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없는 ‘노인복지주택’…일반인들에게 매매

<앵커 멘트>

60세 이상만 거주할 수 있도록 지어진 노인복지주택에 정작 노인은 없었습니다.

노인복지주택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일반인들에게 버젓이 매매되고 있었습니다.

그 실태를 최건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강과 월드컵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지상 33층짜리 고급 주택 2동.

지난 2007년 당시 분양가는 최고 30억 원에 이르지만, 건물 등기부등본에는 60세 이상 노인만 입소할 수 있는 노인복지주택으로 돼 있습니다.

<녹취> 노인복지주택 입소자 : "복지 시설로 운영되는 것은 따로 그렇게 크게는 없어요. 사실 60세 이상보다 60세 이하가 더 많이 살아요."

지난해 국회에서는 대부분의 노인복지주택에 대한 소유와 매매 제한마저 풀어줬습니다.

노인복지주택은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값싼 자연 녹지에도 건축이 가능하고 각종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건설사로서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태현(노인복지주택 입소자) : "토지 매입비용에서 이미 수백억 원의 차익을 본 상태에서 노인이든 일반인이든 분양하는 시점에서 아파트와 동일한 가격을 받는다는 것이죠."

이 같은 노인복지주택 단지는 서울 11곳, 경기 7곳을 비롯해 전국에 25곳으로, 이 가운데 60세 미만의 일반인에게도 매매가 가능한 곳은 17곳입니다.

이처럼,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이 제 기능을 못한지 오래지만, 지난해 경기도 용인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천4백여 세대의 노인복지주택 사업이 또 승인됐습니다.

KBS 뉴스 최건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