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수요 예측…민자 부두에 세금 ‘줄줄’

입력 2012.10.0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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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전국 주요 항만에 건설한 민자 부두들이 당초 예상에 못미치는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운영을 잘못한 건지, 아니면 당초 예측이 잘못된 건지, 한 해 민간 투자자들에게 수백억 원씩을 물어줘야 게 큰 문젭니다.

최형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8년 정부가 만간자본 1800억 원을 유치해 만든 한 화물 부두입니다.

크레인은 가동을 멈춘 채 서 있고, 화물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한 해 이 부두에서 처리한 물류량은 백4만7천 톤 규모로 정부가 예측한 수요의 27%에 불과합니다.

<녹취> 인천 북항 관계자(음성변조) : "결국 들어오는 물동량은 정해져 있는데 (주변 항만들과) 나눠먹기 형식이 되고 있다는 거죠."

KBS가 입수한 국토해양부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새 조성된 민자 부두들의 물류량이 정부 예측 규모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국토부 관계자 : "해운 물동량 증가 추세가 예전만 못하게 된 것도 있고, 국내 경기도 위축돼 중국으로 다 빠져나가다 보니까…."

문제는 정부가 실적 저조로 인한 손실을 세금으로 메워줘야 한다는 겁니다.

민간 투자자들과 맺은 최소운영수입보장계약 때문입니다.

보상금액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만 165억 원을 민간 투자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손해 보전 기간도 길게는 50년에 이르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추가 지급될 보상금은 수천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 박기춘(국회 국토해양위원) : "명백한 정책실패 사례로 지금이라도 실패를 인정하고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앞으로 문을 여는 3곳을 더해 전국의 민자 부두는 모두 18곳, 부실한 수요 예측 탓에 민간 투자자 보상금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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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수요 예측…민자 부두에 세금 ‘줄줄’
    • 입력 2012-10-03 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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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전국 주요 항만에 건설한 민자 부두들이 당초 예상에 못미치는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운영을 잘못한 건지, 아니면 당초 예측이 잘못된 건지, 한 해 민간 투자자들에게 수백억 원씩을 물어줘야 게 큰 문젭니다. 최형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8년 정부가 만간자본 1800억 원을 유치해 만든 한 화물 부두입니다. 크레인은 가동을 멈춘 채 서 있고, 화물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한 해 이 부두에서 처리한 물류량은 백4만7천 톤 규모로 정부가 예측한 수요의 27%에 불과합니다. <녹취> 인천 북항 관계자(음성변조) : "결국 들어오는 물동량은 정해져 있는데 (주변 항만들과) 나눠먹기 형식이 되고 있다는 거죠." KBS가 입수한 국토해양부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새 조성된 민자 부두들의 물류량이 정부 예측 규모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국토부 관계자 : "해운 물동량 증가 추세가 예전만 못하게 된 것도 있고, 국내 경기도 위축돼 중국으로 다 빠져나가다 보니까…." 문제는 정부가 실적 저조로 인한 손실을 세금으로 메워줘야 한다는 겁니다. 민간 투자자들과 맺은 최소운영수입보장계약 때문입니다. 보상금액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만 165억 원을 민간 투자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손해 보전 기간도 길게는 50년에 이르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추가 지급될 보상금은 수천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 박기춘(국회 국토해양위원) : "명백한 정책실패 사례로 지금이라도 실패를 인정하고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앞으로 문을 여는 3곳을 더해 전국의 민자 부두는 모두 18곳, 부실한 수요 예측 탓에 민간 투자자 보상금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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