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뚫린 ‘학교 안전’ 문제

입력 2012.10.0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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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 해설위원]



정말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여성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묻지 마식 범죄가 급기야 학교 교실 안까지 파고 든 것입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10대의 고등학교 자퇴생이 흉기를 들고 난입했습니다.



당시 교실에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 30여명이 학급 회의를 열고 있는 중이었다고합니다. 교실은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했고 어린 남 녀 학생 6명이 김군이 휘두른 흉기에 다쳤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김군은 지난해 인천 시내 정신과 병원에서 매월 한 차례씩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정신 질환자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대낮에 아무런 제지 없이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 교실로 흉기를 들고 난입할 수 있었을까요. 학교 주변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었고 안전 지킴이와 경비까지 서고 있었다고 하니 더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너무나 형식적이고 겉치레에 불과한 일 처리 탓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제가 파리 특파원 시절 느낀 점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파리 시내의 초등학교는 일단 학생들이 모두 등교한 뒤에는 출입문이 굳게 잠겨 밖에서는 아예 수업 광경을 들여다 볼 수조차 없을 정도이고, 또 수업이 끝나더라도 반드시 집에서 보호자가 데리러 와야만 딸려 내보낼 만큼 어린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것이 그들의 교육 환경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최근까지만 해도 담장 없는 학교가 각 지자체 별로 유행처럼 번지면서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이 납치돼 성폭행을 당하는 끔찍한 일까지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거기다가 배움터 지킴이라고 시켜 놨더니 어린 여학생을 상습 성추행하는 일까지 있었죠.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새싹들의 배움터가 이토록 망가지도록 한 것은 우리 어른들의 잘 못입니다.



지금 부터라도 교실주변에 위험 요소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통렬한 반성 속에 학교 안전과 관련한 제대로 된 지침서를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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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0-02 07: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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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 해설위원]

정말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여성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묻지 마식 범죄가 급기야 학교 교실 안까지 파고 든 것입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10대의 고등학교 자퇴생이 흉기를 들고 난입했습니다.

당시 교실에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 30여명이 학급 회의를 열고 있는 중이었다고합니다. 교실은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했고 어린 남 녀 학생 6명이 김군이 휘두른 흉기에 다쳤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김군은 지난해 인천 시내 정신과 병원에서 매월 한 차례씩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정신 질환자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대낮에 아무런 제지 없이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 교실로 흉기를 들고 난입할 수 있었을까요. 학교 주변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었고 안전 지킴이와 경비까지 서고 있었다고 하니 더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너무나 형식적이고 겉치레에 불과한 일 처리 탓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제가 파리 특파원 시절 느낀 점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파리 시내의 초등학교는 일단 학생들이 모두 등교한 뒤에는 출입문이 굳게 잠겨 밖에서는 아예 수업 광경을 들여다 볼 수조차 없을 정도이고, 또 수업이 끝나더라도 반드시 집에서 보호자가 데리러 와야만 딸려 내보낼 만큼 어린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것이 그들의 교육 환경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최근까지만 해도 담장 없는 학교가 각 지자체 별로 유행처럼 번지면서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이 납치돼 성폭행을 당하는 끔찍한 일까지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거기다가 배움터 지킴이라고 시켜 놨더니 어린 여학생을 상습 성추행하는 일까지 있었죠.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새싹들의 배움터가 이토록 망가지도록 한 것은 우리 어른들의 잘 못입니다.

지금 부터라도 교실주변에 위험 요소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통렬한 반성 속에 학교 안전과 관련한 제대로 된 지침서를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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