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곗돈 믿고 맡겼는데…” 맛집 명성에 속아

입력 2012.06.15 (09:02) 수정 2012.06.1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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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혹시 지금 곗돈 붓고 있는 분들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이자를 많이 준다는 것도 그렇고, 워낙 사고가 많이 나서 저 개인적으론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데요.



계가 위험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랑 기자, 이번엔 계주가 손님들이 늘 줄서는 유명한 맛집 주인이었다면서요.



계원들로선 정말 계가 깨질 거라곤 상상도 못했겠네요?



<앵커 멘트>



네. 붙잡힌 계주 최 씨가 운영했던 음식점은 시장 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가게였습니다.



그렇게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최 씨가 은행이자 보다 높은 이자로 돈을 불려 준다고 하니 상인들은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던 건데요.



곗돈 탈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시장 상인들에게 날아든 날벼락 같은 이번 사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의 한 재래시장.



수억 원대의 계를 들었던 시장 상인들은 요즘 일할 기운마저 잃었습니다.



하루아침에 곗돈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인데요.



<녹취>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내 돈 떼 먹히고 기막히게 이렇게 앉아있는 거죠. 이렇게 장사고 안 되고.”



<녹취>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사람들이 용서를 안 할걸? 법원에서 만난다고 다 벼르고 있는데..."



20년 넘게 이곳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해 온 김모 씨 역시 3년 전부터 최 씨에게 꼬박꼬박 곗돈을 부어 왔습니다.



은행보다 높은 이자, 쉽게 타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 씨의 낙찰계는 시장 상인들에게 큰 인기였는데요.



<녹취> 김00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남한테 3천만원 빌리면 힘들잖아. 서류도 해야하지 재산도 잡혀야지 복잡하잖아 요. 그러니까 계를 이렇게 모아서 하면 아주 싸게 치는 거야, 이자가.”



10년 넘게 시장 골목에서 함께 장사하던 두 사람, 최 여인을 철썩같이 믿었던 김 씨는 3년동안 매달 150만원씩 꼬박꼬박 곗돈을 부었는데요.



그렇게 곗돈 탈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김 씨는 한 달 전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계주 최 씨가 곗돈을 들고 사라졌다는 겁니다.



<녹취> 김00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지금 다 하늘 쳐다보고 통곡할 일인데. 조그마한 데서 추우나 더우나 팔아서 모아서 목돈 만들어가지고 뭐라도 하고 싶고 하려고 한 거 아닙니까. 그랬는데 이게 딱 깨지고 하니까 허탈감이 나잖아요.”



김 씨처럼 곗돈을 잃었다며 경찰에 신고 접수한 사람은 모두 17명.



아직 신고하지 않은 상인들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인터뷰>김태연 (경사/강서경찰서 경제범죄추적반) : “한 사람이 많기로는 1억2천 정도. 고소장 접수된 걸로 하게 되면 5억 원 정도 가 넘죠.”



이렇게 많은 상인들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최 여인의 식당에 있었습니다.



<인터뷰>김태연 (경사/강서경찰서 경제범죄추적반 ) : “공중파에서 수시로 한달에 한두번 정도 이렇게 촬영해가지고 방영했던 집이고 하기 때문에 상인들 자체는 의심을 뭐 그렇게 떼먹고 도망갈 것이라는 의심을 안했을 거예요. ”



1년에 서너 번씩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떨쳤던 최 씨의 식당,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인터뷰> 시장 상인 (음성변조) : “텔레비전에도 안 나온데가 없어. 아침 방송 저녁 방송 매번. 그렇게 까지 했으니 까 우리는 다 피해본 사람들은 믿었지. 또 여기 조합장도 자기가 출마하고 또 부녀 회장도 (출마하고). ”



이렇게 잘나가던 맛집을 하루 아침에 처분한 최 씨,곗돈을 들고 사라진 겁니다.



경찰서에서 최 씨를 직접 만날 수 있었는데요.



<녹취> 최00(낙찰계 피의자 /음성변조) : “자기 전문분야로 나갔으면 제가 이렇게 될 리 없어요. 다른 업을 욕심 부려서 하다가 이렇게...”



최 씨는 음식점이 잘 되면서부터 또 다른 사업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터뷰>김태연 (경사/강서경찰서 경제범죄추적반) : “중간에 00이라는 라이브카페를 자기가 264m² 정도 시장에 얻어서 운영을 하다 보니까 일단 음향기기도 사야 되고 안에 내부 인테리어도 해야 되고 하다보니까 자금이 많이 들어가잖아요.”



주변 상인들에게도 최 씨는 지난해 라이브 카페를 새로 운영하면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녹취>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헛바람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사람 상대하고 술 장사하다보니까 모든 것이 사람 이미지도 달라야 하고 꾸며야 하고 발라야 하고 하루 아침에 바뀌어졌다고 봐야죠.”



최 씨는 남편과 헤어지고 혼자 두 딸을 키우면서 더더욱 돈벌이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절대 계획적으로 잠적을 한 것은 아니라며 지금도 곧 곗돈을 돌려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녹취> 최00 (낙찰계 피의자 /음성변조) : “내가 지금 가게를 다 망해먹고 그 자리를 지키고 없으니까 계원들이 난리가 난 거예요. 도망간 줄 알고. 사실은 없으니까 도망간 걸로 간주가 되잖아요. 조금만 참아줬으면 됐을텐데 이렇게 된 거에 대해서 너무 미안하고.”



하지만 피해 상인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해 두 번째 계를 모집할 때부터 작정한 듯 곗돈을 유용했다는 겁니다.



<녹취> 김00(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3천6백만 원짜리를 세 개 넣은 거예요.자기가 끝번을 타먹어야 해요. (그런데) 3천6백만 원 짜리를 내리 다 타버린 거예요.”



곗돈을 가장 먼저 타간 뒤로 자신은 정작 돈을 넣지 않았다는 최 씨.



곗돈을 붓던 상인들 말고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또 있었습니다.



<녹취> 김00(낙찰계 피해자/음성변조) : “위 건물의 어떤 할머니가 2천만 원인가 3천만 원인가 줬어요. **국수(식당) 계약서를 맡기고 3천만 원 빌려다 쓴 거예요.”



시장 상인들에게 돈까지 끌어 쓰기 시작한 건데요.



<녹취> 김00(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뭐가 잘못됐으니까 내가 인감 증명을 다시 떼다가 언니를 줄게, 그 계약서를 줘봐, 3시 반까지 갖다 줄게 해놓고 자기는 그대로 도망가버린거야”



10여 년을 시장 안에서 얼굴 맞대고 지내왔던 상인들은 돈을 잃은 것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커보였습니다.



<녹취> 김00 (낙찰계 피해자/음성변조) : “언니 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갚는다고. 나가는 날까지 그 소리 했어요. 언니 돈 못 갚으면 안 된다고. 어느 때보다 그날 한 행동이 너무 괘씸하더라고요...”



<녹취> 김00(낙찰계 피해자/음성변조) : “우리는 금액도 금액이지만 배신감이 너무 큰 거죠. 서로 돕고 살자 돈은 벌어서 갚으면 되니까 벌면 얼마씩이라도 갚으라 하는 거죠.”



순간의 욕심으로 하루아침에 대박 식당 주인에서 범죄자가 되 버린 최 씨, 경찰은 영세 상인들의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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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곗돈 믿고 맡겼는데…” 맛집 명성에 속아
    • 입력 2012-06-15 09:02:06
    • 수정2012-06-15 10: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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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곗돈 붓고 있는 분들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이자를 많이 준다는 것도 그렇고, 워낙 사고가 많이 나서 저 개인적으론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데요.

계가 위험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랑 기자, 이번엔 계주가 손님들이 늘 줄서는 유명한 맛집 주인이었다면서요.

계원들로선 정말 계가 깨질 거라곤 상상도 못했겠네요?

<앵커 멘트>

네. 붙잡힌 계주 최 씨가 운영했던 음식점은 시장 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가게였습니다.

그렇게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최 씨가 은행이자 보다 높은 이자로 돈을 불려 준다고 하니 상인들은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던 건데요.

곗돈 탈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시장 상인들에게 날아든 날벼락 같은 이번 사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의 한 재래시장.

수억 원대의 계를 들었던 시장 상인들은 요즘 일할 기운마저 잃었습니다.

하루아침에 곗돈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인데요.

<녹취>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내 돈 떼 먹히고 기막히게 이렇게 앉아있는 거죠. 이렇게 장사고 안 되고.”

<녹취>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사람들이 용서를 안 할걸? 법원에서 만난다고 다 벼르고 있는데..."

20년 넘게 이곳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해 온 김모 씨 역시 3년 전부터 최 씨에게 꼬박꼬박 곗돈을 부어 왔습니다.

은행보다 높은 이자, 쉽게 타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 씨의 낙찰계는 시장 상인들에게 큰 인기였는데요.

<녹취> 김00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남한테 3천만원 빌리면 힘들잖아. 서류도 해야하지 재산도 잡혀야지 복잡하잖아 요. 그러니까 계를 이렇게 모아서 하면 아주 싸게 치는 거야, 이자가.”

10년 넘게 시장 골목에서 함께 장사하던 두 사람, 최 여인을 철썩같이 믿었던 김 씨는 3년동안 매달 150만원씩 꼬박꼬박 곗돈을 부었는데요.

그렇게 곗돈 탈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김 씨는 한 달 전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계주 최 씨가 곗돈을 들고 사라졌다는 겁니다.

<녹취> 김00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지금 다 하늘 쳐다보고 통곡할 일인데. 조그마한 데서 추우나 더우나 팔아서 모아서 목돈 만들어가지고 뭐라도 하고 싶고 하려고 한 거 아닙니까. 그랬는데 이게 딱 깨지고 하니까 허탈감이 나잖아요.”

김 씨처럼 곗돈을 잃었다며 경찰에 신고 접수한 사람은 모두 17명.

아직 신고하지 않은 상인들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인터뷰>김태연 (경사/강서경찰서 경제범죄추적반) : “한 사람이 많기로는 1억2천 정도. 고소장 접수된 걸로 하게 되면 5억 원 정도 가 넘죠.”

이렇게 많은 상인들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최 여인의 식당에 있었습니다.

<인터뷰>김태연 (경사/강서경찰서 경제범죄추적반 ) : “공중파에서 수시로 한달에 한두번 정도 이렇게 촬영해가지고 방영했던 집이고 하기 때문에 상인들 자체는 의심을 뭐 그렇게 떼먹고 도망갈 것이라는 의심을 안했을 거예요. ”

1년에 서너 번씩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떨쳤던 최 씨의 식당,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인터뷰> 시장 상인 (음성변조) : “텔레비전에도 안 나온데가 없어. 아침 방송 저녁 방송 매번. 그렇게 까지 했으니 까 우리는 다 피해본 사람들은 믿었지. 또 여기 조합장도 자기가 출마하고 또 부녀 회장도 (출마하고). ”

이렇게 잘나가던 맛집을 하루 아침에 처분한 최 씨,곗돈을 들고 사라진 겁니다.

경찰서에서 최 씨를 직접 만날 수 있었는데요.

<녹취> 최00(낙찰계 피의자 /음성변조) : “자기 전문분야로 나갔으면 제가 이렇게 될 리 없어요. 다른 업을 욕심 부려서 하다가 이렇게...”

최 씨는 음식점이 잘 되면서부터 또 다른 사업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터뷰>김태연 (경사/강서경찰서 경제범죄추적반) : “중간에 00이라는 라이브카페를 자기가 264m² 정도 시장에 얻어서 운영을 하다 보니까 일단 음향기기도 사야 되고 안에 내부 인테리어도 해야 되고 하다보니까 자금이 많이 들어가잖아요.”

주변 상인들에게도 최 씨는 지난해 라이브 카페를 새로 운영하면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녹취> 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헛바람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사람 상대하고 술 장사하다보니까 모든 것이 사람 이미지도 달라야 하고 꾸며야 하고 발라야 하고 하루 아침에 바뀌어졌다고 봐야죠.”

최 씨는 남편과 헤어지고 혼자 두 딸을 키우면서 더더욱 돈벌이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절대 계획적으로 잠적을 한 것은 아니라며 지금도 곧 곗돈을 돌려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녹취> 최00 (낙찰계 피의자 /음성변조) : “내가 지금 가게를 다 망해먹고 그 자리를 지키고 없으니까 계원들이 난리가 난 거예요. 도망간 줄 알고. 사실은 없으니까 도망간 걸로 간주가 되잖아요. 조금만 참아줬으면 됐을텐데 이렇게 된 거에 대해서 너무 미안하고.”

하지만 피해 상인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해 두 번째 계를 모집할 때부터 작정한 듯 곗돈을 유용했다는 겁니다.

<녹취> 김00(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3천6백만 원짜리를 세 개 넣은 거예요.자기가 끝번을 타먹어야 해요. (그런데) 3천6백만 원 짜리를 내리 다 타버린 거예요.”

곗돈을 가장 먼저 타간 뒤로 자신은 정작 돈을 넣지 않았다는 최 씨.

곗돈을 붓던 상인들 말고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또 있었습니다.

<녹취> 김00(낙찰계 피해자/음성변조) : “위 건물의 어떤 할머니가 2천만 원인가 3천만 원인가 줬어요. **국수(식당) 계약서를 맡기고 3천만 원 빌려다 쓴 거예요.”

시장 상인들에게 돈까지 끌어 쓰기 시작한 건데요.

<녹취> 김00(낙찰계 피해자 /음성변조) : “뭐가 잘못됐으니까 내가 인감 증명을 다시 떼다가 언니를 줄게, 그 계약서를 줘봐, 3시 반까지 갖다 줄게 해놓고 자기는 그대로 도망가버린거야”

10여 년을 시장 안에서 얼굴 맞대고 지내왔던 상인들은 돈을 잃은 것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커보였습니다.

<녹취> 김00 (낙찰계 피해자/음성변조) : “언니 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갚는다고. 나가는 날까지 그 소리 했어요. 언니 돈 못 갚으면 안 된다고. 어느 때보다 그날 한 행동이 너무 괘씸하더라고요...”

<녹취> 김00(낙찰계 피해자/음성변조) : “우리는 금액도 금액이지만 배신감이 너무 큰 거죠. 서로 돕고 살자 돈은 벌어서 갚으면 되니까 벌면 얼마씩이라도 갚으라 하는 거죠.”

순간의 욕심으로 하루아침에 대박 식당 주인에서 범죄자가 되 버린 최 씨, 경찰은 영세 상인들의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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