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폭풍’ 중국을 흔들다

입력 2012.04.22 (10:12) 수정 2012.04.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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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중국 권부가 편치 않아 보입니다.

충칭시 당서기였던 보시라이라는 인물 때문인데요, 이 사람이 관련된 이른바 ‘보시라이 사건’이 중국 정가에 일대 핵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예, 중국의 차기 지도부 구성 등 권력지형을 뒤흔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보시라이 실각 후에도 파장이 계속 커지는 양상입니다.

베이징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주영 특파원!

<질문> 보시라이가 모든 자리에서 축출되면서, 그걸로 마무리가 될 것 같았는데, 여파가 오히려 커지는 것 같아요,....

<답변>

네, 후폭풍이 간단치 않습니다.

그동안 보시라이를 돕거나 역으로 그의 지원을 받은 인사들이 당과 군부에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기 때문인데요.

보시라이는 일단 부인의 영국인 사업가 독살 혐의 등과 관련해서 모든 직위에서 축출됐구요.

중형 처벌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또 보시라이 실각 전까지 그와 가깝게 지낸 공안의 최고책임자 저우융캉 상무위원이 지금 코너에 몰려 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중앙군사위원회에선 군부내 친보시라이 장성들을 조사중인걸로 전해지고 있구요.

여기에는 보시라이의 아버지이자 건국원로였던 보이보가 창설한 부대의 인사들도 포함됐다고 합니다.

이로 인한 군내부의 반발이라든지 민심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서 관영매체들은 최근, 당의 현명한 결정에 따르자는 말하자면 '충성 선언' 보도들을 앞 다퉈 쏟아냈습니다.

관영 TV에서 소개한 인터뷰들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띵스충(저장성 주민) : “당 중앙의 보시라이에 대한 조사와 결정은 정확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지지합니다.”

<인터뷰> 장쯔촨(산시성 간부) : “이번 조사는 우리당의 단호한 결심을 잘 보여줬고 사회주의의 정의를 과시한 것입니다.”

<질문> 예, 이번 사건에는 망명 시도, 살인 혐의 등 단어들이 등장하는데, 보시라이가 당서기를 맡던 충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답변>

네, 국내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됐었죠.

지난 2월 보시라이의 측근이자 충칭 공안국장이던 왕리쥔이란 인물이 미국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만 하루만에 나왔고 이후 바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었는데요.

이 망명시도사건의 이면엔 보시라이 부인에 의한 영국인 독살 사건이 개입돼 있었습니다.

보시라이의 부인이 사람을 시켜서 오랜 친분 관계에 있던 헤이우드라는 영국인 사업가를 독살했구요.

왕리쥔 공안국장이 이 내막을 보시라이에게 보고했다가 해임된 뒤 신변에 위협을 느껴서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요청했었던 거죠.

구카이라이란 이름의 보시라이 부인이 영국인을 제거하게 된 이유로는 단순한 사업 동업자가 아니라 연인관계였다가 틀어졌다는 스캔들 설이 있구요.

헤이우드를 시켜 거액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려다 문제가 생겼었다는 등 등의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질문>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좀 이례적 사건이예요. 보시라이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하는 이른바 ‘잘 나가는 실력자’아니었습니까?

<답변>

중국 건국 8대 혁명 원로의 아들이죠.

그래서 태자당에서도 핵심멤버였던 이 보시라이는 탄탄대로의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했습니다.

명문 베이징대학을 나와 조그마한 시골의 당서기로 있을 때 변호사였던 구카이라이를 만나서 본처를 버리고 재혼을 했습니다.

이 재혼 스토리는 당시에도 큰 화제가 됐었구요.

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영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했었고 지금 미국 하버드대에 유학중인데, 역시 고가의 스포츠카를 몰고다닌다든지, 호사스런 파티를 자주 연다든지 해서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렸습니다.

특히 부모가 모두 처벌될 처지에 빠진 뒤 미국에서 두문불출하고 있고 망명도 고려중인 것 아니냐, 이런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김특파원, 당장 올 가을엔 중국 차기 지도부가 구성될 예정 아닙니까? 그 후보 한 명이 축출된 셈인데, 중국의 권력지형, 어떤 변화를 보이게 될까요?

<답변>

네, 중국 최고 지도부는 후진타오 현 주석을 주축으로 하는 공청단 파와 장쩌민 전 주석 계열의 태자당-상하이방 연합세력으로 구성돼 있죠.

그런데 보시라이를 내치는 과정에선 그와 같은 세력인 태자당 파의 시진핑 부주석과 장쩌민 전 주석도 동의했던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는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최 전에 9명으로 구성된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단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두 세력 간의 갈등과 긴장은 앞으로 더 고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보시라이 문제는 형사 사건 일뿐, 절대 정치 이슈가 아니라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또 자국인이 독살당한데 대해서 영국정부가 뒤늦게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서서 이젠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입니다.

예, 김주영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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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시라이 폭풍’ 중국을 흔들다
    • 입력 2012-04-22 10:12:06
    • 수정2012-04-22 10:21:03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요즘 중국 권부가 편치 않아 보입니다. 충칭시 당서기였던 보시라이라는 인물 때문인데요, 이 사람이 관련된 이른바 ‘보시라이 사건’이 중국 정가에 일대 핵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예, 중국의 차기 지도부 구성 등 권력지형을 뒤흔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보시라이 실각 후에도 파장이 계속 커지는 양상입니다. 베이징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주영 특파원! <질문> 보시라이가 모든 자리에서 축출되면서, 그걸로 마무리가 될 것 같았는데, 여파가 오히려 커지는 것 같아요,.... <답변> 네, 후폭풍이 간단치 않습니다. 그동안 보시라이를 돕거나 역으로 그의 지원을 받은 인사들이 당과 군부에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기 때문인데요. 보시라이는 일단 부인의 영국인 사업가 독살 혐의 등과 관련해서 모든 직위에서 축출됐구요. 중형 처벌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또 보시라이 실각 전까지 그와 가깝게 지낸 공안의 최고책임자 저우융캉 상무위원이 지금 코너에 몰려 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중앙군사위원회에선 군부내 친보시라이 장성들을 조사중인걸로 전해지고 있구요. 여기에는 보시라이의 아버지이자 건국원로였던 보이보가 창설한 부대의 인사들도 포함됐다고 합니다. 이로 인한 군내부의 반발이라든지 민심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서 관영매체들은 최근, 당의 현명한 결정에 따르자는 말하자면 '충성 선언' 보도들을 앞 다퉈 쏟아냈습니다. 관영 TV에서 소개한 인터뷰들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띵스충(저장성 주민) : “당 중앙의 보시라이에 대한 조사와 결정은 정확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지지합니다.” <인터뷰> 장쯔촨(산시성 간부) : “이번 조사는 우리당의 단호한 결심을 잘 보여줬고 사회주의의 정의를 과시한 것입니다.” <질문> 예, 이번 사건에는 망명 시도, 살인 혐의 등 단어들이 등장하는데, 보시라이가 당서기를 맡던 충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답변> 네, 국내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됐었죠. 지난 2월 보시라이의 측근이자 충칭 공안국장이던 왕리쥔이란 인물이 미국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만 하루만에 나왔고 이후 바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었는데요. 이 망명시도사건의 이면엔 보시라이 부인에 의한 영국인 독살 사건이 개입돼 있었습니다. 보시라이의 부인이 사람을 시켜서 오랜 친분 관계에 있던 헤이우드라는 영국인 사업가를 독살했구요. 왕리쥔 공안국장이 이 내막을 보시라이에게 보고했다가 해임된 뒤 신변에 위협을 느껴서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요청했었던 거죠. 구카이라이란 이름의 보시라이 부인이 영국인을 제거하게 된 이유로는 단순한 사업 동업자가 아니라 연인관계였다가 틀어졌다는 스캔들 설이 있구요. 헤이우드를 시켜 거액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려다 문제가 생겼었다는 등 등의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질문>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좀 이례적 사건이예요. 보시라이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하는 이른바 ‘잘 나가는 실력자’아니었습니까? <답변> 중국 건국 8대 혁명 원로의 아들이죠. 그래서 태자당에서도 핵심멤버였던 이 보시라이는 탄탄대로의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했습니다. 명문 베이징대학을 나와 조그마한 시골의 당서기로 있을 때 변호사였던 구카이라이를 만나서 본처를 버리고 재혼을 했습니다. 이 재혼 스토리는 당시에도 큰 화제가 됐었구요. 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영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했었고 지금 미국 하버드대에 유학중인데, 역시 고가의 스포츠카를 몰고다닌다든지, 호사스런 파티를 자주 연다든지 해서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렸습니다. 특히 부모가 모두 처벌될 처지에 빠진 뒤 미국에서 두문불출하고 있고 망명도 고려중인 것 아니냐, 이런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김특파원, 당장 올 가을엔 중국 차기 지도부가 구성될 예정 아닙니까? 그 후보 한 명이 축출된 셈인데, 중국의 권력지형, 어떤 변화를 보이게 될까요? <답변> 네, 중국 최고 지도부는 후진타오 현 주석을 주축으로 하는 공청단 파와 장쩌민 전 주석 계열의 태자당-상하이방 연합세력으로 구성돼 있죠. 그런데 보시라이를 내치는 과정에선 그와 같은 세력인 태자당 파의 시진핑 부주석과 장쩌민 전 주석도 동의했던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는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최 전에 9명으로 구성된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단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두 세력 간의 갈등과 긴장은 앞으로 더 고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보시라이 문제는 형사 사건 일뿐, 절대 정치 이슈가 아니라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또 자국인이 독살당한데 대해서 영국정부가 뒤늦게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서서 이젠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입니다. 예, 김주영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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