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고발 설문 공개 조사?…재실시 검토

입력 2012.02.2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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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런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할 때는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비밀리에 해야 합니다.

보복 당할까봐 두려운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공개적으로 설문지를 돌려가며 일진 이름을 적어내라 한다면 누가 쉽게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이영풍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중학교는 이달 초 학교폭력 설문지를 교실에서 공개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가정에서 답한 뒤 익명으로 우편 발송하도록 했던 당초 방침에 어긋난 것입니다.

<녹취> 중학생 : "설문지 수거할 때 아이들이 다 봐요. 작성한 뒤 선생님에게 내고 선생님이 가지고 가요."

이렇다 보니 '일진'의 실태 등을 고발하도록 돼 있는 문항의 경우, 주변 친구들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녹취> 중학생 : "짝지와 의논해서 써요. (학교 폭력) 같이 당했을 수도 있는데 그냥 안 당했다고 써요."

교실에 모여 작성한 설문편지를 담임 선생님이 수거한 뒤, 상자나 소포용 봉투에 한꺼번에 담아 우체국에 보낸 학교는 모두 10여 곳.

취재 결과 전국적으로 5천 통이 넘는 편지들이 방침과는 다르게 학교에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학교 단체 설문 하면) 1인당 270원 우표와 소포 값 없이 보낼 수 있으니까 더 경제적인 것 아닙니까?"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도 개인 정보가 보호되는 곳에서 설문지에 답하지 못했다는 신고 접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등학생 : "익명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지는 않는 것 같아요"

교육과학기술부는 공개적으로 학교폭력 설문을 실시한 학교의 경우, 실태 조사를 재실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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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력 고발 설문 공개 조사?…재실시 검토
    • 입력 2012-02-21 22: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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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런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할 때는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비밀리에 해야 합니다. 보복 당할까봐 두려운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공개적으로 설문지를 돌려가며 일진 이름을 적어내라 한다면 누가 쉽게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이영풍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중학교는 이달 초 학교폭력 설문지를 교실에서 공개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가정에서 답한 뒤 익명으로 우편 발송하도록 했던 당초 방침에 어긋난 것입니다. <녹취> 중학생 : "설문지 수거할 때 아이들이 다 봐요. 작성한 뒤 선생님에게 내고 선생님이 가지고 가요." 이렇다 보니 '일진'의 실태 등을 고발하도록 돼 있는 문항의 경우, 주변 친구들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녹취> 중학생 : "짝지와 의논해서 써요. (학교 폭력) 같이 당했을 수도 있는데 그냥 안 당했다고 써요." 교실에 모여 작성한 설문편지를 담임 선생님이 수거한 뒤, 상자나 소포용 봉투에 한꺼번에 담아 우체국에 보낸 학교는 모두 10여 곳. 취재 결과 전국적으로 5천 통이 넘는 편지들이 방침과는 다르게 학교에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학교 단체 설문 하면) 1인당 270원 우표와 소포 값 없이 보낼 수 있으니까 더 경제적인 것 아닙니까?"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도 개인 정보가 보호되는 곳에서 설문지에 답하지 못했다는 신고 접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등학생 : "익명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지는 않는 것 같아요" 교육과학기술부는 공개적으로 학교폭력 설문을 실시한 학교의 경우, 실태 조사를 재실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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