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50대, 변호사로 화려한 인생 2막

입력 2012.09.03 (09:09) 수정 2012.09.0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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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편과 아이키우랴, 집안살림하랴 정작 나란 존재는 잊고 살기 쉽죠?

그런데 이런 현실에 용기있게 도전장을 낸 주부가 있습니다.

20년 동안 평범한 삶을 살다가 나이 50에 변호사시험에 도전했다는데요.

조빛나 기자, 정말 공부하기는 힘들었겠지만 막상 되고나니까 주부로서의 경험이 도움이된다고요?

<기자 멘트>

네, 법률 상담을 할 때 아줌마의 내공이 상당히 발휘된다고 하는데요.

지난 1월, 로스쿨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첫번째 변호사 시험에서 2번째로 나이가 많은 합격자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대학때 전공은 심리학, 20년 동안 평범한 주부로 지내왔는데요.

마흔 여섯에, 그것도 큰 딸이 고 3일때 로스쿨에 입학했다고 하니까 의지가 참 대단하죠?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시작했다고 말하는 권남인 씨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평범했던 주부가, 쉰 살의 나이에 변호사 시험에 당당하게 합격했습니다.

<인터뷰> "학교 다닐 때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셨는데, 워낙 정말 열심히 하셨어요."

로스쿨 1기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시험에서 합격자 중 나이가 두 번째로 많은 권남인 씨.

그 감동적인 도전기를 소개합니다.

권남인 씨는 지난 3월, 변호사시험에서 합격한 후 한 법무법인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데요.

<녹취> 권남인(변호사) : "채권 양도가 지금 2010년 7월 에 이뤄진 걸로 되어 있죠?"

<인터뷰> 서순성(변호사) : "권 변호사님과 저는 주로 이혼사건 같은 부분에 같이 상담을 많이 들어갑니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의뢰인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사건에 대해 굉장히 꼼꼼하게 처리하는 부분이 굉장히 강점입니다."

<인터뷰> 김소연(동료 변호사) : "도전하는 삶을 사셔서 그런지 나이에 비해 젊게 사시는 것 같아요."

선배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네요.

마흔 여섯 살에 입학한 로스쿨. 20대 학생들과 경쟁하던 그 시절은 어땠을까요?

<인터뷰> 최윤아(변호사/로스쿨 동기) : "학교 다닐 때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셨는데, 워낙 열심히 하셨어요. 공부를 하루에 거의 잠도 안자고, 밥도 안 먹고 공부를 하셔서."

그렇게 야 20대들과 경쟁할 수 있었겠죠. 이제 퇴근시간, 걸음이 빨라지는걸 보면 영락없는 평범한 주부의 모습이죠?

<인터뷰> 권남인(변호사) : "저희 남편이 로스쿨 가면 어떻겠냐면서 로스쿨 안내서를 가지고 왔어요.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웃었죠. 법대도 안 나왔고, 나이도 많은 아줌마였고. 공부한지가 워낙 오래됐기 때문에. 그래도 남편이 계속 권유하니까 한 번 가볼까? 그때 처음 마음을 갖게 됐죠."

<녹취> 남편 : "고생했어 그렇게 동기부여를 한 남편입니다."

<녹취> 권남인(변호사) : "엄마 왔어, 밥 차려? 땡큐, 고마워."

오랜만에 함께 저녁을 먹게 된 가족. 주부의 모습으로 돌아온 권남인씨. 서둘러 저녁상을 차리는데요.

<녹취> 권남인 : "많이 도와주죠. 직접 밥을 하는 것 보다는, 차리고 치우고, 간단 한 것도 하고."

대학생이 된 큰딸.

권남인씨가 로스쿨에 입학했을 때 고3이었다는데요. 섭섭하지 않았을까요?

<인터뷰> 신주현(첫째 딸) : "섭섭한 점은 없고요. 그냥 평소에도 엄마가 공부하는 걸 좋아하고 하셔서 언젠가는 일하러 나갈 거라고 생각은 했어요. 엄마랑 지내는 시간이 좀 줄어들어서 그런 건 아쉬운데, 그래도 엄마 요새 일하고 공부하는 거 투덜거리면서도 푹 빠져있는 거 보면 뿌듯해요."

마흔 네 살에 시작한 공부가 성공하기까지, 가족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었겠죠.

<인터뷰> 신용욱(남편) : "각자 분담해서 합니다. 집사람이 일이 바쁘고 공부하다 보니까 각자 할 일 알아서 하고, 도와줄 수 있는 거 서로 도와주고 그렇게 하죠."

<녹취> 신용욱(남편) : "엄마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어. 아빤 못하고."

<녹취> 딸 : "장학금 4년 면제잖아."

<녹취> 남편 : "(엄마랑) 올해로 만난 지 30주년이야."

이 부부는 대학 때 캠퍼스 커플이었답니다.

<녹취> 큰딸 : "엄마가 유학 간 다음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 거 알지."

<녹취> 남편 : "아니야, 사실 무근이야."

학교 다닐 때 권남인씨가 남편보다는 공부를 더 잘했다는데요.

그렇게 함께 열심히 공부했지만 결혼하면서 일을 하지 않게 된 아내에게 남편은 늘 미안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로스쿨 입학을 권유했다는데요.

권남인씨 대학때 전공은 심리학.

마흔 네살에 시작한 공부가 쉬웠을 리 없겠죠.

<인터뷰> 권남인(변호사) : "나이가 있기 때문에 어쨌든 암기력이라든가 혹은 순발력 같은 게 많이 떨어지죠. 그래서 공부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이해를 우선 하고, 그 이후에 꼭 필요한 부분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로스쿨 준비를 한 지 1년 반 만에 합격을 해서 3년 동안 로스쿨에서 공부했는데요.

<인터뷰> 권남인(변호사) : "한 번 자리에 앉으면 18시간 동안 공부하기도 했어요.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 잤을까요?"

로스쿨 시절, 갑상선 종양이 발견돼 수술 하기도 했고 아버지를 갑자기 잃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권남인 : "2학기 중간고사 때 친정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늦게 로스쿨 가게 된 걸 굉장히 기뻐하시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는데, 막상 제가 변호사가 된 걸 못보고 돌아가셨죠. 가지고 오시던 단팥빵이라든가 그런 게 생각이 많이 났죠."

여전히 공부할 게 많은 권남인 변호사. 모두가 잠든 늦은 시간까지 서재의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다시 변호사로서,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녹취> 의뢰인 : "우리 남편이 알코올중독이 심해서 이혼하는 것 때문에 상담을 드리려고요."

50대에 다시 시작한 새로운 인생. 인생 2막의 계획도 벌써 준비했다는데요.

<인터뷰> 권남인(변호사) : "60대쯤 되면 입법 활동 혹은 좀 더 그리고 많은 사회활동을 해서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든다든가, 70대쯤 되면 활동을 확고히 하는 단계를 밟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나이란 숫자에 불과한가 봅니다.

20년 동안 집에서 평범하게 지내던 주부가, 대학 때 전공도 아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서 성공한 걸 보니까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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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50대, 변호사로 화려한 인생 2막
    • 입력 2012-09-03 09:09:53
    • 수정2012-09-03 20: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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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편과 아이키우랴, 집안살림하랴 정작 나란 존재는 잊고 살기 쉽죠? 그런데 이런 현실에 용기있게 도전장을 낸 주부가 있습니다. 20년 동안 평범한 삶을 살다가 나이 50에 변호사시험에 도전했다는데요. 조빛나 기자, 정말 공부하기는 힘들었겠지만 막상 되고나니까 주부로서의 경험이 도움이된다고요? <기자 멘트> 네, 법률 상담을 할 때 아줌마의 내공이 상당히 발휘된다고 하는데요. 지난 1월, 로스쿨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첫번째 변호사 시험에서 2번째로 나이가 많은 합격자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대학때 전공은 심리학, 20년 동안 평범한 주부로 지내왔는데요. 마흔 여섯에, 그것도 큰 딸이 고 3일때 로스쿨에 입학했다고 하니까 의지가 참 대단하죠?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시작했다고 말하는 권남인 씨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평범했던 주부가, 쉰 살의 나이에 변호사 시험에 당당하게 합격했습니다. <인터뷰> "학교 다닐 때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셨는데, 워낙 정말 열심히 하셨어요." 로스쿨 1기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시험에서 합격자 중 나이가 두 번째로 많은 권남인 씨. 그 감동적인 도전기를 소개합니다. 권남인 씨는 지난 3월, 변호사시험에서 합격한 후 한 법무법인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데요. <녹취> 권남인(변호사) : "채권 양도가 지금 2010년 7월 에 이뤄진 걸로 되어 있죠?" <인터뷰> 서순성(변호사) : "권 변호사님과 저는 주로 이혼사건 같은 부분에 같이 상담을 많이 들어갑니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의뢰인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사건에 대해 굉장히 꼼꼼하게 처리하는 부분이 굉장히 강점입니다." <인터뷰> 김소연(동료 변호사) : "도전하는 삶을 사셔서 그런지 나이에 비해 젊게 사시는 것 같아요." 선배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네요. 마흔 여섯 살에 입학한 로스쿨. 20대 학생들과 경쟁하던 그 시절은 어땠을까요? <인터뷰> 최윤아(변호사/로스쿨 동기) : "학교 다닐 때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셨는데, 워낙 열심히 하셨어요. 공부를 하루에 거의 잠도 안자고, 밥도 안 먹고 공부를 하셔서." 그렇게 야 20대들과 경쟁할 수 있었겠죠. 이제 퇴근시간, 걸음이 빨라지는걸 보면 영락없는 평범한 주부의 모습이죠? <인터뷰> 권남인(변호사) : "저희 남편이 로스쿨 가면 어떻겠냐면서 로스쿨 안내서를 가지고 왔어요.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웃었죠. 법대도 안 나왔고, 나이도 많은 아줌마였고. 공부한지가 워낙 오래됐기 때문에. 그래도 남편이 계속 권유하니까 한 번 가볼까? 그때 처음 마음을 갖게 됐죠." <녹취> 남편 : "고생했어 그렇게 동기부여를 한 남편입니다." <녹취> 권남인(변호사) : "엄마 왔어, 밥 차려? 땡큐, 고마워." 오랜만에 함께 저녁을 먹게 된 가족. 주부의 모습으로 돌아온 권남인씨. 서둘러 저녁상을 차리는데요. <녹취> 권남인 : "많이 도와주죠. 직접 밥을 하는 것 보다는, 차리고 치우고, 간단 한 것도 하고." 대학생이 된 큰딸. 권남인씨가 로스쿨에 입학했을 때 고3이었다는데요. 섭섭하지 않았을까요? <인터뷰> 신주현(첫째 딸) : "섭섭한 점은 없고요. 그냥 평소에도 엄마가 공부하는 걸 좋아하고 하셔서 언젠가는 일하러 나갈 거라고 생각은 했어요. 엄마랑 지내는 시간이 좀 줄어들어서 그런 건 아쉬운데, 그래도 엄마 요새 일하고 공부하는 거 투덜거리면서도 푹 빠져있는 거 보면 뿌듯해요." 마흔 네 살에 시작한 공부가 성공하기까지, 가족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었겠죠. <인터뷰> 신용욱(남편) : "각자 분담해서 합니다. 집사람이 일이 바쁘고 공부하다 보니까 각자 할 일 알아서 하고, 도와줄 수 있는 거 서로 도와주고 그렇게 하죠." <녹취> 신용욱(남편) : "엄마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어. 아빤 못하고." <녹취> 딸 : "장학금 4년 면제잖아." <녹취> 남편 : "(엄마랑) 올해로 만난 지 30주년이야." 이 부부는 대학 때 캠퍼스 커플이었답니다. <녹취> 큰딸 : "엄마가 유학 간 다음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 거 알지." <녹취> 남편 : "아니야, 사실 무근이야." 학교 다닐 때 권남인씨가 남편보다는 공부를 더 잘했다는데요. 그렇게 함께 열심히 공부했지만 결혼하면서 일을 하지 않게 된 아내에게 남편은 늘 미안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로스쿨 입학을 권유했다는데요. 권남인씨 대학때 전공은 심리학. 마흔 네살에 시작한 공부가 쉬웠을 리 없겠죠. <인터뷰> 권남인(변호사) : "나이가 있기 때문에 어쨌든 암기력이라든가 혹은 순발력 같은 게 많이 떨어지죠. 그래서 공부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이해를 우선 하고, 그 이후에 꼭 필요한 부분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로스쿨 준비를 한 지 1년 반 만에 합격을 해서 3년 동안 로스쿨에서 공부했는데요. <인터뷰> 권남인(변호사) : "한 번 자리에 앉으면 18시간 동안 공부하기도 했어요.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 잤을까요?" 로스쿨 시절, 갑상선 종양이 발견돼 수술 하기도 했고 아버지를 갑자기 잃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권남인 : "2학기 중간고사 때 친정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늦게 로스쿨 가게 된 걸 굉장히 기뻐하시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는데, 막상 제가 변호사가 된 걸 못보고 돌아가셨죠. 가지고 오시던 단팥빵이라든가 그런 게 생각이 많이 났죠." 여전히 공부할 게 많은 권남인 변호사. 모두가 잠든 늦은 시간까지 서재의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다시 변호사로서,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녹취> 의뢰인 : "우리 남편이 알코올중독이 심해서 이혼하는 것 때문에 상담을 드리려고요." 50대에 다시 시작한 새로운 인생. 인생 2막의 계획도 벌써 준비했다는데요. <인터뷰> 권남인(변호사) : "60대쯤 되면 입법 활동 혹은 좀 더 그리고 많은 사회활동을 해서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든다든가, 70대쯤 되면 활동을 확고히 하는 단계를 밟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나이란 숫자에 불과한가 봅니다. 20년 동안 집에서 평범하게 지내던 주부가, 대학 때 전공도 아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서 성공한 걸 보니까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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