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불법·편법’ 영어마을…정상화 대책은?

입력 2012.09.2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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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에서도 해외연수 못지 않은 영어교육을 하겠다며 지난 2004년 출발했던 영어마을...

지금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당초의 설립 취지와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실태를 구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가 세운 양평 영어마을.

이곳에선 지난 방학동안, 무등록 불법 고액 캠프가 열리다, 도 교육청에 적발됐습니다.

기숙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서울 강남의 한 학원이 영어마을에서 두달에 천 6백만원짜리 미국대학입학시험인 SAT 캠프를 운영한 겁니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파주 영어마을에서도, 한 학원이 두달에 천 5백만원짜리 불법 영어 캠프를 하다 적발됐습니다.

<녹취> 파주영어마을 관계자 : "공실률을 줄이기 위해서 여기가 강의실이 워낙 많아가지고 저희는 단순히 시설만 임대해줬습니다."

영어마을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만성적자 때문입니다.

파주 영어마을만 봐도, 일일체험인원이 2007년 25만명에서 2010년엔 11만 명으로 줄어드는 등, 운영난이 계속되면서 지난해까지 경기도 영어마을 세곳의 누적 적자규모가 710억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국에 우후죽순격으로 영어마을이 생겨 경쟁이 심해진 반면, 프로그램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이렇다보니 손해를 줄이려고 임대 등 수익사업에 나선 겁니다.

<인터뷰> 최창의(경기도의회 교육의원) : "전시적 효과에만 너무 치중해서 설립을 해놓고 나서 운영 문제로 고민하니까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적은 비용으로 국내에서도 해외 연수와 같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영어마을이 불법 고액 교습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해외 어학연수보다 좀 더 편리하고 저렴하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자체마다 설립에 나서면서 현재 전국 32곳이 운영중입니다.

대부분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성공적으로 운영중인 영어마을도 있어서 이영풍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영어마을, 초등학생들의 원어민 수업이 한창입니다.

외국에서의 실제 상황을 재현해 수업을 진행합니다.

<인터뷰> 학생 : "외국인 선생님이랑 생활도 같이 하고 영어도 많이 써보고 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지난 2006년 민간위탁으로 문을 연 이 영어마을은 한 때 수강 인원이 적어 경영난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강의평가제를 도입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한편 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영어마을 수업을 체험학습 학점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정원의 80% 이상을 채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원(수유영어마을) : "학교 단체를 계속 유치할 수 있도록 만족도 평가 실시해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등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있는 4박 5일 프로그램 교습비는 서울시 지원액 3만 원을 포함해 12만원을 설립 때부터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강료 수입만으로는 적자지만 교육 당국으로부터 시설유지비 등 비용 일부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춘옥(서울시교육청 장학관) : "연중 계속되는 학생유치에 성공하니 교습비도 인하되고 학습체험 교과연계라는 2중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설립과 프로그램 관리, 그리고 재정지원을 지자체와 시교육청이 맡고, 교육과정을 민간이 운영하는 유기적인 체계가 영어마을의 활용도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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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불법·편법’ 영어마을…정상화 대책은?
    • 입력 2012-09-23 21: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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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에서도 해외연수 못지 않은 영어교육을 하겠다며 지난 2004년 출발했던 영어마을... 지금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당초의 설립 취지와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실태를 구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가 세운 양평 영어마을. 이곳에선 지난 방학동안, 무등록 불법 고액 캠프가 열리다, 도 교육청에 적발됐습니다. 기숙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서울 강남의 한 학원이 영어마을에서 두달에 천 6백만원짜리 미국대학입학시험인 SAT 캠프를 운영한 겁니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파주 영어마을에서도, 한 학원이 두달에 천 5백만원짜리 불법 영어 캠프를 하다 적발됐습니다. <녹취> 파주영어마을 관계자 : "공실률을 줄이기 위해서 여기가 강의실이 워낙 많아가지고 저희는 단순히 시설만 임대해줬습니다." 영어마을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만성적자 때문입니다. 파주 영어마을만 봐도, 일일체험인원이 2007년 25만명에서 2010년엔 11만 명으로 줄어드는 등, 운영난이 계속되면서 지난해까지 경기도 영어마을 세곳의 누적 적자규모가 710억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국에 우후죽순격으로 영어마을이 생겨 경쟁이 심해진 반면, 프로그램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이렇다보니 손해를 줄이려고 임대 등 수익사업에 나선 겁니다. <인터뷰> 최창의(경기도의회 교육의원) : "전시적 효과에만 너무 치중해서 설립을 해놓고 나서 운영 문제로 고민하니까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적은 비용으로 국내에서도 해외 연수와 같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영어마을이 불법 고액 교습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해외 어학연수보다 좀 더 편리하고 저렴하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자체마다 설립에 나서면서 현재 전국 32곳이 운영중입니다. 대부분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성공적으로 운영중인 영어마을도 있어서 이영풍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영어마을, 초등학생들의 원어민 수업이 한창입니다. 외국에서의 실제 상황을 재현해 수업을 진행합니다. <인터뷰> 학생 : "외국인 선생님이랑 생활도 같이 하고 영어도 많이 써보고 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지난 2006년 민간위탁으로 문을 연 이 영어마을은 한 때 수강 인원이 적어 경영난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강의평가제를 도입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한편 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영어마을 수업을 체험학습 학점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정원의 80% 이상을 채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원(수유영어마을) : "학교 단체를 계속 유치할 수 있도록 만족도 평가 실시해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등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있는 4박 5일 프로그램 교습비는 서울시 지원액 3만 원을 포함해 12만원을 설립 때부터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강료 수입만으로는 적자지만 교육 당국으로부터 시설유지비 등 비용 일부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춘옥(서울시교육청 장학관) : "연중 계속되는 학생유치에 성공하니 교습비도 인하되고 학습체험 교과연계라는 2중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설립과 프로그램 관리, 그리고 재정지원을 지자체와 시교육청이 맡고, 교육과정을 민간이 운영하는 유기적인 체계가 영어마을의 활용도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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