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새해 금연 결심, 작심삼일에 그친 분들 많을텐데요.
광고 보면 느끼시겠지만, 금연은 언제라도 늦지 않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금연 캠페인이 한참인데, 최근에 특히 논란이 되는 건 담배의 포장재, 담뱃갑입니다.
먼저 방콕에서 한재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새까맣게 변색된 폐.
폐암에 걸려 사경을 해매는 장면도 있습니다.
태국에서 팔리는 모든 담배엔 이렇게 죽음을 연상시키는 섬뜩한 사진들이 붙어 있습니다.
모두 10가지로 2004년부터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놉폰(태국 질병관리본부 부본부장) : "1년에 태국인 4만~5만 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경고 사진 덕에 태국은 흡연인구를 시행전 1200만 명에서 지난해 990만 명까지 줄였습니다.
<인터뷰> 에카퐁(흡연자) : "사진들을 보면 무서워서 담배를 끊고 싶어져요."
현재 담뱃갑에 경고사진을 넣는 나라는 약 40개 국.
미국도 올 하반기부턴 이 대열에 동참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캐틀린 시벨리우스(미 보건부 장관) : "새로운 경고 사진들은 역사상 가장 강력 하고 효과적인 흡연 경고가 될 것입니다."
캐나다와 핀란드,아일랜드 등은 아예 담배 자판기를 없애고 있습니다.
영국과 뉴질랜드도 상점 내 담배 진열 금지를 추진하는 등 각국이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여러 나라들이 이렇게 애를 쓰고는 있지만, 거대한 다국적 기업인 담배회사들이 이런 규제를 고분고분 받아들일리가 없겠죠.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잇따라 소송을 거는 등, 맞서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입니다.
<리포트>
호주 정부가 올해 말부터 도입하기로 한 담뱃갑입니다.
칙칙한 황록색 포장에 전면 대부분을 경고 사진과 문구로 덮었습니다.
회사 로고는 아예 빠져있고, 대신 맨 아랫부분에 조그맣게 상품명만 적도록 했습니다.
모든 담배를 똑같이 포장해 담뱃갑 디자인으로 인한 광고 효과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겁니다.
담배회사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브랜드 가치를 빼앗는 거라며 즉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앤 에드워즈(필립모리스 대변인) : "담배 회사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재산을 보상 없이 빼앗아 가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지켜져야 할 원칙입니다."
호주 정부는 공공의 이익이 우선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니콜라 록산(호주 보건장관) : "거대 담배회사들이 협박이나 소송으로 겁을 주려고 한다면,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말해주고 싶군요."
패소할 경우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한 담배 회사들은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올해 9월부터 경고 사진 부착을 의무화하기로 한 미국 역시 담배회사와 소송전을 치르고 있고, 우루과이와 노르웨이도 소송에 휘말려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담뱃갑 디자인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생기는 배경은 뭘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심인보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멘트>
전 세계적으로 매년 사망하는 숫자는 5천 7백만 명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6백만명의 죽음이 담배와 관련돼 있다는 게 WHO, 세계보건기구의 설명입니다.
10명 가운데 1명꼴이죠.
음주나 비만 등 다른 요인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이렇게 공중 보건에 치명적인 흡연률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담뱃갑에 이런 경고 사진들을 넣는 건데요.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경고 사진을 넣은지 10년 만에 금연 운동과 함께 흡연률이 4분의 3으로 줄었습니다.
담배 회사들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겠죠.
특히 담배 시장은 4대 메이저 회사가 세계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는만큼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각국 정부와 일전을 불사하고 있는 겁니다.
담뱃갑 경고사진을 둘러싼 전쟁에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요?
박대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포장은 다양하고 화려합니다.
대나무가 그려져 있거나 ’순’이나 ’라이트’같은 문구로 소비자의 시선을 끕니다.
<인터뷰> 김성원(서울 목동) : "대나무, 그러면 조금 자연에 가까운 그런 이미지니까..."
담뱃갑에 경고 사진을 넣는 법안은 이미 8년 전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제대로 심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서홍관(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금연운동협의회장) : "검찰 조사결과에 의하면, 담배회사에서 직원들 명의로 국회의원들을 후원했다는 정황이 발표됐거든요. 그래서 그것이 관련이 있다고 저희들은 믿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다음달 국회에서 경고 사진 도입을 다시 추진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한미 FTA에 따라 담배회사들이 외국에서처럼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상윤(건강과 대안 상임연구원) : "기업의 상표권 침해 때문에 투자자 국가 중재를 담배회사가 걸 것이고, 흔히 ISD라고 하는 것이죠."
막대한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이 시작되면, 기존 금연정책까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시민단체들은 국민 건강이 걸린 문제인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금연정책으로 담배회사들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새해 금연 결심, 작심삼일에 그친 분들 많을텐데요.
광고 보면 느끼시겠지만, 금연은 언제라도 늦지 않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금연 캠페인이 한참인데, 최근에 특히 논란이 되는 건 담배의 포장재, 담뱃갑입니다.
먼저 방콕에서 한재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새까맣게 변색된 폐.
폐암에 걸려 사경을 해매는 장면도 있습니다.
태국에서 팔리는 모든 담배엔 이렇게 죽음을 연상시키는 섬뜩한 사진들이 붙어 있습니다.
모두 10가지로 2004년부터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놉폰(태국 질병관리본부 부본부장) : "1년에 태국인 4만~5만 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경고 사진 덕에 태국은 흡연인구를 시행전 1200만 명에서 지난해 990만 명까지 줄였습니다.
<인터뷰> 에카퐁(흡연자) : "사진들을 보면 무서워서 담배를 끊고 싶어져요."
현재 담뱃갑에 경고사진을 넣는 나라는 약 40개 국.
미국도 올 하반기부턴 이 대열에 동참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캐틀린 시벨리우스(미 보건부 장관) : "새로운 경고 사진들은 역사상 가장 강력 하고 효과적인 흡연 경고가 될 것입니다."
캐나다와 핀란드,아일랜드 등은 아예 담배 자판기를 없애고 있습니다.
영국과 뉴질랜드도 상점 내 담배 진열 금지를 추진하는 등 각국이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여러 나라들이 이렇게 애를 쓰고는 있지만, 거대한 다국적 기업인 담배회사들이 이런 규제를 고분고분 받아들일리가 없겠죠.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잇따라 소송을 거는 등, 맞서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입니다.
<리포트>
호주 정부가 올해 말부터 도입하기로 한 담뱃갑입니다.
칙칙한 황록색 포장에 전면 대부분을 경고 사진과 문구로 덮었습니다.
회사 로고는 아예 빠져있고, 대신 맨 아랫부분에 조그맣게 상품명만 적도록 했습니다.
모든 담배를 똑같이 포장해 담뱃갑 디자인으로 인한 광고 효과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겁니다.
담배회사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브랜드 가치를 빼앗는 거라며 즉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앤 에드워즈(필립모리스 대변인) : "담배 회사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재산을 보상 없이 빼앗아 가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지켜져야 할 원칙입니다."
호주 정부는 공공의 이익이 우선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니콜라 록산(호주 보건장관) : "거대 담배회사들이 협박이나 소송으로 겁을 주려고 한다면,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말해주고 싶군요."
패소할 경우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한 담배 회사들은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올해 9월부터 경고 사진 부착을 의무화하기로 한 미국 역시 담배회사와 소송전을 치르고 있고, 우루과이와 노르웨이도 소송에 휘말려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담뱃갑 디자인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생기는 배경은 뭘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심인보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멘트>
전 세계적으로 매년 사망하는 숫자는 5천 7백만 명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6백만명의 죽음이 담배와 관련돼 있다는 게 WHO, 세계보건기구의 설명입니다.
10명 가운데 1명꼴이죠.
음주나 비만 등 다른 요인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이렇게 공중 보건에 치명적인 흡연률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담뱃갑에 이런 경고 사진들을 넣는 건데요.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경고 사진을 넣은지 10년 만에 금연 운동과 함께 흡연률이 4분의 3으로 줄었습니다.
담배 회사들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겠죠.
특히 담배 시장은 4대 메이저 회사가 세계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는만큼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각국 정부와 일전을 불사하고 있는 겁니다.
담뱃갑 경고사진을 둘러싼 전쟁에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요?
박대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포장은 다양하고 화려합니다.
대나무가 그려져 있거나 ’순’이나 ’라이트’같은 문구로 소비자의 시선을 끕니다.
<인터뷰> 김성원(서울 목동) : "대나무, 그러면 조금 자연에 가까운 그런 이미지니까..."
담뱃갑에 경고 사진을 넣는 법안은 이미 8년 전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제대로 심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서홍관(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금연운동협의회장) : "검찰 조사결과에 의하면, 담배회사에서 직원들 명의로 국회의원들을 후원했다는 정황이 발표됐거든요. 그래서 그것이 관련이 있다고 저희들은 믿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다음달 국회에서 경고 사진 도입을 다시 추진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한미 FTA에 따라 담배회사들이 외국에서처럼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상윤(건강과 대안 상임연구원) : "기업의 상표권 침해 때문에 투자자 국가 중재를 담배회사가 걸 것이고, 흔히 ISD라고 하는 것이죠."
막대한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이 시작되면, 기존 금연정책까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시민단체들은 국민 건강이 걸린 문제인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금연정책으로 담배회사들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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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뉴스] 세계 금연운동…담배갑 전쟁 중
-
- 입력 2012-01-25 22:04:36

<앵커 멘트>
새해 금연 결심, 작심삼일에 그친 분들 많을텐데요.
광고 보면 느끼시겠지만, 금연은 언제라도 늦지 않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금연 캠페인이 한참인데, 최근에 특히 논란이 되는 건 담배의 포장재, 담뱃갑입니다.
먼저 방콕에서 한재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새까맣게 변색된 폐.
폐암에 걸려 사경을 해매는 장면도 있습니다.
태국에서 팔리는 모든 담배엔 이렇게 죽음을 연상시키는 섬뜩한 사진들이 붙어 있습니다.
모두 10가지로 2004년부터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놉폰(태국 질병관리본부 부본부장) : "1년에 태국인 4만~5만 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경고 사진 덕에 태국은 흡연인구를 시행전 1200만 명에서 지난해 990만 명까지 줄였습니다.
<인터뷰> 에카퐁(흡연자) : "사진들을 보면 무서워서 담배를 끊고 싶어져요."
현재 담뱃갑에 경고사진을 넣는 나라는 약 40개 국.
미국도 올 하반기부턴 이 대열에 동참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캐틀린 시벨리우스(미 보건부 장관) : "새로운 경고 사진들은 역사상 가장 강력 하고 효과적인 흡연 경고가 될 것입니다."
캐나다와 핀란드,아일랜드 등은 아예 담배 자판기를 없애고 있습니다.
영국과 뉴질랜드도 상점 내 담배 진열 금지를 추진하는 등 각국이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여러 나라들이 이렇게 애를 쓰고는 있지만, 거대한 다국적 기업인 담배회사들이 이런 규제를 고분고분 받아들일리가 없겠죠.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잇따라 소송을 거는 등, 맞서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입니다.
<리포트>
호주 정부가 올해 말부터 도입하기로 한 담뱃갑입니다.
칙칙한 황록색 포장에 전면 대부분을 경고 사진과 문구로 덮었습니다.
회사 로고는 아예 빠져있고, 대신 맨 아랫부분에 조그맣게 상품명만 적도록 했습니다.
모든 담배를 똑같이 포장해 담뱃갑 디자인으로 인한 광고 효과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겁니다.
담배회사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브랜드 가치를 빼앗는 거라며 즉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앤 에드워즈(필립모리스 대변인) : "담배 회사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재산을 보상 없이 빼앗아 가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지켜져야 할 원칙입니다."
호주 정부는 공공의 이익이 우선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니콜라 록산(호주 보건장관) : "거대 담배회사들이 협박이나 소송으로 겁을 주려고 한다면,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말해주고 싶군요."
패소할 경우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한 담배 회사들은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올해 9월부터 경고 사진 부착을 의무화하기로 한 미국 역시 담배회사와 소송전을 치르고 있고, 우루과이와 노르웨이도 소송에 휘말려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담뱃갑 디자인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생기는 배경은 뭘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심인보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멘트>
전 세계적으로 매년 사망하는 숫자는 5천 7백만 명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6백만명의 죽음이 담배와 관련돼 있다는 게 WHO, 세계보건기구의 설명입니다.
10명 가운데 1명꼴이죠.
음주나 비만 등 다른 요인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이렇게 공중 보건에 치명적인 흡연률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담뱃갑에 이런 경고 사진들을 넣는 건데요.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경고 사진을 넣은지 10년 만에 금연 운동과 함께 흡연률이 4분의 3으로 줄었습니다.
담배 회사들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겠죠.
특히 담배 시장은 4대 메이저 회사가 세계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는만큼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각국 정부와 일전을 불사하고 있는 겁니다.
담뱃갑 경고사진을 둘러싼 전쟁에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요?
박대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포장은 다양하고 화려합니다.
대나무가 그려져 있거나 ’순’이나 ’라이트’같은 문구로 소비자의 시선을 끕니다.
<인터뷰> 김성원(서울 목동) : "대나무, 그러면 조금 자연에 가까운 그런 이미지니까..."
담뱃갑에 경고 사진을 넣는 법안은 이미 8년 전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제대로 심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서홍관(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금연운동협의회장) : "검찰 조사결과에 의하면, 담배회사에서 직원들 명의로 국회의원들을 후원했다는 정황이 발표됐거든요. 그래서 그것이 관련이 있다고 저희들은 믿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다음달 국회에서 경고 사진 도입을 다시 추진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한미 FTA에 따라 담배회사들이 외국에서처럼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상윤(건강과 대안 상임연구원) : "기업의 상표권 침해 때문에 투자자 국가 중재를 담배회사가 걸 것이고, 흔히 ISD라고 하는 것이죠."
막대한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이 시작되면, 기존 금연정책까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시민단체들은 국민 건강이 걸린 문제인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금연정책으로 담배회사들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새해 금연 결심, 작심삼일에 그친 분들 많을텐데요.
광고 보면 느끼시겠지만, 금연은 언제라도 늦지 않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금연 캠페인이 한참인데, 최근에 특히 논란이 되는 건 담배의 포장재, 담뱃갑입니다.
먼저 방콕에서 한재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새까맣게 변색된 폐.
폐암에 걸려 사경을 해매는 장면도 있습니다.
태국에서 팔리는 모든 담배엔 이렇게 죽음을 연상시키는 섬뜩한 사진들이 붙어 있습니다.
모두 10가지로 2004년부터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놉폰(태국 질병관리본부 부본부장) : "1년에 태국인 4만~5만 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경고 사진 덕에 태국은 흡연인구를 시행전 1200만 명에서 지난해 990만 명까지 줄였습니다.
<인터뷰> 에카퐁(흡연자) : "사진들을 보면 무서워서 담배를 끊고 싶어져요."
현재 담뱃갑에 경고사진을 넣는 나라는 약 40개 국.
미국도 올 하반기부턴 이 대열에 동참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캐틀린 시벨리우스(미 보건부 장관) : "새로운 경고 사진들은 역사상 가장 강력 하고 효과적인 흡연 경고가 될 것입니다."
캐나다와 핀란드,아일랜드 등은 아예 담배 자판기를 없애고 있습니다.
영국과 뉴질랜드도 상점 내 담배 진열 금지를 추진하는 등 각국이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여러 나라들이 이렇게 애를 쓰고는 있지만, 거대한 다국적 기업인 담배회사들이 이런 규제를 고분고분 받아들일리가 없겠죠.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잇따라 소송을 거는 등, 맞서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입니다.
<리포트>
호주 정부가 올해 말부터 도입하기로 한 담뱃갑입니다.
칙칙한 황록색 포장에 전면 대부분을 경고 사진과 문구로 덮었습니다.
회사 로고는 아예 빠져있고, 대신 맨 아랫부분에 조그맣게 상품명만 적도록 했습니다.
모든 담배를 똑같이 포장해 담뱃갑 디자인으로 인한 광고 효과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겁니다.
담배회사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브랜드 가치를 빼앗는 거라며 즉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앤 에드워즈(필립모리스 대변인) : "담배 회사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재산을 보상 없이 빼앗아 가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지켜져야 할 원칙입니다."
호주 정부는 공공의 이익이 우선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니콜라 록산(호주 보건장관) : "거대 담배회사들이 협박이나 소송으로 겁을 주려고 한다면,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말해주고 싶군요."
패소할 경우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한 담배 회사들은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올해 9월부터 경고 사진 부착을 의무화하기로 한 미국 역시 담배회사와 소송전을 치르고 있고, 우루과이와 노르웨이도 소송에 휘말려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담뱃갑 디자인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생기는 배경은 뭘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심인보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멘트>
전 세계적으로 매년 사망하는 숫자는 5천 7백만 명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6백만명의 죽음이 담배와 관련돼 있다는 게 WHO, 세계보건기구의 설명입니다.
10명 가운데 1명꼴이죠.
음주나 비만 등 다른 요인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이렇게 공중 보건에 치명적인 흡연률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담뱃갑에 이런 경고 사진들을 넣는 건데요.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경고 사진을 넣은지 10년 만에 금연 운동과 함께 흡연률이 4분의 3으로 줄었습니다.
담배 회사들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겠죠.
특히 담배 시장은 4대 메이저 회사가 세계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는만큼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각국 정부와 일전을 불사하고 있는 겁니다.
담뱃갑 경고사진을 둘러싼 전쟁에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요?
박대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포장은 다양하고 화려합니다.
대나무가 그려져 있거나 ’순’이나 ’라이트’같은 문구로 소비자의 시선을 끕니다.
<인터뷰> 김성원(서울 목동) : "대나무, 그러면 조금 자연에 가까운 그런 이미지니까..."
담뱃갑에 경고 사진을 넣는 법안은 이미 8년 전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제대로 심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서홍관(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금연운동협의회장) : "검찰 조사결과에 의하면, 담배회사에서 직원들 명의로 국회의원들을 후원했다는 정황이 발표됐거든요. 그래서 그것이 관련이 있다고 저희들은 믿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다음달 국회에서 경고 사진 도입을 다시 추진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한미 FTA에 따라 담배회사들이 외국에서처럼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상윤(건강과 대안 상임연구원) : "기업의 상표권 침해 때문에 투자자 국가 중재를 담배회사가 걸 것이고, 흔히 ISD라고 하는 것이죠."
막대한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이 시작되면, 기존 금연정책까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시민단체들은 국민 건강이 걸린 문제인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금연정책으로 담배회사들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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