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유가 부담 덜어주려면?

입력 2012.03.05 (07:11) 수정 2012.03.09 (07:2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정필모 해설위원]

기름 값 오름세가 가파릅니다. 지난달 석유류 값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의 두 배 반을 훨씬 웃돌 정돕니다. 최근의 물가 상승을 기름 값이 주도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석유류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국제 유가가 오르면, 값이 뛸 수밖에 없는 구좁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 기름 값만 더 오른다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겁니다. 고유가 대책도 그런 문제를 푸는 것에서 찾아야 합니다.

국내 기름 값은 국제 유가 말고도 환율이나 세금, 유통구조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환율의 경우 최근 비교적 안정돼 있는 만큼, 최근 기름 값 상승의 원인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국제 유가 상승분을 뺀 기름 값 상승의 원인은 세금과 유통구조에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들어 국내 휘발유 값 상승률은 1.7%에 이릅니다. 일본의 0.2%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칩니다. 최근 일본 엔화의 약세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유류세제도와 유통구조에 그만큼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먼저 유류세제도를 살펴볼까요. 우리나라의 유류세는 가격에 일정 비율로 세금을 물리는 정률젭니다.

이 때문에 값이 오르면 덩달아 세금도 더 붙게 됩니다. 이에 비해 일본은 가격에 관계없이 일정액의 세금만 부과합니다. 당연히 우리나라의 소비자는 국제 유가 상승의 충격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통구조는 어떻습니까. 4개 정유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구좁니다. 8개 정유사에 도매업체까지 경쟁하는 일본과 비교하면, 경쟁에 따른 가격 인하효과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류업계가 그만큼 더 많은 유통마진을 챙긴다는 뜻입니다. 결과적으로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옵니다.

요즘 같이 경기가 나쁘면, 국제 유가는 내려가야 정상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갈등, 너무 많이 풀린 돈이 문젭니다. 공급 불안 요인에 투기적 가수요까지 가세했다는 얘깁니다. 이런 상태라면,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환율을 낮춰서 유가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이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남은 방안은 유류세를 내리고 유통마진을 줄이는 겁니다. 물론 이번 기회에 유류세제도와 유통구조 개선까지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유가 부담 덜어주려면?
    • 입력 2012-03-05 07:11:38
    • 수정2012-03-09 07:25:51
    뉴스광장 1부
[정필모 해설위원] 기름 값 오름세가 가파릅니다. 지난달 석유류 값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의 두 배 반을 훨씬 웃돌 정돕니다. 최근의 물가 상승을 기름 값이 주도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석유류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국제 유가가 오르면, 값이 뛸 수밖에 없는 구좁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 기름 값만 더 오른다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겁니다. 고유가 대책도 그런 문제를 푸는 것에서 찾아야 합니다. 국내 기름 값은 국제 유가 말고도 환율이나 세금, 유통구조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환율의 경우 최근 비교적 안정돼 있는 만큼, 최근 기름 값 상승의 원인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국제 유가 상승분을 뺀 기름 값 상승의 원인은 세금과 유통구조에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들어 국내 휘발유 값 상승률은 1.7%에 이릅니다. 일본의 0.2%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칩니다. 최근 일본 엔화의 약세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유류세제도와 유통구조에 그만큼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먼저 유류세제도를 살펴볼까요. 우리나라의 유류세는 가격에 일정 비율로 세금을 물리는 정률젭니다. 이 때문에 값이 오르면 덩달아 세금도 더 붙게 됩니다. 이에 비해 일본은 가격에 관계없이 일정액의 세금만 부과합니다. 당연히 우리나라의 소비자는 국제 유가 상승의 충격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통구조는 어떻습니까. 4개 정유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구좁니다. 8개 정유사에 도매업체까지 경쟁하는 일본과 비교하면, 경쟁에 따른 가격 인하효과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류업계가 그만큼 더 많은 유통마진을 챙긴다는 뜻입니다. 결과적으로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옵니다. 요즘 같이 경기가 나쁘면, 국제 유가는 내려가야 정상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갈등, 너무 많이 풀린 돈이 문젭니다. 공급 불안 요인에 투기적 가수요까지 가세했다는 얘깁니다. 이런 상태라면,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환율을 낮춰서 유가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이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남은 방안은 유류세를 내리고 유통마진을 줄이는 겁니다. 물론 이번 기회에 유류세제도와 유통구조 개선까지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