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눈물의 취업 전쟁

입력 2012.02.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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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고용센터에서 직업 소개 강의가 있는 날.

강의 시작 30분 전부터 복도와 강의실이 구직자들로 꽉 찼습니다.

건축 설계와 타일 시공 등에 관한 강의가 진행중인데 100여명의 수강생 중 대부분이 5,60대들입니다.

중년 여성들도 남성들 사이에서 열심히 강의를 듣습니다.

<인터뷰> 남성 실직자(63살) : "나이 먹은 사람들을 쓰려고 하겠어요? 자꾸 힘들어 지죠.."

<인터뷰> 여성 실직자(52살) : "공항에서 일을 했어요, 구조조정을 하는 바람에 그만 두었어요."

1주일에 한번 열리는 이 프로그램에 최근들어 수강 희망자가 부쩍 늘었습니다.

대부분,최근 직장에서 퇴직한 뒤 재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로 연령 제한 등에 걸려 실직자로 남아 있는 사람들입니다.

<인터뷰> 문성재(인천고용센터) : "몇 개월씩 아니면 일 년씩 꾸준히 취업하기 위해 노력을 하시는데도 불구하고 뽑아주는 사없장이 없어서 계속 실직자로 남아 계신분들도 좀 많으시고요.."

50대,60대가 재취업 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5-60대가 자신의 경력이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나이 제한등에 막혀 실직 상태로 남아 있거나 일용직, 아르바이트등을 하며 힘겹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한때,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50,60 세대들의 재취업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국회의사당 내를 운행하는 전기 자동차에서 내리는 탐방객을 맞이하는 60살 김모씨.

김씨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명예 퇴직한 뒤 1년전부터 국회에서 방문객들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 : "국회 의사당 본관에서 국회 방문자 센터 까지 오시는 분은,오시는 분들을 모시고 오는게 제 일입니다."

김씨는 몇해 전 퇴직하고 음식점을 비롯한 여러가지 일에 손대 봤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러다, 1년전 노인 취업 센터를 통해 전기 자동차 운전직을 소개 받았습니다.

대기업 이사까지 지낸 경력에다 80여만원이 채 안되는 월급이지만 어렵게 얻은 만큼 감사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 : "옛날 하던 일은 전부 다 접고요. 마음을 비우고 그리고 제 2의 인생이다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에 있는 한 시니어 영화관에서 만난 61살 허수씨는 관리직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둔 뒤 개인 사업등 여러가지를 해 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5개월전 어렵게 이곳에서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이곳저곳 많은 직종을 알아봤지만 나이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허수 씨 : "청소나 경비 같은곳을 실제적으로 그런 분야가 아니고는 재취업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생산 가능 인구 가운데 최고령층인 55살에서 64살 사이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3.7%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칩니다.

이렇게 중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이유는 노후 대비가 부족한 고령자층이 퇴직후 정규직이 아닌 자영업이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실직자 : "제가 전기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요. 육신도 건강하고 활동할수 있는 나이인데 권고 사직을 당하니까 할수 없이..."

경기도에 있는 한 민속마을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62살 윤금선씨는 이곳에서 1년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취약 계층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곳이라 그나마 비교적 수월하게 일터를 얻을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3D 직종을 제외하곤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인터뷰> 윤금선 : "고구마 공장 선별 과정 그거 하다가 거기 자금이 안좋아져가시고 문을 닫는 바람에 여기 온 거예요."

<인터뷰>사회적 기업 총괄실장 : "50대,60대 분들이 사실상 생산성이 낮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 구조로 봤을때 취업 기회가 너무 부족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연령대별 비정규직 현황을 보면 20대,30대,40대의 경우 30% 안팎을 기록하다 50대는 39.7%,,60대는 69.1%로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60대 남성의 경우 경비직이나 주차 관리원,건설 일용직이 많으며 여성은 식당일이나 가사 도우미 등과 같은 상재적으로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한 곳이 많습니다.

어렵게 취업한 50,60대들의 취업 후기를 보면 힘든 사정을 충분히 알수 있습니다.

<인터뷰> 노인복지센터 팀장 : "고령자 취업 시장의 대부분의 직종이 최저 임금 임계선에 놓여 있어요. 이것에 대한 처우 개선이 사회적으로 논의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더구나,한국 전쟁 직후인 55년에서 63년사이에 태어난 이른바,베이비 부머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면서 취업 시장은 중장년들로 넘쳐 납니다.

현재 이들은 전체 인구의 15%인 713만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인천 고용센터에서 구인구직 만남의 행사가 열린 날.

이행사장에도 이른 아침부터 구직자들로 넘쳐납니다.

나를 찾는 직장은 없는지 일자리 공고를 꼼꼼히 뜯어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50대 이상들입니다.

인천 관내 8개 중소기업에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채용 면접을 진행합니다.

<녹취> 기업 담당자/구직자 : "(지원 동기가 어떻게 돼시죠?) 직장 생활을 하다 조금 다쳐가지고. 경비도 또 한 1년 했어요.거기서 또 잘 안돼가지고."

55살에서 60살사이의 구직자도 응시 할수 있는 업체는 8곳중 단 2곳.

자신의 경력과 무관한 업종이지만 10여명 모집에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사료 배합를 하는 중견 기업을 다니다 명예퇴직한 52살인 엄모씨 역시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종에 일용직으로라도 일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면접을 봤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채용공고에는 50살 이상도 모집한다고 돼 있었지만 막상 면접을 보니 면접관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엄모 씨 : "면접관이 딱 보더니 아유 우리, 우리 오십까지 인정하지만 안돼겠는데요,,그냥 내 말도 들어보지도
않고.."

이른바,5060 세대들은 한창 커나가는 자녀들의 교육비와 생활비 뿐만 아니라 노후 대책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2중 3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 석촌호수에 있는 야외 운동 마당.

57살 고재호씨가 거의 매일 운동하는 곳입니다.

<인터뷰> "집에서 할일도 없고 하니까, 매일 나와서 운동이나 해야죠."

지난해 12월 30년을 넘게 일하던 종묘 회사에서 명예 퇴직을 한 이후 집근처에 있는 이곳에서 운동과 산보로 소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음이 조금 애들 저렇게 노는 것 보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옛날이 좋구나,그리고 젊었을 때 돈 많이 벌고 잘 나가던 시절이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고씨는 서울의 한 고령자 취업센터를 찾았습니다.

건물 경비원과 주차원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자녀 넷을 둔 가장으로 한때 잘 나가던 중견업체 직원이었단 자존심은 버린지 오랩니다.

<인터뷰>고 씨 : "아직 출가 시킨 애들도 없고 지금 한창 벌어도 한창 돈 들어갈 나이인데 지금 쉰다는게 어려워요."

재개발 예정 지역인 인천의 한 쪽방촌에서 혼자 살고 있는 54살 최상복 씨.

최근 다니던 화력 발전소에서 나이가 많다며 권고 사직을 당한뒤 실직자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이래 봐야,가끔씩 생기는 건설 일용직이 전부입니다.

자식들 교육이다 뭐다, 정신없이 살아온 탓에 자신에 대한 투자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최씨 : "몸은 편한데 마음은 엄청나게 바쁘게 살았어요. 무슨 일거리 자체가 형성이 돼 있어야지 노후 대책도 생각할 것 아닙니까.."

주섬 주섬 낚싯대를 챙기고 훌쩍 떠나는 겨울 낚시가 최씨의 유일한 낙입니다.

<인터뷰> 최씨 : "집에서 이런 저런 걱정거리 일 걱정이라든가, 하면 낚시를 못와요. 그것 잊어버리겨고 나오는 거니까"

80년대 이후 한국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베이비 부머 세대. 지난 2010년부터 내년 사이의 예상 퇴직자들은 모두 34만여명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최근 대내외 경기 불안정으로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뒤따르면서 이들의 퇴직은 예상보다 더 빠른 추셉니다.

전경련 산하 중소기업협력센터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퇴직 이후 가장 큰 걱정 거리로 생계비와 자녀 교육비 등 경제적인 문제, 다음이 건강과 실직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노후 대책을 세워놨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13,9%로 준비돼 있지 않다고 대답한 응답자 56.3%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이들이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절실한 사정을 엿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취업문은 너무나 좁습니다.

<인터뷰> 양금승 : "오십대,육십대 이분들은 나이가 많기 때문에 이분들을 채용하게 되면 생산성도 떨어지고 도 조직 문화에 적응도 어렵다 이런 인식이 많이 팽배해 있는 것 같습니다."

경력이 화려한 전문 인력들의 경우 그마나 사정이 낫지만 대부분의 경우 연봉이나 근무 여건등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구하려다보니 실직자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을 졸업한뒤 서울시에서 5급 건축 사무관으로 일하다 퇴직한 56살 박모씨는 설계 사무소와 건설 회사등에서 일하다 지난달 실직자가 됐습니다.

나름, 고위 공무원으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다 퇴직한 박씨로선 자신의 경력과 전공을 살릴수 있는 탄탄한 직장을 원하지만 현실은 마음같지가 않습니다.

아직은 한창 일할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아무 일자리나 얻을 생각은 아직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 씨 : "사람이 태어나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거를 하고 그 다음에 쭉 하다가 싫증이 나면 전직을 해야지 학교 성적이라든가,사회의 병리 현상 때문에 하고 싶은 꿈을 저버리고 맞지도 않는거하고 그 정신이 뭐가 되겠습니까?"

이러다보니, 일부 중소 기업의 경우 경력이 있는 장년 근로자를 찾고 있지만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신발 제조 업체는 최근 유관된 경력이나 사회적 경험이 많은 5,60대를 구하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중소 기업이라는 선입견과 낮은 연봉 때문에 선뜻 일하려는 구직자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공장 사장 :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좋은 인적 네트워크와 아니면 경험이 풍부한 어떤 인력을 수급하고자 하는데 중소기업의 열악한 환경과 그다음의 어떤 연봉, 이런 걸로 인해 저희한테 지원이 잘 안돼고 있는 상황이고요,,"

구직과 구인 사이의 불일치가 구조적인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세대들의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정년 연장,그리고 임금 피크제에 관한 보다 폭 넓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기업등에선 전직 지원 서비스등을 도입해 직업 훈련과 취업 알선 등 퇴직후 재취업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가 전문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금재호(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실제적으로 은퇴해가지고 새롭게 노동시장에 적응하는 그 과정에서 엄청난 빈부 격차의 문제 또 세대 갈등의 문제 또 실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베이비 붐 세대의 노후에 대해서 준비를 해야 된다."

연령층과 상관없이 실업 문제는 그 사회가 풀어 나가야할 중요한 숙제입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5060 세대의 실업 문제는 또 다른 사회 문제가 될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구직자와 기업,사회와 국가 모두가 이 문제의 당사자임을 깨닫고 장년 재취업 문제를 다시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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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60, 눈물의 취업 전쟁
    • 입력 2012-02-20 07:59:47
    취재파일K
인천 고용센터에서 직업 소개 강의가 있는 날. 강의 시작 30분 전부터 복도와 강의실이 구직자들로 꽉 찼습니다. 건축 설계와 타일 시공 등에 관한 강의가 진행중인데 100여명의 수강생 중 대부분이 5,60대들입니다. 중년 여성들도 남성들 사이에서 열심히 강의를 듣습니다. <인터뷰> 남성 실직자(63살) : "나이 먹은 사람들을 쓰려고 하겠어요? 자꾸 힘들어 지죠.." <인터뷰> 여성 실직자(52살) : "공항에서 일을 했어요, 구조조정을 하는 바람에 그만 두었어요." 1주일에 한번 열리는 이 프로그램에 최근들어 수강 희망자가 부쩍 늘었습니다. 대부분,최근 직장에서 퇴직한 뒤 재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로 연령 제한 등에 걸려 실직자로 남아 있는 사람들입니다. <인터뷰> 문성재(인천고용센터) : "몇 개월씩 아니면 일 년씩 꾸준히 취업하기 위해 노력을 하시는데도 불구하고 뽑아주는 사없장이 없어서 계속 실직자로 남아 계신분들도 좀 많으시고요.." 50대,60대가 재취업 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5-60대가 자신의 경력이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나이 제한등에 막혀 실직 상태로 남아 있거나 일용직, 아르바이트등을 하며 힘겹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한때,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50,60 세대들의 재취업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국회의사당 내를 운행하는 전기 자동차에서 내리는 탐방객을 맞이하는 60살 김모씨. 김씨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명예 퇴직한 뒤 1년전부터 국회에서 방문객들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 : "국회 의사당 본관에서 국회 방문자 센터 까지 오시는 분은,오시는 분들을 모시고 오는게 제 일입니다." 김씨는 몇해 전 퇴직하고 음식점을 비롯한 여러가지 일에 손대 봤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러다, 1년전 노인 취업 센터를 통해 전기 자동차 운전직을 소개 받았습니다. 대기업 이사까지 지낸 경력에다 80여만원이 채 안되는 월급이지만 어렵게 얻은 만큼 감사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 : "옛날 하던 일은 전부 다 접고요. 마음을 비우고 그리고 제 2의 인생이다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에 있는 한 시니어 영화관에서 만난 61살 허수씨는 관리직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둔 뒤 개인 사업등 여러가지를 해 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5개월전 어렵게 이곳에서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이곳저곳 많은 직종을 알아봤지만 나이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허수 씨 : "청소나 경비 같은곳을 실제적으로 그런 분야가 아니고는 재취업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생산 가능 인구 가운데 최고령층인 55살에서 64살 사이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3.7%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칩니다. 이렇게 중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이유는 노후 대비가 부족한 고령자층이 퇴직후 정규직이 아닌 자영업이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실직자 : "제가 전기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요. 육신도 건강하고 활동할수 있는 나이인데 권고 사직을 당하니까 할수 없이..." 경기도에 있는 한 민속마을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62살 윤금선씨는 이곳에서 1년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취약 계층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곳이라 그나마 비교적 수월하게 일터를 얻을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3D 직종을 제외하곤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인터뷰> 윤금선 : "고구마 공장 선별 과정 그거 하다가 거기 자금이 안좋아져가시고 문을 닫는 바람에 여기 온 거예요." <인터뷰>사회적 기업 총괄실장 : "50대,60대 분들이 사실상 생산성이 낮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 구조로 봤을때 취업 기회가 너무 부족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연령대별 비정규직 현황을 보면 20대,30대,40대의 경우 30% 안팎을 기록하다 50대는 39.7%,,60대는 69.1%로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60대 남성의 경우 경비직이나 주차 관리원,건설 일용직이 많으며 여성은 식당일이나 가사 도우미 등과 같은 상재적으로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한 곳이 많습니다. 어렵게 취업한 50,60대들의 취업 후기를 보면 힘든 사정을 충분히 알수 있습니다. <인터뷰> 노인복지센터 팀장 : "고령자 취업 시장의 대부분의 직종이 최저 임금 임계선에 놓여 있어요. 이것에 대한 처우 개선이 사회적으로 논의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더구나,한국 전쟁 직후인 55년에서 63년사이에 태어난 이른바,베이비 부머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면서 취업 시장은 중장년들로 넘쳐 납니다. 현재 이들은 전체 인구의 15%인 713만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인천 고용센터에서 구인구직 만남의 행사가 열린 날. 이행사장에도 이른 아침부터 구직자들로 넘쳐납니다. 나를 찾는 직장은 없는지 일자리 공고를 꼼꼼히 뜯어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50대 이상들입니다. 인천 관내 8개 중소기업에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채용 면접을 진행합니다. <녹취> 기업 담당자/구직자 : "(지원 동기가 어떻게 돼시죠?) 직장 생활을 하다 조금 다쳐가지고. 경비도 또 한 1년 했어요.거기서 또 잘 안돼가지고." 55살에서 60살사이의 구직자도 응시 할수 있는 업체는 8곳중 단 2곳. 자신의 경력과 무관한 업종이지만 10여명 모집에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사료 배합를 하는 중견 기업을 다니다 명예퇴직한 52살인 엄모씨 역시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종에 일용직으로라도 일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면접을 봤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채용공고에는 50살 이상도 모집한다고 돼 있었지만 막상 면접을 보니 면접관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엄모 씨 : "면접관이 딱 보더니 아유 우리, 우리 오십까지 인정하지만 안돼겠는데요,,그냥 내 말도 들어보지도 않고.." 이른바,5060 세대들은 한창 커나가는 자녀들의 교육비와 생활비 뿐만 아니라 노후 대책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2중 3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 석촌호수에 있는 야외 운동 마당. 57살 고재호씨가 거의 매일 운동하는 곳입니다. <인터뷰> "집에서 할일도 없고 하니까, 매일 나와서 운동이나 해야죠." 지난해 12월 30년을 넘게 일하던 종묘 회사에서 명예 퇴직을 한 이후 집근처에 있는 이곳에서 운동과 산보로 소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음이 조금 애들 저렇게 노는 것 보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옛날이 좋구나,그리고 젊었을 때 돈 많이 벌고 잘 나가던 시절이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고씨는 서울의 한 고령자 취업센터를 찾았습니다. 건물 경비원과 주차원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자녀 넷을 둔 가장으로 한때 잘 나가던 중견업체 직원이었단 자존심은 버린지 오랩니다. <인터뷰>고 씨 : "아직 출가 시킨 애들도 없고 지금 한창 벌어도 한창 돈 들어갈 나이인데 지금 쉰다는게 어려워요." 재개발 예정 지역인 인천의 한 쪽방촌에서 혼자 살고 있는 54살 최상복 씨. 최근 다니던 화력 발전소에서 나이가 많다며 권고 사직을 당한뒤 실직자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이래 봐야,가끔씩 생기는 건설 일용직이 전부입니다. 자식들 교육이다 뭐다, 정신없이 살아온 탓에 자신에 대한 투자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최씨 : "몸은 편한데 마음은 엄청나게 바쁘게 살았어요. 무슨 일거리 자체가 형성이 돼 있어야지 노후 대책도 생각할 것 아닙니까.." 주섬 주섬 낚싯대를 챙기고 훌쩍 떠나는 겨울 낚시가 최씨의 유일한 낙입니다. <인터뷰> 최씨 : "집에서 이런 저런 걱정거리 일 걱정이라든가, 하면 낚시를 못와요. 그것 잊어버리겨고 나오는 거니까" 80년대 이후 한국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베이비 부머 세대. 지난 2010년부터 내년 사이의 예상 퇴직자들은 모두 34만여명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최근 대내외 경기 불안정으로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뒤따르면서 이들의 퇴직은 예상보다 더 빠른 추셉니다. 전경련 산하 중소기업협력센터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퇴직 이후 가장 큰 걱정 거리로 생계비와 자녀 교육비 등 경제적인 문제, 다음이 건강과 실직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노후 대책을 세워놨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13,9%로 준비돼 있지 않다고 대답한 응답자 56.3%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이들이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절실한 사정을 엿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취업문은 너무나 좁습니다. <인터뷰> 양금승 : "오십대,육십대 이분들은 나이가 많기 때문에 이분들을 채용하게 되면 생산성도 떨어지고 도 조직 문화에 적응도 어렵다 이런 인식이 많이 팽배해 있는 것 같습니다." 경력이 화려한 전문 인력들의 경우 그마나 사정이 낫지만 대부분의 경우 연봉이나 근무 여건등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구하려다보니 실직자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을 졸업한뒤 서울시에서 5급 건축 사무관으로 일하다 퇴직한 56살 박모씨는 설계 사무소와 건설 회사등에서 일하다 지난달 실직자가 됐습니다. 나름, 고위 공무원으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다 퇴직한 박씨로선 자신의 경력과 전공을 살릴수 있는 탄탄한 직장을 원하지만 현실은 마음같지가 않습니다. 아직은 한창 일할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아무 일자리나 얻을 생각은 아직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 씨 : "사람이 태어나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거를 하고 그 다음에 쭉 하다가 싫증이 나면 전직을 해야지 학교 성적이라든가,사회의 병리 현상 때문에 하고 싶은 꿈을 저버리고 맞지도 않는거하고 그 정신이 뭐가 되겠습니까?" 이러다보니, 일부 중소 기업의 경우 경력이 있는 장년 근로자를 찾고 있지만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신발 제조 업체는 최근 유관된 경력이나 사회적 경험이 많은 5,60대를 구하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중소 기업이라는 선입견과 낮은 연봉 때문에 선뜻 일하려는 구직자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공장 사장 :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좋은 인적 네트워크와 아니면 경험이 풍부한 어떤 인력을 수급하고자 하는데 중소기업의 열악한 환경과 그다음의 어떤 연봉, 이런 걸로 인해 저희한테 지원이 잘 안돼고 있는 상황이고요,," 구직과 구인 사이의 불일치가 구조적인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세대들의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정년 연장,그리고 임금 피크제에 관한 보다 폭 넓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기업등에선 전직 지원 서비스등을 도입해 직업 훈련과 취업 알선 등 퇴직후 재취업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가 전문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금재호(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실제적으로 은퇴해가지고 새롭게 노동시장에 적응하는 그 과정에서 엄청난 빈부 격차의 문제 또 세대 갈등의 문제 또 실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베이비 붐 세대의 노후에 대해서 준비를 해야 된다." 연령층과 상관없이 실업 문제는 그 사회가 풀어 나가야할 중요한 숙제입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5060 세대의 실업 문제는 또 다른 사회 문제가 될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구직자와 기업,사회와 국가 모두가 이 문제의 당사자임을 깨닫고 장년 재취업 문제를 다시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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