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원격 교육 대리 수강하고 ‘지원비 편취’

입력 2012.05.02 (13:16) 수정 2012.05.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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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가 근로자의 날이었는데요,

근로자들의 직업교육을 위해 지원되는 예산이 줄줄 새고 있었습니다.

한 교육업체에서 3년 동안 6억 5천만 원을 가로챘는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박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인터넷 교육업체.

이 업체와 직업교육 계약을 맺은 기업 근로자들은, 인터넷 강의를 듣지 않고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수료증을 받았습니다.

교육업체가 수업 수강은 물론, 시험까지 대신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교육업체와 기업이 짜고 수강생 명단을 허위로 작성해 자신이 수강 대상인 줄 모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00 기업 근로자 : "모르겠는데요. 나는 인터넷 들어가서 한 적은 없는데요."

노동부가 직업능력 교육을 받은 기업에 지급하는 훈련지원비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일에 지친 근로자들이 직업교육까지 받기 어려워하자, 교육업체에서 대신 인터넷 강좌를 수강하고 시험을 치른 겁니다.

이런 수법으로 이 업체가 지난 2008년부터 3년 동안 빼돌린 고용보험 기금만 6억 5천여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권기성(경위 / 대전 경찰청 수사계) : "노동청에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상 점검 절차가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이용해서.."

같은 시간대에 같은 IP로 100여 명이 동시에 시험을 치렀는데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매년 한번 꼴로 시행된 노동청의 점검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인터뷰> 대전 노동청 담당자 : “(점검을 하셨는데도 모르셨던 거죠?) 네, 모른 겁니다”

경찰은 교육업체 대표 53살 이 모씨를 사기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런 수법으로 고용보험기금을 빼돌린 업주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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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자 원격 교육 대리 수강하고 ‘지원비 편취’
    • 입력 2012-05-02 13:16:18
    • 수정2012-05-02 17:32:41
    뉴스 12
<앵커 멘트> 어제가 근로자의 날이었는데요, 근로자들의 직업교육을 위해 지원되는 예산이 줄줄 새고 있었습니다. 한 교육업체에서 3년 동안 6억 5천만 원을 가로챘는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박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인터넷 교육업체. 이 업체와 직업교육 계약을 맺은 기업 근로자들은, 인터넷 강의를 듣지 않고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수료증을 받았습니다. 교육업체가 수업 수강은 물론, 시험까지 대신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교육업체와 기업이 짜고 수강생 명단을 허위로 작성해 자신이 수강 대상인 줄 모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00 기업 근로자 : "모르겠는데요. 나는 인터넷 들어가서 한 적은 없는데요." 노동부가 직업능력 교육을 받은 기업에 지급하는 훈련지원비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일에 지친 근로자들이 직업교육까지 받기 어려워하자, 교육업체에서 대신 인터넷 강좌를 수강하고 시험을 치른 겁니다. 이런 수법으로 이 업체가 지난 2008년부터 3년 동안 빼돌린 고용보험 기금만 6억 5천여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권기성(경위 / 대전 경찰청 수사계) : "노동청에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상 점검 절차가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이용해서.." 같은 시간대에 같은 IP로 100여 명이 동시에 시험을 치렀는데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매년 한번 꼴로 시행된 노동청의 점검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인터뷰> 대전 노동청 담당자 : “(점검을 하셨는데도 모르셨던 거죠?) 네, 모른 겁니다” 경찰은 교육업체 대표 53살 이 모씨를 사기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런 수법으로 고용보험기금을 빼돌린 업주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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