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제2의 조두순 사건…이어지는 ‘경악’
입력 2012.09.03 (09:09)
수정 2012.09.0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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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 오늘 뉴스 따라잡기에서는 나주에서 일어난 어린이 성폭행 사건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피의자 고 씨가 피해 어린이를 살해하려 했었다는 충격적인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범행 동기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우발적이었다는 처음 진술과는 달리 범행을 미리 계획했었다고 하는데요.
김기흥 기자, 정말 얼마나 더 놀라고, 충격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기자 멘트>
경찰에 붙잡힌 고 씨는 술을 마시고 한 우발적 범죄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사실과 달랐습니다.
고씨는 애초에 7살 피해 어린이가 아닌 피해자의 언니를 범행 대상으로 노렸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언니를 노리고 집안으로 들어갔지만 언니가 문 앞에서 먼 <거실 안쪽>에서 자고 있자, 대신 <거실 입구>에서 자고 있던 피해 어린이를 이불째 납치했다는 건데요.
잊을 만 하면 아니 이제는 잊기도 전에 또다시 반복되는 아동 성폭행 사건,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성폭행범, 24살 고모 씨의 현장검증이 진행된 지난 토요일.
평화롭던 나주의 작은 마을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녹취> 시민 : “이런 XX 들은 사형을 시켜야 돼.”
<녹취> 시민 : “공개를 시키세요, 공개. 대한민국 살겠습니까! 딸 있는 사람들 불쌍해서.”
<녹취> 시민 : “모자 벗겨! 모자 벗겨! ”
현장에 있던 사람들 누구랄 것 없이 쏟아내는 탄식과 분노!
고 씨의 범행이 국민들을 얼마나 경악케 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녹취> 시민 : “사람이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을 한대요.”
특히 7살 피해 어린이를 곁에서 지켜 봐왔던 동네 어른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너무너무 짠해. 애기가 너무 짠해. 활발하고 잘 놀고 그래요.”
기초 수급 대상인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늘 밝은 모습이었다는 피해 어린이.
언제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던 꿈 많은 소녀였습니다.
<녹취> ㅇ 지역아동센터 선생님 (음성변조) : “가장 밝고 똘똘한 아이예요. 똘똘하고 영리했기 때문에 견뎌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범행을 당하기 하루 전, 피해 어린이가 쓴 일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재미있고 알차게 보냈던 하루.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피해 어린이의 하루는 끔찍한 악몽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녹취> 피해어린이의 언니 (음성변조) : “다 자고 있었어요. 우리 가족 전부 다 있었어요. 아빠는 두 번째 방에서 자고 저희는 거실에서 자고.”
태풍 볼라벤이 몰아치던 그날 밤,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잠들었던 막내딸은 괴한의 손에 이불째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발견된 건 다음날 정오 쯤.
납치 11시간 반, 경찰이 수색에 나선 지 5시간 반 만에 피해 어린이가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됐을 땐 이미 몸과 마음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뒤였습니다.
<녹취> 이명호(나주경찰서 서장) : “용의자 소재 파악 중 순천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고 비가 와서 나주 친척집에 놀러 왔다가 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진술하고 있으며 ….”
범행 하루 만에 붙잡힌 고 씨는 놀랍게도 피해 어린이의 가족과 5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
건설 일을 찾아 나주와 순천을 오가며 생활했던 고 씨가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를 '누나'라고 그리고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는 '매형'이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녹취> PC방 직원 (음성변조) : “저녁에 한 시쯤에 둘 다 오셨죠. (피의자와 피해자 어머니) 둘 다 오시고. 남자(피의자 고 씨)가 오전 12시 47분에 시작을 했거든요. 그리고 1시 13분에 나가셨어요.”
범행 당일 역시 동네 PC방에서 마주친 두 사람.
고 씨는 아이들의 안부를 묻고는 PC방을 빠져나와 엽기적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녹취> 고○○(피의자/음성변조) :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술김에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한 고 씨.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은 애초에는 피해 어린이의 언니를 범행 대상으로 노렸던 '계획적인 범행'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작 7살의 어린아이를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닌 성적 욕구의 도구로 여긴 고 씨 !
전문가들은 그가 로리타 콤플렉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아동 성폭력물을 보면서 자기 머릿속으로는 환상을 키워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실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에 있어서는 결코 초범들이 할 수 없는 그런 과감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저질렀던 것으로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에 대한 고 씨의 이런 극악무도한 행동에는 사이코패스의 행동특성이 엿보인다고 합니다.
<녹취>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지 그거에 대해서 별로 못 느끼는 것. 피해자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게 가장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는 희대의 성범죄 사건들, 이제는 잊혀지기도 전에 반복되는 끔찍한 현실.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으로 딸을 잃을 뻔 했던 아버지는 이번 나주 성폭행 사건을 접한 뒤 , 잠 한숨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 조두순 사건 피해어린이의 아버지 (음성변조) : “(조두순 사건) 얼마 뒤 김길태 사건, 김수철 사건, 통영 사건 (터졌죠). 아침에 등굣길에 그런 일이 일어나고 이제는 집안에까지 와서 아이를 납치해서…. 난 막 속이 터지는 거예요.”
친구들이 자기와 같은 끔찍한 일을 절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는 딸 나영이.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영이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조두순 사건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 (음성변조) : “그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빨리 알아봐 달라, 병원치료하면 나을 거라고, 김수철 사건 (피해) 아이를 여러 번 만나서 알고 있거든요. 그 아이, 그 동생만큼 다쳤다 그러니 입을 꽉 다물고 말을 안 해요. ”
겨우 아물어가던 마음의 상처가 다시 덧나는 건 아닐까, 아버지는 걱정이 앞섭니다.
<녹취> 조두순 사건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음성변조) : “언론에서 뉴스가 안 나올 때 쯤 되면 집중적으로 심리치료를 한 번 받아야 되겠다. (주치의도) 잠잠해지면 보자고 하셨고 심리치료 선생님도 집중적으로 1달 정도 심리치료를 받자 ….”
우리나라의 아동, 청소년 상대 성범죄는 2007년 857건에서 지난해 2054건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줄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리는 아동 성범죄, 실효성 있는 '방지 대책'이 절실합니다.
네, 오늘 뉴스 따라잡기에서는 나주에서 일어난 어린이 성폭행 사건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피의자 고 씨가 피해 어린이를 살해하려 했었다는 충격적인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범행 동기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우발적이었다는 처음 진술과는 달리 범행을 미리 계획했었다고 하는데요.
김기흥 기자, 정말 얼마나 더 놀라고, 충격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기자 멘트>
경찰에 붙잡힌 고 씨는 술을 마시고 한 우발적 범죄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사실과 달랐습니다.
고씨는 애초에 7살 피해 어린이가 아닌 피해자의 언니를 범행 대상으로 노렸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언니를 노리고 집안으로 들어갔지만 언니가 문 앞에서 먼 <거실 안쪽>에서 자고 있자, 대신 <거실 입구>에서 자고 있던 피해 어린이를 이불째 납치했다는 건데요.
잊을 만 하면 아니 이제는 잊기도 전에 또다시 반복되는 아동 성폭행 사건,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성폭행범, 24살 고모 씨의 현장검증이 진행된 지난 토요일.
평화롭던 나주의 작은 마을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녹취> 시민 : “이런 XX 들은 사형을 시켜야 돼.”
<녹취> 시민 : “공개를 시키세요, 공개. 대한민국 살겠습니까! 딸 있는 사람들 불쌍해서.”
<녹취> 시민 : “모자 벗겨! 모자 벗겨! ”
현장에 있던 사람들 누구랄 것 없이 쏟아내는 탄식과 분노!
고 씨의 범행이 국민들을 얼마나 경악케 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녹취> 시민 : “사람이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을 한대요.”
특히 7살 피해 어린이를 곁에서 지켜 봐왔던 동네 어른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너무너무 짠해. 애기가 너무 짠해. 활발하고 잘 놀고 그래요.”
기초 수급 대상인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늘 밝은 모습이었다는 피해 어린이.
언제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던 꿈 많은 소녀였습니다.
<녹취> ㅇ 지역아동센터 선생님 (음성변조) : “가장 밝고 똘똘한 아이예요. 똘똘하고 영리했기 때문에 견뎌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범행을 당하기 하루 전, 피해 어린이가 쓴 일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재미있고 알차게 보냈던 하루.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피해 어린이의 하루는 끔찍한 악몽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녹취> 피해어린이의 언니 (음성변조) : “다 자고 있었어요. 우리 가족 전부 다 있었어요. 아빠는 두 번째 방에서 자고 저희는 거실에서 자고.”
태풍 볼라벤이 몰아치던 그날 밤,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잠들었던 막내딸은 괴한의 손에 이불째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발견된 건 다음날 정오 쯤.
납치 11시간 반, 경찰이 수색에 나선 지 5시간 반 만에 피해 어린이가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됐을 땐 이미 몸과 마음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뒤였습니다.
<녹취> 이명호(나주경찰서 서장) : “용의자 소재 파악 중 순천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고 비가 와서 나주 친척집에 놀러 왔다가 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진술하고 있으며 ….”
범행 하루 만에 붙잡힌 고 씨는 놀랍게도 피해 어린이의 가족과 5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
건설 일을 찾아 나주와 순천을 오가며 생활했던 고 씨가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를 '누나'라고 그리고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는 '매형'이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녹취> PC방 직원 (음성변조) : “저녁에 한 시쯤에 둘 다 오셨죠. (피의자와 피해자 어머니) 둘 다 오시고. 남자(피의자 고 씨)가 오전 12시 47분에 시작을 했거든요. 그리고 1시 13분에 나가셨어요.”
범행 당일 역시 동네 PC방에서 마주친 두 사람.
고 씨는 아이들의 안부를 묻고는 PC방을 빠져나와 엽기적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녹취> 고○○(피의자/음성변조) :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술김에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한 고 씨.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은 애초에는 피해 어린이의 언니를 범행 대상으로 노렸던 '계획적인 범행'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작 7살의 어린아이를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닌 성적 욕구의 도구로 여긴 고 씨 !
전문가들은 그가 로리타 콤플렉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아동 성폭력물을 보면서 자기 머릿속으로는 환상을 키워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실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에 있어서는 결코 초범들이 할 수 없는 그런 과감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저질렀던 것으로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에 대한 고 씨의 이런 극악무도한 행동에는 사이코패스의 행동특성이 엿보인다고 합니다.
<녹취>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지 그거에 대해서 별로 못 느끼는 것. 피해자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게 가장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는 희대의 성범죄 사건들, 이제는 잊혀지기도 전에 반복되는 끔찍한 현실.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으로 딸을 잃을 뻔 했던 아버지는 이번 나주 성폭행 사건을 접한 뒤 , 잠 한숨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 조두순 사건 피해어린이의 아버지 (음성변조) : “(조두순 사건) 얼마 뒤 김길태 사건, 김수철 사건, 통영 사건 (터졌죠). 아침에 등굣길에 그런 일이 일어나고 이제는 집안에까지 와서 아이를 납치해서…. 난 막 속이 터지는 거예요.”
친구들이 자기와 같은 끔찍한 일을 절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는 딸 나영이.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영이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조두순 사건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 (음성변조) : “그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빨리 알아봐 달라, 병원치료하면 나을 거라고, 김수철 사건 (피해) 아이를 여러 번 만나서 알고 있거든요. 그 아이, 그 동생만큼 다쳤다 그러니 입을 꽉 다물고 말을 안 해요. ”
겨우 아물어가던 마음의 상처가 다시 덧나는 건 아닐까, 아버지는 걱정이 앞섭니다.
<녹취> 조두순 사건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음성변조) : “언론에서 뉴스가 안 나올 때 쯤 되면 집중적으로 심리치료를 한 번 받아야 되겠다. (주치의도) 잠잠해지면 보자고 하셨고 심리치료 선생님도 집중적으로 1달 정도 심리치료를 받자 ….”
우리나라의 아동, 청소년 상대 성범죄는 2007년 857건에서 지난해 2054건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줄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리는 아동 성범죄, 실효성 있는 '방지 대책'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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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제2의 조두순 사건…이어지는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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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9-03 09:09:53
- 수정2012-09-03 20:27:37
<앵커 멘트>
네, 오늘 뉴스 따라잡기에서는 나주에서 일어난 어린이 성폭행 사건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피의자 고 씨가 피해 어린이를 살해하려 했었다는 충격적인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범행 동기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우발적이었다는 처음 진술과는 달리 범행을 미리 계획했었다고 하는데요.
김기흥 기자, 정말 얼마나 더 놀라고, 충격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기자 멘트>
경찰에 붙잡힌 고 씨는 술을 마시고 한 우발적 범죄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사실과 달랐습니다.
고씨는 애초에 7살 피해 어린이가 아닌 피해자의 언니를 범행 대상으로 노렸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언니를 노리고 집안으로 들어갔지만 언니가 문 앞에서 먼 <거실 안쪽>에서 자고 있자, 대신 <거실 입구>에서 자고 있던 피해 어린이를 이불째 납치했다는 건데요.
잊을 만 하면 아니 이제는 잊기도 전에 또다시 반복되는 아동 성폭행 사건,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성폭행범, 24살 고모 씨의 현장검증이 진행된 지난 토요일.
평화롭던 나주의 작은 마을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녹취> 시민 : “이런 XX 들은 사형을 시켜야 돼.”
<녹취> 시민 : “공개를 시키세요, 공개. 대한민국 살겠습니까! 딸 있는 사람들 불쌍해서.”
<녹취> 시민 : “모자 벗겨! 모자 벗겨! ”
현장에 있던 사람들 누구랄 것 없이 쏟아내는 탄식과 분노!
고 씨의 범행이 국민들을 얼마나 경악케 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녹취> 시민 : “사람이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을 한대요.”
특히 7살 피해 어린이를 곁에서 지켜 봐왔던 동네 어른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너무너무 짠해. 애기가 너무 짠해. 활발하고 잘 놀고 그래요.”
기초 수급 대상인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늘 밝은 모습이었다는 피해 어린이.
언제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던 꿈 많은 소녀였습니다.
<녹취> ㅇ 지역아동센터 선생님 (음성변조) : “가장 밝고 똘똘한 아이예요. 똘똘하고 영리했기 때문에 견뎌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범행을 당하기 하루 전, 피해 어린이가 쓴 일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재미있고 알차게 보냈던 하루.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피해 어린이의 하루는 끔찍한 악몽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녹취> 피해어린이의 언니 (음성변조) : “다 자고 있었어요. 우리 가족 전부 다 있었어요. 아빠는 두 번째 방에서 자고 저희는 거실에서 자고.”
태풍 볼라벤이 몰아치던 그날 밤,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잠들었던 막내딸은 괴한의 손에 이불째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발견된 건 다음날 정오 쯤.
납치 11시간 반, 경찰이 수색에 나선 지 5시간 반 만에 피해 어린이가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됐을 땐 이미 몸과 마음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뒤였습니다.
<녹취> 이명호(나주경찰서 서장) : “용의자 소재 파악 중 순천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고 비가 와서 나주 친척집에 놀러 왔다가 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진술하고 있으며 ….”
범행 하루 만에 붙잡힌 고 씨는 놀랍게도 피해 어린이의 가족과 5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
건설 일을 찾아 나주와 순천을 오가며 생활했던 고 씨가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를 '누나'라고 그리고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는 '매형'이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녹취> PC방 직원 (음성변조) : “저녁에 한 시쯤에 둘 다 오셨죠. (피의자와 피해자 어머니) 둘 다 오시고. 남자(피의자 고 씨)가 오전 12시 47분에 시작을 했거든요. 그리고 1시 13분에 나가셨어요.”
범행 당일 역시 동네 PC방에서 마주친 두 사람.
고 씨는 아이들의 안부를 묻고는 PC방을 빠져나와 엽기적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녹취> 고○○(피의자/음성변조) :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술김에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한 고 씨.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은 애초에는 피해 어린이의 언니를 범행 대상으로 노렸던 '계획적인 범행'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작 7살의 어린아이를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닌 성적 욕구의 도구로 여긴 고 씨 !
전문가들은 그가 로리타 콤플렉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아동 성폭력물을 보면서 자기 머릿속으로는 환상을 키워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실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에 있어서는 결코 초범들이 할 수 없는 그런 과감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저질렀던 것으로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에 대한 고 씨의 이런 극악무도한 행동에는 사이코패스의 행동특성이 엿보인다고 합니다.
<녹취>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지 그거에 대해서 별로 못 느끼는 것. 피해자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게 가장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는 희대의 성범죄 사건들, 이제는 잊혀지기도 전에 반복되는 끔찍한 현실.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으로 딸을 잃을 뻔 했던 아버지는 이번 나주 성폭행 사건을 접한 뒤 , 잠 한숨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 조두순 사건 피해어린이의 아버지 (음성변조) : “(조두순 사건) 얼마 뒤 김길태 사건, 김수철 사건, 통영 사건 (터졌죠). 아침에 등굣길에 그런 일이 일어나고 이제는 집안에까지 와서 아이를 납치해서…. 난 막 속이 터지는 거예요.”
친구들이 자기와 같은 끔찍한 일을 절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는 딸 나영이.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영이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조두순 사건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 (음성변조) : “그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빨리 알아봐 달라, 병원치료하면 나을 거라고, 김수철 사건 (피해) 아이를 여러 번 만나서 알고 있거든요. 그 아이, 그 동생만큼 다쳤다 그러니 입을 꽉 다물고 말을 안 해요. ”
겨우 아물어가던 마음의 상처가 다시 덧나는 건 아닐까, 아버지는 걱정이 앞섭니다.
<녹취> 조두순 사건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음성변조) : “언론에서 뉴스가 안 나올 때 쯤 되면 집중적으로 심리치료를 한 번 받아야 되겠다. (주치의도) 잠잠해지면 보자고 하셨고 심리치료 선생님도 집중적으로 1달 정도 심리치료를 받자 ….”
우리나라의 아동, 청소년 상대 성범죄는 2007년 857건에서 지난해 2054건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줄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리는 아동 성범죄, 실효성 있는 '방지 대책'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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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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