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지적장애’ 친구 꾀어 성매매 강요

입력 2012.03.26 (09:05) 수정 2012.03.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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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가로챈 혐의로 한 10대가 구속됐습니다.



이 10대는 남자 친구의 빚을 갚으려고 자신도 성매매를 하면서 친구까지 끌어들였다는데요.



오언종 아나운서, 미성년자인 10대가 성매매를 했다는 것도 그렇고, ’친구’란 말이 참 무색하네요.



<기자 멘트>



네, 좋은 친구는 형제보다도 그 우애가 더 끈끈하다고 하죠?



그런데 좋은 친구인줄 알았던 친구가 갑자기 돌변했다면 얼마나 그 상처가 컸을까요?



친구의 말이라면 모자라 보일 정도로 순순히 따랐던 피해자.



피의자들이 피해자에게 성매매를 시키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웠습니다.



친구, 우정이란 말을 무색케한 이번 사건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인끼리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인데이에 열일곱 살의 피해자 A양은 모텔로 향했습니다.



그날, A양이 들른 구로동의 모텔 cctv화면입니다.



일행인 듯 보이는 남녀가 함께 모텔로 들어와 방 두 개를 잡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죠?



그런데... 방 앞에 도착한 뒤 다른 방으로 가야 할 남자가 여자들과 같은 방으로 들어갑니다.



씨씨티비를 확인한 모텔주인은 이들을 돌려보냈다고 주장 했는데요.



<녹취> 모텔업주 (음성변조): “남자가 한 사람이 올라가서, 여자 방으로 들어가니까 아니다 싶어서 주민등록 검사를 한 거예요.”



하지만 이런 주장과 달리 미성년자인 A양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텔을 드나드는데 걸림돌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임형철(경사/광진경찰서 강력 2팀) : “(모텔 업주들은 피해자가) 성인같이 보였다는 둥, 가끔 남자가 들어왔는데 여자가 따로 들어온다는 둥, 변명하는데 거기서는 영업한다고 생각하니까 놔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동갑내기 친구 때문에 성매매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 친구는 바로, 모텔에 함께있던 김 양이었는데요.



<인터뷰> 박동우(팀장/광진경찰서 강력 2팀장) : “김 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하고 그때부터 남자들하고 성매매 전력도 있고, 2회에 걸쳐 처분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김 양을 친구를 타락시킨 인면수심으로 만든 건 원조교제로 만난 29살 김 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10개월 전 김 씨의 친구 소개로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는데요.



무직인 김 씨는 틈날 때만 대리운전을 하며 어린 여자 친구의 조건만남을 알선하는 포주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동우(팀장/광진경찰서 강력 2팀장) : “(성매매) 상대남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대리운전은 주말에만 나갔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씨에겐 전 여자 친구에게 빌린 3천여만 원의 빚이 있었다는데요.



<인터뷰> 박동우(팀장/광진경찰서 강력2팀장) :“생활비로 진 빚하고, 온라인 도박을 해서 진 빚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의 빚을 갚기 위해 직접 성매매에 나섰지만, 혼자서 감당하기 버거웠던 김양.



그때 떠오른 게, 초등학교 동창인 A양이었습니다.



지난달 12일, 새벽 4시 사건은 일상적인 채팅에서 시작됐습니다.



김 양과 가끔 연락을 하며 남자친구와도 안면이 있는 터라 두 사람이 데리러 온다는 말에 선뜻 집을 나섰는데요.



A양이 차에 타자, 김 양은 돌변했습니다.



핸드폰을 뺏어 창밖으로 던져 가족들과 연락을 할 수 없게 만들었고 자신이 동거하는 자취방에 머물게 하며 성매매에 동참하게 만든 겁니다.



<인터뷰>임형철(경사/광진경찰서 강력 2팀) :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을 했대요. 근데 부탁이 아니라 강요식으로 집에서 나왔는데 갈 데도 없으면서 이런 거라도 해야지, 그런 식으로 얘기한 모양이더라고요.”



10대 김 양과 남자친구는 성매매 과정에서 역할을 철저하게 분담했는데요.



먼저 남자친구 김 씨가 채팅사이트에 접속해 여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조건만남으로 남성들을 유인합니다.



만남이 성사되면 다음은 김 양 몫이었는데요.



남성들과 직접 통화하며 성관계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금액 협상까지 마치고, 마지막으로 약속장소에 A양을 데려가 성매매를 시킨 겁니다.



많으면 하루에 네 번이나 성매매를 강요했다고 하는데요.



두 사람은 이렇게 총 450만원을 챙겼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A양에겐 정신지체 3급의 장애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외관상으로 장애여부를 알 수 없었나요?

<녹취> 모텔업주 (음성변조) : “못 느끼는 거죠. 수십 번을 왔다는데 장님도 아니고 화장을 했다고 해도 어려보이는 애를 받았겠어요?”



겉으로 장애가 드러나지 않고, 또래에 비해 판단력과 인지능력이 모자라 친구의 말을 순순히 따랐던 겁니다.



<인터뷰> 임형철(경사/광진경찰서 강력2팀) : “일단 정신지체가 있으니까 한 두 번은 성매매를 했나 봐요. 하다보니까 자기가 아프니까 못하겠다. 그렇게 얘기가 나온 거죠. 처음에는 뭣 모르고 간 것 같더라고요.”



A양이 울타리를 벗어났을 때 보호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홀로 자고 있다가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하는데요.



범인은 피의자 김 씨의 친구였고 물론 그 역시 그녀의 장애를 알고 있었죠.



<인터뷰> 공정식(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가해자들이 정신지체 자를 일종의 열등한 자로 보고 또한 그러한 성폭행을 했어도 의미를 잘 모를 거로 생각하고 신고도 되지 않을 거라는 의식이 깔린 거죠.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범행했다는 것은 당연히 가중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거죠. ”



법으로 금지해도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생각이 우리사회 성매매를 부추기고 여전히 미성년자와 장애우까지 성적인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었는데요.



친구의 몸을 팔아 돈을 뜯은 비정한 10대와 그의 남자친구는 구속됐고,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관계를 가진 남성 스물 한명, 그리고 그들에게 수 십 차례에 걸쳐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모텔 업주 두 명까지 모두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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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지적장애’ 친구 꾀어 성매매 강요
    • 입력 2012-03-26 09:05:48
    • 수정2012-03-28 11: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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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인 친구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가로챈 혐의로 한 10대가 구속됐습니다.

이 10대는 남자 친구의 빚을 갚으려고 자신도 성매매를 하면서 친구까지 끌어들였다는데요.

오언종 아나운서, 미성년자인 10대가 성매매를 했다는 것도 그렇고, ’친구’란 말이 참 무색하네요.

<기자 멘트>

네, 좋은 친구는 형제보다도 그 우애가 더 끈끈하다고 하죠?

그런데 좋은 친구인줄 알았던 친구가 갑자기 돌변했다면 얼마나 그 상처가 컸을까요?

친구의 말이라면 모자라 보일 정도로 순순히 따랐던 피해자.

피의자들이 피해자에게 성매매를 시키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웠습니다.

친구, 우정이란 말을 무색케한 이번 사건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인끼리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인데이에 열일곱 살의 피해자 A양은 모텔로 향했습니다.

그날, A양이 들른 구로동의 모텔 cctv화면입니다.

일행인 듯 보이는 남녀가 함께 모텔로 들어와 방 두 개를 잡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죠?

그런데... 방 앞에 도착한 뒤 다른 방으로 가야 할 남자가 여자들과 같은 방으로 들어갑니다.

씨씨티비를 확인한 모텔주인은 이들을 돌려보냈다고 주장 했는데요.

<녹취> 모텔업주 (음성변조): “남자가 한 사람이 올라가서, 여자 방으로 들어가니까 아니다 싶어서 주민등록 검사를 한 거예요.”

하지만 이런 주장과 달리 미성년자인 A양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텔을 드나드는데 걸림돌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임형철(경사/광진경찰서 강력 2팀) : “(모텔 업주들은 피해자가) 성인같이 보였다는 둥, 가끔 남자가 들어왔는데 여자가 따로 들어온다는 둥, 변명하는데 거기서는 영업한다고 생각하니까 놔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동갑내기 친구 때문에 성매매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 친구는 바로, 모텔에 함께있던 김 양이었는데요.

<인터뷰> 박동우(팀장/광진경찰서 강력 2팀장) : “김 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하고 그때부터 남자들하고 성매매 전력도 있고, 2회에 걸쳐 처분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김 양을 친구를 타락시킨 인면수심으로 만든 건 원조교제로 만난 29살 김 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10개월 전 김 씨의 친구 소개로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는데요.

무직인 김 씨는 틈날 때만 대리운전을 하며 어린 여자 친구의 조건만남을 알선하는 포주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동우(팀장/광진경찰서 강력 2팀장) : “(성매매) 상대남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대리운전은 주말에만 나갔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씨에겐 전 여자 친구에게 빌린 3천여만 원의 빚이 있었다는데요.

<인터뷰> 박동우(팀장/광진경찰서 강력2팀장) :“생활비로 진 빚하고, 온라인 도박을 해서 진 빚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의 빚을 갚기 위해 직접 성매매에 나섰지만, 혼자서 감당하기 버거웠던 김양.

그때 떠오른 게, 초등학교 동창인 A양이었습니다.

지난달 12일, 새벽 4시 사건은 일상적인 채팅에서 시작됐습니다.

김 양과 가끔 연락을 하며 남자친구와도 안면이 있는 터라 두 사람이 데리러 온다는 말에 선뜻 집을 나섰는데요.

A양이 차에 타자, 김 양은 돌변했습니다.

핸드폰을 뺏어 창밖으로 던져 가족들과 연락을 할 수 없게 만들었고 자신이 동거하는 자취방에 머물게 하며 성매매에 동참하게 만든 겁니다.

<인터뷰>임형철(경사/광진경찰서 강력 2팀) :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을 했대요. 근데 부탁이 아니라 강요식으로 집에서 나왔는데 갈 데도 없으면서 이런 거라도 해야지, 그런 식으로 얘기한 모양이더라고요.”

10대 김 양과 남자친구는 성매매 과정에서 역할을 철저하게 분담했는데요.

먼저 남자친구 김 씨가 채팅사이트에 접속해 여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조건만남으로 남성들을 유인합니다.

만남이 성사되면 다음은 김 양 몫이었는데요.

남성들과 직접 통화하며 성관계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금액 협상까지 마치고, 마지막으로 약속장소에 A양을 데려가 성매매를 시킨 겁니다.

많으면 하루에 네 번이나 성매매를 강요했다고 하는데요.

두 사람은 이렇게 총 450만원을 챙겼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A양에겐 정신지체 3급의 장애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외관상으로 장애여부를 알 수 없었나요?
<녹취> 모텔업주 (음성변조) : “못 느끼는 거죠. 수십 번을 왔다는데 장님도 아니고 화장을 했다고 해도 어려보이는 애를 받았겠어요?”

겉으로 장애가 드러나지 않고, 또래에 비해 판단력과 인지능력이 모자라 친구의 말을 순순히 따랐던 겁니다.

<인터뷰> 임형철(경사/광진경찰서 강력2팀) : “일단 정신지체가 있으니까 한 두 번은 성매매를 했나 봐요. 하다보니까 자기가 아프니까 못하겠다. 그렇게 얘기가 나온 거죠. 처음에는 뭣 모르고 간 것 같더라고요.”

A양이 울타리를 벗어났을 때 보호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홀로 자고 있다가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하는데요.

범인은 피의자 김 씨의 친구였고 물론 그 역시 그녀의 장애를 알고 있었죠.

<인터뷰> 공정식(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가해자들이 정신지체 자를 일종의 열등한 자로 보고 또한 그러한 성폭행을 했어도 의미를 잘 모를 거로 생각하고 신고도 되지 않을 거라는 의식이 깔린 거죠.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범행했다는 것은 당연히 가중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거죠. ”

법으로 금지해도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생각이 우리사회 성매매를 부추기고 여전히 미성년자와 장애우까지 성적인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었는데요.

친구의 몸을 팔아 돈을 뜯은 비정한 10대와 그의 남자친구는 구속됐고,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관계를 가진 남성 스물 한명, 그리고 그들에게 수 십 차례에 걸쳐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모텔 업주 두 명까지 모두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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