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순천만 정원박람회, 멀쩡한 나무 뽑아다…

입력 2012.01.2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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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년에 세계 정원 박람회가 열리는데요, 자치단체가 이 박람회를 위해 시내의 가로수를 뽑아가고 멀쩡한 숲까지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박람회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백미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한 순천 근교 숲.

화물차가 뿌리째 캐낸 소나무를 싣고 산길을 내려갑니다.

<녹취> "(이거 뽑아서 어디로 가져가요?) (순천)정원박람회장으로..."

정원 박람회장에 옮겨심기 위해 수령 40년 이상 된 나무들을 골라 캐내고 있는 겁니다.

이 숲에서만 천여 그루 이상이 옮겨질 예정인데, 이미 작업이 이뤄진 산자락은 허허벌판이 됐습니다.

<인터뷰> 장현주(순천시 생목동):"멀쩡한 숲에 있는 나무까지 다 뽑아서 거기(박람회장)에 옮긴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 적인 발상인 것 같습니다."

상수원 보호구역에 심어진 나무들도 뽑혀나가고 있습니다.

전남 동부권의 주요 식수원인 상사 호, 호수 인근에 심어진 단풍나무 수백 그루가 뽑혀 박람회장으로 옮겨졌습니다.

가로수까지 동원됩니다.

도로를 따라 가로수로 심어 놓은 벚나무들이 뿌리째 뽑아져, 이식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경 전문가:"이 나무(가로수)를 뽑아버리게 되면, 도로 지반이 붕괴 될 염려가 있습니다."

순천시는 박람회장을 조경하면서, 나무를 사오는 대신 인근 숲에서 간벌할만한 나무를 뽑아 활용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박용근(순천 정원박람회 조성부장):"구입 비용을 절감하고요, 자생한 수목을 심게 함으로써 빨리 활착이 되고 해서…."

멀쩡한 숲을 벌거숭이로 만드는 순천만 정원 박람회, 국제행사를 위한 인공정원을 꾸미느라, 정작 시민들이 생활하는 도시의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백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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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순천만 정원박람회, 멀쩡한 나무 뽑아다…
    • 입력 2012-01-28 21:41:04
    뉴스 9
<앵커 멘트> 내년에 세계 정원 박람회가 열리는데요, 자치단체가 이 박람회를 위해 시내의 가로수를 뽑아가고 멀쩡한 숲까지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박람회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백미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한 순천 근교 숲. 화물차가 뿌리째 캐낸 소나무를 싣고 산길을 내려갑니다. <녹취> "(이거 뽑아서 어디로 가져가요?) (순천)정원박람회장으로..." 정원 박람회장에 옮겨심기 위해 수령 40년 이상 된 나무들을 골라 캐내고 있는 겁니다. 이 숲에서만 천여 그루 이상이 옮겨질 예정인데, 이미 작업이 이뤄진 산자락은 허허벌판이 됐습니다. <인터뷰> 장현주(순천시 생목동):"멀쩡한 숲에 있는 나무까지 다 뽑아서 거기(박람회장)에 옮긴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 적인 발상인 것 같습니다." 상수원 보호구역에 심어진 나무들도 뽑혀나가고 있습니다. 전남 동부권의 주요 식수원인 상사 호, 호수 인근에 심어진 단풍나무 수백 그루가 뽑혀 박람회장으로 옮겨졌습니다. 가로수까지 동원됩니다. 도로를 따라 가로수로 심어 놓은 벚나무들이 뿌리째 뽑아져, 이식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경 전문가:"이 나무(가로수)를 뽑아버리게 되면, 도로 지반이 붕괴 될 염려가 있습니다." 순천시는 박람회장을 조경하면서, 나무를 사오는 대신 인근 숲에서 간벌할만한 나무를 뽑아 활용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박용근(순천 정원박람회 조성부장):"구입 비용을 절감하고요, 자생한 수목을 심게 함으로써 빨리 활착이 되고 해서…." 멀쩡한 숲을 벌거숭이로 만드는 순천만 정원 박람회, 국제행사를 위한 인공정원을 꾸미느라, 정작 시민들이 생활하는 도시의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백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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