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따라잡기] 손님인 척, 문병객인 척 ‘슬쩍’

입력 2012.03.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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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잠깐 방심한 틈에 도둑을 당하는 사건이 요즘 연이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건을 일일이 단속하기도 번거롭고 해서, 설마 괜찮겠지 하고 마음을 놓는 순간을 노리는 건데요.

오언종 아나운서, 이런 일 당하다 보면 정말 믿을 사람 없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거 같아요.

<리포트>

그롷죠? 이게 다 생활 속 허점을 노린건데요.

의류매장에선 손님인척, 병원에선 문병객인척 하고 물건을 훔치다보니 아무런 의심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한번 시도한 수법이 먹히자 똑같은 수법으로 절도를 반복했습니다.

전라북도 전주의 한 대형마트 의류매장,

이곳에선 삼월 첫날부터 어이없는 절도를 당했습니다.

<녹취> 인근 의류매장 직원 (음성변조): “옷은 훔쳐간다 이야기 들어도 탈의실까지, 돈이 없어졌는데 그 사람 잡혔을 거예요.”

돈이 없어진 곳은 탈의실과 연결되어 있는 창고였는데요.

상품을 보관하는 곳이지만 직원들이 가방이나 소지품을 두는 곳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임응환(전주덕진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창고 문이 이렇게 되어있는데 여기에 잠금장치가 안 되어있고 이 문을 열고 가방에 있는 거, 현금을 절취한 것입니다.”

최초 피해매장은 직원들 사기가 떨어질까봐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임응환 (전주덕진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직원하고 종업원하고 업주하고 서로 같은 가족인데, 서로 괜히 의심하는 것 같고 그러기 때문에 서로 말을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어요.”

그로부터 얼마 뒤, 다른 매장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고 알고 보니 범인은 매장에 자주 오던 손님이었는데요.

평범한 30대 주부 김모씨. 그의 범행에 장애물은 없었습니다.

<인터부> 임응환(전주덕진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탈의실 안에 창고가 있는 사실을 다 안거 같아요.”

탈의실은 문만 닫으면 밖에서 보이지 않아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고.

창고는 직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라 문이 열려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녹취> 피해 의류매장 직원 (음성변조): “저희도 소지품 있으니까 잠가 놓는데 고객님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열쇠 꽂아놓고 잠그기만 하고 온 거예요.”

이런 허점을 정확히 알고 옷을 입어보겠다며 태연하게 탈의실로 들어간 김씨.

옷은 입어보지도 않고 지갑의 돈만 훔쳐서 나온 겁니다.

김씨는 5일 동안 세 곳의 매장에서 같은 수법으로 총 70만원을 훔쳤는데요.

하마터면 피해금액은 더 커질 뻔 했습니다.

<녹취>피해 의류매장 직원(음성변조): “그때 CCTV가 잘못 설치 돼서 바꿔야 되는데, 바꾸는 하루 그 날이었는데 얼굴 있는 데만 살짝 보였는데...(거기 찍혔죠.)”

cctv에 우연히 잡힌 김씨.

매장의 허점을 노렸지만 자신 역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꼬리가 밟혔습니다.

생활 속 허점을 노린 절도사건은 또 있었습니다.

범행 장소는 전주와 목포 인근병원, 범인은 병원에 입원했던 정씨였습니다.

총 세 곳의 병원에서 병실에 있던 귀중품을 하나 둘 훔쳐 나왔는데요.

<인터뷰> 전용곤(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 : “업체로부터 보수를 받지 못하여 병원비 등 생활비가 없자, 입원하고 있던 다른 환자가 소지하고 있던 노트북 및 휴대폰을 취한 사건으로.”

정씨는 특별한 증상이나 병명이 나오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했는데요.

이때 만난 환자들이 표적이 된 겁니다.

<인터뷰> 전용곤(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 “장기간 병원에서 입원치료 하다보면 사람이 중요 물품을 그대로 둔 채 생활하기 쉽습니다. 범인들은 이러한 허점을 노려 노트북 등 중요 물건을 절취하게 됩니다.”

특히, 물리치료를 받을 때는 한 두 시간씩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범죄가 용이했다고 하는데요.

병원에서는 이렇게 자리를 비운사이 금품을 절도하는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서울 성북경찰서에서는 한 병원에서만 2200여만 원에 달하는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사건 역시 환자들이 병실을 비운 틈을 노려 문병객인 것처럼 행세하며 지속적으로 금품을 절도한 겁니다.

<인터뷰> 전용곤(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 : “자리를 잠시 비우시게 되더라도. 물건을 물품보관함에 보관하시는 등 평소 주위기울이시는 것이 이런 범죄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에 사는 56세 이모씨가 눈앞에서 돈을 뺏긴 건 8개월 전,

아들에게 송금하려고 은행을 찾았지만, 업무가 끝난 시간이라 현금인출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송금에 실패한 이씨.

옆에 있던 청년 박씨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녹취> 이00 (피해자/음성변조) : “좀 착하게... 호남형으로 생겨가지고, 얘가 그놈을 넣으면서 나 나쁜 맘을 먹었나 봐요. 나보고 번호가 틀리다고 그러더라고요.”

박씨는 송금을 마치자마자 다급하게 달아나버렸다는데요.

<녹취> 이00 (피해자) : “걔가 카드를 주는데 딱 받으니까 아니더라고 이름이.”

아들에게 보낼 480만원을 자신의 통장에 넣어 가로챈 뒤였습니다.

반년동안 박씨를 추적했던 전주 덕진경찰서는 절도혐의로 이미 대전교도소에 복역 중인 박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인터뷰> 최운일( 팀장/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강력4팀) : “이 사건은 신종수법으로 유사한 피해 사례가 발생할 걸로 예상됩니다. 현금 인출기 조작이 미숙한 분은 은행 관계자에게 부탁하거나 지인, 가족분과 동행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허점을 범죄에 이용한 사건들.

누구나 제2, 제3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의 허점을 노리기 전에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 아닐까 싶은데요.

내 주변엔 절도의 위험이 없는지 의 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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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3-12 0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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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잠깐 방심한 틈에 도둑을 당하는 사건이 요즘 연이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건을 일일이 단속하기도 번거롭고 해서, 설마 괜찮겠지 하고 마음을 놓는 순간을 노리는 건데요. 오언종 아나운서, 이런 일 당하다 보면 정말 믿을 사람 없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거 같아요. <리포트> 그롷죠? 이게 다 생활 속 허점을 노린건데요. 의류매장에선 손님인척, 병원에선 문병객인척 하고 물건을 훔치다보니 아무런 의심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한번 시도한 수법이 먹히자 똑같은 수법으로 절도를 반복했습니다. 전라북도 전주의 한 대형마트 의류매장, 이곳에선 삼월 첫날부터 어이없는 절도를 당했습니다. <녹취> 인근 의류매장 직원 (음성변조): “옷은 훔쳐간다 이야기 들어도 탈의실까지, 돈이 없어졌는데 그 사람 잡혔을 거예요.” 돈이 없어진 곳은 탈의실과 연결되어 있는 창고였는데요. 상품을 보관하는 곳이지만 직원들이 가방이나 소지품을 두는 곳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임응환(전주덕진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창고 문이 이렇게 되어있는데 여기에 잠금장치가 안 되어있고 이 문을 열고 가방에 있는 거, 현금을 절취한 것입니다.” 최초 피해매장은 직원들 사기가 떨어질까봐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임응환 (전주덕진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직원하고 종업원하고 업주하고 서로 같은 가족인데, 서로 괜히 의심하는 것 같고 그러기 때문에 서로 말을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어요.” 그로부터 얼마 뒤, 다른 매장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고 알고 보니 범인은 매장에 자주 오던 손님이었는데요. 평범한 30대 주부 김모씨. 그의 범행에 장애물은 없었습니다. <인터부> 임응환(전주덕진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탈의실 안에 창고가 있는 사실을 다 안거 같아요.” 탈의실은 문만 닫으면 밖에서 보이지 않아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고. 창고는 직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라 문이 열려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녹취> 피해 의류매장 직원 (음성변조): “저희도 소지품 있으니까 잠가 놓는데 고객님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열쇠 꽂아놓고 잠그기만 하고 온 거예요.” 이런 허점을 정확히 알고 옷을 입어보겠다며 태연하게 탈의실로 들어간 김씨. 옷은 입어보지도 않고 지갑의 돈만 훔쳐서 나온 겁니다. 김씨는 5일 동안 세 곳의 매장에서 같은 수법으로 총 70만원을 훔쳤는데요. 하마터면 피해금액은 더 커질 뻔 했습니다. <녹취>피해 의류매장 직원(음성변조): “그때 CCTV가 잘못 설치 돼서 바꿔야 되는데, 바꾸는 하루 그 날이었는데 얼굴 있는 데만 살짝 보였는데...(거기 찍혔죠.)” cctv에 우연히 잡힌 김씨. 매장의 허점을 노렸지만 자신 역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꼬리가 밟혔습니다. 생활 속 허점을 노린 절도사건은 또 있었습니다. 범행 장소는 전주와 목포 인근병원, 범인은 병원에 입원했던 정씨였습니다. 총 세 곳의 병원에서 병실에 있던 귀중품을 하나 둘 훔쳐 나왔는데요. <인터뷰> 전용곤(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 : “업체로부터 보수를 받지 못하여 병원비 등 생활비가 없자, 입원하고 있던 다른 환자가 소지하고 있던 노트북 및 휴대폰을 취한 사건으로.” 정씨는 특별한 증상이나 병명이 나오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했는데요. 이때 만난 환자들이 표적이 된 겁니다. <인터뷰> 전용곤(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 “장기간 병원에서 입원치료 하다보면 사람이 중요 물품을 그대로 둔 채 생활하기 쉽습니다. 범인들은 이러한 허점을 노려 노트북 등 중요 물건을 절취하게 됩니다.” 특히, 물리치료를 받을 때는 한 두 시간씩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범죄가 용이했다고 하는데요. 병원에서는 이렇게 자리를 비운사이 금품을 절도하는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서울 성북경찰서에서는 한 병원에서만 2200여만 원에 달하는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사건 역시 환자들이 병실을 비운 틈을 노려 문병객인 것처럼 행세하며 지속적으로 금품을 절도한 겁니다. <인터뷰> 전용곤(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 : “자리를 잠시 비우시게 되더라도. 물건을 물품보관함에 보관하시는 등 평소 주위기울이시는 것이 이런 범죄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에 사는 56세 이모씨가 눈앞에서 돈을 뺏긴 건 8개월 전, 아들에게 송금하려고 은행을 찾았지만, 업무가 끝난 시간이라 현금인출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송금에 실패한 이씨. 옆에 있던 청년 박씨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녹취> 이00 (피해자/음성변조) : “좀 착하게... 호남형으로 생겨가지고, 얘가 그놈을 넣으면서 나 나쁜 맘을 먹었나 봐요. 나보고 번호가 틀리다고 그러더라고요.” 박씨는 송금을 마치자마자 다급하게 달아나버렸다는데요. <녹취> 이00 (피해자) : “걔가 카드를 주는데 딱 받으니까 아니더라고 이름이.” 아들에게 보낼 480만원을 자신의 통장에 넣어 가로챈 뒤였습니다. 반년동안 박씨를 추적했던 전주 덕진경찰서는 절도혐의로 이미 대전교도소에 복역 중인 박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인터뷰> 최운일( 팀장/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강력4팀) : “이 사건은 신종수법으로 유사한 피해 사례가 발생할 걸로 예상됩니다. 현금 인출기 조작이 미숙한 분은 은행 관계자에게 부탁하거나 지인, 가족분과 동행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허점을 범죄에 이용한 사건들. 누구나 제2, 제3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의 허점을 노리기 전에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 아닐까 싶은데요. 내 주변엔 절도의 위험이 없는지 의 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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