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 제어 실마리…피해자 치료 기대

입력 2012.09.0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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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성폭력 같은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가 당시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치료가 한결 빨라질 겁니다.

국내 연구진이 기억을 조절할 수 있는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성폭행을 당한 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뇌 영상입니다.

해마의 뇌 혈류량이 정상인보다 줄어들었습니다.

소뇌는 오히려 과다 각성돼 연두색으로 보입니다.

나쁜 기억을 떠올리지 않으려는 뇌의 신경생리적 반응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기억을 조절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실험 대상은 바다 달팽이, 반복적인 전기 자극으로 공포 기억을 심어 신경세포의 변화를 살폈더니,

기억을 회상할 때 특정 단백질이 분해되고, 기억이 다시 저장되는 재형성과정에서 단백질이 합성된 것입니다.

이어 연구팀이 단백질 합성을 방해했더니 기억이 재형성되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심재훈(서울대 생명과학부 박사과정) : "기억의 재형성 과정에서 단백질의 분해 과정과 단백질의 재합성 과정이 같은 시냅스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밝힌 논문입니다."

이 원리를 응용할 경우 범죄나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고통스런 기억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입니다.

<인터뷰> 강봉균(서울대 생명과학부)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질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신경세포가 가장 단순한 바다달팽이로 실험한 연구라 사람에게 실제 적용하기 위해서선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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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 기억’ 제어 실마리…피해자 치료 기대
    • 입력 2012-09-05 21: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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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성폭력 같은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가 당시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치료가 한결 빨라질 겁니다. 국내 연구진이 기억을 조절할 수 있는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성폭행을 당한 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뇌 영상입니다. 해마의 뇌 혈류량이 정상인보다 줄어들었습니다. 소뇌는 오히려 과다 각성돼 연두색으로 보입니다. 나쁜 기억을 떠올리지 않으려는 뇌의 신경생리적 반응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기억을 조절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실험 대상은 바다 달팽이, 반복적인 전기 자극으로 공포 기억을 심어 신경세포의 변화를 살폈더니, 기억을 회상할 때 특정 단백질이 분해되고, 기억이 다시 저장되는 재형성과정에서 단백질이 합성된 것입니다. 이어 연구팀이 단백질 합성을 방해했더니 기억이 재형성되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심재훈(서울대 생명과학부 박사과정) : "기억의 재형성 과정에서 단백질의 분해 과정과 단백질의 재합성 과정이 같은 시냅스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밝힌 논문입니다." 이 원리를 응용할 경우 범죄나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고통스런 기억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입니다. <인터뷰> 강봉균(서울대 생명과학부)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질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신경세포가 가장 단순한 바다달팽이로 실험한 연구라 사람에게 실제 적용하기 위해서선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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