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터널’ 무인화…긴급 상황시 초동 대처 우려

입력 2012.10.09 (07:59) 수정 2012.10.09 (09: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요즘 기술 발전으로 고속도로에 길이 1km가 넘는 이른바 '장대 터널'이 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도로공사가 늘어나는 터널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초동대처가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석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터널 안에 멈춰선 차량에서 연기가 치솟더니 불이 납니다.

약 4분 만에 터널관리소 직원들이 출동해 소화기로 불길을 잡습니다.

소방차 보다 약 10분 정도 현장에 빨리 도착한 겁니다.

<인터뷰> 강옥임(사고차량 탑승장) : "한 2~3분 사이에 금방 두 분이 와서 끄시더라고요. (터널에 있는) 소화전 열고, 소화기 다 꺼내서 뿌리고...."

그런데 한국도로공사는 길이 1km 이상 장대 터널의 관리소를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구조 조정한 뒤 무인화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65곳인 장대 터널이 5년 뒤면 두 배 가량 늘어나면서 1년 운영비도 현재의 2배인 470억 원으로 증가해 부담이 크다는 겁니다.

대신 자동화재탐지 CCTV를 설치하고, 자동 연기 제거와 소화 장비를 보강해 화재에 대비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화재 등 긴급 상황에 대한 초기대응 능력이 떨아진다는 것입니다.

터널 내부가 어두운데다 운전자가 당황할 경우 내부에 설치된 소화기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또 운전자들의 시야가 좁아져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고, 구조상 대피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장택영(삼성교통안전문화 연구소 수석연구원) : "터널 사고는 화재나 전복같은 2차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상자 수가 평소보다 40%가량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도로공사도 내부 보고서에서 무인 운영시 긴급 대처 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채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내현(국회 국토해양위원) : " 비용 절감보다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감축 조치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터널 안 교통사고는 2008년 51건에서 지난해 91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셉니다.

따라서 무인화와 함께 초기 대응능력을 좀 더 보강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장대터널’ 무인화…긴급 상황시 초동 대처 우려
    • 입력 2012-10-09 07:59:46
    • 수정2012-10-09 09:22:50
    뉴스광장
<앵커 멘트> 요즘 기술 발전으로 고속도로에 길이 1km가 넘는 이른바 '장대 터널'이 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도로공사가 늘어나는 터널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초동대처가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석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터널 안에 멈춰선 차량에서 연기가 치솟더니 불이 납니다. 약 4분 만에 터널관리소 직원들이 출동해 소화기로 불길을 잡습니다. 소방차 보다 약 10분 정도 현장에 빨리 도착한 겁니다. <인터뷰> 강옥임(사고차량 탑승장) : "한 2~3분 사이에 금방 두 분이 와서 끄시더라고요. (터널에 있는) 소화전 열고, 소화기 다 꺼내서 뿌리고...." 그런데 한국도로공사는 길이 1km 이상 장대 터널의 관리소를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구조 조정한 뒤 무인화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65곳인 장대 터널이 5년 뒤면 두 배 가량 늘어나면서 1년 운영비도 현재의 2배인 470억 원으로 증가해 부담이 크다는 겁니다. 대신 자동화재탐지 CCTV를 설치하고, 자동 연기 제거와 소화 장비를 보강해 화재에 대비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화재 등 긴급 상황에 대한 초기대응 능력이 떨아진다는 것입니다. 터널 내부가 어두운데다 운전자가 당황할 경우 내부에 설치된 소화기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또 운전자들의 시야가 좁아져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고, 구조상 대피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장택영(삼성교통안전문화 연구소 수석연구원) : "터널 사고는 화재나 전복같은 2차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상자 수가 평소보다 40%가량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도로공사도 내부 보고서에서 무인 운영시 긴급 대처 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채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내현(국회 국토해양위원) : " 비용 절감보다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감축 조치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터널 안 교통사고는 2008년 51건에서 지난해 91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셉니다. 따라서 무인화와 함께 초기 대응능력을 좀 더 보강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