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정쟁 아닌 민생 국감을

[김석호 해설위원]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초반부터 무상보육 폐기, 구미 불산 누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늑장 대응 문제 등을 강도 높게 질타하고 있습니다. 국감은 오는 24일까지 실시되는데요, 4대강 사업과 가계 부채, 노동문제 등 현 정부 국정운영 전반에 걸쳐 실시됩니다. 여기에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에 대한 치열한 검증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여야가 이번 국정감사를 대선 전초전으로 보고, 대선 정국의 주도권을 잡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보 검증을 표적으로 삼고 여야는 상대 후보의 측근이나 친인척까지 증인으로 불러내고 있습니다. 주변인물이 주가조작 등으로 수십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 저축은행과 관련한 거액의 수임료는 청탁성 로비라는 의혹, 전환사채 발행 과정에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 등을 파헤치겠다는 각옵니다.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 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검증이라는 미명 아래 상대 후보의 흠집만 내기 위한 질의나, 당리당략을 위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시켜서는 안 될 겁니다. 국감 자체가 대선정국에 휩쓸려 유력 대선 주자 검증대회나 대선 유세장으로 왜곡되지 않을까 국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국감장을 대선 정략으로 악용하는 것 자체가 정치 구탭니다. 말로만 정치쇄신을 외치면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것은 정치에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아니면 말고식의 카더라 폭로나, 감사 대상 기관이나 증인을 죄인으로 취급하며 호통치고, 답변기회마저 주지 않는 고압적인 국감 태도는 분명 추방해야 할 낡은 정치문홥니다.



국감을 폭로를 위한 폭로의 장으로 악용해선 안 된다, 현장의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해서 해결책을 찾는 자리가 돼야 한다, 국감다운 국감을 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주문입니다. 정부 감시와 정책 검증, 비판 기능이라는 국정감사의 역할을 제대로 하라는 겁니다. 국감의 핵심은 정쟁이 아닌 민생이라는 점을, 여야 모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