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탈북 작가, ‘국제 PEN’ 회원 되다

입력 2012.09.22 (09:17) 수정 2012.09.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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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녕하십니까?

9월 22일 토요일, 남북의 창입니다.

먼저 남북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지난 주 열린 전 세계 문인들의 잔치 ‘국제 펜’ 대회에서 역사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탈북 작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것입니다.

이들은 남한에서도 여전히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전 세계 문학계는 탈북 작가들의 문학 활동이 결국 북한의 변화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아란 리포터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문학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 펜 대회’가 경북 경주에서 개막됐습니다.

<녹취> 존 롤스톤 소울(국제 PEN클럽 회장) : "문인들과 문학, 표현의 자유에 대한 움직임의 중심점은 바로 여기, 경주입니다."

‘국제 펜 대회’는 매년 세계 각국을 돌며 개최되는 연례행사입니다.

특히 올해 대회가 주목을 받은 것은 탈북 작가들로 이뤄진 ‘망명 북한작가 펜 센터’의 가입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문열(소설가) : "북한의 문학을 위해서 우리가 아마 해야 될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정치적 이면을 가진 것이든 혹은 문학적 세련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지난 1921년 설립된 ‘국제 펜’은 전 세계 문인들의 공동체입니다.

창작 활동은 물론 표현의 자유와 억압된 문인을 위해 활동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윌레 소잉카(198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 "문학이 선동이 돼선 안 됩니다. 인간을 묘사하는 작가의 방식으로 인권의 정당성을 끌어내야합니다."

탈북 작가들이 ‘국제 펜’ 가입을 추진한 것도 북한 문단의 억압된 현실과 작가들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 11일, 탈북 작가들은 핍박받는 북한 문인들의 실상을 전하기 위해 전 세계 문인들 앞에 나섰습니다.

탈북 문인 김영순 씨와 탈북 시인 도명학 씨의 증언이 이어지는 동안 350여 석의 객석은 내내 숙연했습니다.

<녹취> 김영순(탈북 문인) : "북한의 문인들은 존재 무시 가치관의 무시 자유가 제한되고 (북한은)통제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인류의 가치, 인간미, 자연 모든 것을 자기주의적으로 그려낼 수 없는 것이 바로 북한입니다."

김정일의 첫 번째 부인인 성혜림과 친구사이였던 김영순 씨는 요덕 수용소에 9년간 수감됐습니다.

김정일의 사생활을 잘 알고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지난 2003년 김 씨는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올 수 있었고, 친구 성혜림과 관련된 책도 낼 수 있었습니다.

<녹취> 김영순(탈북 문인) : "21세기 두 태양을 모셨기에 그토록 행복한 인민은 없다고 하는 그런 것만 쓸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충성만이 할당된 나라에서 붓대 놀리기란 두려운 곳이 바로 북한입니다."

지난 14일, 회원국 만장일치로 마침내 ‘망명 북한작가 펜 센터’가 ‘국제 펜’ 회원이 됐습니다.

28명의 탈북 작가는 ‘국제 펜’의 일원으로 거듭났고, 남한에는 두 개의 펜 센터가 생기게 됐습니다.

<인터뷰> 이길원(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장) : "중요한 것은 앞으로 북한의 표현의 자유 문제라든가 인권문제라든가 이런 작가 인권문제라든가 그들이 이제 국제 펜 인권위원회에 보고를 하고 국제적인 문제로 공론화돼서 대처될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이건 굉장한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 최고의 작가 집단인 조선작가동맹의 시인으로 활동했던 탈북 시인 도명학 씨.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칭송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게 북한에서 그의 소임이었습니다.

<인터뷰> 도명학(‘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이사/탈북 시인) : "체제 찬양에 다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제가 쓴 작품이라고는 했지만 아무런 애착도 가지 않고 그냥 뭐 내 글이 아닌 글을 썼기 때문에."

작가로서의 삶은 윤택했지만 현실을 직시할수록 답답함은 커졌습니다.

결국, 도 씨는 남몰래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은 2편의 시를 썼습니다.

‘곱사등이의 나라’라는 시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무거운 짐을 져 모두 곱사등이가 됐지만 아무 저항도 못하는 북한의 현실을 표현했고, ‘외눈도 합격’이라는 시를 통해선 한쪽 눈이 없어도 군에 입대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풍자했습니다.

<녹취> 도명학(‘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이사/탈북 시인): "물론 북한에서 제가 그걸 쓴다고 해가지고 도저히 출판 될 수가 없죠. 출판 될 수가 없는데 그냥 자기 위안을 찾으려고 한 번 쓴 거 같아요."

하지만 두 편의 시가 보위부에 적발되면서 도명학 씨는 자강도의 수용소에 수감됐습니다.

이때 겪은 고초는 탈북 작가들의 ‘국제 펜’ 가입에 큰 동력이 됐습니다.

<인터뷰> 도명학(‘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이사/탈북 시인) : "북한의 모든 것을 알리는데 국제적 연대성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채널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보고 북한 문단과 그리고 북한 주민들과 더 나아가서 북한 당국자들한테 주는 모종의 메시지가 있을 것 같고요."

탈북 작가들은 ‘국제 펜’에 가입하기 전부터 활발한 창작 활동으로 북한의 실상을 전해왔습니다.

누구보다 사실적으로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은 작품에 많은 사람들은 충격과 슬픔에 젖기도 했습니다.

2007년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라는 시로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했던 탈북 시인 장진성 씨.

조선작가동맹 회원으로 한 때 김정일 위원장이 ‘나의 시인’으로 부르기까지 하던 북한의 대표적 선전 문필가였습니다.

2004년 탈북에 성공하면서 8년 남짓 남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장 씨는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여전히 낯설기만 합니다.

<인터뷰> 장진성(‘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사무총장/탈북 시인) : "내가 쓰고 또 그것을 내가 출판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이런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처음에는 이게 사실일까 하는 적응이 굉장히 안됐었어요. 근데 제가 시집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냈을 때도 사실을 원고 상태에서 그냥 줬는데 그게 출판됐고 또 그게 베스트셀러가 됐었던 거예요.

60년 넘는 분단으로 빚어진 남북 간 언어의 차이와 체제의 이질감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진실한 글에서 배어나오는 감동은 모두 똑같이 느낀다는 단순한 사실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장진성 씨는 탈북 작가들이 남한에서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장진성(‘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사무총장/탈북 시인) : "지금 너무나도 풍요로운 사회이기 때문에 인간의 곡절이가든가 불행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깊이 있게 그려낼 수 있는 소재가 부족하다는 것. 헌데 북한은 인류의 비극이 다 응축된 그런 나라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내게 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을 해요."

장 씨를 비롯한 28명의 탈북 작가들은 국제 펜 회원이 된 것에 한껏 고무됐습니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의 탈북 작가로서 문학을 통해 시대적 요구와 역사적 소임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인터뷰> 장진성(‘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사무총장/탈북 시인) : "북한 망명 펜 클럽은 문학적으로 이렇게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을 전파시키는 그런 역할을 우리가 더 걱정해야 될 부분은 눈에 안 보이는 통일이거든요. 정서적 통일, 그러자면 앞으로 통일이 됐을 때 북한주민들을 이해하고 또 포옹할 수 있는 그런 국민성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봐요. 그 남북한 이해를 좁히는 이런 일들을 좀 많이 하려고 하거든요."

전 세계 문인들은 탈북 작가들의 ‘국제 펜’ 가입이 북한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활발한 창작 활동에서 뿜어나는 문학의 힘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인데요.

북한 당국이 이들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 역시 문학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에 진정한 자유가 찾아오는 그 날을 꿈꾸며 탈북 작가들의 펜 끝에 희망과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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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탈북 작가, ‘국제 PEN’ 회원 되다
    • 입력 2012-09-22 09:17:37
    • 수정2012-09-22 16:09:04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안녕하십니까? 9월 22일 토요일, 남북의 창입니다. 먼저 남북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지난 주 열린 전 세계 문인들의 잔치 ‘국제 펜’ 대회에서 역사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탈북 작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것입니다. 이들은 남한에서도 여전히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전 세계 문학계는 탈북 작가들의 문학 활동이 결국 북한의 변화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아란 리포터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문학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 펜 대회’가 경북 경주에서 개막됐습니다. <녹취> 존 롤스톤 소울(국제 PEN클럽 회장) : "문인들과 문학, 표현의 자유에 대한 움직임의 중심점은 바로 여기, 경주입니다." ‘국제 펜 대회’는 매년 세계 각국을 돌며 개최되는 연례행사입니다. 특히 올해 대회가 주목을 받은 것은 탈북 작가들로 이뤄진 ‘망명 북한작가 펜 센터’의 가입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문열(소설가) : "북한의 문학을 위해서 우리가 아마 해야 될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정치적 이면을 가진 것이든 혹은 문학적 세련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지난 1921년 설립된 ‘국제 펜’은 전 세계 문인들의 공동체입니다. 창작 활동은 물론 표현의 자유와 억압된 문인을 위해 활동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윌레 소잉카(198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 "문학이 선동이 돼선 안 됩니다. 인간을 묘사하는 작가의 방식으로 인권의 정당성을 끌어내야합니다." 탈북 작가들이 ‘국제 펜’ 가입을 추진한 것도 북한 문단의 억압된 현실과 작가들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 11일, 탈북 작가들은 핍박받는 북한 문인들의 실상을 전하기 위해 전 세계 문인들 앞에 나섰습니다. 탈북 문인 김영순 씨와 탈북 시인 도명학 씨의 증언이 이어지는 동안 350여 석의 객석은 내내 숙연했습니다. <녹취> 김영순(탈북 문인) : "북한의 문인들은 존재 무시 가치관의 무시 자유가 제한되고 (북한은)통제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인류의 가치, 인간미, 자연 모든 것을 자기주의적으로 그려낼 수 없는 것이 바로 북한입니다." 김정일의 첫 번째 부인인 성혜림과 친구사이였던 김영순 씨는 요덕 수용소에 9년간 수감됐습니다. 김정일의 사생활을 잘 알고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지난 2003년 김 씨는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올 수 있었고, 친구 성혜림과 관련된 책도 낼 수 있었습니다. <녹취> 김영순(탈북 문인) : "21세기 두 태양을 모셨기에 그토록 행복한 인민은 없다고 하는 그런 것만 쓸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충성만이 할당된 나라에서 붓대 놀리기란 두려운 곳이 바로 북한입니다." 지난 14일, 회원국 만장일치로 마침내 ‘망명 북한작가 펜 센터’가 ‘국제 펜’ 회원이 됐습니다. 28명의 탈북 작가는 ‘국제 펜’의 일원으로 거듭났고, 남한에는 두 개의 펜 센터가 생기게 됐습니다. <인터뷰> 이길원(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장) : "중요한 것은 앞으로 북한의 표현의 자유 문제라든가 인권문제라든가 이런 작가 인권문제라든가 그들이 이제 국제 펜 인권위원회에 보고를 하고 국제적인 문제로 공론화돼서 대처될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이건 굉장한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 최고의 작가 집단인 조선작가동맹의 시인으로 활동했던 탈북 시인 도명학 씨.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칭송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게 북한에서 그의 소임이었습니다. <인터뷰> 도명학(‘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이사/탈북 시인) : "체제 찬양에 다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제가 쓴 작품이라고는 했지만 아무런 애착도 가지 않고 그냥 뭐 내 글이 아닌 글을 썼기 때문에." 작가로서의 삶은 윤택했지만 현실을 직시할수록 답답함은 커졌습니다. 결국, 도 씨는 남몰래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은 2편의 시를 썼습니다. ‘곱사등이의 나라’라는 시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무거운 짐을 져 모두 곱사등이가 됐지만 아무 저항도 못하는 북한의 현실을 표현했고, ‘외눈도 합격’이라는 시를 통해선 한쪽 눈이 없어도 군에 입대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풍자했습니다. <녹취> 도명학(‘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이사/탈북 시인): "물론 북한에서 제가 그걸 쓴다고 해가지고 도저히 출판 될 수가 없죠. 출판 될 수가 없는데 그냥 자기 위안을 찾으려고 한 번 쓴 거 같아요." 하지만 두 편의 시가 보위부에 적발되면서 도명학 씨는 자강도의 수용소에 수감됐습니다. 이때 겪은 고초는 탈북 작가들의 ‘국제 펜’ 가입에 큰 동력이 됐습니다. <인터뷰> 도명학(‘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이사/탈북 시인) : "북한의 모든 것을 알리는데 국제적 연대성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채널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보고 북한 문단과 그리고 북한 주민들과 더 나아가서 북한 당국자들한테 주는 모종의 메시지가 있을 것 같고요." 탈북 작가들은 ‘국제 펜’에 가입하기 전부터 활발한 창작 활동으로 북한의 실상을 전해왔습니다. 누구보다 사실적으로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은 작품에 많은 사람들은 충격과 슬픔에 젖기도 했습니다. 2007년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라는 시로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했던 탈북 시인 장진성 씨. 조선작가동맹 회원으로 한 때 김정일 위원장이 ‘나의 시인’으로 부르기까지 하던 북한의 대표적 선전 문필가였습니다. 2004년 탈북에 성공하면서 8년 남짓 남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장 씨는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여전히 낯설기만 합니다. <인터뷰> 장진성(‘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사무총장/탈북 시인) : "내가 쓰고 또 그것을 내가 출판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이런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처음에는 이게 사실일까 하는 적응이 굉장히 안됐었어요. 근데 제가 시집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냈을 때도 사실을 원고 상태에서 그냥 줬는데 그게 출판됐고 또 그게 베스트셀러가 됐었던 거예요. 60년 넘는 분단으로 빚어진 남북 간 언어의 차이와 체제의 이질감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진실한 글에서 배어나오는 감동은 모두 똑같이 느낀다는 단순한 사실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장진성 씨는 탈북 작가들이 남한에서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장진성(‘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사무총장/탈북 시인) : "지금 너무나도 풍요로운 사회이기 때문에 인간의 곡절이가든가 불행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깊이 있게 그려낼 수 있는 소재가 부족하다는 것. 헌데 북한은 인류의 비극이 다 응축된 그런 나라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내게 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을 해요." 장 씨를 비롯한 28명의 탈북 작가들은 국제 펜 회원이 된 것에 한껏 고무됐습니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의 탈북 작가로서 문학을 통해 시대적 요구와 역사적 소임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인터뷰> 장진성(‘망명 북한작가 PEN센터’ 사무총장/탈북 시인) : "북한 망명 펜 클럽은 문학적으로 이렇게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을 전파시키는 그런 역할을 우리가 더 걱정해야 될 부분은 눈에 안 보이는 통일이거든요. 정서적 통일, 그러자면 앞으로 통일이 됐을 때 북한주민들을 이해하고 또 포옹할 수 있는 그런 국민성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봐요. 그 남북한 이해를 좁히는 이런 일들을 좀 많이 하려고 하거든요." 전 세계 문인들은 탈북 작가들의 ‘국제 펜’ 가입이 북한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활발한 창작 활동에서 뿜어나는 문학의 힘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인데요. 북한 당국이 이들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 역시 문학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에 진정한 자유가 찾아오는 그 날을 꿈꾸며 탈북 작가들의 펜 끝에 희망과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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