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실습생 ‘중노동’ 여전…정부 대책 겉돌아

입력 2012.10.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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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특성화 고교생들이 기업에 현장실습을 나갈때 여전히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인데 밤 12시까지 일을 시킨 곳도 있었습니다.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한 자동차 공장 기숙사에서 특성화고교 현장 실습생이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2교대 야간근무까지 했던 이 학생은 산재판정까지 받았지만, 열 달째 의식을 찾지못하고 있습니다.

전부는 이를 계기로 현장 실습생의 야근을 금지하고 주 이틀 휴무를 보장하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저녁 8시 한 중소기업 정문, 현장 실습생인 3학년 박모 군이 직원들과 함께 퇴근을 합니다.

박 군은 지난 7월부터 이 공장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 시간은 정규직원과 똑같지만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인터뷰> A 군 : "회사가 계속 바쁘다고. 주에 5일씩 (잔업을) 하고 있어요. 사전에 안 가겠다고 말을 안 하면 무조건 나가고 있어요."

중소기업에서 현장 실습을 한 이 모 군도 밤 12시까지 계속되는 야근을 견디지 못해 한 달 반 만에 실습을 포기했습니다.

<녹취> B 군 : "교육도 안 되고 우리가 약하다 보니까 계약에 안 나온 작업을 계속했어요. 12시까지..."

하지만, 해당 업체는 학생들 의사에 따른다고 발뺌합니다.

<인터뷰> 회사 관계자 : "본인 동의하에 시키는 거지 강제적인 것은 없습니다."

해당 학교는 학생과 업체에 책임을 떠넘깁니다.

<인터뷰> 학교 관계자 : "(문제를 삼으면)취업의뢰 지원서도 아예 안 오고... (부당한 처우에도)학생들도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되면 말을 못해요."

해마다 특성화고 학생 5만 여명이 현장실습을 하고 있지만, 40%는 규정된 시간을 초과해 일을 하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형래(경상남도 교육의원) : "현장 실습생은 노동자가 아니라 학생입니다. 교육당국은 학생의 건강과 인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합니다."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에 대한 정부 대책이 겉돌면서 어린 학생들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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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 실습생 ‘중노동’ 여전…정부 대책 겉돌아
    • 입력 2012-10-16 22: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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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특성화 고교생들이 기업에 현장실습을 나갈때 여전히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인데 밤 12시까지 일을 시킨 곳도 있었습니다.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한 자동차 공장 기숙사에서 특성화고교 현장 실습생이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2교대 야간근무까지 했던 이 학생은 산재판정까지 받았지만, 열 달째 의식을 찾지못하고 있습니다. 전부는 이를 계기로 현장 실습생의 야근을 금지하고 주 이틀 휴무를 보장하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저녁 8시 한 중소기업 정문, 현장 실습생인 3학년 박모 군이 직원들과 함께 퇴근을 합니다. 박 군은 지난 7월부터 이 공장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 시간은 정규직원과 똑같지만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인터뷰> A 군 : "회사가 계속 바쁘다고. 주에 5일씩 (잔업을) 하고 있어요. 사전에 안 가겠다고 말을 안 하면 무조건 나가고 있어요." 중소기업에서 현장 실습을 한 이 모 군도 밤 12시까지 계속되는 야근을 견디지 못해 한 달 반 만에 실습을 포기했습니다. <녹취> B 군 : "교육도 안 되고 우리가 약하다 보니까 계약에 안 나온 작업을 계속했어요. 12시까지..." 하지만, 해당 업체는 학생들 의사에 따른다고 발뺌합니다. <인터뷰> 회사 관계자 : "본인 동의하에 시키는 거지 강제적인 것은 없습니다." 해당 학교는 학생과 업체에 책임을 떠넘깁니다. <인터뷰> 학교 관계자 : "(문제를 삼으면)취업의뢰 지원서도 아예 안 오고... (부당한 처우에도)학생들도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되면 말을 못해요." 해마다 특성화고 학생 5만 여명이 현장실습을 하고 있지만, 40%는 규정된 시간을 초과해 일을 하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형래(경상남도 교육의원) : "현장 실습생은 노동자가 아니라 학생입니다. 교육당국은 학생의 건강과 인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합니다."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에 대한 정부 대책이 겉돌면서 어린 학생들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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