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10년 가장 폭력 견디다 못 해…

입력 2012.04.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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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아내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두 자녀가 가세한 걸로 드러나서 함께 입건이 됐는데요.

이들은 숨진 남편이자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폭행하는 걸 막으려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폭력 피해자가 한 순간에 가해자로 바뀌는 정말 기구한 일이 일어난 건데요.

오언종 아나운서, 이 가족은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폭력에 시달려왔다고 한다면서요.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이 얘기가 받아들여진 거 같아요?

<아나운서 멘트>

네, 우선 경찰은 범행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숨진 48살 박 씨의 폭행이 아내와 네 명의 자녀에게 수시로 가해져왔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10여 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말하지도 못하고, 거동조차 힘든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큰딸에게 폭행이 집중됐고요.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큰 딸의 치료비를 대느라 원망이 컸던 겁니다.

그런데 이웃주민 누구하나 이들 가족의 이런 상황을 제대로 눈치 챈 이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 11일 밤에도, 박 씨는 술에 취한 채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이를 저지하려던 가족들의 행동은 그만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가져오고야 말았습니다.

<리포트>

성남시 중앙동의 한 주택가입니다.

지난 12일 새벽 2시쯤, 이 곳에 사는 48살 박 모씨 집에 119구급차가 도착합니다.

잠을 자던 박 씨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가족들이 신고를 한 건데요,

<녹취> 119 구급대원 (음성변조) : “제가 갔을 때는 (박 씨) 몸이 사후강직이 오지는 않았었고, 보호자가 울고불고 난리(났었죠.) 딱 보니까 심장이 멎은 사람이구나 그 생각이 딱 들 정도로 얼굴 쪽에 청색증이 있었고...”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구급대원. 하지만, 박 씨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는데요,

그런데 박 씨의 몸에서 이상한 흔적이 발견됩니다.

손목 부근에 흉터들이 눈에 띌 만큼 선명했던 건데요,

<녹취> 119 구급대원 (음성변조) : “남자가 속옷 차림으로 누워있더라고요. (심폐소생술) 가슴 압박을 하다보면 시선이 아저씨 몸으로 가기 마련이거든요 아무래도. 그런데 오른손 쪽에 막 흉터자국이 엄청 많더라고요. 약간 손도 부어있었고요.“

박 씨 아내에게 무슨 흉터냐고 물었지만, 아내는 그저 최근에 남편이 자살에 대한 얘기를 자주 했었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 (음성변조) : “손에 자해자국 같은 게 많은 거 같아서 ‘손이 왜 이러냐’고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부인이 (남편이) 원래 최근에 자살하려고 막 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남편이 '나 자살할거니까 내가 죽어도 놀라지 마’ 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다‘고 하더래요.“

갑작스런 박 씨의 사망. 그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가족...

그런데 박 씨의 시신을 검안한 담당의사는 타살이 의심스럽다며 경찰에 신고했는데요,

<인터뷰> 허완봉 (경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처음에 유족들은 아버지 사망에 대해서 결박이나 이런 걸 진술하지 않고, 어떻게 사망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시신에서 결박흔적이 보이고, 입 주변에 청테이프 뒷면 끈끈이가 붙어있었어요“

긴급 체포된 박 씨의 아내 48살 이 모 씨.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이 씨는 박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충격적인 건, 박 씨의 자녀들까지 연루돼 있다는 건데요.

<인터뷰> 허완봉 (경사 /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어머니가 자식들을 보호하려고 자기가 (혼자) 한 거다 라고 이렇게 처음에 진술했는데, 여성 혼자 남자를 제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추궁한 결과 둘째딸, 막내아들이 개입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어쩌다 이 씨와 자녀들은 가장인 박 씨를 숨지게 한 걸까요?

박씨가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날인 11일 대낮부터 하루 종일 술을 마셨다는 박 씨.

저녁이 되자 박 씨는 만취상태로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큰딸을 마구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 허완봉 (경사 /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가족들 진술로는 (박 씨가)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발로 몸 부위를 걷어차면서 큰 딸이 심하게 맞은 걸로 (진술했고,) 저희가 폭행을 당했다는 큰딸을 살펴봤는데요, 다리하고 머리 부위에 멍이 있었습니다.”

아내인 이 씨가 말려봤지만, 박 씨를 당해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집을 빠져나간 셋째 딸을 제외한 둘째딸과 막내아들이 엄마를 거들어 박 씨를 제압하기에 이르는데요,

<인터뷰>오창록 (형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박 씨 폭행을 저지하려고) 아내와 둘째딸, 막내아들이 합세해서 결박한 상황입니다. 집 내벽에 있는 인터넷 케이블선을 잘라서 결박을 한 거고, 청테이프를 가지고 입을 막고 손발을 묶는데 사용했습니다.”

박 씨의 폭행이 두려웠던 이 씨와 자녀들... 술이 깰 때까지 만이라도, 박 씨를 결박한 채 두기로 하는데요,

12일 새벽 2시쯤, 박 씨 상태를 살펴보던 이 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 든 줄로만 알았던 박 씨가 숨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오창록 (형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청테이프로) 코도 같이 막았나요?) 아니오. 입만 막았다고 진술을 하는데요, (박 씨가) 발버둥을 많이 쳤거든요. 소리도 지르고. 아마 테이프가 움직여서 코로 접근을 (해서) 일부를 막지 않았나 (싶고,) (박 씨가) 코 쪽에 질환이 있어서 코로만 숨을 쉬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갑작스런 박 씨의 죽음에 당황한 이 씨와 자녀들. 차마 자신들이 저지른 행동을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는데요,

뒤늦게 범행이 밝혀지고, 남편, 아버지를 숨지게 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붙잡힌 후에야, 자신들이 박 씨의 폭행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인터뷰>오창록 (형사/ 성남 중원경찰서 강력1팀) : “(박 씨의 폭행) 그 상황만 모면하기 위해서 잠깐 손을 묶고 발을 묶고 그렇게 한 건데, 자신들도 예측할 수 없었는데, 돌아가시니까 당황하고, 무서워하고 (했죠.)”

결혼 직 후부터 아내 이 씨에게 가해진 폭력은 10여 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큰 딸이 중증장애를 앓게 되면서 더 심해졌는데요,

가뜩이나 넉넉지 않은 형편에, 큰딸의 장애는 가장인 박씨에게 큰 짐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허완봉 (경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큰 딸이 (교통사고로)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어서, (사망한) 아버님이 평소 큰 딸 때문에 우리 집안이 이렇게 됐다고 자주 말을 했는데, 큰 딸로 인해서 집안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지 않나 (그 때문에) 큰 딸을 자주 폭행한 것 같습니다. ”

<인터뷰>오창록 (형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가족들의 말을 들어보면 술만 마시면 온 가족을 폭행했다고 하고요. 술을 마시면 때린다는데 매일 술을 마셨습니다.”

박 씨 가족의 이런 상황을 이웃주민들은 알고 있었을까요...

이웃 주민들은 박 씨가 그저 약주를 자주 마시고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건 알았지만, 아내와 자녀들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저지르는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다투는) 소리 나고 저기하면 문 콱 닫고 그러고. 대문 콱 닫고 (그래요.) 누가 그러나 하고 보면 (박 씨) 아저씨가 약수 잡수고 그렇더라고요. ”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딸 하나가 장애가 있어서 약주 잡수시고 속상하면 (주사부리고) 그러나 봐요. 아저씨가 노동일 다니시니까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속상해가지고...”

10년 넘게 이어진 가정폭력은 남편,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뒤에야 끝이 났지만, 이 가족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 씨와 두 자녀들의 범행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박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폭행치사’혐의로 박 씨의 아내 48살 이 모 씨를 구속하고, 이 씨를 도운 두 자녀를 불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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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10년 가장 폭력 견디다 못 해…
    • 입력 2012-04-19 09: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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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아내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두 자녀가 가세한 걸로 드러나서 함께 입건이 됐는데요. 이들은 숨진 남편이자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폭행하는 걸 막으려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폭력 피해자가 한 순간에 가해자로 바뀌는 정말 기구한 일이 일어난 건데요. 오언종 아나운서, 이 가족은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폭력에 시달려왔다고 한다면서요.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이 얘기가 받아들여진 거 같아요? <아나운서 멘트> 네, 우선 경찰은 범행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숨진 48살 박 씨의 폭행이 아내와 네 명의 자녀에게 수시로 가해져왔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10여 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말하지도 못하고, 거동조차 힘든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큰딸에게 폭행이 집중됐고요.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큰 딸의 치료비를 대느라 원망이 컸던 겁니다. 그런데 이웃주민 누구하나 이들 가족의 이런 상황을 제대로 눈치 챈 이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 11일 밤에도, 박 씨는 술에 취한 채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이를 저지하려던 가족들의 행동은 그만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가져오고야 말았습니다. <리포트> 성남시 중앙동의 한 주택가입니다. 지난 12일 새벽 2시쯤, 이 곳에 사는 48살 박 모씨 집에 119구급차가 도착합니다. 잠을 자던 박 씨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가족들이 신고를 한 건데요, <녹취> 119 구급대원 (음성변조) : “제가 갔을 때는 (박 씨) 몸이 사후강직이 오지는 않았었고, 보호자가 울고불고 난리(났었죠.) 딱 보니까 심장이 멎은 사람이구나 그 생각이 딱 들 정도로 얼굴 쪽에 청색증이 있었고...”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구급대원. 하지만, 박 씨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는데요, 그런데 박 씨의 몸에서 이상한 흔적이 발견됩니다. 손목 부근에 흉터들이 눈에 띌 만큼 선명했던 건데요, <녹취> 119 구급대원 (음성변조) : “남자가 속옷 차림으로 누워있더라고요. (심폐소생술) 가슴 압박을 하다보면 시선이 아저씨 몸으로 가기 마련이거든요 아무래도. 그런데 오른손 쪽에 막 흉터자국이 엄청 많더라고요. 약간 손도 부어있었고요.“ 박 씨 아내에게 무슨 흉터냐고 물었지만, 아내는 그저 최근에 남편이 자살에 대한 얘기를 자주 했었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 (음성변조) : “손에 자해자국 같은 게 많은 거 같아서 ‘손이 왜 이러냐’고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부인이 (남편이) 원래 최근에 자살하려고 막 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남편이 '나 자살할거니까 내가 죽어도 놀라지 마’ 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다‘고 하더래요.“ 갑작스런 박 씨의 사망. 그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가족... 그런데 박 씨의 시신을 검안한 담당의사는 타살이 의심스럽다며 경찰에 신고했는데요, <인터뷰> 허완봉 (경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처음에 유족들은 아버지 사망에 대해서 결박이나 이런 걸 진술하지 않고, 어떻게 사망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시신에서 결박흔적이 보이고, 입 주변에 청테이프 뒷면 끈끈이가 붙어있었어요“ 긴급 체포된 박 씨의 아내 48살 이 모 씨.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이 씨는 박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충격적인 건, 박 씨의 자녀들까지 연루돼 있다는 건데요. <인터뷰> 허완봉 (경사 /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어머니가 자식들을 보호하려고 자기가 (혼자) 한 거다 라고 이렇게 처음에 진술했는데, 여성 혼자 남자를 제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추궁한 결과 둘째딸, 막내아들이 개입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어쩌다 이 씨와 자녀들은 가장인 박 씨를 숨지게 한 걸까요? 박씨가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날인 11일 대낮부터 하루 종일 술을 마셨다는 박 씨. 저녁이 되자 박 씨는 만취상태로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큰딸을 마구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 허완봉 (경사 /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가족들 진술로는 (박 씨가)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발로 몸 부위를 걷어차면서 큰 딸이 심하게 맞은 걸로 (진술했고,) 저희가 폭행을 당했다는 큰딸을 살펴봤는데요, 다리하고 머리 부위에 멍이 있었습니다.” 아내인 이 씨가 말려봤지만, 박 씨를 당해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집을 빠져나간 셋째 딸을 제외한 둘째딸과 막내아들이 엄마를 거들어 박 씨를 제압하기에 이르는데요, <인터뷰>오창록 (형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박 씨 폭행을 저지하려고) 아내와 둘째딸, 막내아들이 합세해서 결박한 상황입니다. 집 내벽에 있는 인터넷 케이블선을 잘라서 결박을 한 거고, 청테이프를 가지고 입을 막고 손발을 묶는데 사용했습니다.” 박 씨의 폭행이 두려웠던 이 씨와 자녀들... 술이 깰 때까지 만이라도, 박 씨를 결박한 채 두기로 하는데요, 12일 새벽 2시쯤, 박 씨 상태를 살펴보던 이 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 든 줄로만 알았던 박 씨가 숨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오창록 (형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청테이프로) 코도 같이 막았나요?) 아니오. 입만 막았다고 진술을 하는데요, (박 씨가) 발버둥을 많이 쳤거든요. 소리도 지르고. 아마 테이프가 움직여서 코로 접근을 (해서) 일부를 막지 않았나 (싶고,) (박 씨가) 코 쪽에 질환이 있어서 코로만 숨을 쉬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갑작스런 박 씨의 죽음에 당황한 이 씨와 자녀들. 차마 자신들이 저지른 행동을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는데요, 뒤늦게 범행이 밝혀지고, 남편, 아버지를 숨지게 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붙잡힌 후에야, 자신들이 박 씨의 폭행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인터뷰>오창록 (형사/ 성남 중원경찰서 강력1팀) : “(박 씨의 폭행) 그 상황만 모면하기 위해서 잠깐 손을 묶고 발을 묶고 그렇게 한 건데, 자신들도 예측할 수 없었는데, 돌아가시니까 당황하고, 무서워하고 (했죠.)” 결혼 직 후부터 아내 이 씨에게 가해진 폭력은 10여 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큰 딸이 중증장애를 앓게 되면서 더 심해졌는데요, 가뜩이나 넉넉지 않은 형편에, 큰딸의 장애는 가장인 박씨에게 큰 짐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허완봉 (경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큰 딸이 (교통사고로)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어서, (사망한) 아버님이 평소 큰 딸 때문에 우리 집안이 이렇게 됐다고 자주 말을 했는데, 큰 딸로 인해서 집안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지 않나 (그 때문에) 큰 딸을 자주 폭행한 것 같습니다. ” <인터뷰>오창록 (형사/ 성남중원경찰서 강력1팀) : “가족들의 말을 들어보면 술만 마시면 온 가족을 폭행했다고 하고요. 술을 마시면 때린다는데 매일 술을 마셨습니다.” 박 씨 가족의 이런 상황을 이웃주민들은 알고 있었을까요... 이웃 주민들은 박 씨가 그저 약주를 자주 마시고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건 알았지만, 아내와 자녀들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저지르는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다투는) 소리 나고 저기하면 문 콱 닫고 그러고. 대문 콱 닫고 (그래요.) 누가 그러나 하고 보면 (박 씨) 아저씨가 약수 잡수고 그렇더라고요. ”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딸 하나가 장애가 있어서 약주 잡수시고 속상하면 (주사부리고) 그러나 봐요. 아저씨가 노동일 다니시니까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속상해가지고...” 10년 넘게 이어진 가정폭력은 남편,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뒤에야 끝이 났지만, 이 가족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 씨와 두 자녀들의 범행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박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폭행치사’혐의로 박 씨의 아내 48살 이 모 씨를 구속하고, 이 씨를 도운 두 자녀를 불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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