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이 지난 12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앞두고 평양에서 주체사상 세계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주체 사상 세계 대회에는 네팔과 쿠바 등 주로 제 3세계 국가가 참가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이처럼 이른바 ‘친선 외교’라는 이름으로제 3세계 국가들과 다양한 외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북한의 제3세계의 외교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3일) : "세계 진보적 인민들과 주체사상 신봉자들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주체사상 세계대회가 12일에 성대히 개막됐습니다."
지난 12일, 평양에서 “주체사상 세계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북한이 제 3세계를 대상으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북한에 대한 외교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는 행사다.
올해도 일본, 쿠바, 네팔 등 전 세계 65개국이 참가했다.
북한은 김일성 100회 생일과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이 이뤄진 시점에 열린 이번 행사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는 첫해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번 주체사상 세계대회를 통해서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이나, 또 북한이 세계적으로 고립돼 있지 않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보다 각별하게 신경을 쓰면서 준비를 많이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북한은 1948년 정권 수립 직후 공산주의 진영 구축에 힘쓰는이른바 ‘진영외교’에 집중했다.
이 시기 김일성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했다.
<녹취> 김일성 구소련 방문 (1949년 3월) : "김일성 동지께서는 스탈린 동지와 역사적인 상봉을 하시었습니다."
<녹취> 김일성 중국 방문 (1958년 11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모택동 동지 사이의 역사적인 회담과 담화들에서는 국제 정세와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토의하고..."
또한 북한은 동유럽 공산권 10개 국가와도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1956년 6월에는 김일성이 직접 동유럽 순방길에 나서기도 했다.
<녹취> 김일성 동유럽 순방 (1956년 6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민주 독일(동독)의 오토 그로테볼 수상과 감격적인 상봉을 하시었습니다."
동독에서 시작된 동유럽 순방은 무려 50일간 계속됐다.
북한은 동구권 국가로부터 전후 복구에 필요한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1955년 4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참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반둥 회의로 불리는 이 회의에서 29개 참가국들은 동서 냉전 상황에서 중립을 표방하는 이른바 ‘비동맹 노선’을 천명했다.
당시 중소 분쟁의 틈바구니에 있던 북한은 비동맹 외교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인터뷰> 허문영(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 "북한은 다시 사회주의 진영의 분열 양상 앞에서 체제를 보위하고 또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위해서는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되겠다. 그래서 이제 비동맹 외교로 주력을 하면서 40년대, 50년대에 기반을 닦아놨던 공산 국가들과의 관계 토대 위에 이제 제3세계 비동맹 국가들과의 관계를 확산해 나가는 모습을 60년대까지 보여주는 거죠.
당시 경제 상황이 좋았던 북한은 비동맹 국가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병행했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김일성은 60년대부터 3세계 나라들에 많은 지원을 했고 그것으로 해서 UN 총회에서 북한이 우위를 차지하는 그런 결과도 제 30차 총회인가, 그게 60년대 일겁니다. 그 때도 북한이 오히려 대한민국보다 더 우위를 차지했던 그런 경우도 있었죠. "
1990년대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사회주의권에 의존했던 북한의 외교 정책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이념 외교’를 넘어 ‘실리 외교’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 북한의 주요 외교 공략 대상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였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동부 사회주의권에 의존하던 모든 물품을 동부가 무너지는 바람에 그쪽에서 받을 수 없으니까 자본주의 나라들에 진출을 해야 되는데 진출하는 가장 합리적인 나라들이 어디겠습니까. 바로 동남아 지역이지요.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나라들이 핵심으로 되죠."
또한 북한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일부 수교 국가들을 상대로 은밀하게 군사 외교를 강화했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파키스탄이 원래 첫 122밀리미터 방사포탄을 처음 수출할 때가 아마 1987년 그 때입니다. 입찰을 처음 했는데 그 때 입찰에 동원됐었고 저도. 그렇게 하고 파키스탄과 그 이후에 많은 거래가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고요. "
북한은 과거 지원 대상이었던 아프리카를 상대로 돈벌이에 나섰다.
동남아시아에서 싼 값에 사들인 물자를 아프리카에 되파는 방식의 교역을 하거나, 북한 노동력을 아프리카에 파견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세네갈 독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동상 역시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작품이다.
<녹취> 북한 예술가 : "아프리카 짐바브웨, 모잠비크, 보츠와나, 나미비아, 대통령 동상을 비롯해서 기념탑
을 만들었어요."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북한은 석유를 포함해서 자원이 많은 중동이라든지 그리고 북아프리카 국가들한테 많은 외교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서 북한의 노동 인력을 중동이라든지 그다음에 북아프리카, 중부아프리카 산업 개발 현장에 투입함으로써 거기서 발생하는 노임을 북한이 끌어들이려고 하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평안북도 묘향산에 자리 잡은 국제친선전람관.
높이 43.3미터, 연면적 4만6천 평방미터에 달하는 이곳에는 북한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받은 온갖 선물들이 전시돼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7일) : "우리 수령님을 흠모하여 세계 여러 지역과 나라들에서 올린 수많은 선물들 중에는 1990년 10월 8일 아일랜드 노동당 대표단이 올린 사기 바구니와 대리석 축하문이 있습니다. "
1978년 8월 문을 연 국제친선전람관은 김일성관과 김정일관 2개로 나눠져 있다.
북한은 모든 선물이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위해 해외에서 보낸 선물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일부는 물론 스스로가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지 않게는 우리 대표부 사람들이 대사관 사람들이 이런 상인들이나 이런 좀 퇴직한 장관들 그런 데에 찾아다니면서 우리가 당신네 이름으로 해 보내드리면 어떻겠냐. 그런 의견을 받아가지고 이렇게 해서 선물을 보내는 경우가 또 적지 않게 있습니다. "
이뿐만이 아니다. 1959년 김일성의 지시로 설립된 평양 중앙동물원 역시 북한의 외교 성과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대공원보다도 큰 면적 270만 제곱미터의 중앙동물원은 약 600여 종의 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아프리카 사자, 낙타, 망토 긴원숭이처럼 이 동물원의 희귀동물 대부분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선물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외국의 정부 수반이나 그리고 저명한 인사가 김정일이나 김일성을 방문해서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선물을 했다 그래서 이것을 대내적인 통치의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이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외교적으로 고립되면 고립될수록 이와 같이 상징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대내 주민 통합이나 정권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데 더욱 더 많이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
지난 1월 1일. 북한이 신년사설을 발표했다. 북한은 신년사설에서 과거와 다른 외교 정책을 펼칠 것을 암시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월 1일) :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 당의 자주, 친선(노란색), 평화의 이념을 변함없이 견지하며..."
북한이 그동안 고수해왔던 “자주, 평화, 친선”에서 “자주, 친선, 평화”로 외교 정책의 방점을 ‘친선’으로 바꾼 것이다.
<인터뷰> 허문영(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 "평화를 강조할 때는 대서방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친선을 강조하는 것은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이제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강조되는 거예요. 이번 김일성 출생 100년 행사 때 제3세계 국가들을 많이 불러들인 것은 이런 맥락에서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김정은 체제가 체제 유지에 일단 주력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가 있겠습니다. "
그러나 북한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제3세계 국가와의 관계 강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과 수교를 맺은 나라는 161개국. 하지만 실질적으로 교류를 진행 중인 나라는 손에 꼽힌다.
이는 북한의 외교 행태가 이념보다 실리를 앞세우는 최근의 외교적 추세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비동맹국가들도 사실은 이념적인 성향, 그 동질성을 갖고 외교를 전개하는 게 아니라 자국의 이익, 다시 말해서 안보상의 이익이라든지 경제 실리라든지 이런 방향을 갖고서 외교를 전개하고 있고 북한의 이와 같은 이념 중심의 외교는 이념 중심의 외교적인 판단, 그리고 결정이 실리적인 외교를 추구해나가는 데 있어서 하나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이 지난 12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앞두고 평양에서 주체사상 세계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주체 사상 세계 대회에는 네팔과 쿠바 등 주로 제 3세계 국가가 참가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이처럼 이른바 ‘친선 외교’라는 이름으로제 3세계 국가들과 다양한 외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북한의 제3세계의 외교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3일) : "세계 진보적 인민들과 주체사상 신봉자들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주체사상 세계대회가 12일에 성대히 개막됐습니다."
지난 12일, 평양에서 “주체사상 세계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북한이 제 3세계를 대상으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북한에 대한 외교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는 행사다.
올해도 일본, 쿠바, 네팔 등 전 세계 65개국이 참가했다.
북한은 김일성 100회 생일과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이 이뤄진 시점에 열린 이번 행사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는 첫해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번 주체사상 세계대회를 통해서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이나, 또 북한이 세계적으로 고립돼 있지 않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보다 각별하게 신경을 쓰면서 준비를 많이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북한은 1948년 정권 수립 직후 공산주의 진영 구축에 힘쓰는이른바 ‘진영외교’에 집중했다.
이 시기 김일성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했다.
<녹취> 김일성 구소련 방문 (1949년 3월) : "김일성 동지께서는 스탈린 동지와 역사적인 상봉을 하시었습니다."
<녹취> 김일성 중국 방문 (1958년 11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모택동 동지 사이의 역사적인 회담과 담화들에서는 국제 정세와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토의하고..."
또한 북한은 동유럽 공산권 10개 국가와도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1956년 6월에는 김일성이 직접 동유럽 순방길에 나서기도 했다.
<녹취> 김일성 동유럽 순방 (1956년 6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민주 독일(동독)의 오토 그로테볼 수상과 감격적인 상봉을 하시었습니다."
동독에서 시작된 동유럽 순방은 무려 50일간 계속됐다.
북한은 동구권 국가로부터 전후 복구에 필요한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1955년 4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참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반둥 회의로 불리는 이 회의에서 29개 참가국들은 동서 냉전 상황에서 중립을 표방하는 이른바 ‘비동맹 노선’을 천명했다.
당시 중소 분쟁의 틈바구니에 있던 북한은 비동맹 외교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인터뷰> 허문영(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 "북한은 다시 사회주의 진영의 분열 양상 앞에서 체제를 보위하고 또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위해서는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되겠다. 그래서 이제 비동맹 외교로 주력을 하면서 40년대, 50년대에 기반을 닦아놨던 공산 국가들과의 관계 토대 위에 이제 제3세계 비동맹 국가들과의 관계를 확산해 나가는 모습을 60년대까지 보여주는 거죠.
당시 경제 상황이 좋았던 북한은 비동맹 국가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병행했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김일성은 60년대부터 3세계 나라들에 많은 지원을 했고 그것으로 해서 UN 총회에서 북한이 우위를 차지하는 그런 결과도 제 30차 총회인가, 그게 60년대 일겁니다. 그 때도 북한이 오히려 대한민국보다 더 우위를 차지했던 그런 경우도 있었죠. "
1990년대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사회주의권에 의존했던 북한의 외교 정책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이념 외교’를 넘어 ‘실리 외교’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 북한의 주요 외교 공략 대상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였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동부 사회주의권에 의존하던 모든 물품을 동부가 무너지는 바람에 그쪽에서 받을 수 없으니까 자본주의 나라들에 진출을 해야 되는데 진출하는 가장 합리적인 나라들이 어디겠습니까. 바로 동남아 지역이지요.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나라들이 핵심으로 되죠."
또한 북한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일부 수교 국가들을 상대로 은밀하게 군사 외교를 강화했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파키스탄이 원래 첫 122밀리미터 방사포탄을 처음 수출할 때가 아마 1987년 그 때입니다. 입찰을 처음 했는데 그 때 입찰에 동원됐었고 저도. 그렇게 하고 파키스탄과 그 이후에 많은 거래가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고요. "
북한은 과거 지원 대상이었던 아프리카를 상대로 돈벌이에 나섰다.
동남아시아에서 싼 값에 사들인 물자를 아프리카에 되파는 방식의 교역을 하거나, 북한 노동력을 아프리카에 파견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세네갈 독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동상 역시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작품이다.
<녹취> 북한 예술가 : "아프리카 짐바브웨, 모잠비크, 보츠와나, 나미비아, 대통령 동상을 비롯해서 기념탑
을 만들었어요."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북한은 석유를 포함해서 자원이 많은 중동이라든지 그리고 북아프리카 국가들한테 많은 외교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서 북한의 노동 인력을 중동이라든지 그다음에 북아프리카, 중부아프리카 산업 개발 현장에 투입함으로써 거기서 발생하는 노임을 북한이 끌어들이려고 하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평안북도 묘향산에 자리 잡은 국제친선전람관.
높이 43.3미터, 연면적 4만6천 평방미터에 달하는 이곳에는 북한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받은 온갖 선물들이 전시돼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7일) : "우리 수령님을 흠모하여 세계 여러 지역과 나라들에서 올린 수많은 선물들 중에는 1990년 10월 8일 아일랜드 노동당 대표단이 올린 사기 바구니와 대리석 축하문이 있습니다. "
1978년 8월 문을 연 국제친선전람관은 김일성관과 김정일관 2개로 나눠져 있다.
북한은 모든 선물이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위해 해외에서 보낸 선물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일부는 물론 스스로가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지 않게는 우리 대표부 사람들이 대사관 사람들이 이런 상인들이나 이런 좀 퇴직한 장관들 그런 데에 찾아다니면서 우리가 당신네 이름으로 해 보내드리면 어떻겠냐. 그런 의견을 받아가지고 이렇게 해서 선물을 보내는 경우가 또 적지 않게 있습니다. "
이뿐만이 아니다. 1959년 김일성의 지시로 설립된 평양 중앙동물원 역시 북한의 외교 성과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대공원보다도 큰 면적 270만 제곱미터의 중앙동물원은 약 600여 종의 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아프리카 사자, 낙타, 망토 긴원숭이처럼 이 동물원의 희귀동물 대부분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선물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외국의 정부 수반이나 그리고 저명한 인사가 김정일이나 김일성을 방문해서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선물을 했다 그래서 이것을 대내적인 통치의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이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외교적으로 고립되면 고립될수록 이와 같이 상징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대내 주민 통합이나 정권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데 더욱 더 많이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
지난 1월 1일. 북한이 신년사설을 발표했다. 북한은 신년사설에서 과거와 다른 외교 정책을 펼칠 것을 암시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월 1일) :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 당의 자주, 친선(노란색), 평화의 이념을 변함없이 견지하며..."
북한이 그동안 고수해왔던 “자주, 평화, 친선”에서 “자주, 친선, 평화”로 외교 정책의 방점을 ‘친선’으로 바꾼 것이다.
<인터뷰> 허문영(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 "평화를 강조할 때는 대서방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친선을 강조하는 것은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이제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강조되는 거예요. 이번 김일성 출생 100년 행사 때 제3세계 국가들을 많이 불러들인 것은 이런 맥락에서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김정은 체제가 체제 유지에 일단 주력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가 있겠습니다. "
그러나 북한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제3세계 국가와의 관계 강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과 수교를 맺은 나라는 161개국. 하지만 실질적으로 교류를 진행 중인 나라는 손에 꼽힌다.
이는 북한의 외교 행태가 이념보다 실리를 앞세우는 최근의 외교적 추세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비동맹국가들도 사실은 이념적인 성향, 그 동질성을 갖고 외교를 전개하는 게 아니라 자국의 이익, 다시 말해서 안보상의 이익이라든지 경제 실리라든지 이런 방향을 갖고서 외교를 전개하고 있고 북한의 이와 같은 이념 중심의 외교는 이념 중심의 외교적인 판단, 그리고 결정이 실리적인 외교를 추구해나가는 데 있어서 하나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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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북한의 제 3세계 외교…속내는?
-
- 입력 2012-04-28 10:21:58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이 지난 12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앞두고 평양에서 주체사상 세계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주체 사상 세계 대회에는 네팔과 쿠바 등 주로 제 3세계 국가가 참가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이처럼 이른바 ‘친선 외교’라는 이름으로제 3세계 국가들과 다양한 외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북한의 제3세계의 외교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3일) : "세계 진보적 인민들과 주체사상 신봉자들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주체사상 세계대회가 12일에 성대히 개막됐습니다."
지난 12일, 평양에서 “주체사상 세계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북한이 제 3세계를 대상으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북한에 대한 외교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는 행사다.
올해도 일본, 쿠바, 네팔 등 전 세계 65개국이 참가했다.
북한은 김일성 100회 생일과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이 이뤄진 시점에 열린 이번 행사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는 첫해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번 주체사상 세계대회를 통해서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이나, 또 북한이 세계적으로 고립돼 있지 않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보다 각별하게 신경을 쓰면서 준비를 많이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북한은 1948년 정권 수립 직후 공산주의 진영 구축에 힘쓰는이른바 ‘진영외교’에 집중했다.
이 시기 김일성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했다.
<녹취> 김일성 구소련 방문 (1949년 3월) : "김일성 동지께서는 스탈린 동지와 역사적인 상봉을 하시었습니다."
<녹취> 김일성 중국 방문 (1958년 11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모택동 동지 사이의 역사적인 회담과 담화들에서는 국제 정세와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토의하고..."
또한 북한은 동유럽 공산권 10개 국가와도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1956년 6월에는 김일성이 직접 동유럽 순방길에 나서기도 했다.
<녹취> 김일성 동유럽 순방 (1956년 6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민주 독일(동독)의 오토 그로테볼 수상과 감격적인 상봉을 하시었습니다."
동독에서 시작된 동유럽 순방은 무려 50일간 계속됐다.
북한은 동구권 국가로부터 전후 복구에 필요한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1955년 4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참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반둥 회의로 불리는 이 회의에서 29개 참가국들은 동서 냉전 상황에서 중립을 표방하는 이른바 ‘비동맹 노선’을 천명했다.
당시 중소 분쟁의 틈바구니에 있던 북한은 비동맹 외교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인터뷰> 허문영(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 "북한은 다시 사회주의 진영의 분열 양상 앞에서 체제를 보위하고 또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위해서는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되겠다. 그래서 이제 비동맹 외교로 주력을 하면서 40년대, 50년대에 기반을 닦아놨던 공산 국가들과의 관계 토대 위에 이제 제3세계 비동맹 국가들과의 관계를 확산해 나가는 모습을 60년대까지 보여주는 거죠.
당시 경제 상황이 좋았던 북한은 비동맹 국가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병행했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김일성은 60년대부터 3세계 나라들에 많은 지원을 했고 그것으로 해서 UN 총회에서 북한이 우위를 차지하는 그런 결과도 제 30차 총회인가, 그게 60년대 일겁니다. 그 때도 북한이 오히려 대한민국보다 더 우위를 차지했던 그런 경우도 있었죠. "
1990년대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사회주의권에 의존했던 북한의 외교 정책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이념 외교’를 넘어 ‘실리 외교’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 북한의 주요 외교 공략 대상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였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동부 사회주의권에 의존하던 모든 물품을 동부가 무너지는 바람에 그쪽에서 받을 수 없으니까 자본주의 나라들에 진출을 해야 되는데 진출하는 가장 합리적인 나라들이 어디겠습니까. 바로 동남아 지역이지요.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나라들이 핵심으로 되죠."
또한 북한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일부 수교 국가들을 상대로 은밀하게 군사 외교를 강화했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파키스탄이 원래 첫 122밀리미터 방사포탄을 처음 수출할 때가 아마 1987년 그 때입니다. 입찰을 처음 했는데 그 때 입찰에 동원됐었고 저도. 그렇게 하고 파키스탄과 그 이후에 많은 거래가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고요. "
북한은 과거 지원 대상이었던 아프리카를 상대로 돈벌이에 나섰다.
동남아시아에서 싼 값에 사들인 물자를 아프리카에 되파는 방식의 교역을 하거나, 북한 노동력을 아프리카에 파견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세네갈 독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동상 역시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작품이다.
<녹취> 북한 예술가 : "아프리카 짐바브웨, 모잠비크, 보츠와나, 나미비아, 대통령 동상을 비롯해서 기념탑
을 만들었어요."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북한은 석유를 포함해서 자원이 많은 중동이라든지 그리고 북아프리카 국가들한테 많은 외교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서 북한의 노동 인력을 중동이라든지 그다음에 북아프리카, 중부아프리카 산업 개발 현장에 투입함으로써 거기서 발생하는 노임을 북한이 끌어들이려고 하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평안북도 묘향산에 자리 잡은 국제친선전람관.
높이 43.3미터, 연면적 4만6천 평방미터에 달하는 이곳에는 북한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받은 온갖 선물들이 전시돼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7일) : "우리 수령님을 흠모하여 세계 여러 지역과 나라들에서 올린 수많은 선물들 중에는 1990년 10월 8일 아일랜드 노동당 대표단이 올린 사기 바구니와 대리석 축하문이 있습니다. "
1978년 8월 문을 연 국제친선전람관은 김일성관과 김정일관 2개로 나눠져 있다.
북한은 모든 선물이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위해 해외에서 보낸 선물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인터뷰> 홍순경(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北 외교관 출신) : "일부는 물론 스스로가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지 않게는 우리 대표부 사람들이 대사관 사람들이 이런 상인들이나 이런 좀 퇴직한 장관들 그런 데에 찾아다니면서 우리가 당신네 이름으로 해 보내드리면 어떻겠냐. 그런 의견을 받아가지고 이렇게 해서 선물을 보내는 경우가 또 적지 않게 있습니다. "
이뿐만이 아니다. 1959년 김일성의 지시로 설립된 평양 중앙동물원 역시 북한의 외교 성과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대공원보다도 큰 면적 270만 제곱미터의 중앙동물원은 약 600여 종의 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아프리카 사자, 낙타, 망토 긴원숭이처럼 이 동물원의 희귀동물 대부분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선물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외국의 정부 수반이나 그리고 저명한 인사가 김정일이나 김일성을 방문해서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선물을 했다 그래서 이것을 대내적인 통치의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이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외교적으로 고립되면 고립될수록 이와 같이 상징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대내 주민 통합이나 정권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데 더욱 더 많이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
지난 1월 1일. 북한이 신년사설을 발표했다. 북한은 신년사설에서 과거와 다른 외교 정책을 펼칠 것을 암시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월 1일) :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 당의 자주, 친선(노란색), 평화의 이념을 변함없이 견지하며..."
북한이 그동안 고수해왔던 “자주, 평화, 친선”에서 “자주, 친선, 평화”로 외교 정책의 방점을 ‘친선’으로 바꾼 것이다.
<인터뷰> 허문영(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 "평화를 강조할 때는 대서방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친선을 강조하는 것은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이제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강조되는 거예요. 이번 김일성 출생 100년 행사 때 제3세계 국가들을 많이 불러들인 것은 이런 맥락에서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김정은 체제가 체제 유지에 일단 주력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가 있겠습니다. "
그러나 북한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제3세계 국가와의 관계 강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과 수교를 맺은 나라는 161개국. 하지만 실질적으로 교류를 진행 중인 나라는 손에 꼽힌다.
이는 북한의 외교 행태가 이념보다 실리를 앞세우는 최근의 외교적 추세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비동맹국가들도 사실은 이념적인 성향, 그 동질성을 갖고 외교를 전개하는 게 아니라 자국의 이익, 다시 말해서 안보상의 이익이라든지 경제 실리라든지 이런 방향을 갖고서 외교를 전개하고 있고 북한의 이와 같은 이념 중심의 외교는 이념 중심의 외교적인 판단, 그리고 결정이 실리적인 외교를 추구해나가는 데 있어서 하나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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