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로 변한 지하철 철골자재 5만톤

입력 2001.10.02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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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시가 지하철 건설을 위해 사 놓은 엄청난 양의 철골 자재들이 건설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고철로 녹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백억 원의 세금이 낭비됐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만여 제곱미터의 적치장 가득히 철재들이 쌓여있습니다.
모두가 심하게 녹슬어 있습니다.
녹이 슬면서 두꺼운 철판이 약해져 한꺼풀씩 벗겨져 내립니다.
마치 과자처럼 부서집니다.
인천시가 지하철을 짓겠다며 사들인 이 철재들은 벌써 5년째 이처럼 방치된 채 녹슬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93년부터 인천시는 1호선 지하철을 지으면서 철재 27만톤을 980억원에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2, 3호선 건설은 계속 연기됐고 결국 15만톤의 비싼 철재들이 갈 곳을 잃었습니다.
하나에 수십만 원씩 하는 이들 철재들의 사용 연한은 5년에서 6년으로 이미 절반 이상은 수명이 끝났습니다.
⊙인천도시철도 기획단 관계자: 내구년수가 5년짜리 6년짜리니깐, 이미 50∼60%가 내구년수가 만료되는 시점입니다.
⊙기자: 인천시는 어쩔 수 없이 매각에 나서 올 한 해 10여 만톤을 민간에 팔았습니다.
하지만 1톤에 평균 36만원을 주고 구입한 철재는 구입가의 절반 정도인 19만원에 팔렸습니다.
수백억 원의 세금이 이처럼 고철이 돼서 날라갔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류 보존기간인 5년이 지났다는 이유입니다.
⊙도시철도기획단 계획조정과 담당자: 93년도에 이뤄진 일을 여기서 어떻게 알아요. 1, 2년 전이라면 담당자가 기억을 하겠지만...
⊙기자: 지난 4월 인천지하철 2, 3호선의 건설은 또다시 연기됐지만 인천시는 내년에 다시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인천시는 만약 건설이 허가되면 또다시 새 철재를 사들일 계획입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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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철로 변한 지하철 철골자재 5만톤
    • 입력 2001-10-0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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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시가 지하철 건설을 위해 사 놓은 엄청난 양의 철골 자재들이 건설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고철로 녹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백억 원의 세금이 낭비됐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만여 제곱미터의 적치장 가득히 철재들이 쌓여있습니다. 모두가 심하게 녹슬어 있습니다. 녹이 슬면서 두꺼운 철판이 약해져 한꺼풀씩 벗겨져 내립니다. 마치 과자처럼 부서집니다. 인천시가 지하철을 짓겠다며 사들인 이 철재들은 벌써 5년째 이처럼 방치된 채 녹슬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93년부터 인천시는 1호선 지하철을 지으면서 철재 27만톤을 980억원에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2, 3호선 건설은 계속 연기됐고 결국 15만톤의 비싼 철재들이 갈 곳을 잃었습니다. 하나에 수십만 원씩 하는 이들 철재들의 사용 연한은 5년에서 6년으로 이미 절반 이상은 수명이 끝났습니다. ⊙인천도시철도 기획단 관계자: 내구년수가 5년짜리 6년짜리니깐, 이미 50∼60%가 내구년수가 만료되는 시점입니다. ⊙기자: 인천시는 어쩔 수 없이 매각에 나서 올 한 해 10여 만톤을 민간에 팔았습니다. 하지만 1톤에 평균 36만원을 주고 구입한 철재는 구입가의 절반 정도인 19만원에 팔렸습니다. 수백억 원의 세금이 이처럼 고철이 돼서 날라갔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류 보존기간인 5년이 지났다는 이유입니다. ⊙도시철도기획단 계획조정과 담당자: 93년도에 이뤄진 일을 여기서 어떻게 알아요. 1, 2년 전이라면 담당자가 기억을 하겠지만... ⊙기자: 지난 4월 인천지하철 2, 3호선의 건설은 또다시 연기됐지만 인천시는 내년에 다시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인천시는 만약 건설이 허가되면 또다시 새 철재를 사들일 계획입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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