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장애인 DJ 셋이 모인 이유?

입력 2012.04.19 (09:06) 수정 2012.04.1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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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일이 장애인의 날이죠,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장애인들이 참 많은데요, 그 중의 한 분야가 라디오DJ가 아닐까 싶어요

네, DJ 스스로 장애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사연 하나, 멘트 한 마디에도 진심이 담겨있어 청취자들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게 된다는데요

특히 이들 중에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승원씨는, 뉴욕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 콩크루에 장애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대단한 실력파라죠

네, 잠시 서있기도 어려운 몸인데도, 피나는 연습을 반복한 끝에 훌륭한 성악가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 성악가 최승원씨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셨다고요?

<기자 멘트>

최승원 씨는 초등학교 때까지 어머니 등에 업혀 학교에 다녔는데요.

당시 그의 소원은 한여름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단 한번만이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뒤집어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세계적인 성악가가 됐는데요.

무대 위에서 그리고 라디오 부스 안에서 희망을 전하는 성악가 최승원씨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KBS 제3라디오 부스 안에서는 매일 저녁 7시마다, 감미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녹취> "최승원의 스튜디오 1049입니다. "

한국 최초의 소아마비 장애인 성악가 최승원 씨. 무대 위에선 황금의 목소리라 평가받지만, 지금도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든데요.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어깨뼈하고 (팔) 뼈를 연결되는 이 부분이 탈골돼 있어요. 다리는 지금 제가 만지고 있어도, 앉아있어도 다리가 떨려요."

그가 지금 이렇게라도 걷게 되기까진,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기를 셀 수 없이 반복한 연습 덕분이었습니다.

6살 때, 잘 못 맞은 주사. 가까스로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비를 넘겼지만 그 이후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됐는데요.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한여름에 땀이 많이 나고 그러면 거기다 내가 소변을 싸서 등 뒤에 고이면 얼마나 가렵겠어요. 그때 제 소원이 뭐였느냐면 ‘내가 (스스로 몸을) 한 번 뒤집어 봤으면’"

주변의 권유로 성악을 시작했지만 당시 제자리에 15초도 서 있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다리에 힘이 없으면 고음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현실을 부인하고 싶은 마음에 연습에 매진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노래에 죽자 살자 달려들 때는 ‘목 아파서 더는 못 하겠다. 죽을 때까지’ 이러면 집에 가는 거고 그때까지 연습하는 거예요."

24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성악. 일단 일어서자 나아갈 길이 보였고 이루고 싶은 꿈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세계인이 꿈꾸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밟을 수 있다면 그 무대 밟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했죠. (숙소에서 무대까지) 250m 되거든요. 60~70번 넘어져요. 바지에 다 흙투성이였죠. 이런 상태로 무대에 올라가죠. 그리고 노래를 불렀죠."

세계 4대 콩쿠르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장애인 최초로 우승까지 했는데요.

그의 열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금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눠주고 있는데요. 제자들 가운데 시각장애인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하영 (최승원 제자 / 시각장애인) : "(최승원 교수님이) 공연하는 걸 몇 번 뵈었는데 ‘나도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해서 저렇게 무대도 올라가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그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양처럼 장애를 가진 음악가들과 함께, 국내 청소년들의 자살 방지를 위한 전국콘서트를 6년 째 해오고 있는데요. 공연 후, 그에게 17통의 항의 아닌 항의메일이 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자살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자살하려는 마음을 못하게 해놨으니까 두고 보자는 거죠. 그리고 하는 말이 ‘내가 다시 자살하게 되면 너도 죽을 각오 하여라’는 거죠. 결론적으로는 아예 저한테 항의를 안 했으니까요. 그 친구가 (자살을) 멈췄겠죠."

어제, KBS 제3라디오 부스 안에서는 장애인 DJ들의 특별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70~80년대 청춘스타 영화배우였던 DJ 이영호 씨도 참석했는데요.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서 (KBS 제3라디오) DJ 중에 장애인분들을 모셔서 특별한 시간을 갖는 시간입니다."

이영호 씨는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게 되면서 밤낮의 빛 차이 정도만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이영호 (KBS 제3라디오 <우리는 한가족> DJ) : "대본을 제가 듣고 하는 건데요. 이어폰 끼고, 헤드셋 끼고 두 개 끼고요. 놓칠 때가 있어요. 갑자기 컴퓨터가 말썽을 일으킬 때가 있거든요. (대본을) 안 읽어주는 거예요. 그러면 어떻게 해요. 다음 (읽어야 할) 대본이 없잖아요. 그때 옆에 아나운서가 똑똑한 사람이니까 (대본을) 이어서 읽어요."

강원래 씨는 라디오를 진행하기위해 복대까지 한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강원래 (KBS 제3라디오 '강원래의 노래선물' DJ) : "가슴 이하로 마비다 보니까 폐활량이 너무 안 좋아서 노래도 못 부르고 말도 못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재활치료 받으면서 수영도 하게 되고 풍선불기 있죠. 풍선불기부터 시작해서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기 그런 거 하면서 폐활량이 늘었는데 예전 같지는 않아요. 그래서 약간은 라디오 진행할 때 힘들지만 복대도 하고 힘을 모아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제가 방송을 통해서 즐거움과 복지와 행복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코드가 형성되면 좋지 않을까, 의미 있는 일을 도모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장애인이기 때문에 몸은 불편하지만 그들만의 꿈이 있기에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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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4-19 09:06:54
    • 수정2012-04-19 10: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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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일이 장애인의 날이죠,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장애인들이 참 많은데요, 그 중의 한 분야가 라디오DJ가 아닐까 싶어요 네, DJ 스스로 장애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사연 하나, 멘트 한 마디에도 진심이 담겨있어 청취자들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게 된다는데요 특히 이들 중에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승원씨는, 뉴욕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 콩크루에 장애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대단한 실력파라죠 네, 잠시 서있기도 어려운 몸인데도, 피나는 연습을 반복한 끝에 훌륭한 성악가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 성악가 최승원씨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셨다고요? <기자 멘트> 최승원 씨는 초등학교 때까지 어머니 등에 업혀 학교에 다녔는데요. 당시 그의 소원은 한여름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단 한번만이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뒤집어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세계적인 성악가가 됐는데요. 무대 위에서 그리고 라디오 부스 안에서 희망을 전하는 성악가 최승원씨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KBS 제3라디오 부스 안에서는 매일 저녁 7시마다, 감미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녹취> "최승원의 스튜디오 1049입니다. " 한국 최초의 소아마비 장애인 성악가 최승원 씨. 무대 위에선 황금의 목소리라 평가받지만, 지금도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든데요.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어깨뼈하고 (팔) 뼈를 연결되는 이 부분이 탈골돼 있어요. 다리는 지금 제가 만지고 있어도, 앉아있어도 다리가 떨려요." 그가 지금 이렇게라도 걷게 되기까진,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기를 셀 수 없이 반복한 연습 덕분이었습니다. 6살 때, 잘 못 맞은 주사. 가까스로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비를 넘겼지만 그 이후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됐는데요.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한여름에 땀이 많이 나고 그러면 거기다 내가 소변을 싸서 등 뒤에 고이면 얼마나 가렵겠어요. 그때 제 소원이 뭐였느냐면 ‘내가 (스스로 몸을) 한 번 뒤집어 봤으면’" 주변의 권유로 성악을 시작했지만 당시 제자리에 15초도 서 있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다리에 힘이 없으면 고음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현실을 부인하고 싶은 마음에 연습에 매진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노래에 죽자 살자 달려들 때는 ‘목 아파서 더는 못 하겠다. 죽을 때까지’ 이러면 집에 가는 거고 그때까지 연습하는 거예요." 24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성악. 일단 일어서자 나아갈 길이 보였고 이루고 싶은 꿈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세계인이 꿈꾸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밟을 수 있다면 그 무대 밟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했죠. (숙소에서 무대까지) 250m 되거든요. 60~70번 넘어져요. 바지에 다 흙투성이였죠. 이런 상태로 무대에 올라가죠. 그리고 노래를 불렀죠." 세계 4대 콩쿠르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장애인 최초로 우승까지 했는데요. 그의 열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금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눠주고 있는데요. 제자들 가운데 시각장애인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하영 (최승원 제자 / 시각장애인) : "(최승원 교수님이) 공연하는 걸 몇 번 뵈었는데 ‘나도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해서 저렇게 무대도 올라가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그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양처럼 장애를 가진 음악가들과 함께, 국내 청소년들의 자살 방지를 위한 전국콘서트를 6년 째 해오고 있는데요. 공연 후, 그에게 17통의 항의 아닌 항의메일이 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자살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자살하려는 마음을 못하게 해놨으니까 두고 보자는 거죠. 그리고 하는 말이 ‘내가 다시 자살하게 되면 너도 죽을 각오 하여라’는 거죠. 결론적으로는 아예 저한테 항의를 안 했으니까요. 그 친구가 (자살을) 멈췄겠죠." 어제, KBS 제3라디오 부스 안에서는 장애인 DJ들의 특별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70~80년대 청춘스타 영화배우였던 DJ 이영호 씨도 참석했는데요.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서 (KBS 제3라디오) DJ 중에 장애인분들을 모셔서 특별한 시간을 갖는 시간입니다." 이영호 씨는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게 되면서 밤낮의 빛 차이 정도만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이영호 (KBS 제3라디오 <우리는 한가족> DJ) : "대본을 제가 듣고 하는 건데요. 이어폰 끼고, 헤드셋 끼고 두 개 끼고요. 놓칠 때가 있어요. 갑자기 컴퓨터가 말썽을 일으킬 때가 있거든요. (대본을) 안 읽어주는 거예요. 그러면 어떻게 해요. 다음 (읽어야 할) 대본이 없잖아요. 그때 옆에 아나운서가 똑똑한 사람이니까 (대본을) 이어서 읽어요." 강원래 씨는 라디오를 진행하기위해 복대까지 한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강원래 (KBS 제3라디오 '강원래의 노래선물' DJ) : "가슴 이하로 마비다 보니까 폐활량이 너무 안 좋아서 노래도 못 부르고 말도 못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재활치료 받으면서 수영도 하게 되고 풍선불기 있죠. 풍선불기부터 시작해서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기 그런 거 하면서 폐활량이 늘었는데 예전 같지는 않아요. 그래서 약간은 라디오 진행할 때 힘들지만 복대도 하고 힘을 모아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승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제가 방송을 통해서 즐거움과 복지와 행복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코드가 형성되면 좋지 않을까, 의미 있는 일을 도모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장애인이기 때문에 몸은 불편하지만 그들만의 꿈이 있기에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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