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체조로 부모님 뒷바라지한 효자”

입력 2012.08.09 (09:18) 수정 2012.08.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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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찜통더위에 한참 시달리다가도, 통쾌한 올림픽 금메달 소식이 전해질 때면 잠시나마 시원한 기분에 젖는데요.

네, 모든 메달이 다 소중하지만 특히 이번에 체조 양학선 선수의 금메달은 더 특별했죠.

한국 체조 최초의 금메달을 딴 것도 장하지만, 양선수가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이 자리까지 온 인생역정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조빛나 기자, 양선수의 땀과 눈물을 모두 지켜본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고요.

<기자멘트>

네, 최 앵커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누가 좋은 꿈을 꿨으니 잘 될 거다..라는 말을 해준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그렇죠.

특히 운동선수라면 이런 말은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데 도움이 될 텐데요.

올림픽을 앞두고 하루도 깊은 잠을 자본적인 없다는 양학선 선수는, 올림픽 날, 이렇게 어머니의 꿈 덕담을 듣고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는데요.

양 선수의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 탓에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해준게 못내 아쉽다고 하셨지만 양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금메달을 딴 직후에 한 인터뷰에서 부모님 집을 마련해드리겠다는 꿈을 가장 먼저 말했는데요.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런던올림픽 남자 체조 도마 결선.

양학선 기술을 올림픽무대에 선보이는 순간입니다.

모교 후배들의 뜨거운 응원과 어머니의 기도가 전해졌던 걸까요.

양학선 선수는 이어진 2차 시기를 보란 듯이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한국 체조 52년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양학선 선수, 이제는 당당히 가슴 속 품었던 꿈을 말할 수 있게됐습니다.

<인터뷰> 양학선(체조 국가대표) : "엄마! 집에 가면 키우고 있는 칠면조 맛있게 요리해 주세요. 아직 집을 못 사드렸어요 이제 사 드려야죠."

토실토실한 칠면조들이 자라고 있는 닭장 옆 비닐하우스가, 양학선 선수의 집입니다.

양 선수의 부모님은 1년 전 광주에서 이사를 오셨다는데요.

집앞 텃밭도 양선수가 마련해 드린 거라고요.

<인터뷰> 기숙향(양학선 선수 어머니) : "학선이가 오히려 부모를 뒷바라지 하고 살았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국가대표가 되면서부터 국가대표가 되면 나오는 수당이 있어요. 그 수당을 지금까지도 저에게 주고 있어요.생활비에 보태라고."

제대로 뒷바라지를 못해준 게 못내 가슴아픈 어머니입니다.

하지만 아들은 어머니의 간절함이 큰 힘이 됐다는데요.

바로 이 태몽도 양 선수 마음 깊은 곳에는 자신감으로 자리잡았겠죠.

<인터뷰> 기숙향(양학선 선수 어머니) : "이렇게 큰 비단잉어가 쇼를 하듯이 펄쩍 뛰어서 휙 내려가더라고요. 정말 예쁘고 크다고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는 거예요."

정말 태몽대로 됐죠?

초등학교 때 우연히 시작한 체조.

하지만 너무 고생하는 아들이 안쓰러워 그만두게 하려 했지만 양 선수의 능력을 알아본 선생님들의 설득덕분에 오늘 이자리까지 오게 됐다고요.

<인터뷰> 기숙향(양학선 선수 어머니) : "(운동을) 안 보냈는데 어느 날 회사를 다녀왔더니 교장선생님이랑 감독선생님이랑 세분이 오셔서 남편과 술을 한잔 하시고 설득을 했더라고요. '학선이 운동시킵시다’라고.
그때 남편이 허락을 했고 저도 따를 수 밖에 없었죠."

그렇습니다.

양 선수의 오늘날을 만든 학창시절로 한 번 되돌아가볼까요.

오상봉 감독.

체조의 기초를 가르쳤던 스승입니다.

<인터뷰> 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라든지 경쟁심이 굉장히 많았던 친구였어요. 오랜 시절 지켜본 만큼 서로에 대한 애정도 깊습니다."

어머니도 오감독님에게 아들로 생각해달라고 부탁했다는데요.

올림픽 결선 전날에도 양 선수와 주고받은 문자, 깊은 애정이 묻어납니다.

<녹취>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허벅지가 좀 당기는데 문제가 생기면 안되잖아요' 라고 문자가 왔는데 네가 그동안 기다렸던 기회가 지금이라고 그랬더니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답이 오더라고요)."

이런 애정은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견뎌왔기 때문이겠죠.

사춘기 때 가출까지 하며 방황했던 양학선 선수.

체조로 이겨냈답니다.

<인터뷰> 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숱하게 오락실 PC방 심지어 다른 지역까지 가서 데려온 적도 있었죠. '정말 네가 잘 할 수 있는 게 현재 체조라면 체조를 잘 해서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겠다.' 라고 이야기했어요. 그것을 본인도 받아들이더라고요."

그렇게 체조에 열성을 다한 결과,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선보인 양학선 기술(양 1기술)은 고등학교 때 기틀을 잡았다고요.

<인터뷰> 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양1기술 이라는 것은 바로 고등학교 3학년 때 저희들이 이 체육관에서 연습했던 기술입니다. 국내시합 때 단 한 번도 실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 기술을 대학에 가서 태릉선수촌이나 좋은 시설, 좋은 선생님 밑에서 꼭 완성을 해라 이 기술이 있어야만 올림픽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랬더니 역시나 학선이는 그 약속을 지켰고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를 해내서 올림픽에 썼던 거죠."

힘들었던 지난날들이 밑거름이 돼서 양학선 선수의 꿈은 이제 살아숨쉬는 현실이 됐습니다.

<녹취> 광주체고 후배 : "학선이 형! 금메달 딴 것 축하하고요. 금메달도 한번 보여주시고 오면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요. 학선이 형 파이팅!"

<녹취>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학선이는 런던 올림픽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 다음 대회부터 그랜드 슬램을 다시 다음 올림픽까지 이뤄낸다는 약속을 했었고요. "

<녹취> 양권관(양학선 선수 아버지) : "학선아, 고생했다. 잘 있다가 와. 오면 낚시하러 가자."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양학선 선수, 그의 금메달만큼이나 빛나는 건 그 뒤에 숨은 노력과 열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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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8-09 09:18:32
    • 수정2012-08-09 10: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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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찜통더위에 한참 시달리다가도, 통쾌한 올림픽 금메달 소식이 전해질 때면 잠시나마 시원한 기분에 젖는데요. 네, 모든 메달이 다 소중하지만 특히 이번에 체조 양학선 선수의 금메달은 더 특별했죠. 한국 체조 최초의 금메달을 딴 것도 장하지만, 양선수가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이 자리까지 온 인생역정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조빛나 기자, 양선수의 땀과 눈물을 모두 지켜본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고요. <기자멘트> 네, 최 앵커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누가 좋은 꿈을 꿨으니 잘 될 거다..라는 말을 해준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그렇죠. 특히 운동선수라면 이런 말은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데 도움이 될 텐데요. 올림픽을 앞두고 하루도 깊은 잠을 자본적인 없다는 양학선 선수는, 올림픽 날, 이렇게 어머니의 꿈 덕담을 듣고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는데요. 양 선수의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 탓에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해준게 못내 아쉽다고 하셨지만 양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금메달을 딴 직후에 한 인터뷰에서 부모님 집을 마련해드리겠다는 꿈을 가장 먼저 말했는데요.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런던올림픽 남자 체조 도마 결선. 양학선 기술을 올림픽무대에 선보이는 순간입니다. 모교 후배들의 뜨거운 응원과 어머니의 기도가 전해졌던 걸까요. 양학선 선수는 이어진 2차 시기를 보란 듯이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한국 체조 52년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양학선 선수, 이제는 당당히 가슴 속 품었던 꿈을 말할 수 있게됐습니다. <인터뷰> 양학선(체조 국가대표) : "엄마! 집에 가면 키우고 있는 칠면조 맛있게 요리해 주세요. 아직 집을 못 사드렸어요 이제 사 드려야죠." 토실토실한 칠면조들이 자라고 있는 닭장 옆 비닐하우스가, 양학선 선수의 집입니다. 양 선수의 부모님은 1년 전 광주에서 이사를 오셨다는데요. 집앞 텃밭도 양선수가 마련해 드린 거라고요. <인터뷰> 기숙향(양학선 선수 어머니) : "학선이가 오히려 부모를 뒷바라지 하고 살았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국가대표가 되면서부터 국가대표가 되면 나오는 수당이 있어요. 그 수당을 지금까지도 저에게 주고 있어요.생활비에 보태라고." 제대로 뒷바라지를 못해준 게 못내 가슴아픈 어머니입니다. 하지만 아들은 어머니의 간절함이 큰 힘이 됐다는데요. 바로 이 태몽도 양 선수 마음 깊은 곳에는 자신감으로 자리잡았겠죠. <인터뷰> 기숙향(양학선 선수 어머니) : "이렇게 큰 비단잉어가 쇼를 하듯이 펄쩍 뛰어서 휙 내려가더라고요. 정말 예쁘고 크다고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는 거예요." 정말 태몽대로 됐죠? 초등학교 때 우연히 시작한 체조. 하지만 너무 고생하는 아들이 안쓰러워 그만두게 하려 했지만 양 선수의 능력을 알아본 선생님들의 설득덕분에 오늘 이자리까지 오게 됐다고요. <인터뷰> 기숙향(양학선 선수 어머니) : "(운동을) 안 보냈는데 어느 날 회사를 다녀왔더니 교장선생님이랑 감독선생님이랑 세분이 오셔서 남편과 술을 한잔 하시고 설득을 했더라고요. '학선이 운동시킵시다’라고. 그때 남편이 허락을 했고 저도 따를 수 밖에 없었죠." 그렇습니다. 양 선수의 오늘날을 만든 학창시절로 한 번 되돌아가볼까요. 오상봉 감독. 체조의 기초를 가르쳤던 스승입니다. <인터뷰> 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라든지 경쟁심이 굉장히 많았던 친구였어요. 오랜 시절 지켜본 만큼 서로에 대한 애정도 깊습니다." 어머니도 오감독님에게 아들로 생각해달라고 부탁했다는데요. 올림픽 결선 전날에도 양 선수와 주고받은 문자, 깊은 애정이 묻어납니다. <녹취>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허벅지가 좀 당기는데 문제가 생기면 안되잖아요' 라고 문자가 왔는데 네가 그동안 기다렸던 기회가 지금이라고 그랬더니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답이 오더라고요)." 이런 애정은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견뎌왔기 때문이겠죠. 사춘기 때 가출까지 하며 방황했던 양학선 선수. 체조로 이겨냈답니다. <인터뷰> 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숱하게 오락실 PC방 심지어 다른 지역까지 가서 데려온 적도 있었죠. '정말 네가 잘 할 수 있는 게 현재 체조라면 체조를 잘 해서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겠다.' 라고 이야기했어요. 그것을 본인도 받아들이더라고요." 그렇게 체조에 열성을 다한 결과,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선보인 양학선 기술(양 1기술)은 고등학교 때 기틀을 잡았다고요. <인터뷰> 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양1기술 이라는 것은 바로 고등학교 3학년 때 저희들이 이 체육관에서 연습했던 기술입니다. 국내시합 때 단 한 번도 실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 기술을 대학에 가서 태릉선수촌이나 좋은 시설, 좋은 선생님 밑에서 꼭 완성을 해라 이 기술이 있어야만 올림픽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랬더니 역시나 학선이는 그 약속을 지켰고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를 해내서 올림픽에 썼던 거죠." 힘들었던 지난날들이 밑거름이 돼서 양학선 선수의 꿈은 이제 살아숨쉬는 현실이 됐습니다. <녹취> 광주체고 후배 : "학선이 형! 금메달 딴 것 축하하고요. 금메달도 한번 보여주시고 오면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요. 학선이 형 파이팅!" <녹취>오상봉(광주체육고등학교 체조감독) : "학선이는 런던 올림픽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 다음 대회부터 그랜드 슬램을 다시 다음 올림픽까지 이뤄낸다는 약속을 했었고요. " <녹취> 양권관(양학선 선수 아버지) : "학선아, 고생했다. 잘 있다가 와. 오면 낚시하러 가자."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양학선 선수, 그의 금메달만큼이나 빛나는 건 그 뒤에 숨은 노력과 열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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