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수상한 이름들의 정체를 밝혀라!

입력 2012.10.16 (09:05) 수정 2012.10.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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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박치기,모나리자,장희빈, 이게 다 무슨 얘긴가 싶으실텐데요, 워낙 특이해서 언론에 화제가 됐던 실제 사람이름입니다

네, 이렇게 이름 특이한 분들 가끔 만나면 잊혀지질 않던데요,

잘 찾아보면 전국 곳곳의 마을 중에도 정말 독특한 이름 가진 곳들이 많다죠?

네,오늘은 산 좋고 물 좋은 강원도의 특별한 마을들을 찾아나서는데요,

조빛나 기자, 얼마나 특이한지 한번 들려주시죠.

<기자 멘트>

네,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 무슨 뜻일까요?

띄어쓰기는 물론 어떻게 읽어야할 지 짐작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마을의 토속 이름인데요.

이처럼 마을의 역사와 지리적 특성을 품고 있는 순우리말 이름이 의외로 참 많더라고요.

도대체 어떤 마을일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화제포착 카메라가 출동했는데요,

함께 떠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명동, 몇 가지 단어의 뜻을 물어봤습니다.

<녹취> "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 모르겠어요.이게 뭐지?"

<녹취> "뙡 뭐라고? fat? 뚱뚱하다? 침 뱉는 소리, 뙡! 이거 도무지 감이 안잡히네요."

모두 땡, 틀리셨습니다.

이들 단어의 정체는 바로 마을 이름이랍니다.

밤두둑마을, 방구마을, 방광리, 대가리처럼 전국에는 재미있는 마을 이름이 의외로 많은데요.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마을일지가요, 그래서 찾아가봤습니다.

처음 도착한 곳은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인데요.

<녹취> "(여기 마을 이름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길다는데 마을이름이 뭐예요?) 마을이름이 안돌이지돌이...다람이...한숨바위."

네? 안돌이 지돌이 뭐라고요?

<녹취> 엄선여(숙암리 주민) : "하도 다니는 게 험난하니까 가는 게 힘들어 한숨을 쉰다는 거예요."

<녹취> 이동수(숙암리 주민) : "워낙에 거기는 길이 없고 바위만 밟고 다녀. 한 10리 구간을."

동네분들의 입에서 입을 타고 전해지는 그 마을이름.

전설의 바위길을 찾아나섰습니다.

<녹취> 이동수(숙암리 주민) : "다래미한숨바위가 아니라 다래미 눈물바위야. 다람쥐가 넘어갈라니 미끄러워 넘어가질 못하지, 먹을 걸 못찾으니까 눈물이 나겠지."

정말 그 날쌘 다람쥐마저도 눈물지을만합니다.

일단 90도에 가까운 산을 올라야 하는데요.

온통 바위뿐인 산길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동네 분들은 짐을 지고도 이 길을 다니셨다고요.

<녹취> 이동수(숙암리 주민) : "여기 다 짐 지고 지게지고 다니던 데야. 다래미 눈물바위, 또 벼락이한숨바위, 저 아래는 지돌이라고 땅도 짚고 돌아가야 되거든."

발 하나 내딛기도 힘든 벼랑 끝!

왜 눈물바위인지 아시겠죠?

발만 까딱 잘못 디뎌도 큰 일 날 바위길이 나오네요.

<녹취> 이동수(숙암리 주민) : "여기 네 마음대로 올 수 있어? 못 오지. 하지 마라. 떨어지면 물에 빠져."

안고 돌고, 짚고 돌고, 지고 돌아 날랜 다람쥐마저도 한숨 짓게 만드는 그 곳!

67년 내공을 모두 쏟아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바로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

그 절경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도둑이 들끓는다는 마을로 향합니다.

소, 그리고 산채!

대체 무슨 관계일까요?

동네 어르신들은 아실까요?.

<녹취> "(마을이름이 뭐예요?) 소도둑놈마을이래요. (네, 소도둑놈마을이요?)"

<인터뷰> 김일동(하진부2리 이장) : "마을방문 고맙습니다. 소도둑놈마을 산적두목입니다."

산적두목이라는 이 분은 이장님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무림고수들이 사는 곳 같죠?

험준한 산세를 타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산길이 슬슬 무서워지는데요.

현수막과 함께 산채가 나타납니다.

<인터뷰> 김일동(하진부2리 이장) : "저 어렸을 적에도 동네주민들이 일로 들어오는 거를 꺼렸어요. 애들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동네 나이 드신 분들 얘기를 쭉 듣고 재현을 좀 해놨는데."

강원도에서 한양을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했던 길목, 하진부2리!

집집마다 소를 키우던 시절, 사통팔달 요지라 소를 훔쳐가는 산적들이 많았다는데요.

<인터뷰> 김일동(하진부2리 이장) : "나쁜 산적만 있는 것 아니고 좀 의로운 산적이 저희 마을에 살았대요. 그래서 가난한 분들한테 송아지를 분양하는 식으로 밤에 갖다 놨다 그래요."

산적 중에는 이런 의로운 산적도 있었군요.

이제, 산채는 산촌생태마을로 거듭났습니다.

<인터뷰> 김일동(하진부2리 이장) : "전에는 소도둑놈들이 소를 훔쳐서 여서 키웠지만은 저희 마을은 도시민의 마음을 훔쳐서 저희 마을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아우라지의 고장,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입니다.

그런데 여긴 조금 섬뜩한 이름이 있다고 해요.

<녹취> "(안녕하세요. 봉정리의 또다른 이름이 있다고 하는데요?) 고을 원이 있다고 해서 옛골. 승지골! 여기 김달삼목잘린골. 여기가 제일 긴 이름일 거예요."

네? 뭐라고요?

이 이름은 남로당 지구당 총책 김달삼이 처형된 곳이라서 지어졌답니다

<인터뷰> 최인식(봉정리 주민) : "저 마주보는 구릉에 이쪽이 솔밭이고 이쪽이 산 있잖아. 전봇대 사이에 있는 거기가 장소예요."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그 현장을 가봤는데요.

<녹취> 최인식(봉정리 주민) : "저기쯤이었을 거야. 저 멀리 올라가면 상수도 구덩이를 파놨어. 그 옆에서 김달삼이란 사람이 죽었으니 메고 나가고 이랬지."

사건 이후 이곳에선 치열한 6.25 전쟁도 겪었는데요.

<녹취> 최인식(봉정리 주민) : "저 반론산 골짜기에 나물이 쌨는데 인민군 오고 몇 차례 거길 못갔다고. 무서워서."

골짜기가 깊어보이죠.

주민들은 이 이름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인터뷰> 최인식(봉정리 주민) :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은 없어요?) 다른 이름으로 바뀔 거는 없지. 옛날부터 그리 불렀으니 그대로 나오는 거지."

마을의 특징과 역사가 담겨 있는 순우리말 이름들 참 많습니다.

특이한 지명 찾아 떠나는 여행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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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0-16 09:05:52
    • 수정2012-10-17 10: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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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박치기,모나리자,장희빈, 이게 다 무슨 얘긴가 싶으실텐데요, 워낙 특이해서 언론에 화제가 됐던 실제 사람이름입니다 네, 이렇게 이름 특이한 분들 가끔 만나면 잊혀지질 않던데요, 잘 찾아보면 전국 곳곳의 마을 중에도 정말 독특한 이름 가진 곳들이 많다죠? 네,오늘은 산 좋고 물 좋은 강원도의 특별한 마을들을 찾아나서는데요, 조빛나 기자, 얼마나 특이한지 한번 들려주시죠. <기자 멘트> 네,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 무슨 뜻일까요? 띄어쓰기는 물론 어떻게 읽어야할 지 짐작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마을의 토속 이름인데요. 이처럼 마을의 역사와 지리적 특성을 품고 있는 순우리말 이름이 의외로 참 많더라고요. 도대체 어떤 마을일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화제포착 카메라가 출동했는데요, 함께 떠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명동, 몇 가지 단어의 뜻을 물어봤습니다. <녹취> "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 모르겠어요.이게 뭐지?" <녹취> "뙡 뭐라고? fat? 뚱뚱하다? 침 뱉는 소리, 뙡! 이거 도무지 감이 안잡히네요." 모두 땡, 틀리셨습니다. 이들 단어의 정체는 바로 마을 이름이랍니다. 밤두둑마을, 방구마을, 방광리, 대가리처럼 전국에는 재미있는 마을 이름이 의외로 많은데요.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마을일지가요, 그래서 찾아가봤습니다. 처음 도착한 곳은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인데요. <녹취> "(여기 마을 이름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길다는데 마을이름이 뭐예요?) 마을이름이 안돌이지돌이...다람이...한숨바위." 네? 안돌이 지돌이 뭐라고요? <녹취> 엄선여(숙암리 주민) : "하도 다니는 게 험난하니까 가는 게 힘들어 한숨을 쉰다는 거예요." <녹취> 이동수(숙암리 주민) : "워낙에 거기는 길이 없고 바위만 밟고 다녀. 한 10리 구간을." 동네분들의 입에서 입을 타고 전해지는 그 마을이름. 전설의 바위길을 찾아나섰습니다. <녹취> 이동수(숙암리 주민) : "다래미한숨바위가 아니라 다래미 눈물바위야. 다람쥐가 넘어갈라니 미끄러워 넘어가질 못하지, 먹을 걸 못찾으니까 눈물이 나겠지." 정말 그 날쌘 다람쥐마저도 눈물지을만합니다. 일단 90도에 가까운 산을 올라야 하는데요. 온통 바위뿐인 산길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동네 분들은 짐을 지고도 이 길을 다니셨다고요. <녹취> 이동수(숙암리 주민) : "여기 다 짐 지고 지게지고 다니던 데야. 다래미 눈물바위, 또 벼락이한숨바위, 저 아래는 지돌이라고 땅도 짚고 돌아가야 되거든." 발 하나 내딛기도 힘든 벼랑 끝! 왜 눈물바위인지 아시겠죠? 발만 까딱 잘못 디뎌도 큰 일 날 바위길이 나오네요. <녹취> 이동수(숙암리 주민) : "여기 네 마음대로 올 수 있어? 못 오지. 하지 마라. 떨어지면 물에 빠져." 안고 돌고, 짚고 돌고, 지고 돌아 날랜 다람쥐마저도 한숨 짓게 만드는 그 곳! 67년 내공을 모두 쏟아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바로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 그 절경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도둑이 들끓는다는 마을로 향합니다. 소, 그리고 산채! 대체 무슨 관계일까요? 동네 어르신들은 아실까요?. <녹취> "(마을이름이 뭐예요?) 소도둑놈마을이래요. (네, 소도둑놈마을이요?)" <인터뷰> 김일동(하진부2리 이장) : "마을방문 고맙습니다. 소도둑놈마을 산적두목입니다." 산적두목이라는 이 분은 이장님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무림고수들이 사는 곳 같죠? 험준한 산세를 타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산길이 슬슬 무서워지는데요. 현수막과 함께 산채가 나타납니다. <인터뷰> 김일동(하진부2리 이장) : "저 어렸을 적에도 동네주민들이 일로 들어오는 거를 꺼렸어요. 애들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동네 나이 드신 분들 얘기를 쭉 듣고 재현을 좀 해놨는데." 강원도에서 한양을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했던 길목, 하진부2리! 집집마다 소를 키우던 시절, 사통팔달 요지라 소를 훔쳐가는 산적들이 많았다는데요. <인터뷰> 김일동(하진부2리 이장) : "나쁜 산적만 있는 것 아니고 좀 의로운 산적이 저희 마을에 살았대요. 그래서 가난한 분들한테 송아지를 분양하는 식으로 밤에 갖다 놨다 그래요." 산적 중에는 이런 의로운 산적도 있었군요. 이제, 산채는 산촌생태마을로 거듭났습니다. <인터뷰> 김일동(하진부2리 이장) : "전에는 소도둑놈들이 소를 훔쳐서 여서 키웠지만은 저희 마을은 도시민의 마음을 훔쳐서 저희 마을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아우라지의 고장,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입니다. 그런데 여긴 조금 섬뜩한 이름이 있다고 해요. <녹취> "(안녕하세요. 봉정리의 또다른 이름이 있다고 하는데요?) 고을 원이 있다고 해서 옛골. 승지골! 여기 김달삼목잘린골. 여기가 제일 긴 이름일 거예요." 네? 뭐라고요? 이 이름은 남로당 지구당 총책 김달삼이 처형된 곳이라서 지어졌답니다 <인터뷰> 최인식(봉정리 주민) : "저 마주보는 구릉에 이쪽이 솔밭이고 이쪽이 산 있잖아. 전봇대 사이에 있는 거기가 장소예요."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그 현장을 가봤는데요. <녹취> 최인식(봉정리 주민) : "저기쯤이었을 거야. 저 멀리 올라가면 상수도 구덩이를 파놨어. 그 옆에서 김달삼이란 사람이 죽었으니 메고 나가고 이랬지." 사건 이후 이곳에선 치열한 6.25 전쟁도 겪었는데요. <녹취> 최인식(봉정리 주민) : "저 반론산 골짜기에 나물이 쌨는데 인민군 오고 몇 차례 거길 못갔다고. 무서워서." 골짜기가 깊어보이죠. 주민들은 이 이름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인터뷰> 최인식(봉정리 주민) :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은 없어요?) 다른 이름으로 바뀔 거는 없지. 옛날부터 그리 불렀으니 그대로 나오는 거지." 마을의 특징과 역사가 담겨 있는 순우리말 이름들 참 많습니다. 특이한 지명 찾아 떠나는 여행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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