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일 군사협정의 속내는?

입력 2012.06.28 (07:44) 수정 2012.06.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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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그 발효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협정은 한일 양국의 국내절차가 마무리 되면 양국 간 서명을 거쳐 각자 국회에 보고만 하면 발효가 됩니다. 우리 측 국내 절차는 그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으로써 모두 마무리 됐고 오히려 일본 측 국내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하튼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사항이기 때문에 발효는 이제 시간문제입니다.
정부는 일본과의 군사 정보 교류는 일본이 미국과 동맹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긴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한반도 유사시 주한 미군과 주일 미군이 세트로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이미 24개국과 맺은 협정으로 군사적 비밀 정보를 주겠다는 약속 협정이 아니라 정보가 제공됐을 때 비밀을 관리 보호하는 제도적 기초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비밀을 관리 보호하는 것도 비밀이 교류가 된 다음의 일이기 때문에 ‘비밀의 보호’만을 강조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느낌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로 한일 양국이 정서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필 왜 지금이어야 하는 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혹시 중국을 염두에 두고 한미일 안보 패키지를 추진해 온 미국의 압력이나 요청에 의한 것은 아닌지, 또 다음에 어떤 정부가 들어설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 막바지에 서둘러 협상을 맺으려는 것은 아닌지 같은 것들입니다.

북한은 물론 한일 간 군사 협정과 관련해 군사도발, 중대 범죄 운운하면서 펄펄 뛰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생각입니다. 미국 오바마 정부가 한미일 삼각동맹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포위 전략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일 간의 군사 협정은 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전략에 한국이 어떤 입장인가를 확정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과연 한미일 삼각 체제 대 북중러 삼각 체제의 신냉전 구도가 과연 동북아 지역의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인지 좀 더 시간을 두고 성찰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중국과도 안보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중국 측에 얘기도 꺼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이 오히려 신중한 느낌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이미 내부적으로 어떤 결론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젠 중국을 협력의 동반자로 끌어안는 노력도 보여줘야 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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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한일 군사협정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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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그 발효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협정은 한일 양국의 국내절차가 마무리 되면 양국 간 서명을 거쳐 각자 국회에 보고만 하면 발효가 됩니다. 우리 측 국내 절차는 그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으로써 모두 마무리 됐고 오히려 일본 측 국내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하튼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사항이기 때문에 발효는 이제 시간문제입니다. 정부는 일본과의 군사 정보 교류는 일본이 미국과 동맹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긴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한반도 유사시 주한 미군과 주일 미군이 세트로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이미 24개국과 맺은 협정으로 군사적 비밀 정보를 주겠다는 약속 협정이 아니라 정보가 제공됐을 때 비밀을 관리 보호하는 제도적 기초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비밀을 관리 보호하는 것도 비밀이 교류가 된 다음의 일이기 때문에 ‘비밀의 보호’만을 강조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느낌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로 한일 양국이 정서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필 왜 지금이어야 하는 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혹시 중국을 염두에 두고 한미일 안보 패키지를 추진해 온 미국의 압력이나 요청에 의한 것은 아닌지, 또 다음에 어떤 정부가 들어설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 막바지에 서둘러 협상을 맺으려는 것은 아닌지 같은 것들입니다. 북한은 물론 한일 간 군사 협정과 관련해 군사도발, 중대 범죄 운운하면서 펄펄 뛰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생각입니다. 미국 오바마 정부가 한미일 삼각동맹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포위 전략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일 간의 군사 협정은 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전략에 한국이 어떤 입장인가를 확정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과연 한미일 삼각 체제 대 북중러 삼각 체제의 신냉전 구도가 과연 동북아 지역의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인지 좀 더 시간을 두고 성찰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중국과도 안보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중국 측에 얘기도 꺼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이 오히려 신중한 느낌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이미 내부적으로 어떤 결론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젠 중국을 협력의 동반자로 끌어안는 노력도 보여줘야 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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