼지띠는 유치원 입학부터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했는데요,

각 유치원에는 황금돼지띠인 5세 어린이의 수가 다른 연령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돼지띠 친구들 손들어볼까요?"

<녹취> "돼지띠요."

<녹취> "황금돼지띠에요"

<인터뷰> 김기정 (유치원 원장): "2007년생 돼지띠 아이들이 입학하는 시점에서는 상담을 하고, 대기하는 학부모의 수가
예년보다 훨씬 많았고요, 약 3대1 경쟁률로 돼지띠 아이들이 유치원에 입학했습니다. 현재 총 정원의 41.2%가 돼지띠 아이들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원이 몰린 유치원에서는 상담을 통해 아이들을 분산시키거나 선착순제, 추첨제 등으로 원생을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황금돼지띠 자녀를 둔 주부들은 유치원 입학이 치열한 경쟁시대를 예고하는 신호탄에 불과하다며 입모아 얘기했는데요,

<녹취> "출산 때문에 산후조리원 잡을 때부터 경쟁이었어요. 자리가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녹취> "병실이 없어서 비싼 돈 주고 특실에서 지냈어요."

<녹취> "황금돼지띠라고 많이 준비하더라고요. 출산예정일이 (다음 해의) 1월 초순이었던 사람은 12월로 앞당겨서 출산하는 사람도 매우 많았어요."

<녹취> "(유치원 입학 몇 달 전부터) 난리가 났죠. 어디를 보내야 하는지, 자리는 있는지."

<녹취> "황금돼지띠라고 해서 유치원에 들어가기도 어렵고요."

<녹취> "황금돼지띠라서 평생 먹을 것 걱정은 없이 살겠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유치원 들어가기도 어렵고, 진학과정에 대한 경쟁률 걱정은 하지 않았죠. "

출산율 증가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아이들이 겪어야 할 경쟁률 역시 증가한 셈입니다.

<인터뷰> 최민숙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 "아기 태어날 때, 산후조리원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유치원이지만, 진학과정과 결혼까지도 (치열한 경쟁이) 계속 이어질 테니까 걱정이 많아요."

노력과 성실함으로 변화하는 것, 바로 운명인데요, 지나치게 속설에 휩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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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2-29 08: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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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2년이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띠 해라죠, 덩달아 용 캐릭터 상품들도 많이 등장했더군요 네, 이렇게 올해의 띠가 특별한 행운을 가져온다는 믿음에 출산을 계획한 부부들도 적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2007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재물 복을 타고난다는 황금돼지띠라 해서 출산율이 10%나 증가했는데요 그런데 이런 출산열기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네요 김기흥 기자, 일단 어린이집 들어가는 것부터 애를 먹는다고요? <기자 멘트> 요즘 황금돼지띠는 울고 있습니다. 출산률이 급증하다 보니 산후조리원을 잡는 것에서부터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경쟁이 참 치열한데요. 재물 복을 타고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돕니다. 해마다 벌어지는 <띠 마케팅> 이렇다 보니 특별한 띠가 아닌 해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달아오르고 있는 <흑룡띠 마케팅>을 취재했습니다. 사흘 앞으로 바짝 다가온 2012년. 60년 만에 여의주를 물고 온다는 흑룡띠의 해인데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는 대형 흑룡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벌써부터 흑룡띠 마케팅이 시작되었다 것을 의미하는데요, 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을 꾹꾹 눌러 담아 용의 몸체를 덮은 복주머니에 넣습니다. <인터뷰> 김한중 (서울시 불광동): "(아내의) 뱃속에 아기가 있어요. 내년이 흑룡띠라고 해서 좋은 기운을 가지고 아기가 태어난다고 하는데 하늘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흑룡띠 특수를 노리며 검은 용이 새겨진 제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2012년에 진행될 경품 행사에도 용이 빠짐없이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이상혁 (백화점 마케팅팀 직원): "흑룡이 가진 행운을 함께 전달하는 의미에서 사은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유아복 코너에서는 쇼핑을 즐기는 많은 주부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인터뷰> 임혜인 (백화점 직원): "지난 황금돼지띠 해와 백호랑이띠 해를 돌아보면 육아와 출산 용품에서 좋은 반응이 있었습니다. 임진년 흑룡띠 해에도 (출산을 앞둔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는 흑룡띠 해에 아이를 출산 예정인 예비 엄마들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녹취>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라." <인터뷰> 박정현 (서울시 능동): "기운이 워낙 좋다고 하고, 60년 만에 돌아온다고 하니까 더욱 기분이 좋아요. 윤달을 피해서 낳는 게 좋다고 해요." <인터뷰> 홍승혁 (서울시 장안동): "(내년에 태어날 아기가) 사회적으로 훌륭하고 큰 인물이 되길 바랍니다." 용이 상징하는 용기와 비상의 의미와 더불어 신성한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렇다면 사주명리학에서는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요? <인터뷰> 남덕 (역학연구원 원장): "남자와 여자는 (같은 해에 태어나더라도) 운이 다릅니다. 남자는 2월 4일 이후, 2월에 태어난다면 95퍼센트의 확률을 가지고 50년 (동안 운이 지속합니다.) 인생에서 50년의 운이 왔다는 것은 대박이고, 경사입니다. 반대로 여자는 7월에 태어난다면 큰 행운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봅니다.)" 지난 2007년 재물을 몰고 온다며 화제가 되었던 황금돼지띠. 호랑이의 기상과 강한 금의 기운을 가지고 태어난다던 2010년 백호랑이띠의 해에는 실제로 출산율이 각 10퍼센트, 7퍼센트 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출산율이 증가한 만큼 황금돼지띠는 유치원 입학부터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했는데요, 각 유치원에는 황금돼지띠인 5세 어린이의 수가 다른 연령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돼지띠 친구들 손들어볼까요?" <녹취> "돼지띠요." <녹취> "황금돼지띠에요" <인터뷰> 김기정 (유치원 원장): "2007년생 돼지띠 아이들이 입학하는 시점에서는 상담을 하고, 대기하는 학부모의 수가 예년보다 훨씬 많았고요, 약 3대1 경쟁률로 돼지띠 아이들이 유치원에 입학했습니다. 현재 총 정원의 41.2%가 돼지띠 아이들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원이 몰린 유치원에서는 상담을 통해 아이들을 분산시키거나 선착순제, 추첨제 등으로 원생을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황금돼지띠 자녀를 둔 주부들은 유치원 입학이 치열한 경쟁시대를 예고하는 신호탄에 불과하다며 입모아 얘기했는데요, <녹취> "출산 때문에 산후조리원 잡을 때부터 경쟁이었어요. 자리가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녹취> "병실이 없어서 비싼 돈 주고 특실에서 지냈어요." <녹취> "황금돼지띠라고 많이 준비하더라고요. 출산예정일이 (다음 해의) 1월 초순이었던 사람은 12월로 앞당겨서 출산하는 사람도 매우 많았어요." <녹취> "(유치원 입학 몇 달 전부터) 난리가 났죠. 어디를 보내야 하는지, 자리는 있는지." <녹취> "황금돼지띠라고 해서 유치원에 들어가기도 어렵고요." <녹취> "황금돼지띠라서 평생 먹을 것 걱정은 없이 살겠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유치원 들어가기도 어렵고, 진학과정에 대한 경쟁률 걱정은 하지 않았죠. " 출산율 증가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아이들이 겪어야 할 경쟁률 역시 증가한 셈입니다. <인터뷰> 최민숙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 "아기 태어날 때, 산후조리원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유치원이지만, 진학과정과 결혼까지도 (치열한 경쟁이) 계속 이어질 테니까 걱정이 많아요." 노력과 성실함으로 변화하는 것, 바로 운명인데요, 지나치게 속설에 휩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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