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빈 손’ 은퇴자 “노후가 불안해요”

입력 2012.03.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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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녹취> "떴다방 홀림정책 우리는 안 속는다 20만 노년 일자리...언제까지 갈 것인가? "



네, 성난 은퇴자들이 거리에서 시위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직장을 떠난 은퇴자가 한 해 수십만 명씩 생겨납니다.



하지만, 노후 준비는 제대로 안 돼 있고, 거의 빈손으로 여생을 보내야 할 처지인 경우도 많습니다.



은퇴자들의 실태, 먼저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소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이 50대는 1년째 구직활동 중입니다.



눈높이를 낮춰도 재취업은 어려운데, 두 자녀의 학비에 결혼 비용까지 아직 돈 들어갈 곳은 많습니다.



<녹취> 퇴직자(56살/음성변조) :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지출이 되다 보니까, 가지고 있는 돈이 바닥이 날 수 있으니까..."



직장인의 평균 퇴직연령은 55살, 자녀의 대학 학비와 결혼 비용 등 목돈이 들어갈 시기입니다.



평균 7천만 원인 현금자산이 바닥나면 이자율이 높은 대부업체나 사채를 찾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신용불량자 가운데 은퇴연령인 50살 이상이 만 8천여 명으로 4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녹취>워크아웃 신청자(55살/음성변조) : "(노후 준비를) 여러 가지 여건이 안돼서 못했죠. 물론 후회스럽지만 지나간 세월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평생 의료비 가운데 3분의 2가 65살 이후에 들어가는 만큼, 질병으로 큰 빚을 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해만 47만 명이 퇴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준비된 퇴직자는 드뭅니다.



<앵커 멘트>



네, 이렇게 은퇴자들이 모아둔 돈 없이 퇴직 후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게 현실입니다.



은퇴자들의 노후 준비 실태, 계속해서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멘트>



베이비 부머 세대가 최근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노후 대책이 시급한 화두가 되고 있는 데요.



1955년부터 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는 71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노후대책인 연금은 다들 들고 있을까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만 든 경우가 27% 정도,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에도 가입한 경우까지 포함해도 78% 에 그쳐 나머지 22%, 즉 156만 명은 아무런 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은퇴후 여생을 사는데 필요한 최소자금은 얼마일까요?



최근 대거 퇴직하고 있는 이른바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 후 최소한 필요한 자금은 한 부부당 3억 6천만 원입니다



문제는 평균 자산이 3억 4천만 원 정도라는 점인데요. 이마저도 대부분은 현재 살고 있는 집 등 부동산 자산이고 현금 등 금융자산은 5천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은퇴를 해도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취업 전선에 나서는 은퇴자들 김민철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어깨를 이렇게 돌려보세요. 아이고 시원하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찾아 웃음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최화자씨.



최 씨는 한 병원이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만든 사업단에 취직했습니다.



월급은 많지 않지만, 젊은 시절 하던 일과 비슷해 대만족입니다.



<인터뷰> 최화자(62살/인천시 갈산동) :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이 병원 일을 하면서 함께 창출할 수 있다는데 기쁨이 있구요. 급여를 받으면서 하니까 더 신나고..."



지난해 전체 생산 가능 인구 가운데, 55살부터 64살까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4%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최 씨처럼 만족스런 재취업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평생 쌓은 경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란 더더욱 어렵습니다.



<인터뷰> 정종보(한국노인인력개발원 사업운영국장) : "(은퇴자들의) 직무능력과 기업체에서 원하는 직무능력을 상호 연결시켜줄 수 있는 연결시스템이 좀 활성화되고 구축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단순 노무직, 일용직에 몰립니다.



지난해 60대 연령층의 비정규직 비율은 70%에 육박합니다.



<기자 멘트>



노후준비는 안 돼 있고 재취업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뾰족한 대책은 없는 걸까요?



최근 들어 귀농을 선택하는 은퇴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농촌으로 돌아가 제2 인생을 살고 있는 은퇴자들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녹취> "많이 먹어라.. 누렁아.. 아롱이. 다롱이도 이리와"



3년 전 귀농한 이호남씨의 하루 일과는 누렁소와 함께 시작됩니다.



서울의 건설회사를 은퇴한 이 씨는 전남 강진에서 제2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천식을 앓고 있던 부인의 건강과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인터뷰> 이호남(전남 강진군 군동면 용소리) : " 어떤 사람들은 여기서 생활하는 데 100만원도 안들어간다고 그러던데 우리는 서툴러서 그런지 좀 들어가데..."



딸기농사가 이씨에게는 큰 희망입니다.



고령에다 농사일이 처음인데도 그리 힘들지 않고 수익도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농어촌 자치단체마다 은퇴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보니, 지난해 귀촌한 2만 3천 5백여 명 가운데 50대가 33.7%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5.5%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취약한 의료서비스와 문화생활 여건 등은 개선해야 할 과젭니다.



<인터뷰> 유상오(그린코리아컨설팅 대표) : "체력적이거나 정신적이거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보급돼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 시작되면서 귀촌과 귀농이 은퇴자 대책의 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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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빈 손’ 은퇴자 “노후가 불안해요”
    • 입력 2012-03-16 22: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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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녹취> "떴다방 홀림정책 우리는 안 속는다 20만 노년 일자리...언제까지 갈 것인가? "

네, 성난 은퇴자들이 거리에서 시위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직장을 떠난 은퇴자가 한 해 수십만 명씩 생겨납니다.

하지만, 노후 준비는 제대로 안 돼 있고, 거의 빈손으로 여생을 보내야 할 처지인 경우도 많습니다.

은퇴자들의 실태, 먼저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소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이 50대는 1년째 구직활동 중입니다.

눈높이를 낮춰도 재취업은 어려운데, 두 자녀의 학비에 결혼 비용까지 아직 돈 들어갈 곳은 많습니다.

<녹취> 퇴직자(56살/음성변조) :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지출이 되다 보니까, 가지고 있는 돈이 바닥이 날 수 있으니까..."

직장인의 평균 퇴직연령은 55살, 자녀의 대학 학비와 결혼 비용 등 목돈이 들어갈 시기입니다.

평균 7천만 원인 현금자산이 바닥나면 이자율이 높은 대부업체나 사채를 찾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신용불량자 가운데 은퇴연령인 50살 이상이 만 8천여 명으로 4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녹취>워크아웃 신청자(55살/음성변조) : "(노후 준비를) 여러 가지 여건이 안돼서 못했죠. 물론 후회스럽지만 지나간 세월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평생 의료비 가운데 3분의 2가 65살 이후에 들어가는 만큼, 질병으로 큰 빚을 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해만 47만 명이 퇴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준비된 퇴직자는 드뭅니다.

<앵커 멘트>

네, 이렇게 은퇴자들이 모아둔 돈 없이 퇴직 후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게 현실입니다.

은퇴자들의 노후 준비 실태, 계속해서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멘트>

베이비 부머 세대가 최근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노후 대책이 시급한 화두가 되고 있는 데요.

1955년부터 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는 71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노후대책인 연금은 다들 들고 있을까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만 든 경우가 27% 정도,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에도 가입한 경우까지 포함해도 78% 에 그쳐 나머지 22%, 즉 156만 명은 아무런 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은퇴후 여생을 사는데 필요한 최소자금은 얼마일까요?

최근 대거 퇴직하고 있는 이른바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 후 최소한 필요한 자금은 한 부부당 3억 6천만 원입니다

문제는 평균 자산이 3억 4천만 원 정도라는 점인데요. 이마저도 대부분은 현재 살고 있는 집 등 부동산 자산이고 현금 등 금융자산은 5천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은퇴를 해도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취업 전선에 나서는 은퇴자들 김민철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어깨를 이렇게 돌려보세요. 아이고 시원하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찾아 웃음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최화자씨.

최 씨는 한 병원이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만든 사업단에 취직했습니다.

월급은 많지 않지만, 젊은 시절 하던 일과 비슷해 대만족입니다.

<인터뷰> 최화자(62살/인천시 갈산동) :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이 병원 일을 하면서 함께 창출할 수 있다는데 기쁨이 있구요. 급여를 받으면서 하니까 더 신나고..."

지난해 전체 생산 가능 인구 가운데, 55살부터 64살까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4%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최 씨처럼 만족스런 재취업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평생 쌓은 경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란 더더욱 어렵습니다.

<인터뷰> 정종보(한국노인인력개발원 사업운영국장) : "(은퇴자들의) 직무능력과 기업체에서 원하는 직무능력을 상호 연결시켜줄 수 있는 연결시스템이 좀 활성화되고 구축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단순 노무직, 일용직에 몰립니다.

지난해 60대 연령층의 비정규직 비율은 70%에 육박합니다.

<기자 멘트>

노후준비는 안 돼 있고 재취업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뾰족한 대책은 없는 걸까요?

최근 들어 귀농을 선택하는 은퇴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농촌으로 돌아가 제2 인생을 살고 있는 은퇴자들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녹취> "많이 먹어라.. 누렁아.. 아롱이. 다롱이도 이리와"

3년 전 귀농한 이호남씨의 하루 일과는 누렁소와 함께 시작됩니다.

서울의 건설회사를 은퇴한 이 씨는 전남 강진에서 제2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천식을 앓고 있던 부인의 건강과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인터뷰> 이호남(전남 강진군 군동면 용소리) : " 어떤 사람들은 여기서 생활하는 데 100만원도 안들어간다고 그러던데 우리는 서툴러서 그런지 좀 들어가데..."

딸기농사가 이씨에게는 큰 희망입니다.

고령에다 농사일이 처음인데도 그리 힘들지 않고 수익도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농어촌 자치단체마다 은퇴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보니, 지난해 귀촌한 2만 3천 5백여 명 가운데 50대가 33.7%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5.5%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취약한 의료서비스와 문화생활 여건 등은 개선해야 할 과젭니다.

<인터뷰> 유상오(그린코리아컨설팅 대표) : "체력적이거나 정신적이거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보급돼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 시작되면서 귀촌과 귀농이 은퇴자 대책의 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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