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빗나간 부정…“부잣집 털어 딸 주겠다”
입력 2012.07.11 (09:06)
수정 2012.07.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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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벽 시간 남의 아파트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려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어설픈 초보 도둑의 범행은 돈 한 푼 훔치지 못한 채 끝이 났습니다.
두 딸을 혼자 키우던 이 피의자는 빚 독촉에 시달리다 금품을 훔칠 생각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는데요.
김기흥 기자, 돈을 훔치려고 남의 집에 들어간 거는 분명 나쁜 짓이지만요. 얘기를 들어보면 좀 딱하기도 하다고요?
<기자 멘트>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두고 한 말은 아닌가 싶습니다.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붙잡힌 박모 씨는 10년 전 이혼을 한 뒤 혼자 두 딸을 키우며 어렵게 생활을 꾸려 온 40대 가장인데요.
생활고에 빌려쓴 사채 빚이 눈덩이처럼 불면서 자신의 장기를 팔아보려다 사기까지 당하자, 자살결심까지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자니 돈 한 푼 없이 살아갈 아이들 걱정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빗나간 부정이 부른 특수 강도 미수 사건 그 사건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 5월 19일, 새벽 4시경 이 아파트 10여 층에선 옥상난간을 통해 집으로 침입한 괴한 때문에 50대 여성이 봉변을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단지 분위기는 어수선한데요.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 “새벽 한 4시쯤인가 3시쯤에 강도가 들어왔어요. 저 위에 옥상에서부터 줄 타고 내려왔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옥상 아래인) 12층에 들어갔어요. 12층에”
그리고 30분 여 뒤, 아파트를 쏜살같이 빠져가는 한 남성이 폐쇄회로 카메라에 잡혔는데요.
금품을 털려고 들어갔다, 실패로 돌아가자 도망친 것입니다.
칠흑 같은 밤에, 옥상줄타기까지 한 위험한 범행!
이 남성은 경비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 외곽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 있다, 새벽까지 기다려 옥상 난간에 로프를 묶고 집안 침입을 감행했던 건데요.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 “(그 집에) 60대 아주머니가 혼자 계시는데 그걸 (강도가) 어떻게 알았는지 들어갔어요.”
두 달여 만에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현장에 남은 지문감식, cctv를 근거로 용의자의 행방을 쫒던 중, 지방의 모친 집에 숨어있던 40대 박 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인터뷰> 이규동(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 (피의자는) 부자 아파트를 선택을 해서 그 부분(집)을 침입을 해서 한 번에 많은 돈을 훔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훔치려고 들어갔는데 마침 잠에서 깬 피해자를 마주치면서 상황이 강도로 돌변하게 된 겁니다.”
일부러 잘사는 아파트를 골라 범행을 계획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는데요. 생활고가 범행 동기였습니다.
<인터뷰> 박모씨(피의자/음성변조) : “그 당시 제 상황이 너무 극단적이었고, 최악이라는 생각만 있어서 그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데 애들한테 약간이나마 돈, 생활력을 주려고 어떻게 되길 바랐던 거 같습니다.”
절박한 심정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박씨! 두 딸의 평범한 아버지가 어쩌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 걸까요?
9년간 직업군인으로 군에 몸담으며 가정을 꾸려왔다는 박씨, 하지만 아내의 씀씀이 때문에 부부사이에 잦은 다툼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내의 카드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만 갔고, 월급까지 차압당한 박 씨는 군 생활을 접고, 급기야 아내와 이혼까지 하게 된 건데요.
당시 카드빚 갚기 위해 천 오백만원을 대출하면서 박 씨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커가는 두 딸의 양육비에 생활비까지, 결국 박 씨는 사채까지 끌어 쓰면서 빚은 3천만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인터뷰> 이규동(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월급을 160만 원 정도 받았는데 (사채 이자로) 월 7,80만 원 정도가 나간 걸로 보입니다. 이자로…, 그러다 (보니) 생활도 안 되고 , 사채 빚은 갚지 못하다 보니 사채업자로부터 엄청난 압박(빚 독촉)을 받게 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채업자가 직장까지 찾아와 빚 독촉 하자, 박 씨는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게 됐는데요.
이때 지하철 전단지에서 장기매매 광고를 보게 됩니다.
브로커는 박 씨에게 신장을 떼어서 팔면 2억 원이 주겠다며, 먼저 검사를 해야 한다며 2백만 원을 요구해왔습니다.
박 씨는 한 번에 빚을 청산할 수 있다는 생각에 2백만 원의 급전사채까지 끌어서 송금했지만, 사기였습니다.
<인터뷰> 박모씨(피의자/음성변조) : “(장기)매매라는 게 불법이고, 그런 게 없다고 나중에 알게 됐고 (브로커로부터) 사기 당한 다음에 여러 가지 많이 힘들고 마음이 무겁고”
결국 자살까지 결심하기에 이른 박 씨. 하지만 두 딸이 눈에 밟혔다고 합니다.
박 씨의 마지막 선택! 부잣집 아파트나 한탕 털어 딸들에게 돈을 남겨 주겠다고 결심한 건데요.
그리고 인터넷 검색으로 부유층이 사는 아파트를 범행 장소로 삼았습니다. 그리곤 실행에 옮겼는데요.
집안 침입까지 성공한 박씨, 하지만 당시 혼자 자고 있던 김 여인에게 발각되자, 김 여인를 흉기로 위협한 후, 밧줄 등으로 몸을 묶었습니다.
하지만 김 여인이 풀려나면서, 박 씨의 범행은 실패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인터뷰> 이규동(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내(피해자)가 일주일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허리가 아픈데 좀 살살 묶어 달라 요청을 하니까 범인이 그대로 다 피해자의 요구를 다 들어줬습니다. 그(밧줄)걸 풀고 피해자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서 도움을 요청하게 된 거고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는 박 씨.
자신과 같은 아픔을 두 딸에게 똑같이 겪게 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위험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현재 두 딸은 박 씨의 어머니 집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두 딸과 어떻게든 살아보려 했다는 박씨, 범행을 저지른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 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엄마 나 죽으려고 생각을 하다보니까 엄마도 병원에 있고, 애들도 그렇고 해서 내가 그런 일(범행)을 저질렀어 그래요. (그래서) 니가 도둑질을 해서 얼마나 저기를 한다고 (아들한테) 막 욕을 하고 그랬더니 엄마 겁나서 들어갔다 무서워서 그냥 나왔어요.십 원 짜리 하나 없이 (그러더라고요)”
칠순 노모의 월수입은 기초생활보조금으로 나오는 70만원이 전부.
게다가 최근 관절염으로 수술까지 한데다 각종 지병으로 몸조차 성치 않아, 노모의 근심은 깊어만 갑니다.
<인터뷰> 박 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심정이 참담하죠. 어쩌다가 아들이 저렇게까지 됐는가, 어떻게 하다가 저런 짓(범행)까지 하고 살게 됐는가,그 생각에 앞이 깜깜하죠. 뭐…, 나오는 건 눈물 뿐 이고 (아이들은) 아빠 빨리 왔으면 좋겠다, 좋겠다고 하고”
자신의 상처 때문에 두 딸에게 더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는 박 씨, 범행을 깊이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 모 씨(피의자/음성변조) : “누구라도 힘든 사람들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이겨내야 하는데) 저 또한 그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쉽고 (아이들이) 밝은 모습들이 사라지지 않게끔 항상 밝고 건강하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애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빗나간 아버지의 마음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 두 딸을 둔 아버지는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나 경찰은 박씨를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새벽 시간 남의 아파트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려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어설픈 초보 도둑의 범행은 돈 한 푼 훔치지 못한 채 끝이 났습니다.
두 딸을 혼자 키우던 이 피의자는 빚 독촉에 시달리다 금품을 훔칠 생각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는데요.
김기흥 기자, 돈을 훔치려고 남의 집에 들어간 거는 분명 나쁜 짓이지만요. 얘기를 들어보면 좀 딱하기도 하다고요?
<기자 멘트>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두고 한 말은 아닌가 싶습니다.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붙잡힌 박모 씨는 10년 전 이혼을 한 뒤 혼자 두 딸을 키우며 어렵게 생활을 꾸려 온 40대 가장인데요.
생활고에 빌려쓴 사채 빚이 눈덩이처럼 불면서 자신의 장기를 팔아보려다 사기까지 당하자, 자살결심까지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자니 돈 한 푼 없이 살아갈 아이들 걱정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빗나간 부정이 부른 특수 강도 미수 사건 그 사건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 5월 19일, 새벽 4시경 이 아파트 10여 층에선 옥상난간을 통해 집으로 침입한 괴한 때문에 50대 여성이 봉변을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단지 분위기는 어수선한데요.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 “새벽 한 4시쯤인가 3시쯤에 강도가 들어왔어요. 저 위에 옥상에서부터 줄 타고 내려왔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옥상 아래인) 12층에 들어갔어요. 12층에”
그리고 30분 여 뒤, 아파트를 쏜살같이 빠져가는 한 남성이 폐쇄회로 카메라에 잡혔는데요.
금품을 털려고 들어갔다, 실패로 돌아가자 도망친 것입니다.
칠흑 같은 밤에, 옥상줄타기까지 한 위험한 범행!
이 남성은 경비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 외곽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 있다, 새벽까지 기다려 옥상 난간에 로프를 묶고 집안 침입을 감행했던 건데요.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 “(그 집에) 60대 아주머니가 혼자 계시는데 그걸 (강도가) 어떻게 알았는지 들어갔어요.”
두 달여 만에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현장에 남은 지문감식, cctv를 근거로 용의자의 행방을 쫒던 중, 지방의 모친 집에 숨어있던 40대 박 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인터뷰> 이규동(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 (피의자는) 부자 아파트를 선택을 해서 그 부분(집)을 침입을 해서 한 번에 많은 돈을 훔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훔치려고 들어갔는데 마침 잠에서 깬 피해자를 마주치면서 상황이 강도로 돌변하게 된 겁니다.”
일부러 잘사는 아파트를 골라 범행을 계획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는데요. 생활고가 범행 동기였습니다.
<인터뷰> 박모씨(피의자/음성변조) : “그 당시 제 상황이 너무 극단적이었고, 최악이라는 생각만 있어서 그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데 애들한테 약간이나마 돈, 생활력을 주려고 어떻게 되길 바랐던 거 같습니다.”
절박한 심정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박씨! 두 딸의 평범한 아버지가 어쩌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 걸까요?
9년간 직업군인으로 군에 몸담으며 가정을 꾸려왔다는 박씨, 하지만 아내의 씀씀이 때문에 부부사이에 잦은 다툼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내의 카드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만 갔고, 월급까지 차압당한 박 씨는 군 생활을 접고, 급기야 아내와 이혼까지 하게 된 건데요.
당시 카드빚 갚기 위해 천 오백만원을 대출하면서 박 씨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커가는 두 딸의 양육비에 생활비까지, 결국 박 씨는 사채까지 끌어 쓰면서 빚은 3천만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인터뷰> 이규동(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월급을 160만 원 정도 받았는데 (사채 이자로) 월 7,80만 원 정도가 나간 걸로 보입니다. 이자로…, 그러다 (보니) 생활도 안 되고 , 사채 빚은 갚지 못하다 보니 사채업자로부터 엄청난 압박(빚 독촉)을 받게 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채업자가 직장까지 찾아와 빚 독촉 하자, 박 씨는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게 됐는데요.
이때 지하철 전단지에서 장기매매 광고를 보게 됩니다.
브로커는 박 씨에게 신장을 떼어서 팔면 2억 원이 주겠다며, 먼저 검사를 해야 한다며 2백만 원을 요구해왔습니다.
박 씨는 한 번에 빚을 청산할 수 있다는 생각에 2백만 원의 급전사채까지 끌어서 송금했지만, 사기였습니다.
<인터뷰> 박모씨(피의자/음성변조) : “(장기)매매라는 게 불법이고, 그런 게 없다고 나중에 알게 됐고 (브로커로부터) 사기 당한 다음에 여러 가지 많이 힘들고 마음이 무겁고”
결국 자살까지 결심하기에 이른 박 씨. 하지만 두 딸이 눈에 밟혔다고 합니다.
박 씨의 마지막 선택! 부잣집 아파트나 한탕 털어 딸들에게 돈을 남겨 주겠다고 결심한 건데요.
그리고 인터넷 검색으로 부유층이 사는 아파트를 범행 장소로 삼았습니다. 그리곤 실행에 옮겼는데요.
집안 침입까지 성공한 박씨, 하지만 당시 혼자 자고 있던 김 여인에게 발각되자, 김 여인를 흉기로 위협한 후, 밧줄 등으로 몸을 묶었습니다.
하지만 김 여인이 풀려나면서, 박 씨의 범행은 실패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인터뷰> 이규동(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내(피해자)가 일주일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허리가 아픈데 좀 살살 묶어 달라 요청을 하니까 범인이 그대로 다 피해자의 요구를 다 들어줬습니다. 그(밧줄)걸 풀고 피해자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서 도움을 요청하게 된 거고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는 박 씨.
자신과 같은 아픔을 두 딸에게 똑같이 겪게 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위험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현재 두 딸은 박 씨의 어머니 집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두 딸과 어떻게든 살아보려 했다는 박씨, 범행을 저지른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 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엄마 나 죽으려고 생각을 하다보니까 엄마도 병원에 있고, 애들도 그렇고 해서 내가 그런 일(범행)을 저질렀어 그래요. (그래서) 니가 도둑질을 해서 얼마나 저기를 한다고 (아들한테) 막 욕을 하고 그랬더니 엄마 겁나서 들어갔다 무서워서 그냥 나왔어요.십 원 짜리 하나 없이 (그러더라고요)”
칠순 노모의 월수입은 기초생활보조금으로 나오는 70만원이 전부.
게다가 최근 관절염으로 수술까지 한데다 각종 지병으로 몸조차 성치 않아, 노모의 근심은 깊어만 갑니다.
<인터뷰> 박 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심정이 참담하죠. 어쩌다가 아들이 저렇게까지 됐는가, 어떻게 하다가 저런 짓(범행)까지 하고 살게 됐는가,그 생각에 앞이 깜깜하죠. 뭐…, 나오는 건 눈물 뿐 이고 (아이들은) 아빠 빨리 왔으면 좋겠다, 좋겠다고 하고”
자신의 상처 때문에 두 딸에게 더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는 박 씨, 범행을 깊이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 모 씨(피의자/음성변조) : “누구라도 힘든 사람들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이겨내야 하는데) 저 또한 그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쉽고 (아이들이) 밝은 모습들이 사라지지 않게끔 항상 밝고 건강하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애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빗나간 아버지의 마음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 두 딸을 둔 아버지는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나 경찰은 박씨를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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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빗나간 부정…“부잣집 털어 딸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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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7-11 09:06:00
- 수정2012-07-11 13:52:24
<앵커 멘트>
새벽 시간 남의 아파트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려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어설픈 초보 도둑의 범행은 돈 한 푼 훔치지 못한 채 끝이 났습니다.
두 딸을 혼자 키우던 이 피의자는 빚 독촉에 시달리다 금품을 훔칠 생각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는데요.
김기흥 기자, 돈을 훔치려고 남의 집에 들어간 거는 분명 나쁜 짓이지만요. 얘기를 들어보면 좀 딱하기도 하다고요?
<기자 멘트>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두고 한 말은 아닌가 싶습니다.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붙잡힌 박모 씨는 10년 전 이혼을 한 뒤 혼자 두 딸을 키우며 어렵게 생활을 꾸려 온 40대 가장인데요.
생활고에 빌려쓴 사채 빚이 눈덩이처럼 불면서 자신의 장기를 팔아보려다 사기까지 당하자, 자살결심까지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자니 돈 한 푼 없이 살아갈 아이들 걱정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빗나간 부정이 부른 특수 강도 미수 사건 그 사건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 5월 19일, 새벽 4시경 이 아파트 10여 층에선 옥상난간을 통해 집으로 침입한 괴한 때문에 50대 여성이 봉변을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단지 분위기는 어수선한데요.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 “새벽 한 4시쯤인가 3시쯤에 강도가 들어왔어요. 저 위에 옥상에서부터 줄 타고 내려왔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옥상 아래인) 12층에 들어갔어요. 12층에”
그리고 30분 여 뒤, 아파트를 쏜살같이 빠져가는 한 남성이 폐쇄회로 카메라에 잡혔는데요.
금품을 털려고 들어갔다, 실패로 돌아가자 도망친 것입니다.
칠흑 같은 밤에, 옥상줄타기까지 한 위험한 범행!
이 남성은 경비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 외곽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 있다, 새벽까지 기다려 옥상 난간에 로프를 묶고 집안 침입을 감행했던 건데요.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 “(그 집에) 60대 아주머니가 혼자 계시는데 그걸 (강도가) 어떻게 알았는지 들어갔어요.”
두 달여 만에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현장에 남은 지문감식, cctv를 근거로 용의자의 행방을 쫒던 중, 지방의 모친 집에 숨어있던 40대 박 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인터뷰> 이규동(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 (피의자는) 부자 아파트를 선택을 해서 그 부분(집)을 침입을 해서 한 번에 많은 돈을 훔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훔치려고 들어갔는데 마침 잠에서 깬 피해자를 마주치면서 상황이 강도로 돌변하게 된 겁니다.”
일부러 잘사는 아파트를 골라 범행을 계획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는데요. 생활고가 범행 동기였습니다.
<인터뷰> 박모씨(피의자/음성변조) : “그 당시 제 상황이 너무 극단적이었고, 최악이라는 생각만 있어서 그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데 애들한테 약간이나마 돈, 생활력을 주려고 어떻게 되길 바랐던 거 같습니다.”
절박한 심정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박씨! 두 딸의 평범한 아버지가 어쩌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 걸까요?
9년간 직업군인으로 군에 몸담으며 가정을 꾸려왔다는 박씨, 하지만 아내의 씀씀이 때문에 부부사이에 잦은 다툼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내의 카드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만 갔고, 월급까지 차압당한 박 씨는 군 생활을 접고, 급기야 아내와 이혼까지 하게 된 건데요.
당시 카드빚 갚기 위해 천 오백만원을 대출하면서 박 씨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커가는 두 딸의 양육비에 생활비까지, 결국 박 씨는 사채까지 끌어 쓰면서 빚은 3천만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인터뷰> 이규동(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월급을 160만 원 정도 받았는데 (사채 이자로) 월 7,80만 원 정도가 나간 걸로 보입니다. 이자로…, 그러다 (보니) 생활도 안 되고 , 사채 빚은 갚지 못하다 보니 사채업자로부터 엄청난 압박(빚 독촉)을 받게 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채업자가 직장까지 찾아와 빚 독촉 하자, 박 씨는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게 됐는데요.
이때 지하철 전단지에서 장기매매 광고를 보게 됩니다.
브로커는 박 씨에게 신장을 떼어서 팔면 2억 원이 주겠다며, 먼저 검사를 해야 한다며 2백만 원을 요구해왔습니다.
박 씨는 한 번에 빚을 청산할 수 있다는 생각에 2백만 원의 급전사채까지 끌어서 송금했지만, 사기였습니다.
<인터뷰> 박모씨(피의자/음성변조) : “(장기)매매라는 게 불법이고, 그런 게 없다고 나중에 알게 됐고 (브로커로부터) 사기 당한 다음에 여러 가지 많이 힘들고 마음이 무겁고”
결국 자살까지 결심하기에 이른 박 씨. 하지만 두 딸이 눈에 밟혔다고 합니다.
박 씨의 마지막 선택! 부잣집 아파트나 한탕 털어 딸들에게 돈을 남겨 주겠다고 결심한 건데요.
그리고 인터넷 검색으로 부유층이 사는 아파트를 범행 장소로 삼았습니다. 그리곤 실행에 옮겼는데요.
집안 침입까지 성공한 박씨, 하지만 당시 혼자 자고 있던 김 여인에게 발각되자, 김 여인를 흉기로 위협한 후, 밧줄 등으로 몸을 묶었습니다.
하지만 김 여인이 풀려나면서, 박 씨의 범행은 실패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인터뷰> 이규동(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내(피해자)가 일주일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허리가 아픈데 좀 살살 묶어 달라 요청을 하니까 범인이 그대로 다 피해자의 요구를 다 들어줬습니다. 그(밧줄)걸 풀고 피해자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서 도움을 요청하게 된 거고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는 박 씨.
자신과 같은 아픔을 두 딸에게 똑같이 겪게 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위험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현재 두 딸은 박 씨의 어머니 집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두 딸과 어떻게든 살아보려 했다는 박씨, 범행을 저지른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 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엄마 나 죽으려고 생각을 하다보니까 엄마도 병원에 있고, 애들도 그렇고 해서 내가 그런 일(범행)을 저질렀어 그래요. (그래서) 니가 도둑질을 해서 얼마나 저기를 한다고 (아들한테) 막 욕을 하고 그랬더니 엄마 겁나서 들어갔다 무서워서 그냥 나왔어요.십 원 짜리 하나 없이 (그러더라고요)”
칠순 노모의 월수입은 기초생활보조금으로 나오는 70만원이 전부.
게다가 최근 관절염으로 수술까지 한데다 각종 지병으로 몸조차 성치 않아, 노모의 근심은 깊어만 갑니다.
<인터뷰> 박 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심정이 참담하죠. 어쩌다가 아들이 저렇게까지 됐는가, 어떻게 하다가 저런 짓(범행)까지 하고 살게 됐는가,그 생각에 앞이 깜깜하죠. 뭐…, 나오는 건 눈물 뿐 이고 (아이들은) 아빠 빨리 왔으면 좋겠다, 좋겠다고 하고”
자신의 상처 때문에 두 딸에게 더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는 박 씨, 범행을 깊이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 모 씨(피의자/음성변조) : “누구라도 힘든 사람들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이겨내야 하는데) 저 또한 그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쉽고 (아이들이) 밝은 모습들이 사라지지 않게끔 항상 밝고 건강하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애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빗나간 아버지의 마음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 두 딸을 둔 아버지는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나 경찰은 박씨를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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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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