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기반 시설 지연, 2기 신도시 ‘삐걱’

입력 2012.01.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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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분당과 일산으로 대표되는 1기 신도시가 주택난 해결과 집값 안정에 기여하면서, 서울에서 30에서 50킬로미터 떨어진 수도권에 2기 신도시 10곳을 건설중입니다.



하지만 기반시설이 뒤따르지 못해 곳곳에서 마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창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명품 신도시로 광고되는 광교 신도시.



8백 가구가 입주한 지구지만 단지 앞은 여전히 공사판입니다.



입주 전 완공을 약속한 도로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조병모(광교신도시 입주자) : "아무것도 돼 있는게 없어요. 도시를 만들려면 도로라든가 입주민 편의시설을 만들고 입주를 해야하는데...."



김포 한강신도시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해 10월 말 입주를 시작했지만 세 집 가운데 두 집이 비어 있습니다.



<인터뷰> 임성빈(한강신도시 입주 예정자 : "학부모들 많이 있는데 먼지구덩이에서 애들 어떻게 보내요. 그래서 못들어오는 거죠."



부지조성작업이 한창인 양주 신도시 옥정지구도 기반시설 건설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당초 LH는 도로와 스포츠센터,동사무소 등 기반시설에 6700억 원을 쓰기로 약속했지만 감액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감사원의 지원사업 재검토 권고 때문입니다.



<인터뷰> 허정문(LH 녹색도시사업처 부장) : "과거에는 공사에 기반시설 요구가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시설 등을 협의해 적극 개선하고 있습니다."



기반 시설이 지연되면서 2기 신도시 지역 곳곳이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문제는 2기 신도시의 수요가 탄탄하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은 물론 택지 분양마저 쉽지 않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정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주 신도시 개발지입니다.



토지 조성작업이 한창입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위례나 판교와는 달리 택지분양조차 힘겹습니다.



이곳은 주택용지로 32필지를 분양했는데 절반도 안돼는 15필지만 팔렸습니다.



그나마 분양을 받아도 걱정입니다.



파주 신도시의 경우 분양가보다도 10%이상 떨어진 곳이 적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먼저 부동산 경기가 안좋습니다.



기반 시설이 지연되고 있죠.



또 2기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곳에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진 것입니다.



일본도 신도시를 통해 도심 인구를 흡수해 왔는데요.



도쿄 인근 다마 신도시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홍수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쿄 도심에서 50여km 떨어진 다마신도시입니다.



낡은 저층아파트들이 늘어선 나가야마 지구.



1972년 입주를 시작해 40년이 된 이 곳에는 노인들 이외에 오가는 사람을 보기 힘듭니다.



<인터뷰> 주민 : "처음 지었을땐 애들데리고 가족이 살았지만, 다 큰 아이들은 나가고 이제는 노인들 뿐이죠"



한때 20만명이 넘었던 인구는 14만명으로 줄었고, 60대 이상이 40%를 넘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는 벌써 몇년 째 비어 있습니다.



초등학교를 비롯해 중학교까지 벌써 20곳 이상이 폐교하거나 합병됐습니다.



<인터뷰> 주민(40년 거주) : "벌써 언제 문닫았다고요..애들이 있어야 학교가 있죠.젊은이들이 없으니까..."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교육은 물론 상업기능도 위축됐습니다.



주변 상가에도 이렇게 문을 닫는 가게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20년전 부동산 버블 붕괴로 도쿄 도심 주택값이 폭락한 점도 젊은이들이 도심을 찾아 떠난 이윱니다.



다마 신도시의 예는 기반시설이 부족한 외곽신도시는 노인타운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신도시가 베드타운에 머물면 도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족 기능을 갖춰야 하는데요.



대안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수도권 2기 신도시도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토지 이용계획을 보면 상업, 업무지구는 단지 3-4%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자족기능이 부족한 것입니다.



<인터뷰> 이왕건(국토연구원 도시재생 전략센터장) : "(신도시는) 일자리와 주거가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해야하고요, 추가적인 신도시는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신도시 계획도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오산 세교 3지구엔 당초 2만여 가구를 지을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5월 계획이 취소됐습니다.



인근 1지구에서조차 택지 분양이 안됐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장기적으론 신도시보다 도심으로 재흡수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도심 공간을 고밀도로 개발해 대중 교통망을 중심으로 주거와 일자리를 함께 해결하는 방안, 이른바 압축도시입니다.



<인터뷰> 유병권(국토해양부 도시정책관) : ("압축 도시는) 사는 곳에서 소비하고 일하며 복합적으로 이뤄진다. 도심팽창정책은 압축정책으로 옮겨가야합니다."



하지만 압축도시 추진으로 도심의 집 값 재상승이나 교통 혼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는 정책 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KBS 뉴스 정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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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기반 시설 지연, 2기 신도시 ‘삐걱’
    • 입력 2012-01-16 22:00:51
    뉴스 9
<앵커 멘트>

분당과 일산으로 대표되는 1기 신도시가 주택난 해결과 집값 안정에 기여하면서, 서울에서 30에서 50킬로미터 떨어진 수도권에 2기 신도시 10곳을 건설중입니다.

하지만 기반시설이 뒤따르지 못해 곳곳에서 마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창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명품 신도시로 광고되는 광교 신도시.

8백 가구가 입주한 지구지만 단지 앞은 여전히 공사판입니다.

입주 전 완공을 약속한 도로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조병모(광교신도시 입주자) : "아무것도 돼 있는게 없어요. 도시를 만들려면 도로라든가 입주민 편의시설을 만들고 입주를 해야하는데...."

김포 한강신도시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해 10월 말 입주를 시작했지만 세 집 가운데 두 집이 비어 있습니다.

<인터뷰> 임성빈(한강신도시 입주 예정자 : "학부모들 많이 있는데 먼지구덩이에서 애들 어떻게 보내요. 그래서 못들어오는 거죠."

부지조성작업이 한창인 양주 신도시 옥정지구도 기반시설 건설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당초 LH는 도로와 스포츠센터,동사무소 등 기반시설에 6700억 원을 쓰기로 약속했지만 감액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감사원의 지원사업 재검토 권고 때문입니다.

<인터뷰> 허정문(LH 녹색도시사업처 부장) : "과거에는 공사에 기반시설 요구가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시설 등을 협의해 적극 개선하고 있습니다."

기반 시설이 지연되면서 2기 신도시 지역 곳곳이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문제는 2기 신도시의 수요가 탄탄하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은 물론 택지 분양마저 쉽지 않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정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주 신도시 개발지입니다.

토지 조성작업이 한창입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위례나 판교와는 달리 택지분양조차 힘겹습니다.

이곳은 주택용지로 32필지를 분양했는데 절반도 안돼는 15필지만 팔렸습니다.

그나마 분양을 받아도 걱정입니다.

파주 신도시의 경우 분양가보다도 10%이상 떨어진 곳이 적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먼저 부동산 경기가 안좋습니다.

기반 시설이 지연되고 있죠.

또 2기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곳에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진 것입니다.

일본도 신도시를 통해 도심 인구를 흡수해 왔는데요.

도쿄 인근 다마 신도시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홍수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쿄 도심에서 50여km 떨어진 다마신도시입니다.

낡은 저층아파트들이 늘어선 나가야마 지구.

1972년 입주를 시작해 40년이 된 이 곳에는 노인들 이외에 오가는 사람을 보기 힘듭니다.

<인터뷰> 주민 : "처음 지었을땐 애들데리고 가족이 살았지만, 다 큰 아이들은 나가고 이제는 노인들 뿐이죠"

한때 20만명이 넘었던 인구는 14만명으로 줄었고, 60대 이상이 40%를 넘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는 벌써 몇년 째 비어 있습니다.

초등학교를 비롯해 중학교까지 벌써 20곳 이상이 폐교하거나 합병됐습니다.

<인터뷰> 주민(40년 거주) : "벌써 언제 문닫았다고요..애들이 있어야 학교가 있죠.젊은이들이 없으니까..."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교육은 물론 상업기능도 위축됐습니다.

주변 상가에도 이렇게 문을 닫는 가게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20년전 부동산 버블 붕괴로 도쿄 도심 주택값이 폭락한 점도 젊은이들이 도심을 찾아 떠난 이윱니다.

다마 신도시의 예는 기반시설이 부족한 외곽신도시는 노인타운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신도시가 베드타운에 머물면 도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족 기능을 갖춰야 하는데요.

대안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수도권 2기 신도시도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토지 이용계획을 보면 상업, 업무지구는 단지 3-4%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자족기능이 부족한 것입니다.

<인터뷰> 이왕건(국토연구원 도시재생 전략센터장) : "(신도시는) 일자리와 주거가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해야하고요, 추가적인 신도시는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신도시 계획도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오산 세교 3지구엔 당초 2만여 가구를 지을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5월 계획이 취소됐습니다.

인근 1지구에서조차 택지 분양이 안됐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장기적으론 신도시보다 도심으로 재흡수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도심 공간을 고밀도로 개발해 대중 교통망을 중심으로 주거와 일자리를 함께 해결하는 방안, 이른바 압축도시입니다.

<인터뷰> 유병권(국토해양부 도시정책관) : ("압축 도시는) 사는 곳에서 소비하고 일하며 복합적으로 이뤄진다. 도심팽창정책은 압축정책으로 옮겨가야합니다."

하지만 압축도시 추진으로 도심의 집 값 재상승이나 교통 혼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는 정책 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KBS 뉴스 정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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