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가로수에 둥지 튼 올빼미 가족

입력 2012.05.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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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빼미하면 대표적인 야행성 조류잖아요 그런데 대낮에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서 발견됐습니다.

올빼미의 습성이나 번식 생태가 잘 알려지지 않은만큼 연구에 귀한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동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신록으로 뒤덮인 내장산 국립공원.

나들이객들로 북적이는 길을 따라 산으로 들어가다 보면 가로수 나무 구멍에 얼굴만 빠끔히 내민 새가 보입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으로 대표적인 야행성 조류인 올빼밉니다.

지난 3월 중순, 알 3개를 여기서 낳았습니다.

한 개는 깨지고 두 개가 부화해 새끼 두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둥지 입구와 안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한 달여 동안 올빼미 가족들을 관찰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원(내장산국립공원 관리공단 주임):"사람들로 인한 인위적인 간섭이 발생한다면 부화에서 이소(둥지떠나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리듬이 깨질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직 눈을 뜨지 못한 흰 빛깔의 새끼 두 마리가 서로 의지하며 꼭 붙어 있습니다.

수컷이 쉴새없이 먹이를 잡아 나르면 암컷이 새끼들을 먹입니다.

새끼보다 더 큰 들쥐를 잡아오기도 합니다.

부화한 지 10여 일이 지나자 새끼들은 눈도 제법 껌벅거리고 털 색깔도 어미처럼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박종길(국립공원 관리공단 과장):"스스로 걸어나가서 날아가는 게 아니고 아주 강한 발톱으로 기어서 올라갑니다. 기어서 인근 나뭇가지에 올라간 다음에 거기서 어미로부터 먹이를 받아먹지요."

주로 고목에 둥지를 트는 올빼미는 야행성이라 보기 힘든 데다가 둥지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아 개체 수뿐만 아니라 번식 실태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채희영(국립공원 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장):"생태 전반에 관한 자료를 추측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행보로써 향후 올빼미 보호 관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

사람들 가까이서 둥지를 튼 지 40여 일, 올빼미 식구들은 가로수 둥지를 떠나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이동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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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인간] 가로수에 둥지 튼 올빼미 가족
    • 입력 2012-05-20 21: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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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빼미하면 대표적인 야행성 조류잖아요 그런데 대낮에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서 발견됐습니다. 올빼미의 습성이나 번식 생태가 잘 알려지지 않은만큼 연구에 귀한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동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신록으로 뒤덮인 내장산 국립공원. 나들이객들로 북적이는 길을 따라 산으로 들어가다 보면 가로수 나무 구멍에 얼굴만 빠끔히 내민 새가 보입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으로 대표적인 야행성 조류인 올빼밉니다. 지난 3월 중순, 알 3개를 여기서 낳았습니다. 한 개는 깨지고 두 개가 부화해 새끼 두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둥지 입구와 안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한 달여 동안 올빼미 가족들을 관찰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원(내장산국립공원 관리공단 주임):"사람들로 인한 인위적인 간섭이 발생한다면 부화에서 이소(둥지떠나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리듬이 깨질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직 눈을 뜨지 못한 흰 빛깔의 새끼 두 마리가 서로 의지하며 꼭 붙어 있습니다. 수컷이 쉴새없이 먹이를 잡아 나르면 암컷이 새끼들을 먹입니다. 새끼보다 더 큰 들쥐를 잡아오기도 합니다. 부화한 지 10여 일이 지나자 새끼들은 눈도 제법 껌벅거리고 털 색깔도 어미처럼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박종길(국립공원 관리공단 과장):"스스로 걸어나가서 날아가는 게 아니고 아주 강한 발톱으로 기어서 올라갑니다. 기어서 인근 나뭇가지에 올라간 다음에 거기서 어미로부터 먹이를 받아먹지요." 주로 고목에 둥지를 트는 올빼미는 야행성이라 보기 힘든 데다가 둥지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아 개체 수뿐만 아니라 번식 실태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채희영(국립공원 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장):"생태 전반에 관한 자료를 추측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행보로써 향후 올빼미 보호 관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 사람들 가까이서 둥지를 튼 지 40여 일, 올빼미 식구들은 가로수 둥지를 떠나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이동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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