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대역까지 내세워 치매 노인 돈을…
입력 2012.09.28 (09:01)
수정 2012.09.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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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치매에 걸린 80대 재력가에게 접근해 6억여 원을 빼돌린 사건, 어제 전해드렸죠.
치매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데다, 은행에서 돈을 빼내려고 닮은꼴의 대역까지 동원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줬는데요.
오언종 아나운서, 수법도 수법이지만 건강도 온전하지 못한 치매노인을 노렸다는 점이 특히 고약하네요.
<아나운서 멘트>
네, 치매 때문에 기억력과 분별력이 흐려진 점을 악용했습니다.
피의자는 할머니의 환심을 사려고 아들처럼 굴면서 잔심부름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할머니가 자신을 완전히 믿고 더 큰 일을 맡기자 결국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뒤늦게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았지만, 이미 사기꾼들이 가로챈 돈을 모두 도박으로 날린 뒤였습니다.
80대 치매노인을 울린 사기사건, 그 자세한 내막을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은행.
한 할머니가 중년의 남성과 함께 들어섭니다.
아들로 보이는 남자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작성하는 할머니.
통장을 잃어버렸다며 신분증을 건넨 뒤 새 통장을 발급 받는데요.
하지만, 할머니는 실제 통장 주인이 아닌 ‘가짜’였습니다!
<인터뷰> 임병숙(과장/서초경찰서 수사과) : "외모가 비슷한 다른 할머니였습니다."
이 ‘가짜’ 모자가 통장에서 빼간 돈은 무려 6억4천여만 원.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진짜’ 아들은 분통을 터트렸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상상도 못했죠. 어떻게 참 대담하게 그럴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돼요.) "
통장의 주인은 서울에 사는 82살 김모 할머니.
그렇다면 돈을 빼간 사람들은 대체 누굴까요.
아들은 이들을 본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저는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아마 (어머니가) 자주 다니는 다방에서 아는 사람 소개로 만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평소 말벗을 찾아 집 근처 한 다방을 자주 찾았다는 김 할머니.
지난 3월, 다방 종업원의 소개로 50대 후반의 신모 씨를 알게 됐다고 합니다.
신 씨는 CCTV 설치기사였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노인 두 분이 계시니까 보안이나 방범 그런 부분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어머니가 설치하면서 접촉했던 걸로 (압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악연. 김 할머니에게 아들뻘인 신 씨는 착실해 보이는 인상에 성격도 서글서글했다고 합니다.
이후 신 씨는 김 할머니의 아들을 자처하면서 잔심부름을 도맡았습니다.
<인터뷰> 임병숙(과장/서초경찰서 수사과) : "집수리와 CCTV 공사 등을 해주면서 할머니의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양아들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상당히 할머니한테 친절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신 씨에겐 처음부터 다른 속셈이 있었습니다.
바로 돈인데요!
김 할머니가 재력가라는 걸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겁니다.
그러던 중 신 씨는 김 할머니에게 치매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걸로 보이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하던 얘기를 반복하고 했던 얘기를 기억 못하고 하니까 범행 대상이 되지 않았나 거기에 말려들지 않았나 하고 봐야죠."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김 할머니는 주변사람에게 은행 업무를 부탁하곤 했습니다. 신 씨는 바로 이점을 노렸는데요.
기억력과 판단력이 흐려진 김 할머니의 개인정보를 알아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카메라 설치는 3월인 거 같아요. (통장 인출) 사건이 4월 2일에 이뤄졌거든요."
서울 강남의 부자 동네에 사는 김 할머니.
집 주변의 다방들을 찾아가봤는데요.
김 할머니처럼 나이가 많고 치매까지 있다면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녹취> 인근 커피숍 주인 : "돈 많은 것을 아니까... 어쨌든 브로커들한데 걸려 있잖아요."
<녹취> 인근 커피숍 주인 : "백발백중, 100%요, 당하는 건..."
하지만 김 할머니에게 신 씨를 소개해준 다방종업원은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직접 통화를 시도했는데요.
<녹취> 다방 종업원(음성변조) : "알아요, 알아요. 더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
김 할머니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신 씨는 이후 공범 이모 씨를 만납니다.
사기를 쳐 함께 복역한 적이 있는 교도소 동기였는데요.
두 사람은 기상천외하고도 대담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신분증을 위조하고, 김 할머니와 닮은 대역 할머니를 섭외해 직접 은행거래를 하기로 한 겁니다.
실제 인물과 생김새가 비슷한 데다 수법이 기발하기까지 해 아무도 이들의 범행을 눈치 채지 못했는데요.
<녹취> 해당 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거니까, 본인 확인을 해서... 우리도 당황스럽죠, 지금."
통장과 비밀번호를 재발급 받은 일당은 그 뒤 19차례에 걸쳐 6억4천여 만 원을 인출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피의자) : "계좌 비밀번호까지만 알고 있으면 되니까요. (대역 할머니가 위조)신분증을 내고 분실 신고를 했어요."
하지만 이들의 범죄행각은 한 달 사이에 예금의 거의 전액이 빠져나가자 이를 수상히 여긴 은행직원의 통보로 들통이 났습니다.
김 할머니는 피의자 신 씨를 잘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재산을 믿고 맡겼는데 그런 일이 생기니까 많이 놀라셨죠. 정신을 놓다시피 하셨습니다."
전문가는 김 할머니가 친절을 베푼 신 씨를 완전히 믿어버린 게 피해를 당한 원인이 됐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노인들은)이야기를 붙여주고 심부름을 해주는 그런 사람에 대해 굉장히 고마워하고 쉽게 그 사람을 믿어버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거의 무방비로 범죄에 노출되는 그런 상황이 많습니다."
특히 치매노인의 재산을 노렸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더욱 씁쓸함을 주는데요.
경찰은 빼돌린 돈 대부분을 도박으로 날리다 붙잡힌 이 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신 씨와 대역을 맡은 정체 불명의 할머니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치매에 걸린 80대 재력가에게 접근해 6억여 원을 빼돌린 사건, 어제 전해드렸죠.
치매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데다, 은행에서 돈을 빼내려고 닮은꼴의 대역까지 동원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줬는데요.
오언종 아나운서, 수법도 수법이지만 건강도 온전하지 못한 치매노인을 노렸다는 점이 특히 고약하네요.
<아나운서 멘트>
네, 치매 때문에 기억력과 분별력이 흐려진 점을 악용했습니다.
피의자는 할머니의 환심을 사려고 아들처럼 굴면서 잔심부름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할머니가 자신을 완전히 믿고 더 큰 일을 맡기자 결국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뒤늦게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았지만, 이미 사기꾼들이 가로챈 돈을 모두 도박으로 날린 뒤였습니다.
80대 치매노인을 울린 사기사건, 그 자세한 내막을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은행.
한 할머니가 중년의 남성과 함께 들어섭니다.
아들로 보이는 남자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작성하는 할머니.
통장을 잃어버렸다며 신분증을 건넨 뒤 새 통장을 발급 받는데요.
하지만, 할머니는 실제 통장 주인이 아닌 ‘가짜’였습니다!
<인터뷰> 임병숙(과장/서초경찰서 수사과) : "외모가 비슷한 다른 할머니였습니다."
이 ‘가짜’ 모자가 통장에서 빼간 돈은 무려 6억4천여만 원.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진짜’ 아들은 분통을 터트렸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상상도 못했죠. 어떻게 참 대담하게 그럴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돼요.) "
통장의 주인은 서울에 사는 82살 김모 할머니.
그렇다면 돈을 빼간 사람들은 대체 누굴까요.
아들은 이들을 본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저는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아마 (어머니가) 자주 다니는 다방에서 아는 사람 소개로 만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평소 말벗을 찾아 집 근처 한 다방을 자주 찾았다는 김 할머니.
지난 3월, 다방 종업원의 소개로 50대 후반의 신모 씨를 알게 됐다고 합니다.
신 씨는 CCTV 설치기사였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노인 두 분이 계시니까 보안이나 방범 그런 부분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어머니가 설치하면서 접촉했던 걸로 (압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악연. 김 할머니에게 아들뻘인 신 씨는 착실해 보이는 인상에 성격도 서글서글했다고 합니다.
이후 신 씨는 김 할머니의 아들을 자처하면서 잔심부름을 도맡았습니다.
<인터뷰> 임병숙(과장/서초경찰서 수사과) : "집수리와 CCTV 공사 등을 해주면서 할머니의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양아들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상당히 할머니한테 친절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신 씨에겐 처음부터 다른 속셈이 있었습니다.
바로 돈인데요!
김 할머니가 재력가라는 걸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겁니다.
그러던 중 신 씨는 김 할머니에게 치매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걸로 보이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하던 얘기를 반복하고 했던 얘기를 기억 못하고 하니까 범행 대상이 되지 않았나 거기에 말려들지 않았나 하고 봐야죠."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김 할머니는 주변사람에게 은행 업무를 부탁하곤 했습니다. 신 씨는 바로 이점을 노렸는데요.
기억력과 판단력이 흐려진 김 할머니의 개인정보를 알아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카메라 설치는 3월인 거 같아요. (통장 인출) 사건이 4월 2일에 이뤄졌거든요."
서울 강남의 부자 동네에 사는 김 할머니.
집 주변의 다방들을 찾아가봤는데요.
김 할머니처럼 나이가 많고 치매까지 있다면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녹취> 인근 커피숍 주인 : "돈 많은 것을 아니까... 어쨌든 브로커들한데 걸려 있잖아요."
<녹취> 인근 커피숍 주인 : "백발백중, 100%요, 당하는 건..."
하지만 김 할머니에게 신 씨를 소개해준 다방종업원은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직접 통화를 시도했는데요.
<녹취> 다방 종업원(음성변조) : "알아요, 알아요. 더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
김 할머니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신 씨는 이후 공범 이모 씨를 만납니다.
사기를 쳐 함께 복역한 적이 있는 교도소 동기였는데요.
두 사람은 기상천외하고도 대담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신분증을 위조하고, 김 할머니와 닮은 대역 할머니를 섭외해 직접 은행거래를 하기로 한 겁니다.
실제 인물과 생김새가 비슷한 데다 수법이 기발하기까지 해 아무도 이들의 범행을 눈치 채지 못했는데요.
<녹취> 해당 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거니까, 본인 확인을 해서... 우리도 당황스럽죠, 지금."
통장과 비밀번호를 재발급 받은 일당은 그 뒤 19차례에 걸쳐 6억4천여 만 원을 인출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피의자) : "계좌 비밀번호까지만 알고 있으면 되니까요. (대역 할머니가 위조)신분증을 내고 분실 신고를 했어요."
하지만 이들의 범죄행각은 한 달 사이에 예금의 거의 전액이 빠져나가자 이를 수상히 여긴 은행직원의 통보로 들통이 났습니다.
김 할머니는 피의자 신 씨를 잘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재산을 믿고 맡겼는데 그런 일이 생기니까 많이 놀라셨죠. 정신을 놓다시피 하셨습니다."
전문가는 김 할머니가 친절을 베푼 신 씨를 완전히 믿어버린 게 피해를 당한 원인이 됐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노인들은)이야기를 붙여주고 심부름을 해주는 그런 사람에 대해 굉장히 고마워하고 쉽게 그 사람을 믿어버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거의 무방비로 범죄에 노출되는 그런 상황이 많습니다."
특히 치매노인의 재산을 노렸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더욱 씁쓸함을 주는데요.
경찰은 빼돌린 돈 대부분을 도박으로 날리다 붙잡힌 이 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신 씨와 대역을 맡은 정체 불명의 할머니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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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9-28 09: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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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80대 재력가에게 접근해 6억여 원을 빼돌린 사건, 어제 전해드렸죠.
치매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데다, 은행에서 돈을 빼내려고 닮은꼴의 대역까지 동원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줬는데요.
오언종 아나운서, 수법도 수법이지만 건강도 온전하지 못한 치매노인을 노렸다는 점이 특히 고약하네요.
<아나운서 멘트>
네, 치매 때문에 기억력과 분별력이 흐려진 점을 악용했습니다.
피의자는 할머니의 환심을 사려고 아들처럼 굴면서 잔심부름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할머니가 자신을 완전히 믿고 더 큰 일을 맡기자 결국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뒤늦게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았지만, 이미 사기꾼들이 가로챈 돈을 모두 도박으로 날린 뒤였습니다.
80대 치매노인을 울린 사기사건, 그 자세한 내막을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은행.
한 할머니가 중년의 남성과 함께 들어섭니다.
아들로 보이는 남자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작성하는 할머니.
통장을 잃어버렸다며 신분증을 건넨 뒤 새 통장을 발급 받는데요.
하지만, 할머니는 실제 통장 주인이 아닌 ‘가짜’였습니다!
<인터뷰> 임병숙(과장/서초경찰서 수사과) : "외모가 비슷한 다른 할머니였습니다."
이 ‘가짜’ 모자가 통장에서 빼간 돈은 무려 6억4천여만 원.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진짜’ 아들은 분통을 터트렸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상상도 못했죠. 어떻게 참 대담하게 그럴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돼요.) "
통장의 주인은 서울에 사는 82살 김모 할머니.
그렇다면 돈을 빼간 사람들은 대체 누굴까요.
아들은 이들을 본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저는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아마 (어머니가) 자주 다니는 다방에서 아는 사람 소개로 만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평소 말벗을 찾아 집 근처 한 다방을 자주 찾았다는 김 할머니.
지난 3월, 다방 종업원의 소개로 50대 후반의 신모 씨를 알게 됐다고 합니다.
신 씨는 CCTV 설치기사였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노인 두 분이 계시니까 보안이나 방범 그런 부분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어머니가 설치하면서 접촉했던 걸로 (압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악연. 김 할머니에게 아들뻘인 신 씨는 착실해 보이는 인상에 성격도 서글서글했다고 합니다.
이후 신 씨는 김 할머니의 아들을 자처하면서 잔심부름을 도맡았습니다.
<인터뷰> 임병숙(과장/서초경찰서 수사과) : "집수리와 CCTV 공사 등을 해주면서 할머니의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양아들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상당히 할머니한테 친절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신 씨에겐 처음부터 다른 속셈이 있었습니다.
바로 돈인데요!
김 할머니가 재력가라는 걸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겁니다.
그러던 중 신 씨는 김 할머니에게 치매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걸로 보이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하던 얘기를 반복하고 했던 얘기를 기억 못하고 하니까 범행 대상이 되지 않았나 거기에 말려들지 않았나 하고 봐야죠."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김 할머니는 주변사람에게 은행 업무를 부탁하곤 했습니다. 신 씨는 바로 이점을 노렸는데요.
기억력과 판단력이 흐려진 김 할머니의 개인정보를 알아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카메라 설치는 3월인 거 같아요. (통장 인출) 사건이 4월 2일에 이뤄졌거든요."
서울 강남의 부자 동네에 사는 김 할머니.
집 주변의 다방들을 찾아가봤는데요.
김 할머니처럼 나이가 많고 치매까지 있다면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녹취> 인근 커피숍 주인 : "돈 많은 것을 아니까... 어쨌든 브로커들한데 걸려 있잖아요."
<녹취> 인근 커피숍 주인 : "백발백중, 100%요, 당하는 건..."
하지만 김 할머니에게 신 씨를 소개해준 다방종업원은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직접 통화를 시도했는데요.
<녹취> 다방 종업원(음성변조) : "알아요, 알아요. 더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
김 할머니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신 씨는 이후 공범 이모 씨를 만납니다.
사기를 쳐 함께 복역한 적이 있는 교도소 동기였는데요.
두 사람은 기상천외하고도 대담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신분증을 위조하고, 김 할머니와 닮은 대역 할머니를 섭외해 직접 은행거래를 하기로 한 겁니다.
실제 인물과 생김새가 비슷한 데다 수법이 기발하기까지 해 아무도 이들의 범행을 눈치 채지 못했는데요.
<녹취> 해당 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거니까, 본인 확인을 해서... 우리도 당황스럽죠, 지금."
통장과 비밀번호를 재발급 받은 일당은 그 뒤 19차례에 걸쳐 6억4천여 만 원을 인출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피의자) : "계좌 비밀번호까지만 알고 있으면 되니까요. (대역 할머니가 위조)신분증을 내고 분실 신고를 했어요."
하지만 이들의 범죄행각은 한 달 사이에 예금의 거의 전액이 빠져나가자 이를 수상히 여긴 은행직원의 통보로 들통이 났습니다.
김 할머니는 피의자 신 씨를 잘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재산을 믿고 맡겼는데 그런 일이 생기니까 많이 놀라셨죠. 정신을 놓다시피 하셨습니다."
전문가는 김 할머니가 친절을 베푼 신 씨를 완전히 믿어버린 게 피해를 당한 원인이 됐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노인들은)이야기를 붙여주고 심부름을 해주는 그런 사람에 대해 굉장히 고마워하고 쉽게 그 사람을 믿어버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거의 무방비로 범죄에 노출되는 그런 상황이 많습니다."
특히 치매노인의 재산을 노렸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더욱 씁쓸함을 주는데요.
경찰은 빼돌린 돈 대부분을 도박으로 날리다 붙잡힌 이 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신 씨와 대역을 맡은 정체 불명의 할머니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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