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2011 한국 경제의 ‘명과 암’

입력 2011.12.3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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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우리 경제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1년 내내 출렁거렸는데요.

시청자 여러분, 살림살이는 좀 어떠셨나요?

고단했던 올 한해 경제상황을 이정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음식재료부터 공산품까지, 고공행진을 계속한 장바구니 물가는 서민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인터뷰> 이연규(주부) : "작년에는 10만 원 가지고 또 쓸게 있었다면 올해는 살게 없다고 할까, 너무 심각해"

<인터뷰> 윤진희(주부) :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공공요금도 많이 오르고, 그런데 월급은 그대로니까.."

대형마트 틈새의 재래시장.

올해는 벌이가 줄어 그저 빚 안지고 버티는 게 목표가 됐습니다.

<인터뷰> 이강숙(재래시장 상인) : " 배달을 다 시키고 그러니까 저희는 그냥 빠진 물건, 명절에도 저희한테 와서 물건을 사가는게 아니라 다 마트에서 사가고.."

9년만에 최고상승률을 기록한 전세값.

겨울 들어 다소 진정세지만 여전히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김보경(부동산업) : " (전세값이) 4,5천 선은 쉽게 올라갔고요. 대형 평수 같은 경우도 오름세가 3,4천이 오르락 내리락이 바로 보일 정도로.."

2-30대에게 특히 좁았던 일자리, 구직이 안되니 소비가 줄고, 장사가 안되니 빚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인터뷰>오모 씨(음식업주) :" 빚 갚고 이리저리 메꾸고 하느라고 맨날 제자리 걸음, 거기서 상황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

고물가에 전.월세난, 가계빚에 취업난까지 서민들에게는 유난히 고단했던 한 해였습니다.

<앵커 멘트>

올 한해 한국과 세계경제를 돌아보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조현진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올 한해 경제를 숫자로 풀어봤습니다.

<리포트>

먼저, 숫자 '1'입니다.

상위 1%에 대한 99%의 불만이 터져나온 한 해, 양극화 심화는 세계 경제의 화두였습니다.

3' 경제성장률이 3%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에 경기둔화가 가시화됐습니다.

'4'와 '12'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4%,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12%입니다.

서민 허리를 휘게 한 숫자들입니다.

'16'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이 16개. 불법과 부패, 부실감독이 곪아 터졌습니다.

'22' 청년층 체감실업률 22%, 젊은이들 일자리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1조'와 '900조' 가계 빚이 900조 원을 넘었습니다.

한편, 무역액은 1조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무역, 그 가운데에서도 수출은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 준 가장 큰 힘이었는데요.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성과와 과제를 최대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올 한해 우리 무역, 특히 수출은 화려한 성적표를 자랑했습니다.

수출 실적은 지난해보다 18% 정도 늘어난 5천5백 억 달러, 사상 최대치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7월 한-EU FTA가 발효되고, 4년 4개월을 끌어오던 한미 FTA 비준안도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우리 무역은 전환기를 맞습니다.

두 거대 경제권과의 FTA로 우리는 해마다 38억 달러 정도의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반면 이런 FTA의 긍정적 효과가 일부 수출 대기업에게만 집중돼 대, 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큰 상황입니다.

<인터뷰>정운찬(동반성장위원장/지난 13일) : "대다수 국민은 스스로 가난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부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분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과 이익 공유제 등이 추진됐지만,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앵커 멘트>

환율에 민감한 수출입 기업 관계자나 주식 투자자 분들은 지난 한해 마음 편한 날이 별로 없으셨을 겁니다.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어느 해보다 변동성이 컸던 올해 금융시장을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3월, 일본 대지진의 충격을 극복하고 5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만 해도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시장은 급변했습니다.

5월 2,228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9월에는 1,652로 떨어져 낙폭이 무려 576포인트, 25%가 넘었습니다.

환율도 미화 1달러에 1050원에서 1200원 사이를 오르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불법과 부패가 만연했던 저축은행의 영업정지까지 잇따랐습니다.

치솟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살리기 위해 당국은 저금리 기조를 이어갔지만 해외 충격과 부동산 가격 변동에 취약한 금융시스템, 그리고 급증하는 가계 빚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불안요솝니다.

문제는 내년입니다.

<인터뷰>김중수(한국은행 총재) : "주요국 경제의 부진 및 국제금융시장 불안 지속 가능성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변동성이란 파도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한국 경제가 격랑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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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2011 한국 경제의 ‘명과 암’
    • 입력 2011-12-31 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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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우리 경제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1년 내내 출렁거렸는데요. 시청자 여러분, 살림살이는 좀 어떠셨나요? 고단했던 올 한해 경제상황을 이정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음식재료부터 공산품까지, 고공행진을 계속한 장바구니 물가는 서민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인터뷰> 이연규(주부) : "작년에는 10만 원 가지고 또 쓸게 있었다면 올해는 살게 없다고 할까, 너무 심각해" <인터뷰> 윤진희(주부) :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공공요금도 많이 오르고, 그런데 월급은 그대로니까.." 대형마트 틈새의 재래시장. 올해는 벌이가 줄어 그저 빚 안지고 버티는 게 목표가 됐습니다. <인터뷰> 이강숙(재래시장 상인) : " 배달을 다 시키고 그러니까 저희는 그냥 빠진 물건, 명절에도 저희한테 와서 물건을 사가는게 아니라 다 마트에서 사가고.." 9년만에 최고상승률을 기록한 전세값. 겨울 들어 다소 진정세지만 여전히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김보경(부동산업) : " (전세값이) 4,5천 선은 쉽게 올라갔고요. 대형 평수 같은 경우도 오름세가 3,4천이 오르락 내리락이 바로 보일 정도로.." 2-30대에게 특히 좁았던 일자리, 구직이 안되니 소비가 줄고, 장사가 안되니 빚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인터뷰>오모 씨(음식업주) :" 빚 갚고 이리저리 메꾸고 하느라고 맨날 제자리 걸음, 거기서 상황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 고물가에 전.월세난, 가계빚에 취업난까지 서민들에게는 유난히 고단했던 한 해였습니다. <앵커 멘트> 올 한해 한국과 세계경제를 돌아보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조현진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올 한해 경제를 숫자로 풀어봤습니다. <리포트> 먼저, 숫자 '1'입니다. 상위 1%에 대한 99%의 불만이 터져나온 한 해, 양극화 심화는 세계 경제의 화두였습니다. 3' 경제성장률이 3%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에 경기둔화가 가시화됐습니다. '4'와 '12'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4%,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12%입니다. 서민 허리를 휘게 한 숫자들입니다. '16'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이 16개. 불법과 부패, 부실감독이 곪아 터졌습니다. '22' 청년층 체감실업률 22%, 젊은이들 일자리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1조'와 '900조' 가계 빚이 900조 원을 넘었습니다. 한편, 무역액은 1조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무역, 그 가운데에서도 수출은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 준 가장 큰 힘이었는데요.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성과와 과제를 최대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올 한해 우리 무역, 특히 수출은 화려한 성적표를 자랑했습니다. 수출 실적은 지난해보다 18% 정도 늘어난 5천5백 억 달러, 사상 최대치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7월 한-EU FTA가 발효되고, 4년 4개월을 끌어오던 한미 FTA 비준안도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우리 무역은 전환기를 맞습니다. 두 거대 경제권과의 FTA로 우리는 해마다 38억 달러 정도의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반면 이런 FTA의 긍정적 효과가 일부 수출 대기업에게만 집중돼 대, 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큰 상황입니다. <인터뷰>정운찬(동반성장위원장/지난 13일) : "대다수 국민은 스스로 가난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부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분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과 이익 공유제 등이 추진됐지만,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앵커 멘트> 환율에 민감한 수출입 기업 관계자나 주식 투자자 분들은 지난 한해 마음 편한 날이 별로 없으셨을 겁니다.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어느 해보다 변동성이 컸던 올해 금융시장을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3월, 일본 대지진의 충격을 극복하고 5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만 해도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시장은 급변했습니다. 5월 2,228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9월에는 1,652로 떨어져 낙폭이 무려 576포인트, 25%가 넘었습니다. 환율도 미화 1달러에 1050원에서 1200원 사이를 오르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불법과 부패가 만연했던 저축은행의 영업정지까지 잇따랐습니다. 치솟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살리기 위해 당국은 저금리 기조를 이어갔지만 해외 충격과 부동산 가격 변동에 취약한 금융시스템, 그리고 급증하는 가계 빚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불안요솝니다. 문제는 내년입니다. <인터뷰>김중수(한국은행 총재) : "주요국 경제의 부진 및 국제금융시장 불안 지속 가능성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변동성이란 파도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한국 경제가 격랑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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