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3,700명 웃게 한가족 찾기 달인

입력 2012.03.15 (09:14) 수정 2012.03.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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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끔 TV에서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다며 나오는 분들 보면 가슴 짠할 때가 많죠.

네, 방송국 뿐 아니라 경찰서 민원실에도 이런 가슴아픈 사연을 갖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무리 경찰이어도 오랜 세월 잃어버렸던 가족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요,

10여 년 동안 3700명이 넘는 가족을 찾아 준 경찰관이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아픈 사연을 그냥 두고 볼수 없어 개인 시간을 쪼개면서까지 백방으로 사람을 찾아 나서왔다는데요.

김기흥 기자, 사람을 찾아주려다 예상치 못한 수난도 많이 당했다죠?

<기자 멘트>

몇 번씩 집앞에서 서성이다 보니 도둑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었고 물벼락을 맞기도 했다는데요.

심지어 한 가족에게는 개인정보를 알려줬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멈출 수 없다고 합니다.

경찰관 이전에 그도 한 가족의 가장이기에 때문인데요,

간절히 가족을 찾는 이들을 위해 오늘도 거리를 나서는 이건수 경위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남양주 경찰서에는 ‘사람 찾는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경찰관이 있습니다.

바로 이건수 경위인데요.

전국 각지에서 보내 온 가족 찾기 신청서가 책상 한 쪽에 가득 쌓여 있습니다.

보내 온 신청서를 읽다보면 가슴 아픈 사연들로 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는 데요.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제가 지금까지 3,700명 정도 상봉을 해 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가족을 만나서 가고 있습니다."

(찾는 가족에 대한) 단서가 ‘이름’ 석자뿐일 때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수백, 수천 명이 되는 동명이인 중에서 한 사람을 찾아내야 할 정도로 시간과 열정 이 필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업무로 (생각) 했는데, 가족을 찾아 주면서 그 분들의 사연을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그 분들을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 해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이 경위를 동료들은 어떻게 생각 할까요?

<인터뷰> 이영철(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 : "남을 위해서 봉사 할 수 있는 것 중에 (헤어진) 가족을 찾아 주는 것을 생각을 하는데, 직접 실천을 하는 분은 우리 실장님 (이건수 경위) 뿐입니다."

<인터뷰> 최원선(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 : "우선 너무 따뜻하고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으로 만나는 사이인데, 가족, 동생, 자녀같이 잘 챙겨 주세요."

이 경위가 누군가를 반갑게 맞이하는데요. 그의 도움으로 아들과 상봉한 아주머닙니다.

<녹취> "어제 아들 만났거든요.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아들을 찾게) 도와 주셔서."

<녹취> "축하드려요."

폭력남편을 피해 집을 나갔지만, 두고 온 아들이 늘 마음에 걸렸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최00(가족 상봉 사례자) : "29년 만에 아들을 찾으려고 많이 애를 썼는데 못 찾았어요. (그런데 이건수 경위님이) 바로 찾아주셨어요."

남양주민원실의 불은 오늘도 늦게까지 꺼지지 않고 있는데요.

각종 민원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낮 동안의 일과를 끝내고 헤어진 가족 찾는 업무는 주로 밤에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항상 (가족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죠. 어차피 두 가지 일을 (다 잘) 할 수가 없으니까 언젠가는 아이들이 제 마음을 이해 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 가족의 가장이기에 헤어진 가족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느껴진다는 이경위.

<녹취> "이제 퇴근 하시는 거예요?"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아니요. 12년 전에 아들이 행방불명되어서, 어머님이 아들을 찾아 달라는 신청서를 넣었어요. 연락을 해도 안돼서 이 집에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낮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일하러 나가기 때문에, 실제 가족 확인을 할 때는 밤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요.

11년 동안 강원도 산골짜기부터 부산까지, 다니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합니다.

3,7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찾아 주다 보니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제가 밤늦게 다니고 우편물을 꺼내 확인 하니까 도둑이 아닌가 하고 경찰이 출동을 한 적이 있어요. 제가 (가족 찾기) 서류와 신분증을 보여주고 무혐의로 풀려 난 적이 있습니다."

가끔은 물벼락을 맞기도 하고, 한 가족에게는 개인정보를 알려줬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지만, 이 경위는 이 일을 그만 둘 수 없다고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한사람이라도 많이 상봉시키고 싶기 때문인데요.

행방불명이 된 아들의 집을 겨우 찾았지만, 돌아서는 이경위.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 : "밤늦게 일을 하러 다니는 것 같아요. 다음에 다시 와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연락처를 남겼으니 연락 주겠죠."

이렇게 발품을 팔고 끝까지 포기 하지 않는 것이 이 경위만의 비법입니다.

취재 중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 경위와 함께 경찰서로 들어가는 이혜인 씨는 19년 전 세 살 때 어머니와 헤어진 뒤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동안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살았다고 하는데요.

그런 어머니를 19년 만에 잠시 뒤면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건수 경위의 안내를 받고 어머니가 문으로 들어옵니다.

긴 세월을 지난 만남. 어머니가 눈물을 터트립니다.

<녹취> "왜 우세요?"

<녹취> "많이 컸어. 엄마가 미안해. 어떡하니."

19년 동안의 이별이 만남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이 극적인 상봉을 이뤄낸 이건수 경위는 이 순간, 늘 마음으로 눈물을 흘린다고 하는데요.

폭력 남편을 견딜 수 없어 어린 딸을 두고 나가야 했던 어머니는, 언젠가 딸이 자신을 찾아 올 것 같아 긴 세월을 혼자 지냈다고 합니다.

<인터뷰> 성지현(가족 상봉 사례자) : "항상 보고 싶어도 못 봤는데 이렇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언젠가는 (딸이) 찾아 올 것이라고."

커갈수록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커졌다는 딸.. 그리고 딸을 만나면 제일 먼저, 꼭 끌어안고 자고 싶었다는 어머니.. 두 손을 꼭 잡은 모녀는 거듭 감사 인사를 합니다.

<녹취> "제 보물을 찾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녹취> "제가 더 행복합니다."

헤어진 가족을 찾는 일이란 행복하면서도 한쪽으론 가슴 아픈 일이라고도 하는데요.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 : "(자녀가) 처음으로 엄마를 만나보고 엄마를 만나면서 얼굴을 막 비비고, 손을 만지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프면서도 너무 행복했어요."

간절히 가족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한 가족 찾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그는 진정 행복한 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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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3,700명 웃게 한가족 찾기 달인
    • 입력 2012-03-15 09:14:03
    • 수정2012-03-15 16: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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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끔 TV에서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다며 나오는 분들 보면 가슴 짠할 때가 많죠. 네, 방송국 뿐 아니라 경찰서 민원실에도 이런 가슴아픈 사연을 갖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무리 경찰이어도 오랜 세월 잃어버렸던 가족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요, 10여 년 동안 3700명이 넘는 가족을 찾아 준 경찰관이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아픈 사연을 그냥 두고 볼수 없어 개인 시간을 쪼개면서까지 백방으로 사람을 찾아 나서왔다는데요. 김기흥 기자, 사람을 찾아주려다 예상치 못한 수난도 많이 당했다죠? <기자 멘트> 몇 번씩 집앞에서 서성이다 보니 도둑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었고 물벼락을 맞기도 했다는데요. 심지어 한 가족에게는 개인정보를 알려줬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멈출 수 없다고 합니다. 경찰관 이전에 그도 한 가족의 가장이기에 때문인데요, 간절히 가족을 찾는 이들을 위해 오늘도 거리를 나서는 이건수 경위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남양주 경찰서에는 ‘사람 찾는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경찰관이 있습니다. 바로 이건수 경위인데요. 전국 각지에서 보내 온 가족 찾기 신청서가 책상 한 쪽에 가득 쌓여 있습니다. 보내 온 신청서를 읽다보면 가슴 아픈 사연들로 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는 데요.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제가 지금까지 3,700명 정도 상봉을 해 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가족을 만나서 가고 있습니다." (찾는 가족에 대한) 단서가 ‘이름’ 석자뿐일 때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수백, 수천 명이 되는 동명이인 중에서 한 사람을 찾아내야 할 정도로 시간과 열정 이 필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업무로 (생각) 했는데, 가족을 찾아 주면서 그 분들의 사연을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그 분들을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 해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이 경위를 동료들은 어떻게 생각 할까요? <인터뷰> 이영철(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 : "남을 위해서 봉사 할 수 있는 것 중에 (헤어진) 가족을 찾아 주는 것을 생각을 하는데, 직접 실천을 하는 분은 우리 실장님 (이건수 경위) 뿐입니다." <인터뷰> 최원선(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 : "우선 너무 따뜻하고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으로 만나는 사이인데, 가족, 동생, 자녀같이 잘 챙겨 주세요." 이 경위가 누군가를 반갑게 맞이하는데요. 그의 도움으로 아들과 상봉한 아주머닙니다. <녹취> "어제 아들 만났거든요.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아들을 찾게) 도와 주셔서." <녹취> "축하드려요." 폭력남편을 피해 집을 나갔지만, 두고 온 아들이 늘 마음에 걸렸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최00(가족 상봉 사례자) : "29년 만에 아들을 찾으려고 많이 애를 썼는데 못 찾았어요. (그런데 이건수 경위님이) 바로 찾아주셨어요." 남양주민원실의 불은 오늘도 늦게까지 꺼지지 않고 있는데요. 각종 민원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낮 동안의 일과를 끝내고 헤어진 가족 찾는 업무는 주로 밤에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항상 (가족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죠. 어차피 두 가지 일을 (다 잘) 할 수가 없으니까 언젠가는 아이들이 제 마음을 이해 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 가족의 가장이기에 헤어진 가족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느껴진다는 이경위. <녹취> "이제 퇴근 하시는 거예요?"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아니요. 12년 전에 아들이 행방불명되어서, 어머님이 아들을 찾아 달라는 신청서를 넣었어요. 연락을 해도 안돼서 이 집에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낮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일하러 나가기 때문에, 실제 가족 확인을 할 때는 밤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요. 11년 동안 강원도 산골짜기부터 부산까지, 다니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합니다. 3,7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찾아 주다 보니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 "제가 밤늦게 다니고 우편물을 꺼내 확인 하니까 도둑이 아닌가 하고 경찰이 출동을 한 적이 있어요. 제가 (가족 찾기) 서류와 신분증을 보여주고 무혐의로 풀려 난 적이 있습니다." 가끔은 물벼락을 맞기도 하고, 한 가족에게는 개인정보를 알려줬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지만, 이 경위는 이 일을 그만 둘 수 없다고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한사람이라도 많이 상봉시키고 싶기 때문인데요. 행방불명이 된 아들의 집을 겨우 찾았지만, 돌아서는 이경위.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 : "밤늦게 일을 하러 다니는 것 같아요. 다음에 다시 와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연락처를 남겼으니 연락 주겠죠." 이렇게 발품을 팔고 끝까지 포기 하지 않는 것이 이 경위만의 비법입니다. 취재 중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 경위와 함께 경찰서로 들어가는 이혜인 씨는 19년 전 세 살 때 어머니와 헤어진 뒤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동안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살았다고 하는데요. 그런 어머니를 19년 만에 잠시 뒤면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건수 경위의 안내를 받고 어머니가 문으로 들어옵니다. 긴 세월을 지난 만남. 어머니가 눈물을 터트립니다. <녹취> "왜 우세요?" <녹취> "많이 컸어. 엄마가 미안해. 어떡하니." 19년 동안의 이별이 만남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이 극적인 상봉을 이뤄낸 이건수 경위는 이 순간, 늘 마음으로 눈물을 흘린다고 하는데요. 폭력 남편을 견딜 수 없어 어린 딸을 두고 나가야 했던 어머니는, 언젠가 딸이 자신을 찾아 올 것 같아 긴 세월을 혼자 지냈다고 합니다. <인터뷰> 성지현(가족 상봉 사례자) : "항상 보고 싶어도 못 봤는데 이렇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언젠가는 (딸이) 찾아 올 것이라고." 커갈수록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커졌다는 딸.. 그리고 딸을 만나면 제일 먼저, 꼭 끌어안고 자고 싶었다는 어머니.. 두 손을 꼭 잡은 모녀는 거듭 감사 인사를 합니다. <녹취> "제 보물을 찾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녹취> "제가 더 행복합니다." 헤어진 가족을 찾는 일이란 행복하면서도 한쪽으론 가슴 아픈 일이라고도 하는데요. <인터뷰> 이건수(경기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 : "(자녀가) 처음으로 엄마를 만나보고 엄마를 만나면서 얼굴을 막 비비고, 손을 만지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프면서도 너무 행복했어요." 간절히 가족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한 가족 찾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그는 진정 행복한 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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