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의심받는 역사 인식

입력 2012.10.24 (08:19) 수정 2012.10.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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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박근혜 후보가 또다시 역사인식을 의심받고있습니다. 5.16과 10월유신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며 ‘과거사 늪’에서 빠져나온 지 한달여만에 이번엔 정수장학회란 덫에 갇혔습니다. 장학회를 빼앗은게 아니라 소유주가 당시 갖다 바친거라고 주장해서 스스로 논란을 키웠습니다.

박후보의 이런 태도가 걱정스러운 건 국민의 일반적 인식과 동떨어있는데다 일의 전후와 사실관계조차 잘못 이해하고있어섭니다. 장학회는 소유주의 자발적 헌납이 아니라 당시 군사정권의 강압에 따른 거라고 올해초 1심법원은 밝혔습니다. 오래전부터 문제가 됐던 이 일의 진행상황을 제대로 알았다면 헌납 얘기는 아예 나올수조차 없었을 겁니다. 지분매각비밀논의로 촉발된 장학회의 운영과 방향에 대해서도 박후보의 입장은 혼란스럽습니다.

정수장학회가 스스로 알아서 국민적 의혹을 씻어야한다며 사퇴를 압박하고있다지만 이사장은 안 물러나겠다고 버티고있습니다. 정치공세여서 못 물러난다는 겁니다. 장학회와 관련한 논쟁은 야당의 정치공세일뿐이라며 그 누구도 장학회에 관여할 수 없다고 못박은 사람이 바로 박후보여서 입장이 더 난처하게됐습니다.

지난번 총선국면에서 그렇게도 민첩했던 박후보가 과거사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요 ? 아버지의 명예회복이 정치입문의 동기였던만큼 아버지 시대를 원천적으로 부정할 수 없어서 과거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기 힘들어서일까요 ? 중대한 현안은 혼자서 독단하거나 제한된 측근에만 의존해서 현실인식에 종종 치명적 결함을 가져오곤한다는 지적도 귀담아들을만합니다.

누구나 잘못 생각하고 또 잘못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 저마다 특별한 기억과 상처가 있어서 그것이 특정부분의 인식을 왜곡시킬 수도 있습니다. 박후보도 그럴 수 있겠지만 박후보는 대통령이 되려고 나선 사람입니다. 잘못된 인식을 고치지않거나 애써 숨기려만든다면 개인의 비극에 그칠 일이 아닙니다. 원칙과 고집, 불통과 소통의 갈림길에 선 박후보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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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의심받는 역사 인식
    • 입력 2012-10-24 08:19:18
    • 수정2012-10-24 10: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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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박근혜 후보가 또다시 역사인식을 의심받고있습니다. 5.16과 10월유신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며 ‘과거사 늪’에서 빠져나온 지 한달여만에 이번엔 정수장학회란 덫에 갇혔습니다. 장학회를 빼앗은게 아니라 소유주가 당시 갖다 바친거라고 주장해서 스스로 논란을 키웠습니다. 박후보의 이런 태도가 걱정스러운 건 국민의 일반적 인식과 동떨어있는데다 일의 전후와 사실관계조차 잘못 이해하고있어섭니다. 장학회는 소유주의 자발적 헌납이 아니라 당시 군사정권의 강압에 따른 거라고 올해초 1심법원은 밝혔습니다. 오래전부터 문제가 됐던 이 일의 진행상황을 제대로 알았다면 헌납 얘기는 아예 나올수조차 없었을 겁니다. 지분매각비밀논의로 촉발된 장학회의 운영과 방향에 대해서도 박후보의 입장은 혼란스럽습니다. 정수장학회가 스스로 알아서 국민적 의혹을 씻어야한다며 사퇴를 압박하고있다지만 이사장은 안 물러나겠다고 버티고있습니다. 정치공세여서 못 물러난다는 겁니다. 장학회와 관련한 논쟁은 야당의 정치공세일뿐이라며 그 누구도 장학회에 관여할 수 없다고 못박은 사람이 바로 박후보여서 입장이 더 난처하게됐습니다. 지난번 총선국면에서 그렇게도 민첩했던 박후보가 과거사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요 ? 아버지의 명예회복이 정치입문의 동기였던만큼 아버지 시대를 원천적으로 부정할 수 없어서 과거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기 힘들어서일까요 ? 중대한 현안은 혼자서 독단하거나 제한된 측근에만 의존해서 현실인식에 종종 치명적 결함을 가져오곤한다는 지적도 귀담아들을만합니다. 누구나 잘못 생각하고 또 잘못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 저마다 특별한 기억과 상처가 있어서 그것이 특정부분의 인식을 왜곡시킬 수도 있습니다. 박후보도 그럴 수 있겠지만 박후보는 대통령이 되려고 나선 사람입니다. 잘못된 인식을 고치지않거나 애써 숨기려만든다면 개인의 비극에 그칠 일이 아닙니다. 원칙과 고집, 불통과 소통의 갈림길에 선 박후보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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