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사고 부르는 ‘죽음의 도로’들…원인은?

입력 2012.02.14 (22:02) 수정 2012.02.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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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차 하는 순간에 내가 몰던 차가 수십 미터 고가도로 위에서 추락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최근 두 달 새 서울 내부순환도로에서 3건의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3명이 모두 그 자리에서 숨졌는데요.



그런데, 과연 이 모든 탓을 운전자 부주의로만 돌릴 수 있을까요?



도로의 문제 또한 크다는데, 김영민 기자가 우리나라 도로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계곡 아래로 굴러 떨어진 관광버스.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들을 들것으로 옮깁니다.



사상자만도 32명.



2008년에도 똑같은 도로에서 승객 35명을 태운 버스가 10미터 아래 계곡으로 떨어졌습니다.



<녹취> "커브가 심하고 내리막이 심한데 운전들이 풋브레이크를 사용해서 계속 내려오면요, 결국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듣게 돼 있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차량이 난간으로 미끄러져 교량 아래로 그대로 추락합니다.



펜스만 제대로 설치되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



한순간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서울 강변북로 신용산 진출로. 일명 공포의 구간입니다.



제한속도 80km 도로 옆으로 곡선이 아닌 직선형태의 짧은 진출로를 떡 하니 만들어놨습니다.



<녹취>신갑수(서울 이촌2동) : "(사고가) 한 달에 한 3~4건. 노랗고 검은 거 거기 가서 들이박는 거야"



임시도로 또한 문제입니다.



승용차 한대가 중심을 잃고 미끄러져 반대 차선을 달리던 버스와 그대로 부딪히고 단 30분 뒤에 또다른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전복됐습니다.



한달 새 4일에 한번 꼴로 사고가 났습니다.



88고속도로는 여전히 전국 최악의 고속도로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수십년 간 확장공사 계획만 잡혔을 뿐 차일피일 공사가 늦춰진 사이 지난 3년 동안에도 69명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앵커 멘트>



앞서 보신 것처럼 도로 곳곳의 교통사고 때문에 국내에선 88초마다 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런 교통사고 가운데 3분의 1이 도로 때문이라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도로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유형을 따져봤습니다.



<기자 멘트>



차를 몰고 다니시다 보면 곳곳에서.



우리나라 도로 참 운전하기 무섭다라는 생각 많이 드실 겁니다.



얼마 전 죽음의 도로라는 오명이 붙은 서울 내부 순환도로인데요.



최근 3년 새 450여 건의 사고가 날 만큼 도로의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지난 두 달간 3차례 추락 사고가 발생한 내부순환도로 진입로인데요.



보시다시피 도로가 갑자기 끊기는 곳에 화단이 있는데, 이를 발판삼아 차량들이 고가 위에서 지상으로 떨어졌습니다.



계속되는 커브 길도 문제인데요.



자동차 전용도로이다 보니, 운전자들은 속도를 높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커브길에서 시야가 제대로 확보가 안 되는 것도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내부순환도로 곳곳이 상습 정체 구간이라는 사실 새삼스럽지도 않은데요.



어디서부터 대기 차량이 서 있는지 알기 힘든 도로 구조 때문에 대기 행렬의 차량들과 부딪쳐 큰 사고가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도로 설계와 미숙한 관리는 전국적인 문젠데요.



지형철 기자가 그 문제점과 대책을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충남 예산의 읍내 사거리 급커브를 지나 복잡한 교차로가 펼져집니다.



넒은 도로를 시원스레 달려온 운전자는 커브를 급히 돌자마자 신호대기중인 차량과 마주치고, 복잡한 시장거리를 통과합니다.



그러나 앞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바로 앞에 교차로가 있지만 주의하라는 황색등은 작동하지 않고 앞에 신호등이 있음을 알리는 예고 표지판도 없습니다.



또다른 위험천만한 현장, 내리막에 들어서니 급커브가 나오고 뒤이어 사거리가 펼쳐집니다.



하지만 도로표지판은 바로 앞에 직선도로와 삼거리가 있는 듯한 착각만 불러 옵니다.



<인터뷰> 임동욱 교수(교통안전공단) : "나무를 심어서 운전자들의 시선을 완만하게 유도하는 게 필요합니다."



죽음을 부르는 위험천만 도로, 대부분 설계 당시 안전이란 요소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만들어집니다.



<인터뷰> 교통안전공단 교수 : "예산이나 민원이나 기타 다른 이유로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기 때문에 우선 순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 사고 취약 지점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담은 제공하는 시스템이 구축된 상황,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도로개선이나 표지판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합니다.



<인터뷰> 장택연 박사(삼성교통문화연구원) : "확률적인 사고에서 구조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사고가 됐습니다. 지자체장이 의지만 가지고 있으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또 지자체의 교통사고 감소 노력에 따라 중앙정부가 지방세를 차등 지원하는 등의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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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사고 부르는 ‘죽음의 도로’들…원인은?
    • 입력 2012-02-14 22:02:08
    • 수정2012-02-15 07: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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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차 하는 순간에 내가 몰던 차가 수십 미터 고가도로 위에서 추락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최근 두 달 새 서울 내부순환도로에서 3건의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3명이 모두 그 자리에서 숨졌는데요.

그런데, 과연 이 모든 탓을 운전자 부주의로만 돌릴 수 있을까요?

도로의 문제 또한 크다는데, 김영민 기자가 우리나라 도로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계곡 아래로 굴러 떨어진 관광버스.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들을 들것으로 옮깁니다.

사상자만도 32명.

2008년에도 똑같은 도로에서 승객 35명을 태운 버스가 10미터 아래 계곡으로 떨어졌습니다.

<녹취> "커브가 심하고 내리막이 심한데 운전들이 풋브레이크를 사용해서 계속 내려오면요, 결국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듣게 돼 있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차량이 난간으로 미끄러져 교량 아래로 그대로 추락합니다.

펜스만 제대로 설치되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

한순간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서울 강변북로 신용산 진출로. 일명 공포의 구간입니다.

제한속도 80km 도로 옆으로 곡선이 아닌 직선형태의 짧은 진출로를 떡 하니 만들어놨습니다.

<녹취>신갑수(서울 이촌2동) : "(사고가) 한 달에 한 3~4건. 노랗고 검은 거 거기 가서 들이박는 거야"

임시도로 또한 문제입니다.

승용차 한대가 중심을 잃고 미끄러져 반대 차선을 달리던 버스와 그대로 부딪히고 단 30분 뒤에 또다른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전복됐습니다.

한달 새 4일에 한번 꼴로 사고가 났습니다.

88고속도로는 여전히 전국 최악의 고속도로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수십년 간 확장공사 계획만 잡혔을 뿐 차일피일 공사가 늦춰진 사이 지난 3년 동안에도 69명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앵커 멘트>

앞서 보신 것처럼 도로 곳곳의 교통사고 때문에 국내에선 88초마다 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런 교통사고 가운데 3분의 1이 도로 때문이라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도로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유형을 따져봤습니다.

<기자 멘트>

차를 몰고 다니시다 보면 곳곳에서.

우리나라 도로 참 운전하기 무섭다라는 생각 많이 드실 겁니다.

얼마 전 죽음의 도로라는 오명이 붙은 서울 내부 순환도로인데요.

최근 3년 새 450여 건의 사고가 날 만큼 도로의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지난 두 달간 3차례 추락 사고가 발생한 내부순환도로 진입로인데요.

보시다시피 도로가 갑자기 끊기는 곳에 화단이 있는데, 이를 발판삼아 차량들이 고가 위에서 지상으로 떨어졌습니다.

계속되는 커브 길도 문제인데요.

자동차 전용도로이다 보니, 운전자들은 속도를 높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커브길에서 시야가 제대로 확보가 안 되는 것도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내부순환도로 곳곳이 상습 정체 구간이라는 사실 새삼스럽지도 않은데요.

어디서부터 대기 차량이 서 있는지 알기 힘든 도로 구조 때문에 대기 행렬의 차량들과 부딪쳐 큰 사고가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도로 설계와 미숙한 관리는 전국적인 문젠데요.

지형철 기자가 그 문제점과 대책을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충남 예산의 읍내 사거리 급커브를 지나 복잡한 교차로가 펼져집니다.

넒은 도로를 시원스레 달려온 운전자는 커브를 급히 돌자마자 신호대기중인 차량과 마주치고, 복잡한 시장거리를 통과합니다.

그러나 앞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바로 앞에 교차로가 있지만 주의하라는 황색등은 작동하지 않고 앞에 신호등이 있음을 알리는 예고 표지판도 없습니다.

또다른 위험천만한 현장, 내리막에 들어서니 급커브가 나오고 뒤이어 사거리가 펼쳐집니다.

하지만 도로표지판은 바로 앞에 직선도로와 삼거리가 있는 듯한 착각만 불러 옵니다.

<인터뷰> 임동욱 교수(교통안전공단) : "나무를 심어서 운전자들의 시선을 완만하게 유도하는 게 필요합니다."

죽음을 부르는 위험천만 도로, 대부분 설계 당시 안전이란 요소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만들어집니다.

<인터뷰> 교통안전공단 교수 : "예산이나 민원이나 기타 다른 이유로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기 때문에 우선 순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 사고 취약 지점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담은 제공하는 시스템이 구축된 상황,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도로개선이나 표지판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합니다.

<인터뷰> 장택연 박사(삼성교통문화연구원) : "확률적인 사고에서 구조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사고가 됐습니다. 지자체장이 의지만 가지고 있으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또 지자체의 교통사고 감소 노력에 따라 중앙정부가 지방세를 차등 지원하는 등의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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